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1화 〉610화-해피 미팅!
"렐리아 씨……."
랜트 님은 일어나셔서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셨다.
"랜트 님…… 지금, 이 순간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합니다. 저에게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저는…… 저는 분명 이날을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그래주시면 저도 영광이에요. 하지만 지금부터가 정말로 행복한 순간의 시작이에요. 앞으로 함께 지금보다도 더 많은 행복을 만들어가요."
"네……!"
아아, 가슴속에 따스함이 가득해.
정말로 나는…… 나는 랜트 님과 연인이 되는 거구나.
그리고 동시에 기쁨이 용솟음쳤다.
이제부터 내 인생은 장밋빛.
랜트 님과의 알콩달콩한 핑크빛 나날의 연속.
서로 아~앙하거나.
같이 쇼핑을 하거나.
데이트하면서 식사도 같이하고.
밤에는…….
"헤헤, 헤헤헤헤……."
엄청 행복하겠지~~~.
"렐리아씨?"
"헉!?"
이, 이럴 수가!
방금까지감동적이었는데 너무 행복한 순간을 상상했더니 덜떨어진 표정을 짓고 말았어!?
"아, 그, 래, 랜트 님! 이, 이건 말이죠! 너, 너무 행복함이 폭발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할까. 그…… 아,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해보니 자, 자연스럽게……."
"기뻐요. 벌써 저희의 미래에 대해 상상해주시는 거였군요."
"으응?"
어라?
깨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시다니…… 예상과는 좀 다른데?
"저도 그 기분 알아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면 저절로 입꼬리고 올라가고 그러죠?"
"마, 맞아요! 그겁니다!"
다, 다행이다……!
모처럼 이어졌는데 곧바로 분위기 완전 깨질 뻔했어……!
랜트 님은 방긋 웃으시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시며나에게 물으셨다.
"렐리아 씨, 실례가 안 된다면 꼭묻고 싶은 게 있어요."
"뭐, 뭔가요! 뭐든지 물어봐 주십시오!"
나를 내려다보는 랜트 님은 꽤 진지한 표정을 지으셨다.
"렐리아 씨는…… 야한 거 좋아하나요?"
"네?"
"저는 좋아해요. 사랑하는 사람과 몸을 겹치는 것도 밤새 내내 사랑을 나누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순간 랜트 님의 질문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았다.
어, 어째서 랜트 님은 이런 걸 묻는 거지?
"하지만 만약 렐리아 씨가 야한 걸 싫어하신다면 저는 렐리아 씨하고는 최대한 자제를……."
그때 내 직감이 맹렬히 경고했다.
여기서 잘못 넘어갔다간 절대로 안 된다고.
"자, 잠깐만요! 어, 어째서 그런 걸 묻는 겁니까? 그보다 어째서랜트 님은 제가 야한 걸 싫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렐리아 씨는 미스 솔라리오라든지 대놓고 맞선 상대가 섹스에 관해 얘기를 꺼내서 화내거나 하셨잖아요. 그런 일들이 많았으니 성에 대해, 야한 것에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아……."
확실히 내 과거 이야기를 내 입에서 직접 들으신 랜트 님이라면.
그것도 남을 생각해주시는 인품을 가지신 랜트 님이라면 충분히 걱정하실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랜트 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확실히 미스 솔라리오는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그건 판매되는 책 가게에 진열되는 수치심이 큽니다. 그리고 맞선 때는 맞선 시작하자마자 초반부터 몸을 섞자는 무례한 태도에 화가 난 겁니다.
그러한 일들을 겪어서 제가 야한 일들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건…… 결코! 네! 결코 없습니다! 물론 너무 개방적인 솔라리오 특유의 문화는 아직도 거북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야한 걸 아예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연애와 결혼 생활의 중대한 지점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나는 랜트 님에게 당당히…….
"까놓고 말해! 전! 야한 거 좋아합니다! 대환영입니다! 그게 사, 사, 사, 크흠! 사……."
말하려고 했지만, 마지막 말은 도저히 크게 말하지 못하고 내 손을 잡은 랜트 님의 손을 꼭 잡고 한 손으로는 한쪽 볼을 가리며 부끄러워 랜트 님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사랑하는 분과의 야한 짓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말했다!
말해버렸어!
꺄아아아아아아악!!!!
내 마음속은 지금 완전히 난리가 났다.
나 이렇게 대담한 말도 할 줄 알았구나.
얼마든지 환영이라니!
얼마든지 환영이라니!
마치 지금 당장 해도 괜찮다는 소리 같잖아!
아니, 랜트 님이라면야 괘, 괜찮지만!
그렇지만 진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꺄아아아악!
"렐리아 씨."
랜트 님이 내 손을 잡은 힘을 더욱 주시며 나를 똑바로 바라보셨다.
"저는 렐리아 씨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을 렐리아 씨가 절대로 잊지 못할 날로 만들고 싶어요!"
"랜트 님, 지금도 충분히 저는……."
"그것보다도 더욱…… 더 렐리아 씨의 기억에 남는 날로 삼고 싶어요. 그러니 렐리아 씨……."
랜트 님은 오늘 만나서 본 눈빛 중에서 가장 진지한 눈빛을 보이시며 말씀하셨다.
"오늘 렐리아 씨의 처음을 저에게 주시겠어요?"
"네!?"
그, 그 말은 오, 오늘 래, 래, 래, 랜트 님과 하자는 건가!?
첫 맞선 날에 처녀를 졸업……!
싫지 않다.
오히려 여태까지 그러한 행위도 행복도 맛보지 못했기에 진도가 빨라 나는 더 좋았다.
하지만…….
래, 랜트 님과 한다는 건 즉…… 그 커다란 물건을 내 안에…….
괘, 괜찮은 걸까?
막상 다가오니 조금 주춤해버린다.
"안 되…… 나요?"
"아, 아니요! 아, 안 될 것 없습니다! 마, 말했잖습니까! 대환영이라고요! 허, 허나…… 그…… 래, 랜트 님의 물건이 과연 제 안에 들어갈지 부, 불안해서……."
"괜찮아요! 티키아 씨도 별문제 없었으니까요!"
"무척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만 오히려 랜트 님의 물건이 들어가는 티키아 님이 굉장하게 느껴지는군요."
티키아 님은 몸집이 작은 편이신데 그 커다란 게…… 정말 들어간다고?
"렐리아 씨."
"네, 네!"
고, 곧바로 하자는 거죠?
그런 거죠?
알고 있습니다.
랜트 님은 여러 연인분들 두실 정도로 성욕이 강하신 분!
방금 대화는 허, 허락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곧바로 그 커다란 물건을 내 안에…….
윽…….
괜찮아, 렐리아! 사이클롭스의 발길지를 정통으로 맞아도 견딜 수 있었잖아!
큰 자, 자, 자, 자지가 안에 들어가는 것쯤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너, 너무 아프진 않겠지?
혼자서 각오를 다지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키스하고 싶어요."
"네?"
각오했던 내용보다는 훨씬 난이도가 낮은 요구가 와서 순간 나는 또다시 얼빠진 목소리를 냈다.
랜트 님은 여전히 내 손을 놓지 않으신 채 다른 손의 엄지로 부드럽게 내 입술을 매만지셨다.
"렐리아 씨의 첫 키스를 받고 싶어요."
"아……."
그러고 보니 나…… 키스도 아직 해본 적 없었었지.
첫키스…….
첫…… 키스.
첫키스!?
"아, 저, 그."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이미삽입되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첫 키스라고 인식하니까 엄청 부끄러워!
나, 나 오늘 제대로 몸 씻었지?
입 안 청소도 분명 깨끗하게 했고!
그리고…… 그리고…….
"렐리아씨의 첫 키스도 첫 경험도 모두 가져가고 싶어요."
그 말에 고민하던 것들은전부 날아가 버렸다.
이렇게나…… 이렇게나 날 원해주시고 날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해주신 랜트 님의 부탁을.
"아…… 네. 받아가…… 주세요."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나에게 없었다.
랜트 님은 내 입술을 매만지던 손으로 볼을 감싸고 있던 내 손을 잡아 아래로 내리셨다.
내 양손을 붙잡은 랜트님의 얼굴이 서서히 나를 향해 다가온다.
지금부터 키스를 한다는 긴장과 드디어 키스를 한다는 기대가 뒤섞인다.
산전수전 다 겪어온 나지만.
이때만큼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는 걸 느꼈다.
그것이 랜트 님의 입술의 감촉이라는 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남자의 입술은…… 부드러운 거였구나라는 감상과 함께 종잡을수 없는 느낌이 온몸을 맴돌고 있었다.
이상했다.
단지 입술을 맞닿았을 뿐인데.
몸의 열이 올라간다.
심장이 더욱 크게 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슴에 가득 찼다고 생각했던 행복함이 더 많이 채워지고 있었다.
입술의 감촉만이 아닌 내 손을 붙잡고 계시는 랜트 님의 손의 느낌조차도 나에게 크나큰 행복을 전해주시고 있었다.
아아, 이것이 키스.
이렇게나 행복한 거였구나.
공원을 순찰하면 커플들이 종종 키스를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할 때마다 이렇게 행복해지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해버리는 것도 당연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내 입술에서 부드러운 감촉이 떨어졌다.
"아……."
아쉬움과 놀람에 눈을 떴다.
그리고 눈앞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랜트 님이 나를 향해 방긋 미소 짓고 있었다.
그 미소를보는 것만으로도 다시 몸의 열이 맴돈다.
동시에 또…… 또 그 행복함과 감촉을 느끼고 싶다는 욕구가 샘솟았다.
그런 내 마음을 아신 걸까.
"또 해도 될까요?"
랜트 님은 내가 원하는 물음을 던져주셨다.
"얼마…… 든지."
전 이제 랜트 님의 여자니까요.
그리고 나는 랜트 님과 10분에 걸쳐 키스를 반복했다.
횟수를 거칠 때마다.
행복함이나 감동이 줄어들긴커녕 더더욱 커졌다.
좀 더, 좀 더 길게 키스를 하고 싶다는 기분만이 생겨갔다.
"하아…… 랜트…… 님. 그……."
그걸 실행할 방법을 나는 지식으로는 알고 있다.
랜트 님은 직접 몇 번이나 다른 연인분들과 해오셨겠지.
"조, 좀 더…… 그…… 노, 농밀한 걸로……."
와, 이거 직접 말하니까 엄청 부끄러워.
미스 솔라리오 촬영할 때보다도 부끄러워.
"조금 입을 열어주세요."
"……네."
살짝 입을 열고 기다리자 다시 한번 랜트 님이 얼굴을 가져오셨고 나는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반복했던 키스와 같은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흐음……."
랜트 님의 혀가 내 입안으로 들어왔다.
누군가의 혀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라 이상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랜트 님의 것이라고 생각하니 거부감은 없었다.
상냥하게내 혀를 휘감고 쓰다듬은 랜트 님의혀는 내 혀뿐만이 아니라 잇몸이나 이빨 그리고 혀 밑 등, 내 입안 전체를 상냥하게 핥으셨다.
마치내가 랜트 님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듯한 그 행위가 내 몸을 뜨겁게 하면서도 더욱 내가 랜트 님과 강하게 이어졌다는 생각을 들게 하여 편안하게 만들었다.
"흐음, 츄릅, 츄르릅, 하음."
혀를 얽히는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몸이 후끈후끈해지며 좀 더 오래 이 시간을 느끼고 싶다고.
차라리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츄릅…… 으음…… 푸하…… 랜트 님…… 으음, 흐으으음, 츄릅."
잠깐 입술을 떼 숨을 고른 후 다시 한번 랜트 님의 혀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처음에는 상냥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격렬하게 랜트 님은 나를 맛보셨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랜트 님이 더욱 나를 원하시는 것처럼 느껴져 기뻤다.
랜트 님.
아아, 랜트 님.
좀 더 저를 원해주세요.
제가…… 제가 랜트 님과 이어졌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해주세요.
10분 동안 랜트 님과의 농밀한 입맞춤을 가졌고…… 랜트 님은 입술을 떼시며 나에게 말씀하셨다.
"렐리아 씨, 이제…… 본격적으로 절대로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요."
그 말에 담겨진 의미는 이미 알고 있다.
드디어 그때가 왔다.
진정으로…… 남녀 간의 의미로.
나와 랜트 님이 이어질 순간이.
"네, 랜트 님."
기쁜 마음으로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처녀 졸업할 각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