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화 〉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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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루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의 몸은 팔다리가 구속된 채였다.
하지만, 자신이 있는 곳은 주변을 둘러보아도 차가운 감옥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마치 손님을 모시기 위해 준비된 듯한 방에 들어와 있는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도 방의 디자인은 앞뒤, 좌우, 상하, 어딜 둘러보아도 돌로 된 벽으로 만들어진 폐쇄된 공간.
이런 곳에서 편안함을 느끼다니, 분명, 자신의 감각이 이상해진 것이리라.
그것보다도 우선은 이곳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해야 했다.
팔다리를 구속하고 있는 것의 정체를 살피면
"큭... 이건 대체."
사슬이나 족쇄 따위가 아닌, 벽이나 바닥에서 직접 뻗어 나온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속박하고 있었다.
힘을 주려고 하더라도, 마력은 물론이고 체력마저도 흡수되는 것이 느껴진다.
"편히 계시죠. 그런 저항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그녀를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는 것일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루루는 그 목소리를 듣고 잠시 입을 다물고 조용해 지는 것이었다.
그래, 현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지만, 자신을 이곳에 가둔 것은
"당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클레온과 성학과의 수석이 지금쯤이면 심장부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겠지요."
"나에게만 신경 쓰고 있어도 되는 건가? 집행과의 학생들로는 그를 막을 수 없어."
아루루는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이야기한다.
자신이 그들의 발목을 잡게 된 사실에는 분함을 느낄 수밖에 없지만, 클레온이라면 분명 집행과 들을 문제없이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집행과 따위... 원로회에게서도 버려진 쓸모없는 장기말일 뿐이죠."
"뭐라고...?"
하지만 상대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듯 아루루의 생각을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그렇게 될 것을 원하고 있다는 듯한 어투이다.
"검은 교전의 목적은 처음부터 하나뿐입니다. 수석들은 집행과라는 미끼에 유혹되어 끌려들어온 물고기들일 뿐."
"검은, 교전…. 그렇다면 네가…!"
다음 순간, 아루루가 있는 방의 벽이 괴기하게 뒤틀리며 기다란 바늘 같은 것이 자라난다.
그것은 아루루의 목 뒤로 돌아가, 그녀에게 꽂히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저항하려 하지만, 구속된 몸과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체력에 의해.
금세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버리고 만다.
목을 통과하는 가느다란 감촉이 느껴지지만, 신기하게도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 무엇을…."
"걱정하지 마시길, 당신에게 위해는 가하지 않습니다."
"이미 충분히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지금뿐입니다."
다음 순간, 아루루에게 꽂혀있던 바늘을 통해 정신 속에 있던 무언가가 빨려 나가는 듯한 감각이.
아루루를 덮친다.
"크읏, 방금, 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공포`의 이미지입니다. 아리아드네의 미궁은 공포의 이미지를 구현화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죠. 저따위가 가지고 있는 공포의 이미지로는 클레온을 쓰러트리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말입니다. 대등한 위치에 있는 당신의 생각을 좀 빌리기로 한 겁니다."
이윽고, 그녀의 목 뒤에서 바늘이 뽑혀나간다.
벽 너머의 목소리는 만족스러운 듯했다.
"하하, 과연. 왕국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분의 따님이시군요. 설마, 당신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이것일 줄이야."
"그만, 둬…. 대체 무엇이 목적인 거야…."
아루루에게서 들려온 목소리는 슬픔에 젖어있었다.
거기에는 이런 일을 벌이는 상대에 대한 원망이나 의문보다도 그저, 슬프다는 감정이 앞서고 있었다.
"모두 당신을 위해서입니다. 아루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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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의 심장부, 중앙의 방에서 금속이 부딪힐 때마다 귀를 찢는 듯한 소리와 화려한 불꽃이 튄다.
붉은 제복을 휘날리며 각자 특기로 하는 무기를 들고, 클레온과 리오메스를 상대하는 4명의 학생은.
집행과의 간부라는 자리는 허투루 얻은 것이 아니라는 듯, 이전에 상대했던 이들에 비해서 확실히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틈을 두지 않고 이어지는 연계, 마법과 무술의 조합.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무기들.
탈체크와의 일전을 통해 한 단계 위로 올라간 클레온이 아니었다면, 하나라면 모를까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 것에는.
조금 힘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세가 딱딱하네요. 사람의 몸에서 딱딱해도 되는 건 성기와 유두뿐인데요…."
옆에서 리오메스가 무언가 말하고 있지만 그리 동의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 그녀는 평소에도 보이는 여유로운 눈웃음의 미소를 띤 채.
슬쩍, 슬쩍. 가벼운 발걸음으로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통하여.
자신을 공격해오는 두 사람의 공격을 받아 흘리고 있었다.
"큭... 이 변태년...!"
그런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분한 목소리를 내며 더욱 공격의 속도를 높이는 두 사람.
하지만 리오메스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아니 오히려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런 매도를 들을 때마다 흥분해서 발기해버릴 것만 같아요. 아, 저에게는 없지만요. 대신 해주실래요. 강사님?"
예상하지 못한 방향에서 자신을 향한 정신공격이 날아온다.
클레온은 그런 그녀의 말을 적당히 무시하며 자신도 슬슬 눈앞의 집행과를 처리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공격할 때 눈에 띄는 틈을 보이기에, 그것이 무언가의 함정이라 생각하였지만.
아무래도 본인들도 눈치채지 못한 일종의 악습인듯했다.
이야기가 그렇다면 클레온은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먼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쌍검을 사용하는 남학생이 첫 표적이다.
한쪽 손에는 장검, 한쪽 손에는 단검을 들고 나름 자신의 틈이나 시야 바깥을 노리는 것은 평가해 줄 만하지만.
그런데도, 공격의 궤도가 너무나도 정직하다.
차라리 그렇다면 장검과 방패를 드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다음 순간, 클레온의 검이 순식간에 검집으로 돌아가면.
공회전하는 마력이 검집 내부에서 추진력을 만들어내며.
그대로 눈에도 잡히지 않을 속도로 뽑혀 나온다.
콰직!
들려온 것은 도저히 검과 검이 충돌하는 듯한 소리가 아니었다.
달걀이 바위에 부딪혔을 때 깨져 나가면서 나는 소리.
그것이 들려온 것은 집행과가 들고 있던 두 검이었다.
"뭐...야? 어떻게, 인첸트 된 무기가 그런 낡은 검에…."
그 일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앞에 클레온을 두고서도 자신의 검을 내려다보는 그에게.
다음으로 이어진 것은 복부를 꿰뚫는 듯 자비 없이 날아드는 돌려차기였다.
"커헉…!"
뱃속에 담아두었던 위액을 토해내며, 뒤쪽으로 날아가 버리는 그를 보자.
그의 뒤에서 그를 지원하든 다른 학생이 클레온을 덮친다.
그녀가 사용하는 것은 사복검.
쌍검보다도 더욱 기교가 요구되는 물건이지만, 오히려 이쪽은 그 궤도를 읽히지 않으려 하기에.
공격과 공격 사이에서 틈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앞에서 쌍검사의 학생이 그녀의 틈을 메꿔주지 않는다면.
혼자인 그녀로는 도저히 클레온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결국, 그녀의 검은 공중에서 붉게 달구어진 화염의 사슬에 의해 고정되어 붙잡힌다.
"블레이징 체인."
미리 준비를 끝내 두었던 구속계열의 마법이 사복검을 완전히 붙잡더니 이윽고 그 약한 틈새를 파고든다.
끼기긱하는 소리를 내며 조금씩 녹아가는 검을 보면, 여학생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어간다.
"어, 어째서."
다음 순간, 클레온의 검집이 무자비하게 휘둘러지면, 그녀의 턱주가리를 후려쳤다.
비명을 내지를 새도 없이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집행과의 여학생.
"허무하군. 전혀 상대가 안 되잖아."
클레온은 솔직한 감상을 내뱉으며 쓰러진 이들을 내려다보는 것이었다.
"홍합(??). 조개(??). 전복(??). 고추(高?)."
옆에서 화려한 손놀림으로 자신이 맡은 학생들의 급소를 찔러대는 리오메스를 슬쩍 돌아본다.
한번 찌를 때마다 바늘같이 침투한 마력이 그곳에 상처를 내고.
그 틈으로 침투한 리오메스의 마력이 그대로 상대방의 몸 안을 흔들어 놓는다.
몸을 제대로 겨누지 못하게 되고, 머리는 멍해지면서.
동시에 몸 전체에 흥분물질이 분비되며 고양감과 동시에 제어할 수 없는 쾌감이 들이닥친다.
"기분 좋게 가버리시길."
두 사람에게 동시에 손을 뗀 리오메스가 그렇게 말하며 속삭이자.
여학생과 남학생은 동시에 몸을 부르르 떨며, 그 자리에 쓰러지는 것이었다.
슬쩍 바라보면, 코에서 코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게 감도 3,000배인가…."
"관심이 있으신가요? 제가 당해드릴 수는 있는데."
"아, 아니. 사양하지."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소름 돋는 감각에 클레온이 고개를 젓자, 리오메스는 아쉽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집행과의 수석은?"
"티나의 말로는 도망쳤다고 하더군. 데미우르고스의 수색은 불가능하단 걸로 보고하면 되겠지. 별로 그들의 명령을 따라줄 의무 따윈 없으니까."
클레온은 노음 부인의 태도나 노림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솔직히 그런 물건의 수색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집행과를 여기서 끝장내는 것.
지금까지 골치 아픈 일을 벌여오던 차석과는 방금, 리오메스와 클레온의 손에 의해 마무리되었다.
"그럼 다음은, 제어장치를 통해 미궁을 닫고 여기서 나가는 것이군요."
"그래."
두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심장부에 있던 제어장치로 향했다.
기계의 조작은 특기가 아니었지만 붙잡혀있던 수석파의 학생 중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대충 답이 나오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그쪽으로 몸을 돌려 다가가려는 찰나
"선배!!!"
갑작스러운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하늘에서 무언가가 커다란 충격과 함께 떨어졌다.
클레온은 그 비명과 등 뒤에서 느껴진 살기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굴리지 않았다면.
눈앞에 떨어진 저 거대한 대검에 의해 몸이 꿰뚫려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식은땀을 흘리고, 자신을 공격한 대상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검은 머리 검은 눈. 그리고 흰 피부.
전신에 검은 갑주를 입고, 붉은 망토를 걸친 검사.
눈에는 증오와 광기가 깃들어 있고, 벌려진 입에서는 한기를 띈 차가운 숨이 뿜어져 나왔다.
마검에 나 있는 무수한 눈이 일제히 자신을 바라본다고 느끼면 저절로 몸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굳어버린다.
클레온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저것이 누구인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자신들과 같은 혈족이자, 최강의 흑마의 일족이었던 사나이.
자신이 태어나기 전, 제국을 멸망으로 이끈 최악의 황제
용사 레시아가 퇴치한 세계의 적.
`마검 황제`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흑마의 일족으로서의 외관. 희귀한 오르하르콘으로 만들어진 검은 갑주.
전설의 마검 `판도라`를 손에 쥐고, 전 세계에 절망을 퍼트린 남자.
하지만, 그것이 `본인`이나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은, 클레온이라고 하더라도 알 수 있었다.
"어머 어머…. 강사님이 두 분…. 이건, 아무리 저라도 구멍이 부족하겠는걸요."
리오메스 역시 드물게 식은땀을 흘리며 자세를 취한다.
그녀가 말한 것은 절대로 실수가 아니었다.
`마검황제`의 얼굴은 클레온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 인상착의는 모두 왕국의 영웅담 속에 전해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얼굴만큼은 클레온과 쏙 빼닮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감각에 휩싸인다.
"웃을 수 없는 농담이군…."
하지만, 그것이 진짜 마검황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 몸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마력, 그리고 자신들에게 원초적인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살기를 내뿜는 괴물과도 같은 존재.
그 살기에 닿아 전의가 꺾여 나가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공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인간이야말로 세상과 역사는 `용사`라고 부르는 것이니까.
"큭…! 여러분!"
숨어있던 곳에서 튀어나오려고 하는 티나에게, 클레온이 `오지 마!`라고 외치면서 검을 잡는다.
구속되어있던 수석파의 학생들은 모두 겁에 질린 채 몸을 웅크리고 떨고 있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이 가짜를 상대로 어떻게든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클레온과 리오메스 뿐이었다.
티나가 움직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까이 오면 목숨이 위험해질 뿐이었다.
더군다나
스파크를 튀기며 눈앞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는 제어장치.
조금 전의 기습을 클레온이 피한 결과, 가짜 판도라가 그것을 박살 내고 만 것이었다.
"...낭패로군. 미궁을 철거할 수단이…."
클레온은 혀를 찬다.
퇴각할 수단이라면 가지고 있다.
바깥과의 통신은 단절되지만, 차원의 문을 잠깐 여는 것이라면 그녀에게서 받아온 스크롤로 충분하다.
다만. 일방통행이며, 많은 인간을 한 번에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
모두에게 한 장씩 지급되어 있지만, 이것을 통해 바깥으로 나간다는 것은 재진입할 때는 어디로 들어오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티나! 내 가방에 바깥으로 갈 수 있는 스크롤이 있다! 그걸 통해서 빠져나가!"
클레온이 그렇게 외치는 다음 순간, 마검황제의 검이 클레온을 향해 휘둘러져 왔다.
서걱! 하고 공기를 절단하는 무거운 소리와 함께 마력을 머금은 참격이 클레온을 덮친다.
어떻게든 스승의 검을 이용하여 그것을 막으려 하지만
"크, 윽…!"
이 검의 무게는,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팔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며, 전신을 무거운 마력이 짓누른다.
"빌…. 어…. 먹을…."
"하앗!"
어떻게든 클레온이 그 공격을 밀쳐 내려고 할 때.
옆에서 들려오는 기합음과 함께 마검황제의 몸을 강타하는 리오메스의 장권.
지금까지의 공격수단이었던 음양의 마력을 통한 신체의 제어를 포기한.
그녀답지 않은, 전투에 특화된 스타일의 공격방식이었다.
다만.
그 두꺼운 갑옷에 의해 마력이 제대로 침투하지 못하고.
마검황제를 살짝 밀어내는 데에서 효력이 멈추고 만다.
"리오메스! 떨어져!"
클레온의 외침에 리오메스는 분한 얼굴을 하며 뒤로 물러서고.
그와 동시에 클레온은 남은 마력을 쥐어짜네 붉은 화염구를 띄운다.
그리고 그곳에서 뻗어져 나오는 화염의 가시.
근력만으로 어떻게 되지 않는다면, 마력의 힘을 더하는 것이었다.
가시가 대검 판도라를 감싸 끌어올리면 조금이지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틈이 생긴다.
클레온은 그사이에 검을 크게 휘둘러 올리며, 뒤로 몸을 빼는 것으로 그 공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젠장,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후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바깥으로 나가서 신호 마법을 보내도록 하죠."
"...큭..."
클레온이 리오메스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자, 리오메스는 가슴골에 끼워두었던 스크롤을 꺼내 곧장 찢어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뭐...? 라일라의 스크롤이 불발? 그럴 일은"
"미궁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느 정도 제 제어하에 놓입니다."
두 사람의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
마검황제의 뒤쪽 막혀있던 벽이 스스로 열리면서 누군가가 걸어 나온다.
그리고, 리오메스도 클레온도 그 걸어 나온 누군가의 정체에 눈을 크게 뜨는 것이었다.
"바깥으로 도망치려 하더라도 소용없습니다. 여러분들과 같은 이레귤러의 방해꾼들을 제거하고, 데미우르고스를 탈환하는 것이 스승님들로부터 주어진 저의 사명이니까요."
예의 바르면서도, 기품있는 목소리.
허리에 걸쳐진 검은,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그의 진검이었다.
"레일...!?"
마검황제를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며 그들의 앞에 적으로서 모습을 드러낸 장본인은.
검술과의 차석이자, 아루루를 보조하는 시종의 가문의 차기 당주.
레일 글리오폰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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