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 돌입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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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그런고로. 오늘부터 저택에서 함께 지내게 된 호문클루스. 이니스, 입니다..."
""... ...""
라일라는 거실에 앉아있는 사샤와 쿠온의 앞에서 자신의 호문클루스인 이니스를 소개한다.
사샤도 쿠온도 놀란 얼굴이 되어 입을 벌리고 말을 꺼내지 못하는 듯했다.
그리고 정작 원흉인 이니스는
"아앙. 파파. 내가 먹여줄게?"
"아, 아니 괜찮으니까 조금 떨어져서 앉아."
사샤와 쿠온의 건너편에 앉아있는 클레온에게 딱 달라붙어, 그의 입에 포도알을 넣어주려고 하고 있었다.
여전히 호문클루스 특유의 무표정으로.
라일라는 아까부터 이어지는 두통에 얼굴을 찌푸린다.
밤공기가 차가워진 요즘 계절.
아카데미 부지 내에 지어진 기숙사도, 저택들도 학생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외부의 공기를 차단하고, 실내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부실공사 같은 것은 있을 리도 없다.
하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거실에 펼쳐진 분위기는 너무나도 차가웠다.
오직 분위기 파악하지 못하고 클레온에게 들러붙은 채 아양을 떨고 있는 `이니스`와.
"자, 잠깐! 너무 붙어있다구 너! 클레온은 내 거니까 좀 떨어져!"
반대편에서 클레온을 자신의 쪽으로 잡아당기는 갈라테아만이 열을 내고 있었다.
"있지, 라일라..."
"미, 미안…. 원래는 이렇게 될 예정이 아니었는데…."
쿠온이 무언가 말하려 하자, 라일라는 미리 머리를 숙이며 사과부터 한다.
호문클루스는 기왕 만드는 거, 가사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쿠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사 도우미로 쓸 예정이었다.
그렇기에 손재주가 좋고 똑 부러지며, 근면한 타입의 호문클루스가 태어나길 원한 것이지만.
웬걸. 섞여 있던 작은 장난과도 같은 재료가 그 효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머릿속에 음탕한 생각이 가득한 빗치 호문클루스가 태어나 버리고 말았다.
과거의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그런 재료를 넣었는지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각해보더라도.
`그러고보니 서큐버스가 가진 능력은 귀찮은 남자들을 떨쳐낼 때 도움이 되겠지…?`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레시피에 추가했다는 기억밖에 떠올려지지 않는다.
"저기, 라일라씨. 한가지 질문 해도 될까요?"
묘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사샤가 팔을 들어온다.
그녀에게서 자라난 짐승의 꼬리와 귀가 평소와는 다르게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이니스를 경계하는 듯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이니스씨는 라일라씨와 클레온씨의 딸인 건가요?"
""아냐!""
동시에 목소리를 울리는 클레온과 라일라.
"마, 맞아. 나도 그게 궁금했어. 머리카락 색이나 눈 색은 두 사람의 것이 섞여 있는 것 같고…."
쿠온이 이어서 말하자 라일라는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한다.
"물론, 호문클루스를 창조하는 데에는 내 혈액이랑 클레온의 정액이 사용되기는 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남이야. 그저 우리 둘의 요소를 조금씩 따왔을 뿐. 무, 물론 우리 둘이서 함께 만들었다는 것 자체는 부정하지 않지만…."
"저, 정액..."
사샤가 그 단어에 반응하여 침을 꿀꺽 삼킨다.
"너무해!? 마스터는 몰라도 파파는 인정해줘~! 나는 파파의 정액에서 태어났잖아~!"
"흥이다~ 클레온의 자식은 내 배 속에 있는 아이 뿐이거든~ 너같이 커다란 애가 라일라한테서 태어날 리가 없잖아!"
클레온은 양쪽에서 들려오는 두 여성의 말다툼에, 라일라와 마찬가지로 머리가 아파져 올 뿐이었다.
"이니스, 리모트!"
라일라가 그렇게 외치자, 이니스의 몸은 갑작스럽게 멈춘다.
그러고는 기기긱. 하고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클레온에게서 떨어지는 것이었다.
"싫어 싫어~! 파파랑 더 꽁냥대고 싶어~!"
하지만 의지는 사라지지 않았는지 싫증을 부린다.
"투정부리지 마! 너는 클레온의 러브돌이 아니라 이 저택의 관리용 호문클루스라고!"
마치 아이에게 훈계하는 것과 같이 말하는 라일라.
하지만 손에서 뻗어나온 마력의 실로 이니스를 조종하는 모습은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저택의 관리도 하고 파파의 사정도 관리할테니까~!"
"크으으윽! 무슨 놈의 힘이 이렇게…! 따라와! 재조정 할 테니까!"
라일라의 조종에서 억지로 벗어나려고 하는 이니스.
하지만 어떻게든 라일라의 제어 때문에 질질 지하 공방으로 끌려가는 것이었다.
갈라테아는 그 모습을 보며 승자의 미소를 띠고 있었고.
사샤도 쿠온도 조금 멋쩍은 분위기가 되어 시선을 피하고 볼을 붉힌다.
"...오늘은 이만 쉬자. 내일은 나도 라일라도 집행과의 일로 바쁠 테니까. 너희도 최대한 그곳 근처로는 다가오지 마."
클레온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서자, 쿠온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다.
"클레온, 잠깐."
그렇게 말하면서 쿠온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클레온이 그녀에게 돌아보자.
갑작스럽게 그의 입술에 부드러우면서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얼굴을 붉힌 채 자신에게 입을 맞춰온 쿠온의 얼굴이 보였다.
클레온은 살짝 놀랐지만, 그것을 거부하지 않은 채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두었다.
잠시 뒤, 두 사람의 사이에서 따스한 마력의 파문이 퍼져나가며 쿠온의 신성마력이.
클레온의 몸을 덮는 베일처럼 덮어씌워 지며, 이윽고 그 몸에 스며들었다.
마력의 이동이 끝나자, 쿠온은 여전히 볼을 붉게 물들인 채 클레온에게서 떨어졌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샤가 양손으로 눈을 가린 채(틈이 조금 벌어져 있었지만) 부끄러워 하는 것이 보였다.
"요, 요즘. 너무 라일라와 클레온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불운을 막아주는 축복…. 마법이야."
쿠온은 양쪽 손의 검지를 맞대며 우물쭈물하듯 대답한다.
"...나, 라일라 처럼 똑똑하지도 않고, 마법을 잘 쓰는 건 아니지만. 클레온이 힘들다면 도와주고 싶고, 모두와 함께 있고 싶어."
이윽고 살짝 가슴 위에 주먹을 올린 채, 따뜻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클레온. 내일도 조심해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까."
"저, 저두요!"
사샤도 급하게 손을 들어 보이며 클레온의 옆구리에 달려들었다.
갈라테아는 슬쩍 뒤에서 다가와, 왼손을 잡았다.
"...고마워."
클레온은 그렇게 말하며, 동료들과의 유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이 동료들과 함께라면 분명 어떤 일이라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자신의 가슴에 새겨두는 것이었다.
001
집행과들이 숨어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성학과에서 기숙사로 향하는 길에 있는 넓은 공터.
먼저 움직이는 것은 `첩보과`의 수석이었다.
특수한 은신 마법을 사용하여 세계 그 자체와 동화하는 능력을 사용하는 그녀는 어떤 감시망에도 걸리지 않고, 원하는 곳에 침입하는 능력을 갖춘다.
마도구학과에서 준비한 지하탐지 장치를 사용하여 지하를 확인한다.
반응은 `검정`.
공터의 지하에는 라일라가 예상한 대로 무언가 거대한 구조물이 있었다.
통신 마법을 통해 다른 수석들에게도 탐지 결과가 전달되면.
지휘를 맡은 아루루가 다음 지시를 전달한다.
작전에 직접 참가하기에는 전투능력 면에서 조금 불안한 면이 있는 학과의 수석들이다.
경제과, 점성술과, 법학과, 철학과, 음악과, 미술과.
6명의 수석들은 각자 결계석을 들고 공터에서 일정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또다시 일정 간격으로 원을 그리듯 서 있는 상태였다.
그들이 동시에 결계석을 기동시키면.
결계석을 중심으로 허락된 이를 제외한 존재가 나가는 것을 막는 결계가 발동한다.
검은 장막과도 같은 결계가 주변을 뒤덮는다.
"결계는 제대로 완성됐어. 조심해야 하는 건 외부에서 들어 오려고 하는 녀석들이야. 안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걸 막는 전용으로 해뒀으니까. 외부에서 들어오는 걸 막는 거엔 역으로 약하거든."
"그 부분은 교수님들과 그쪽을 맡은 수석을 믿어야겠지."
라일라의 말에 아루루가 대답하며 전투복을 입은 상태로 돌입준비를 마친다.
옆에는 클레온도 함께였고, 그는 오랜만에 모험가 시절의 갑옷을 입은 상태로 허리에 스승의 검을 차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들어가고 싶지만."
라일라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루루가 고개를 젓는다.
"현장지휘는 내가 하겠지만, 바깥과는 연결이 단절된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곳을 맡길 수 있는 건 역시 라일라뿐이야."
"그래. 그리고 좁은 곳에서 싸우기에는 네 마법은 위력이 크니까."
클레온도 아루루의 의견에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물론, 이 작전을 위해 마도구를 만드느라 피로가 축적된 것도 어느 정도 생각한 배치였다.
"...알았어. 너희 둘이라면 그렇게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만약의 일이 일어나면…."
라일라의 걱정스러운 말에 클레온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린다.
자신들을 믿으라는 표정이었다.
그럼, 라일라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아루루와 함께 결계 앞으로까지 나아가는 클레온.
그곳에는 이미 돌입준비를 마친 `세실`과 `레일`이 있었다.
"아루루님. 다른 학과의 학생들도 돌입 준비를 마쳤습니다."
세실은 아루루에게 그렇게 말하자, 클레온과 눈이 마주치자 조금 껄끄러운 표정이 되었다.
"어째서 당신도 이곳에... 리오메스와 함께 돌입하는 것 아닌가요?"
"별로 어느 쪽으로 돌입해도 상관없지. 안으로 들어가면 전부 떨어지게 될 텐데."
아루루는 괜찮다는 듯이 이야기 한다.
라일라가 말하기로는, 아리아드네가 허락받지 않은 인물을 안으로 들이게 되면.
방어기제가 발동하여 안으로 진입한 인물을 랜덤한 위치로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각자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있는 인물들이 돌입에 참여한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너희 둘도…."
아루루는 세실과 레일을 보면서 걱정된다는 표정을 짓지만.
레일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는 것이었다.
"저희는 아루루님을 보조하고, 지키기 위해 검을 연마한 당신의 시종입니다. 이 목숨은 아루루님을 위해서 쓰겠습니다."
세실 역시 결의에 찬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 고마워, 두 사람 모두. 안으로 돌입하면 정말로 조심해야 해. 최대한 합류를 목적으로 이동하도록."
"네."
그렇게 지시가 끝나면 드디어 작전시간을 알리는 라일라의 마법 소리가 들려왔다.
첩보과가 설치해둔 기계에 새겨진 또 하나의 마법이 발동하며.
거대한 차원 통로의 구멍이 열려, 아리아드네로 진입할 길이 생성되었다.
"...가자!"
그 말을 신호로, 각 방향의 입구에서 학생들이 구멍을 향해 몸을 던진다.
몸을 감싸는 무중력의 감각과 함께 살짝 어지러운 기운이 자신을 덮친다.
클레온은 최대한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입술을 깨물며.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차원의 통로를 통과하고
이윽고, 중력이 다시 한 번 느껴지며 그를 바닥으로 끌어 내린다.
털썩! 하는 소리가 나며 어떻게든 착지에 성공한 클레온은 우선 검을 뽑아 주변을 둘러본다.
돌로 된 벽과 바닥. 그리고 천장. 어디까지나 이어진 듯한 통로.
그리고 묘하게 따뜻하고 습함이 느껴지는 공기.
"...지하 던전과 다를 바가 없군."
몇 번이고 모험을 다니면서 경험해 본 적이 있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공기였다.
한 달 동안 안전한(?) 곳에서 지내면서 살짝 잊혀 있던 모험가로서의 감이 조금씩 되돌아오는 것이 느껴졌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자신 외 인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
이곳에 떨어진 것은 자신 혼자라고, 클레온은 생각했다.
그러면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에 들어있는 나침반과 같은 것을 꺼내 든다.
이것 역시 라일라가 준비한 마도구 중 하나로, 재료나 코스트의 문제로 하나밖에 만들지 못했지만.
효과는 이곳에서도 꽤 유용한 물건이었다.
`생명지침의 바늘`
사용자를 제외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생명체가 있는 방향을 항상 가리키는 마도구이다.
적인지 아군인지는 구분하지 못하지만, 생명활동을 하고 있다면 문제없이 탐지할 수 있으므로.
첫 단추를 끼우기에는 꽤 적합한 물건이다.
클레온의 마력을 받아들인 바늘은 그대로 주변의 생명체를 탐지하기 위해 빙글빙글 돌아간다.
잠시 후, 무언가를 감지해 낸 것인지.
바늘이 통로의 너머를 가리키며 멈춘다.
클레온은 천천히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발을 내디뎌 걷기 시작한다.
미궁의 내부는 신기한 분위기로, 꺼지지 않는 마력등이 항상 최대한의 밝기로 빛을 내고 있었고.
덕분에 앞을 가로막는 벽이 없다면 어디까지라도 시야가 멀리 통할 것만 같은 감각이었다.
아마, 이 마력등도 진짜 마력등이 아니라 아리아드네의 일부이겠지.
라일라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판단하면.
아리아드네 자체는 단순한 마도구가 아닌, 의지를 갖추고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렇게 쉽게 주인을 바꾸는 것은 조금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었다.
어떻게 하더라도 라일라가 했던 베아트릭스와 미노타우루스, 그리고 집행과의 이야기가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잡념을 떨치기 위해 고개를 흔들고, 앞으로 나아가면
바로 앞에 있는 왼쪽으로 틀어지는 코너의 너머에서 인간의 발소리가 들린다.
어느샌가 바늘은 왼쪽으로 45도 정도 틀어져 있었다.
또각, 또각.
발소리는 구둣소리였다. 규칙적이지만 가벼운 발걸음을 보아 어느 정도 훈련을 받은 적이 있는 여성의 발걸음.
하지만 발소리를 죽이지 못하는 것을 보아 거기까지 실전이 익숙하지 않은 듯했다.
타이밍을 맞추어 코너의 앞에서 목소리를 낸다.
"멈춰라."
"... ...!"
벽 너머에서 그녀가 놀라 뒷걸음질 친 것이 느껴졌다.
"어느 쪽이지?"
클레온의 말의 의미는 단순했다.
집행과인가, 그렇지 않은가.
이곳에 있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어느 쪽에 속해 있어야 했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면, 클레온은 손에 쥔 검에 힘을 더한다.
언제라도 상대방을 추격하거나, 반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신경을 곤두세운 다음 순간
"저, 혹시... 아카데미의 학생분이신가요…?"
돌아온 대답은 살짝 예상 밖의 것이었다.
"...아니, 나는 강사다. 너는 누구지?"
"저, 저는... 티나라고 해요. 요리과의 학생입니다…."
"...뭐?"
조금 얼빠진 대답에 클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검에서 힘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요리과는 이번 작전에서는 결계석 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바깥의 인원이다.
지금쯤 다른 건물에서 공터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야 할 텐데.
어째서 이곳에 그녀와 같은 학생이?
어쩌면, 자신을 방심하게 하려는 집행과의 함정이 아닐까?
"증거는...?"
"즈, 증거인가요...? 으, 으음... 그렇네요, 쿠키라면 있는데 드실래요...?"
슬쩍, 벽 너머에서 쿠키를 쥐고 있는 손이 뻗어져 온다.
클레온은 당황하지만, 순간적으로 라일라의 감정마법을 사용해 쿠키의 내부를 확인한다.
독은 들어있지 않은 듯했다.
그러고는 쿠키를 집어 들어 입에 넣는다.
갓 구운 것과 같이 바삭하고 따뜻한 감촉.
그리고 부드럽게 입안에서 녹아가며 카카오와 버터의 향이 퍼져 나가는.
평범하게 훌륭한 쿠키였다.
"... ...어, 어떤가요?"
"정말로 요리과인 것 같군…."
클레온이 그녀에 대한 의심을 조금씩 풀면서 대답하자.
"아, 아뇨! 맛이요…."
"... 맛있었다."
그 대답을 들은 티나의 손이 꽉 쥐어진다.
아마, 기쁨의 표현이겠지.
"그, 그러면 이제 앞으로 나와도 되겠죠…?"
티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클레온이 무엇이라 말하기 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벽 너머에서 나타난 것은
잿빛의 머리를 왼쪽으로 둥글게 만 머리와, 사이드 테일이 공존하게 특이하게 묶은 귀여운 인상의 소녀였다.
눈은 클레온과 같은 검은색.
흑마의 일족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특징적인 것은 한눈에 보면 외견은 평범하게 귀여운 그녀이지만.
요리과로서 맛보기를 하며 모인 지방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가슴과 엉덩이에 집중되는 것일까.
볼륨감있는 몸매가, 귀여움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그녀에게 있어 하나의 악센트로 퇴폐적인 매력을 만들고 있었다.
"읏...!"
그녀는 클레온의 모습을 보더니 조금 긴장한 듯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뒤로 물러섰다.
흉흉해 보이는 붉은 검을 잡고, 모험가로서 낡은 갑옷을 걸친 흑마의 일족의 청년.
클레온은 재빨리 검을 검집으로 되돌리고 그녀를 안심시키려 했다.
"...미안하군. 겁먹게 해서."
"아, 아뇨….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티나는 클레온의 말에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은 남아있었다.
"어째서 요리과의 학생이 이곳에?"
"그…. 잡혀, 왔어요. 두 달 정도 전에."
티나는 어깨를 추욱 늘어트린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티나는 평민 출신의 평범한 요리과의 학생으로, 언제나처럼 실습을 하고 완성된 음식들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다가.
집행과의 눈에 띄어 납치됐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라는 것도, 클레온으로서는 어이가 없는 것이었다.
"... 바깥으로 나가는 게 힘들어져서, 미궁 내에서 요리해 줄 사람이 필요해서였다고…?"
"네... 하하..."
생각보다 얼간이들의 집단이었던 것일까.
클레온은 살짝 한숨을 내쉰다.
"너 말고 납치된 학생들은 있나?"
"아뇨, 없어요! 다행스럽게도…."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젓는 티나.
그러면 클레온도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녀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면 수석분들과 집행과가 싸우게 된다는 건가요?"
"그래 맞아. 나도 너를 바깥으로 데려다주고 싶지만.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아리아드네의 지배권한을 가지고 있는 집행과의 인간을 찾아야 하니까."
티나는 잠시 고민하는 듯한 얼굴이 되더니,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며 클레온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면, 제가 안내해 드릴까요?"
"... 네가?"
티나의 제안에 놀란 얼굴이 되는 클레온.
전투 능력은 없어 보이는 그녀였기에, 분명 숨어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혼자 있는 것보다, 클레온씨와 함께 있는 편이 안전할 것 같고. 저, 이 주변의 길은 어느 정도 외우고 있거든요."
"... 그건 마음이 든든한 제안인걸…."
미궁의 길을 파악하고 있다면, 그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빠를 것이다.
생명지침의 바늘이 빠르게도 도움이 되었다.
마음속에서 라일라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었다.
"좋아. 그럼, 나한테서 떨어지지 말아 줘."
"네! 잘 부탁해요, 클레온씨!"
그렇게 말하며 클레온에게 손을 내미는 티나.
클레온은 그 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며 악수를 하는 것이었다.
"어, 어라. 손을 잡고 가는 거 아니었나요…."
"그러면 싸우기가 힘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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