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7화 〉636화-겸직 시험!
오늘도 기분좋은 아침을 맞이하고 연인들과의 나날을 시작하고 있던 때.
솔에서 렐리아 씨와 함께 마렌 대신관님에게 보고를 하고 있을 때였다.
참고로 이번 보고는 어제 성기사단들과 함께 잡은 트롤 무리 토벌에 관한 보고다.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네, 수고했습니다. 오늘도 랜트 님과 렐리아, 그리고 성기사단 분들 덕분에 오늘도 솔라리오는 마음 편히 솔리신의 가르침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당연한 의무를 수행했을 뿐입니다."
형식적인 대화나 다름없는 보고를 마치고 마렌 대신관님은 싱긋 웃으며 렐리아 씨에게 물었다.
"이건 사적인 대화입니다만…… 최근 그렇게 깨가 쏟아지고 있다지요, 렐리아?"
"읏!?"
"가끔씩 저에게 보고를 하러 오는 다른 성기사 단장분들이 얘기하시더군요. 렐리아가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고요."
"그, 그렇습니까?"
"네. 언제나 임무가 끝나면 술집에서 가서 난동 부리던 그 말괄량이가 얌전해졌다고 글라우스도 말했습니다."
"으윽……."
참고로 글라우스랑 렐리아 씨처럼 성기사단 단장을 맡고있는 나이 든 중년 남성이다.
"매일매일 랜트 님과 솔리신의 가르침의 사전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나날을 보내는 게 틀림없다고 하더군요."
"그 성희롱 할배가 진짜……."
렐리아 씨가 주먹을 쥐며 부들부들 떤다.
하지만 매일 섹스하는 건 사실이다.
마렌 대신관님은 부들부들 떠는 렐리아 씨를 자상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더니 갑자기 호기심 넘치는 얼굴로 바뀌어 입을 여셨다.
"렐리아, 랜트님과의 섹스는 얼마나 기분 좋나요?"
"응!? 마, 마렌 대신관님!? 어, 어째서 그런 질문을……?"
"단순한 호기심입니다. 랜트 님은 그야말로 당대의 용사나 다름없는 솔리신의 축복을 받으신 분. 그런분과의 섹스는 얼마나 기분 좋은지 솔리신의 신도로서 궁금하더군요."
"아…… 그, 그렇네요. 랜트 님은 솔리신의 축복을…… 넵, 받고 계시겠지요."
솔리 씨에 대한 걸 아는 렐리아 씨는 뻘쭘한 표정을 지으며 마렌 대신관님의 말에 대답했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엄청…… 정말 엄청 기분 좋습니다."
"엄청 기분 좋다라…… 얼마나 기분좋은지 예시를 들어줄 수 있나요?"
"윽…… 으으음, 예시라……."
곰곰이 생각하는 렐리아 씨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시, 신분이나 체면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을 정도로…… 지금껏 체험하지 못한 인생이 다 손해 보고 있었다고 생각할 정도…… 일까요?"
"오오……!"
마렌 대신관님은 눈을크게 뜨며 감탄하고 있었다.
"역시 랜트 님, 굉장하시군요."
"아하하…… 고, 고맙습니다."
"확실히 랜트 님의 자지님은 턱이 지칠 정도로 크시고 우람하시고 늠름하십니다. 그런 자지님이 안에 들어온다면 필히 솔리신의 곁으로 가버릴 것만 같은 쾌락이겠지요. 렐리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뭐, 이 정도가지고……. 하지만 다음엔 조금 봐주십시오. 부끄럽습니다."
"후훗, 네. 미안해요, 렐리아. 아참."
짝하고 마렌 대신관님은 손뼉을 치며 나를 향해 물으셨다.
"랜트 님. 최근 엘시 님은 어떠신가요?"
"엘시요?"
"네. 엘시 님의 상태…… 말하자면 전투 능력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전투 능력? 으음…… 잠깐만요, 엘시에게 알려줘도 되냐고 물어볼게요."
"알겠습니다."
나는 던전에서 함께 있는 엘시에게 마렌 대신관님에게 대답해도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 마, 마, 마렌 대신관님이요!? 무, 물론 괜찮아요!"
라는 대답을 들었다.
나는 엘시의 대답을 바로 마렌 대신관님에게 전했다.
"괜찮다고 하네요. 그럼 말할게요."
나는 현재 엘시의 전투 능력.
쓸 수 있는 체술의 수준이라든지, 사용하는 스킬의 종류나 위력 등을 설명했다.
"이 정도예요."
"그렇군요. 흐음……."
엘시의 설명을 듣더니 마렌 대신관님은 생각에 잠기셨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마렌 대신관님이 입을 여셨다.
"엘시님은 아직 견습 신관이신가요?"
"아니요, 저번에 견습은 졸업하고 신관이 됐다고 말했어요."
엘시의 말로는 견습에서 정식 신관이 되려면 신전에서 의식을 치러야 한다고 한다.
다만 나랑 생활하느라 이미 견습을 충분히 뛰어넘는 실력이었는데도 신전에서 의식을 치르는 걸 깜빡했다고 한다.
그런 모습도 귀여워, 엘시!
"그러시군요."
마렌 대신관님은 한 번 고개를 끄덕이시고는.
짝! 하고 손뼉을 친 다음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럼 랜트 님. 다음에 시간이 되시면 엘시 님을 솔로 데려와 주시지 않겠습니까?"
"엘시를요?"
"네. 대신관의 이름으로 엘시 님을 상급 신관의 지위를 내리고 싶습니다."
"상급…… 신관이요?"
그것은 정말로의외의 말이었다.
"마렌 대신관님? 너무 갑작스럽지 않나요?"
렐리아 씨도 방금 말은 의외였는지 마렌 대신관님에게 의문을 나타냈다.
하지만 마렌 대신관님은 고개를 저으시며 말씀하셨다.
"아니요, 지금 들은 엘시 님의 실력이시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20층 이하 던전의 마물의 맹공을 버틸 수준의 프로텍션, 잘만 노리면 한 번에 해치울 수 있는 홀리 레인, 그런 수준의 스킬을 30번 이상 사용해도 끄떡없는 마력량. 그리고 니냐 님이나 그레이시아 님, 라이파 님에게 지도를 받으며 키운 체술. 이것만 들어도 실력은 충분합니다."
나는 항상 옆에서 보기에 잘 체감이 안 되지만 다른 신관들과 비교하면 엘시의 실력은 상급으로 오를 정도의 실력인 걸까?
"실력이 갖추어져 있다면 그에 맞는 직위를 내리는 것이 올바릅니다. 그렇지 않나요, 렐리아?"
"으음…… 옳으신 말씀입니다. 평소의 상냥한 엘시 님만을 봐와서 제가 엘시 님의 실력을 간과하고 있었군요."
렐리아 씨도 엘시가 상급 신관이 되는 것에 동의했다.
"저기 상급 신관이 되면 뭐가 바뀌는 건가요?"
"아니요, 특별히 바뀌는 건 없습니다. 실력의 증명이 된다는 것과 신전 내나 솔라리오 안에서의 발언력이 강해지는 것뿐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 발언력이 강해지는 건 꽤나 대단한 게 아닐까?
"아아! 좋은생각이 또 하나 들었습니다! 랜트 님, 엘시 님이 상급 신관이 되시니 랜트 님에게도 하나 솔라리오에서의 직위를 내리고 싶습니다."
"저한테 직위요?"
"네. 물론 직위라고 해도 랜트 님을 솔라리오에 소속시켜 구속시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저 랜트 님이 솔라리오에서 더욱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내리는 저의 마음입니다. 저번에도 보상으로 건의를 해보려고 했던 건이기도 합니다."
"랜트 님에게도 상급 신관 지위를 내리시는 겁니까?"
"후훗, 아닙니다. 랜트 님에게는…… 팔라딘의 지위를 내리고 싶습니다."
"파, 팔라딘!? 아앗!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그 소리 하시려고 했어!"
"팔라딘?"
팔라딘.
들어본 적은 있다.
인상으로 치자면 뭔가 성스러운 느낌이 나는 엄청 위대한 기사 같은 거다.
내가…… 팔라딘.
팔라딘 랜트…….
가슴을 떨게 하는 울림이었다.
"자, 잠깐만요, 마렌 대신관…… 아니, 마렌 언니! 그건……!"
나의 동심을 자극하는 직위의 말에 나는 바로 대답했다.
"저 팔라딘이 되고 싶어요!"
"아앗!"
"정말입니까!"
마렌 대신관님이 무척이나 기뻐하시며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네! 왠지…… 엄청 멋있어 보여요!"
"그, 그런 이유로 팔라딘을…… 아니, 그전에 랜트 님! 팔라딘이 뭔지는 알아야 하셔야죠!"
"솔라리오에서 높은 직책의 강한 성기사 같은 게 아닌가요?"
"그, 그건 맞습니다만. 허나…… 허나 솔라리오의! 솔의 팔라딘이란 말입니다!"
"응?"
렐리아 씨가 저렇게 당황하는 걸 보면 솔의 팔라딘에는 뭔가 제약이라도 있는 걸까?
"마렌 대신관님, 솔의 팔라딘이 되려면 뭔가 안 좋은 거라도 있나요?"
"후훗, 아닙니다, 랜트 님. 정식적으로 팔라딘이 되시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하나는 물론 강한 실력. 또 하나는 솔의 팔라딘이 되기에 걸맞는 정력이 있어야 합니다."
솔라리오의 팔라딘이니 그건 당연하겠지라고 납득이 갔다.
"실력은 여태껏 쌓아온 업적으로 평가합니다. 이건 랜트 님에게 필요없는 사항이지요. 그리고 정력의 평가는 조금 시간이 걸리는 평가입니다."
"시간이 걸려요?"
"네. 정식으로는 13명의 선별된 상급 신관을 상대로 3일에 걸쳐 섹스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3일에 걸쳐 섹스…… 라고!?
그것도 13명의 상급 신관이랑!
"팔라딘이란 그야말로 실력으로도 정력으로도 솔리신의 축복을 겸비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칭호. 그렇기에 몇백 년간 팔라딘의 칭호를 얻은 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랜트 님이라면 자격은 충분하겠지요."
그때 렐리아 씨가 마렌 대신관님을 향해 말했다.
"저, 저는 반대입니다! 절대로 반대라고요! 일단 형식상으로도 팔라딘이 되려면 의식을 치릅니다! 그런데……! 그런데 랜트 님이 다른 상급 신관들하고 섹스라니…… 래, 랜트 님이 창관에 가는 건 이제 와서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직장동료랑 하는 건 매우! 매우……!! 복잡합니다!"
"하지만 랜트 님인 이미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렐리아."
"그, 그건……! 다, 달링……!"
나를 간절히 바라보는 렐리아 씨.
으음~ 팔라딘이 되고도 싶고 13명의 상급신관들과의 3일간의 농후한 시간이라는 건 남성으로서 매우 꼴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렐리아 시의 부탁이라면…….
"아, 렐리아. 랜트 님이 13명의 상급 신관들과 할 일은 없습니다."
"네? 그, 그게 정말인가요?"
마렌 대신관님은 고개를 끄덕이시며 말씀하셨다.
"실력과 마찬가지로 랜트 님의 정력은 이미 증명된거나 마찬가지로 저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렐리아가 술을 마시며 말씀하셨잖아요?
매일 밤 매일 밤 분신을 이용하시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오는 쾌락을 한 몸에 받아도 끄덕없는 강인한 정신력. 그와 별개로 설령 1000발 이상의 정액을 사정하셔도 끄떡없을 뿐만이 아니라 정액의 농도조차 변하지 않는 정력.
이것만으로도 이미 증명된 거나 다름없습니다."
"응? 마렌 대신관님에게 언제 그런 말 했었나요?"
"윽…… 저, 저번에 그…… 랜트 님이 없으실 때가 있었잖습니까."
"아아, 디아나 씨가 아무리 연인이라도 계속 있는 건 답답할 수 있으니까 하루만 떨어지는 건 어떠냐고 말한 날 말이죠?"
"네……. 그날 밤 그…… 오랜만에 마렌 대신관님과 술을 마시며 대화하다 보니 그만…… 자, 자랑한다면서 나불나불 다 말했습니다!"
"후훗, 행복하게 웃으면서 랜트 님의 허리놀림을 흉내 내는 렐리아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분명 이런 느낌이었죠?"
마렌 대신관 내 흉내를 내는 렐리아 씨를 흉내내듯이 두 선을 앞으로 내밀며 허리를 움직이려고 했다.
"아아앗! 그런 말 하지 마, 마렌 언니이이이잇!!! 그보다 따라하지 마아아아앗!!!"
마렌 대신관님은 흉내를 중단하시며 말을 이으셨다.
"어쨌든 랜트 님의 정력은 이미 증명되었습니다. 그러니 대폭으로 정식 의식과는 다르게 내용도 변경되고 형식도 축소될 것입니다. 그러니 많은 직장 동료들이 랜트 님과 하게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렐리아."
"그, 그런 거라면야 뭐……. 랜트 님도 팔라딘이 되시는 건 좋아하시니……."
짝! 하고 마렌 대신관님이 다시 손뼉을 쳤다.
"그럼 렐리아의 근심 문제는 이걸로 해결이군요. 랜트 님, 팔라딘이 되시겠습니까?"
마렌 대신관님이 재차 묻자 나는 힘차게 대답했다.
"네!"
저, 팔라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