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3화 〉 망상외전네이토의 네토기! ED3 후회와 피폐의 히로인들!(1)
* * *
네이토하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모두 관계를 가지고 말았다는 걸 안 랜트.
설명으로 이게 베인신에 의한 농간이라는 걸 이해했다.
네이토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이해했다.
하지만.
"……."
그것과는 별개로 랜트의 마음이 받은 충격은 생각보다도 너무나도 커다란 것이었다.
"네이토 형."
"어, 으, 응!"
"형이 전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제 마음은 용서할 수 없네요."
"꿀꺽……!"
네이토는 과연 랜트가 자신에게 어떤 짓을 할지 몰라 불안했다.
그리고 랜트는 네이토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발기불능빔."
퓨우우우우웅!
"우오오오오옥!"
랜트의 손가락에서 보라색의 빛이 나아가 네이토를 맞췄고 네이토는 요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프지는 않지만 이상한 느낌이 나는 빛.
그 빛을 맞은 순간 네이토는 바로 랜트가 한 말을 생각하며 바지를 당겨 아래를 쳐다봤다.
"내, 내 자지가……!"
네이토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자신의 자지가 발기력이 사라졌다고.
"제가 마음이 풀리면 언젠간 풀어줄게요. 그리고 안심하세요. 베인 신은…… 제가 해결할 테니까. 칼리."
"으, 응! 주인님!"
랜트는 유일하게 랜트의 연인이 아니라서 베인신의 목표에서 벗어난 칼리를 불렀다.
"이리 와."
"아, 알겠습니다!"
칼리가 바로 다가온 후. 랜트는 차분히 자신의 연인들을 바라보았다.
"래, 랜트……."
랜트는 그녀들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베인 신의 농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신의 힘이 개입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해서 그녀들을 용서할 수도 있었다.
여전히 그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는 랜트.
하지만 사랑하기에 랜트가 입은 상처는 깊었다.
그렇기에 랜트는 그저 슬픈 감정을 눈에 담고 바라보며.
콰아아아앙!
허공에 주먹을 내질러 공간을 깨부수고.
"가자."
"아, 알겠습니다!"
랜트는 칼리와 함께 깨진 공간 너머로 걸어갈 뿐이었다.
"래, 랜트!"
"기다려!"
"서방님!"
"랜트 님!"
랜트의 이름을 부르는 연인들.
하지만 랜트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그녀들이 다가가기도 전에 공간의 깨짐은 금방 수복되고 말았다.
"소, 솔리 씨!"
연인 중 한 명이 솔리 씨를 불렀다.
랜트의 접신몽에서 원래 활동하는 솔리 씨라면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랜트가…… 절 거절했습니다."
랜트는 새로운 스킬을 사용해서 이미 솔리 씨가 자신의 정신 세계로 들어오는 것을 막은 후였다.
그 사실에 솔리 씨는 큰 충격을 받아 그저 주저앉았다.
랜트가 없는 랜트의 방에서.
그녀들은 망연히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
그 후 몇 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발기불능이 된 네이토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에 새겨진 베인신의 문양이 사라진 후.
플단을 떠났다.
발기불능이 된 건 슬프지만 목숨은 건졌고 무엇보다 랜트를 잃은 연인들이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에 아직 피할 수 있을 때 네이토는 자리를 떠난 것이다.
랜트의 연인들은 처음에는 랜트가 그래도 돌아와 줄 거라고 생각했다.
여태까지 자신을 사랑해준 랜트가 자신들을 놔둘 리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이렇게 된 일은 그녀들의 자의라기보다는 베인신의 어쩔 수 없는 힘 때문이었으니까.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랜트가 돌아오지 않자 그녀들은 불안해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그토록 사랑해준 랜트가 곁에 없다는 것.
언제나 애정을 쏟아주고 밝은 미소를 준 랜트가 없다는 것은 그녀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얼굴에서도 점점 미소는 사라져갔다.
그녀들은 항상 수소문해서 랜트의 소식을 찾으려고 했다.
자신들이 가진 돈으로 랜트에 대한 소식을 사고 모험가들에게 의뢰해서 랜트에 대한 수색을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렐리아와 마렌은 우선 솔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랜트의 텔레포트 게이트가 없기에 현재 솔의 최고 지도자인 마렌이 계속 없으면 정세가 불안해지기 때문이었다.
플단에 남아있는 자들은 랜트와 함께 지냈었던 플단에 지내는 것도 괴로웠다.
있으면 있을수록 랜트와의 추억이 떠오르고 동시에 자신들이 얼마나 랜트를 상처 입혔는지에 대해 사무치도록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엘시는 예전처럼 신화나 동화를 보고 즐거울 수 없었다.
용사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도 자신의 용사님이었던 랜트가 떠올라 후회하는 마음만을 강하게 만들었다.
평소에 시시덕 잘 웃던 노아는 웃음을 잃어버리며 계속 랜트의 소식을 수소문하는 나날을 보냈다.
니냐는 방에 틀어박히게 되었다.
정하는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엘프의 특성을 가진 니냐는 자신이 랜트를 배신하고 말았다는 충격에 몸을 웅크리고 스스로의 행동을 후회하고 힐난했다.
다른 연인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랜트가 오지 않는 나날은 그녀들에게는 살아있는 지옥같았다.
삶의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랜트의 부재로 영향이 가는 건 그녀들의 마음만은 아니었다.
플단의 S랭크 모험가라는 랜트의 실종.
그것은 플단 자체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어째서 랜트가 떠났는가.
던전의 탐색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 것인가를 주제로 플단은 웅성거렸다.
물론 랜트가 없다고 해서 플단 자체가 망하는 건 아니다.
랜트가 없는 이전 생활로 돌아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이미 있었던 사람이 없어지는 건.
그것도 큰 영향력을 주는 자가 없어지는 건 사람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한 달이 지난 후 대략적인 추측을 할 수 있었다.
랜트가 여성들에게 정이 떨어져서 떠난 거라고.
어째서 정이 떨어진 건지는 짐작할 수 없지만.
평소 랜트가 없어서 기운이 없고 가끔씩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중얼거리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대략적인 추측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랜트의 실종으로부터 몇 개월의 시간이 흘렀을 때.
어느 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얼음공주라고 불리는 한 귀족 영애가 한 모험가 덕분에 위기에서 구해진 후로부터 그 남성에게만은 과한 애정행각을 보이는 소문이.
그냥 듣기에는 평범해 보이고 조금 별난 소문이지만 소문에는 이어지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얼음 공주를 구한 모험가가 검은 머리의 용꼬리를 단 메이드와 함께 있었고 녹색의 머리와 푸른 눈을 가진 남자라는 것이었다.
그 인상착의와 동행인만을 봐도 사람들은 그가 랜트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소문을 들은 건 사람들만이 아닌 랜트의 연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래, 랜트예요! 분명…… 랜트예요!"
"당장 그 얼음공주라는 귀족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자! 랜트에게 찾…… 찾아……."
랜트의 소식을 듣고 기뻐한 연인들은 당장 랜트를 찾아가자는 결론을 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끝내 그녀들은 그러지 못했다.
랜트가 떠날 때 자신들에게 보이던 그 슬픈 눈은.
시간이 지나도 그녀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가슴을 옥죄고 있었다.
과연 자신들이 랜트를 만날 자격이 있는 걸까? 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가장 그녀들이 랜트의 곁으로 가는 것을 막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이었다.
다시 만났을 때.
랜트가 떠날 때 보이던 그 눈빛을 다시 자신들에게 보내지 않을까.
그 눈빛을 넘어 경멸이나 혐오의 눈빛을 보내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이었다.
무슨 낯짝으로 온 거냐.
이제 너희 같은 건 필요 없다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란 불안함이었다.
사랑하는 랜트를 만나고 싶다.
하지만 그에게 거부당하는 게 두렵다는 마음이 계속해서 그녀들의 마음에서 싸우며 괴롭혔다.
그런 마음의 싸움이 계속되는 나날이 지나고.
그러한 마음의 옥죔에 가장 먼저 견디지 못하는 건 멜리사였다.
얼음공주와 랜트의 소문이 퍼진 후로.
웨이트리스를 하면서 멜리사는 점점 랜트에 대한 소문을 알수 있게 되었다.
듣자하나 얼음공주 말고도 다른 여성들도 랜트의 곁에 새로 생겼다는 이야기.
그들을 보면 아주 깨가 쏟아진다는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멜리사는 자신이 얼마나 랜트에게 심한 짓을 했는지.
그리고 비어버린 랜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를 느꼈다.
언제나 자신이 웨이트리스 일을 할 때.
항상 자리 하나를 차지하고 자신을 향해 방긋방긋 웃으며 바라봐주는 랜트.
그런 랜트가 지금 이 자리에 없고 지금은 새로운 여성에게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멜리사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결국 멜리사는 견디지 못하고 여우의 쉼터에서 며칠간 계속 틀어박히게 됐지만.
랜트와의 추억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여관에 있는 것조차도 멜리사는 고통스러웠기에.
멜리사는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르고 싶어서.
이대로는 정말로 정신이 이상해져 버릴 것만 같아서.
고향으로 내려갔다.
"어……?"
그리고 정말로 우연히.
멜리사는 처음에 그토록 바라던 상황을 맞이했다.
다른 여성들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랜트와 맞닥뜨린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