〈 553화 〉552화-어비스
여관에 도착한 후 각자의 방을 잡은 뒤, 크라이그 씨와아만다 씨는 제이슨 씨를 따라 벤디나에 있는 길드로 향했고 나는 니노 씨와 찐한 섹스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점심시간이 거의 다가오고 있으니 1시간 정도는 부드러운 방식으로 시작했다.
푸욱! 푸욱! 푸욱!
"흐응♡ 으으응♡ 아아아♡♡ 랜트 님의 자지♡ 아아앙♡ 평생 박히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아요오오옷♡♡ 하응♡ 으으응♡ 랜트 님♡ 랜트 님♡ 꼬리♡ 꼬리도 당겨주세요♡♡"
교배 프레스나 후배위로 하면 내가 힘을 더 줄 것 같고 기승위로 하면 니노 씨가 밥보다 섹스를 더 우선할 것 같기에 대면좌위로 1시간 동안 서로를 마주 보며 쾌락을 맛보았다.
"그건 점심 먹고 잔뜩 해줄게요."
"네♡ 밥 먹고 나면 잔~뜩 당겨주……."
점심시간이 다가왔기에 나는 오전의 마무리를 위해 정액을 내뿜었다.
푸슈우우우욱!!
"히아아아아앙♡♡♡"
1시간 동안의 가벼운 섹스를 마치고 뒤처리를 신속하게 끝낸 다음 인벤토리에서 미란다 씨가 싸주신 도시락을 꺼내 니노 씨와 함께 먹었다.
"으음~ 맛있어요. 역시 여관주인이 만든 거 각별하네요. 게다가 랜트 님을 위해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는 게 느껴져요. ……이거 제가 함께 먹어도 괜찮았을까요?"
"맛있게 먹는다면 미란다 씨도 기뻐하실 거예요. 아, 양이 부족하면 밖에 나가서 식당에라도 갈까요?"
"처음에는 이렇게 알몸으로 랜트 님하고 도시락…… 그리고 이어지는 둘만의 식사……♡ 좋네요! 후훗, 니냐가 알면 질투하겠어요♪"
지금 니냐 씨는 식사를 일찍 마치고 방에서 내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해요.
도시락을 다 먹었을 때는 역시 둘이서 나눠 먹어서 그런지 살짝 배에 안 찬 느낌이 들었다.
"밖에 나가서 마저 먹을까요?"
"네~ 아, 하지만 살짝 소화시킨 후에 먹은 게 어떨까요? 거리 구경도 해봐요."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원래라면 질뻔하게 섹스할까도 했지만, 모처럼 온 새로운 지역.
빨리 둘러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옷을 갈아입은 다음 나와 니노 씨는 우선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었다.
지리는 잘 모르니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잘 안 갔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정처 없이 걷는 것도 특유의 재미가 있었다.
사실 마족의 나라라고 하기에 뭔가 파괴다 파괴! 하면서 폭력적인 분위기를 많이 떠올렸지만, 외견만 다를 뿐 전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다른 사람 사는 곳과 다르지 않았다.
"제이슨 말대로 그닥 플단이랑 다르다는 느낌은 안 드네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게 아닐까요?"
그래도 솔라리오만큼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관광목적으로 니노 씨와 걸어 다니면서시장거리라고 생각되는 곳을 지나갈 때였다.
"이봐,거기 인간 형씨랑 서큐버스."
시장의 노점상을 차리고 있는 한 마족이 우리를 불렀다.
"응?"
고개를 돌려 봐보니 그 노점상에서는 뭔가 약물이나 도구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저희 말인가요?"
"그래, 보아하니 벤디나 출신이 아니군…… 국경지역 부근에서 왔지?"
"비슷해요."
"크크큭, 보아하니 형씨는 이 서큐버스의 전용 정액 담당인 것 같군. 그렇지?"
여기는 마족의 나라.
인간인 나와 서큐버스인 니노 씨가 함께 있으면 그렇게 생각될 수도 있겠다.
"어머! 무슨 실례되는 말이에요~ 오히려 니노가~ 랜트 님의 임시 성욕 배출구인데!"
니노 씨가 볼을 부풀리며 노점상 마족에게 화를 냈다.
니노 씨의 말에 노점상은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렷다.
"으음? 서큐버스가? 허어……. 거 인간 형씨 대단한데?"
"아하하…… 고맙습니다. 하지만 니노 씨, 저 니노 씨를 임시 성욕 배출구라고는 생각 안 해요."
"헤헤헷♡ 알고 있어요, 랜트 님~ 단지 그렇게 말하는 편이 더 꼴리잖아요?"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흐음……뭐, 어찌 됐든. 좋은 물건이 있는데 사갈 생각 없나?"
"어떤 물건이 있나요?"
"서큐버스하고 그렇게 찰싹 달라붙을 정도면 매일매일하는 거지? 그런 형씨에겐 이거!"
노점상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어디서 많이 본 검은 병을 꺼냈다.
"미노타우로스의 뿔로 만든 정력제!"
"이미 있어요."
"쳇!"
노골적으로 혀를 찼다.
"그럼 이건 어때!"
"합의가 있다면 대담한 플레이에도 도전! 서큐버스도 자지러지게 만드는 초절정 미약!"
"랜트 님의 정액이 이미 나에게 미약이라서 필요 없어요~."
"으으음…… 그, 그렇다면!"
그 뒤로 노점상은 여러 가지 물품을 우리에게 꺼냈다.
하지만 대부분이 성에 관련된 물품이었고 그닥 우리에겐 필요 없는 물품투성이였다.
마지막에 가서는 거의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내던지듯이 기다란 밧줄을 올려놓았다.
"아아~ 그럼 이건 어떤가요. 지금까지 꺼낸 물건 중에서 가장 비싼 아라크네의 실로 만든밧줄! 튼튼한 데다 표면이 부드러워서 피부가 상하지도 않는 일품! 뭐, 어차피 안 사겠죠? 희귀한 아라크네의 실이라서 어머나 비싸라 5골드!"
밧줄이라…… 그러고 보니 구속 플레이는 최근 하지 않은 것 같다.
구속플레이라고 해도 바인드를 이용하거나 마나웨폰으로 쇠사슬을 만들어서 구속하는 정도.
구속 플레이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밧줄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적은 없다는 것이 새삼 떠올랐다.
밧줄이라면야 내가 마나웨폰으로 곧바로 만들 수 있지만…… 실물을 사용해서 한다는 건 마나웨폰을 써서 하는 거랑은 다른 만족감을 주기도 한다.
"뭐, 이렇게 비싼 거 살 리가 없죠. 그냥 감촉이 좋은 밧줄이니 에휴, 이만 가보셔도……."
"그거 살게요."
"네!? 저, 정말입니까!"
"네, 그 밧줄 주세요."
"감사합니다!"
노점상은 곧바로 밧줄에 연보라색 리본을 묶어 나에게 건넸고 나 또한 주머니에서 5골드를 꺼내 노점상에게 지불했다.
"아아아……! 뭣 모르고 주문했다가 애물단지만 됐던 밧줄이 이렇게 팔릴 줄이야!"
감격하는 노점상을 뒤로하고 나와 니노 씨는 다시 거리를 걸었다.
"후훗♡ 랜트 님~ 오늘은 구속 플레이인가요?"
"네, 하지만 묶는 법을 많이 알지는 않는데…… 니노 씨는 밧줄 잘 묵는 법 아시나요?"
"물론이죠! 오늘 밤은 제가 랜트 님에게 밧줄 묶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알려준 방식대로…… 헤헤헤헷♡♡♡"
니노 씨는 벌써부터 저녁이 기대되는 것 같았다.
계속 관광을 하는 도중 도시락을 이미 먹은 후기에 본격적으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긴 애매했으니 나와 니노 씨는 시장거리에서 파는 꼬치구이를 사 먹었다.
떠들썩하게 시장 거리.
다양한 마족들이 돌아다니고 가족끼리 오붓하게 걷는 마족들 알콩달콩 팔짱을 끼며 걷는 연인 마족들, 장난기 많아 보이는 얼굴로 뛰어다니는 어린 마족들.
이런 모습만 보면 도저히 신화에서나 나오는 파괴를 일삼는 종족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제이슨 씨 말대로 모습만 다를 뿐이니 다른 곳이랑 똑같네요."
"정말이네요. 저희 엄마도 예전에 말했었는데~ 마왕의 지배만 없다면 다들 똑같다고 해요. 아, 물론 종족 특성상 신체능력은 뛰어나지만요."
"그러고 보니 니노 씨의 어머님은 지금 어디 계신가요?"
"글쎄요? 저는 자립하고 나서는 본 적이 없어서……. 어디서 잘 살고 있지 않을까요? 아마 정력 좋은 남자 하나 쥐어 잡고 즐겁게 살고 있을걸요?"
어떤 생활을 할지 평소의 니냐 씨나 니노 씨의 모습을 봐온 나로서는 상상이 잘 갔다.
해맑게 웃으며 남자의 정액을 쪽쪽 빨아내는 서큐버스 라이프.
상성만 잘 맞으면 대상이 된 남성에게도 행복한 나날이 아닐까?
시장거리를 벗어나 이만 여관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응?"
한 건물 앞에서 많은 마족들이 몰려 웅성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 대체 몇 명째야?"
"그라든이 당했다고? 거짓말이지?"
"저 인간 뭐야?"
"응? 무슨 소란이 일어났나 본데요?"
"구경 가볼까요, 랜트 님?"
나와 니노 씨는 마족들이 웅성거리는 건물 쪽으로 다가갔다.
"어, 여긴……."
가까이 다가가 보니 건물의 외관이 엄청나게 익숙한 외관을 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매일 내가 다니는 건물.
바로 모험가 길드 건물 외관하고 흡사했다.
"으라차아아아아앗!"
"으아악!"
콰아아앙!
"또 이겼어! 진짜냐!"
"으하하하하하! 다음 와보라고, 다음!"
"야, 크라이그. 슬슬 배고프니까 그만 끝내라."
"조금만 더 하다 가자고! 재밌어지려고 하잖아!"
건물 안에서 크라이그 씨와아만다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분명 벤디나에서 의뢰를 하려고 모험가 길드로 갔었다.
……그런데 의뢰는 안 하고 대체 뭘 하고 계시는 걸까?
"니노 씨, 저희 들어가 봐요."
"네네~♪ 랜트 님이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니노도 따라갈게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나는 웅성거리며 모여 있는 마족들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누구야! 좁은데 누가…… 우옷!"
중간중간 힘으로 버티려는 마족들도 있었지만 가볍게 밀며 최대한 다치지 않게 비켜냈다.
"크라이그 씨, 아만다 씨."
"응? 아, 랜트 왔냐! 뭐야 니노랑은 벌써 끝난 거야?"
씨익하고 살짝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크라이그 씨가 말했다.
"아하하…… 네. 점심 먹고 돌아다녔더니 여기가 시끄러워서요. 두 분은 의뢰하러 간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의뢰라면 갔다 왔다고."
"무슨 의뢰였나요?"
내 물음에 대답한 건 한숨을 내쉰 아만다 씨였다.
"하아…… 약초뽑기."
"약초 뽑기요?"
A랭크인 크라이그 씨랑 아만다 씨가?
"여긴 우리가 제대로 싸울만한 마물과 만나려면 꽤 떨어진 곳까지 가야 했거든. 내일은 다시 자세한 설명을 받으러 가야 하는 데 떠날 수도 없잖아? 그렇다고 일단 의뢰를 받으러 왔으니까 아무것도 안 하고 갈 수도 없고 말이야."
"크하하하! 오랜만에 초짜 시절 기분을 맛봐서 즐거웠다고!"
"임무 마치고 오니까 시비를 거는 녀석들이 나타나서 말이야. 약한 인간이 벤디나엔 무슨 볼일이냐고."
아만다 씨는 검지로 크라이그 씨를 가리켰다.
"그래서 이 바보가 그럼 정말 약한지 팔씨름으로 겨뤄보자고 하고…… 간단히 이겨버리니 그 뒤로 계속 도전하는 녀석들이 몰려와서 밥 먹을 시간도 없었어."
"아하."
"자아! 다음은 누구냐! 덤……."
크라이가 씨가 벌떡 일어나 다음 도전자를 찾으려고 하자.
빠아아악!
아만다 씨가 주먹으로 크라이그 씨의 머리에 크게 꿀밤을 날렸다.
"끄억!"
"멍청아! 밥 좀 먹자고 내가 했어, 안 했어! 가자!"
아만다 씨가 크라이그 씨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야, 아만다! 지금 한창 좋았을 때인데!"
"밥 먹고 해!"
"체엣…… 아, 그래! 랜트!"
"네."
아만다 씨에게 끌려가는 크라이그 씨는 나를 향해 엄지를 척 세우며 말했다.
"뒤는 부탁한다!"
"네?"
뭘 부탁한다는 걸까?
"내가 돌아올 때까지 분위기를 올려주고 있으라고! 좋아! 빨리 먹고 오자고, 아만다!"
그 말을 남기고 끌려가던 크라이그 씨는 오히려 아만다 씨를 끌어당기며 달려나갔다.
"맛있는 식당은 어디냐아아아앗!"
크라이그 씨는 정말 유쾌하게 삶을 사시는 것 같다.
그리고.
""…….""
크라이그 씨와 마지막으로 말한 나를 향해 모험가 길드에 있는 마족들의 시선이 모였다.
어떡하지.
잠시 고민한 나는 바로 결론을 내렸다.
크라이그는 씨는 즉 자기가 돌아오기 전까지 분위기를 띄워달라고 부탁했다.
그렇다면 여기서는 최대한 분위기를 띄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근 내가 겪은 일 중에서 가장 분위기를 띄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나는 방향을돌려 이 모험가 길드의 접수처로 보이는 곳으로 다가갔다.
접수처에는 서큐버스는 아니지만, 이마에 뿔이 난 파란 피부의 여성 마족이 있었다.
"저기……."
내가 말을 걸자 접수원은 당황하며 대응했다.
"아, 네. 왜 그러십니까?"
"여기에도 훈련장 있나요?"
"네, 이, 있습니다! 저, 저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나는 뒤를 돌아보며 아직도 나를 쳐다보고 있는 마족들을 향해 외쳤다.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 싶은 자는 있나!"
""……!""
"만약에 있다고 하면!"
나는 단숨에 상의를 벗어 근육을 드러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곧바로 상의를 집어넣은 후 마나웨폰으로 황금 양동이와 붉은 망토를 장착하고 포즈를 취하며 외쳤다.
"차례대로 덤벼라! 너희의 전력을 내가 다 받아주마!"
황금의 전사 로져의 재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