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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104화 (104/506)

〈 104화 〉 파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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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나타난, 자신을 동지라고 부르는 악마의 외견을 가진 여성에게 전이 당한 레일이 비틀거리면서 몸을 일으킨 곳은 아이온의 탑, 그 지하에 위치한 아카데미의 보물고라고 할 수 있는 뷔토스의 창고였다.

전이되는 정확한 좌표가 지정되어 있지 않아, 거대한 창고의 공중에서 자유 낙하한 레일은 전신의 타박상과 골절 등을 느끼며 처참한 몰골로 땅바닥을 굴렀다.

몸의 전면부에 입은 화상의 고통과 몸을 안에서부터 불태워진 듯한 느낌에 목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침과 함께 넘어 삼키며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보면.

그 여자가 어째서 자신을 이곳으로 보냈는지, 레일은 그 이유를 바로 깨달았다.

주변에는 이미 한차례, 격렬한­ 아니, 어쩌면 일방적인 전투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뷔토스의 창고 내부를 지키는 경비들이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무념한 주검이 되어 주변에 쓰러져 있었다.

몸에 난 상처는 모두 하나, 심장이나 머리를 꿰뚫린 관통상.

상처에 남아있는 흑마력의 흔적이, 그 범인이 누구인지를 손쉽게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붉은 머리의 여악마. 마검사 클레온의 검을 막아낼 정도의 실력자.

물론, 클레온 본인도 자신의 마검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본래의 실력이 대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뷔토스의 창고는 위험한 물건을 필요 이상으로 쌓아두고 있는 위험한 장소이기에, 그곳을 지키는 경비들 또한 그 위치에 맞는 실력을 갖춘 이들이다.

시간상으로 보자면, 먼저 이곳에 들려 경비들을 학살한 뒤에 자신을 구하러 왔다는 것이겠지.

지친 기색도 없었고, 상처를 입은 느낌도 없었다.

어떤 수를 사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악마가 자신들이 사는 이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에 레일은 묘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스승인 검은 교전과 아는 사이였던 것일까.

하지만 자신이 그녀에게 구원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 그곳에 계속 있었더라면 자신은 틀림없이 쿠온에게 살해당했으리라.

너덜너덜해진 몸을 이끌고, 자신을 부르는 느낌에 이끌리듯 레일은 천천히 창고의 안을 걸어간다.

주변에 보이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강력하고 위험한 물건들의 향연.

이차원으로부터 형언할 수 없는 혼돈의 화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붉은 보석.

사용하는 것만으로 어떠한 `잠긴 것`도 열어버린다는 돌 열쇠.

허나, 현대인들의 지식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수많은 물건들 중에서도 한 줌 뿐.

그리고 그런 불가사의한 물건 중에서도 가장 위에 서는 것이 `신조고우(??古?) 엔키두`.

명실상부한 뷔토스의 창고 내부에서 가장 귀중한 물건이면서, 고대인들의 기술과 역사를 파헤치는 데 가장 커다란 역할을 했던 이 강철의 골렘은.

어느 지역에서 기능을 정지시킨 채 토템처럼 사용되며 `신`으로 떠받들어지고 있던 것을 아카데미가 회수한 물건이다.

이 골렘이 가지고 있던 저장장치의 안에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현대인들의 고대 기술에 대한 이해는 순식간에 100년의 세월을 진보했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더라도 이 골렘을 재생시켜, 다시 기능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어.

이제는 뷔토스의 창고의 안에 세워 둔 채, 마치 창고의 또 다른 파수꾼처럼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엔키두는 불완전했다.

한쪽 팔이 어깨에서부터 떨어져 나가, 그곳으로부터 복잡한 내부 프레임이 전부 보이는 것이었다.

레일은 자신의 기계로 대체된 팔을 잡는다.

"... ..."

데미우르고스의 정신 개찬으로, 다른 이들은 이 팔이 한쪽 없는 편완의 골렘에 대해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못하겠지만.

지금 레일이 달고 있는 의수야말로, 이 엔키두의 팔이다.

[레일... 결국 실패했는가...]

그리고 엔키두의 안쪽에서 들려오는 저주와 증오 어린 목소리.

물리적인 고막을 통과하는 것이 아닌, 정신에 직접 울리는 목소리는 그 주인이 느끼고 있는 고통을 그대로 레일의 머릿속에 때려 박는다.

레일은 머리를 붙잡으며 몸을 비틀거리지만 보이지 않는 엔키두의 안쪽에 있는 그 존재는 그런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야기를 계속한다.

[엔키두의 팔을 주고, 나의 분신을 소모하여 시간을 끌어주었는데도 실패하다니…. 내가 네 녀석의 이용가치를 과대평가한 것 같군….]

"들어주십시오, 스승이시여. 그 여자, 쿠온이야말로 저희의 대적자였습니다. 그녀가 별의 의지의 꼭두각시가 되어 저희를 방해할 것입니다."

레일의 변명에, 엔키두의 안의 목소리의 주인. 즉, 레일의 스승인 `검은 교전`의 원래의 영혼은 자신이 깃든 육체를 움직이지 않고 마력의 압력을 이용하여 레일을 짓누른다.

[무능한 놈... 엔키두의 힘을 모두 사용하면 천사 따위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네가 가진 두려움 때문에 계획을 모두 망치고 소중한 인자를 잃을 뻔했다.]

검은 교전의 말에 레일은 입술을 깨문다.

엔키두의 팔에 깃든 힘은 신성마력의 대극점에 있는 이차원의 오염의 힘.

다만, 힘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레일의 몸은 엔키두의 오염에 침식되어 형용할 수 없는 이차원의 틈에 존재할 것만 같은 괴물로 변해갈 것이다.

레일은 그 점을 두려워하여 의수의 힘을 억제한 나머지, 천사 화한 쿠온에게 일방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공격당한 것이었다.

[어차피 `아루루 트로메이아`는 너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 네가 알고 있는 그녀는 네가 죽인 것이나 다름없지. 그게 바로 네가 원하던 일이다. 모든 것을 바치기로 한 네가 누구에게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보인다고 하는 것이냐.]

마력압을 풀지 않은 채 어리석고 무능하며 절망한 제자를 책망하는 스승.

[이제 계획은 대대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데미우르고스의 완전한 강림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베아트릭스를 잡아, 그녀를 죽이면­"

[네게는 무리다. 이제 너에게는 기대하지 않겠다.]

스승의 목소리는 레일에게 있어서 사형선고와도 같았다. 그에게 있어서 필요 없어진 물건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있는 레일로서는 그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잠, 깐...!"

다음 순간, 엔키두의 잘려나간 어깨에서부터, 강철과 마석의 합금으로 이루어진 와이어가 뻗어와 레일의 상처 입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을 휘감았다.

[긴 세월을 걸친 일의 결과가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다. 이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손으로, 거짓된 세계의 끝을 맺는다는 비극의 완성은 다른 방식으로 이루도록 하지.]

와이어는 레일의 피부를 꿰뚫고, 신경을 잠식해가며 레일의 의식을 앗아간다.

고통의 비명을 내지르는 것도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는 그의 몸은 엔키두와 그 스승의 의지로 인해 강제적으로 들어 올려진다.

엔키두의 전면부가 개방되면, 그 안에는 수많은 기계장치의 틈 사이로 인간 하나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것이 `골렘`이나 `오토마타`등이 아니라, 안에 인간을 수납하여 사용되는 기게 장치의 갑옷이었다고, 레일은 사라져 가는 의식 속에서 또 하나의 가르침을 받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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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현재 아카데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의 전말입니다."

뷔토스의 창고가 있는 곳과 같은 건물. 즉 아이온의 탑의 상부에서는 이오나와 라일라가 수석들을 불러모아 있었던 일을 가감 없이 전부 이야기했다.

검은 교전, 데미우르고스, 정신의 개찬.

어느 하나라도 쉽사리 믿을 수 없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대부분의 수석들은 얼굴을 찌푸리지만, 검은 교전의 경우에는 `정치학과`의 수석이, 그리고 데미우르고스에 관해서는 `신성학과`의 수석이 각자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다.

"검은 교전이... 선대의 겁주기가 아니었단 이야기로군."

정치학과의 수석은 턱에 손을 올린 채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한 눈치였다.

"선대? 정치학과와 검은 교전이 무언가 연관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다지 떠벌릴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아카데미의 초창기, 정치학과는 원로회와 검은 교전, 두 조직 중 어느 쪽에 붙을지를 저울질했다고 한다. 권위주의의 결정체였던 꽉 막혔지만, 정통성 있는 원로회. 그리고 자신들의 정체를 밝히지 않지만 고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검은 교전. 이후의 그들이 상상 이상으로 위험한 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 정치학과는 원로회와 합심하여 그들을 어딘가에 봉인했다고만 들었다."

라일라의 질문에 대답한 그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한 후에 이어서 이야기한다.

"정치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 그 힘이 누구에게,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집단은 크게 변화한다. 그렇기에 잘잘못을 꿰뚫어 보고 손을 잡을 이를 골라내야 한다는 뜻의 우화 정도로만 생각했다만…."

"아마, 진짜로 있었던 일인거겠지."

정치학과의 수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는 신성학과의 쪽을 돌아본다.

"데미우르고스는 이전 노움 부인이 `알기만 해도 금기`라고 겁주던 것이로군. 무언가 알고 있는 건가?"

"아뇨. 데미우르고스라는 것 자체는 이전에 들은 이야기가 마지막입니다. 다만, 라일라양이 설명에 의하면 `대악마`라는 존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걸려서... 일주일 전쯤 부터, 계시와 환영을 보았습니다. 아카데미의 가운데에 나타난 거대한 악마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땅을 가르고 하늘을 불태우는 환영을..."

그 말에 다른 수석들 역시 술렁거림을 멈추지 못한다.

신성학과의 수석인 그녀는 성자의 가호 교단 소속이 아니었기에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은 성직자였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과 신성 마력으로 보면, 고위 성직자 이상의 능력자인 것을 이곳에 있는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본 계시라고 한다면 신앙심이 없는 이들이라도 저절로 그녀가 본 환상에 대해 믿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다.

"어째서 그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겁니까?"

마도구학과의 수석이 이야기하자, 그녀는 살짝 어두운 얼굴이 되며 고개를 저었다.

"계시와 환영이라는 것은 경고입니다. 예언이 아니지요. 지금 저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커다란 문제는 `집행과`였고, 그들을 잡아들인다면 이 계시도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괜한 불안감을 조정할 필요도 없겠지. 그녀를 너무 책망할 필요는 없다."

정치학과의 수석이 그녀를 비호하고, 다른 이들이 침묵한다.

하나같이 어두운 얼굴이었다.

"...라일라 플레임워치. 나는 네가 한 이야기를 믿겠다. 실제로, 증거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으니."

"...의외인걸. 네가 내 편을 들어주다니."

정치학과의 수석이 이야기하자, 라일라는 조금 놀란 듯 대답한다.

수석은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대답하는 것이었다.

"인간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정치 따위는 할 수 없다. 설령 네가 망상과도 같은 것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군. 거기에, 그녀가 본 계시나 환영이 네가 말한 대악마의 강림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설령 기우라고 하더라도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게 위에 서는 인간이 해야 할 일이다."

"저도 라일라양의 말을 믿습니다. 집행과의 위협이 사라져 가는데도 계시가 약해지지 않은 것의 이유를 알것 같으니까요."

정치학과에 이어 신성학과의 학생이 이야기하자 거기에 새롭게 불만을 표하는 이는 없었다.

"...교사진들에게도 이야기를 전달할 필요가 있겠군. 교내의 문제라면 학생들에게 맡긴다는 것이 그들의 방침이지만 이렇게까지 일이 커지게 된다면 그들도 움직일 수밖에 없겠지."

"노움 부인은 어디에서 무엇을? 평소 같으면 부르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알아내서 오는 인물인데…."

라일라가 그렇게 질문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은 듯했다.

다음 순간, 회의실의 문이 열리며 뷔토스의 창고의 경비를 맡는 이들 중 하나가 뛰어들어왔다.

"이, 이봐! 뷔토스의 창고가 누군가에게 습격당했다! 경비를 교대하려는데 안쪽에서 아무런 인기척도 안 나서... 들어가 보니까 경비들과 노움 부인이...!"

순식간에 회의실 전체로 퍼져나가는 동요.

그중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한 채 이야기 하는 것은 라일라였다.

"없어진 물건은? 뷔토스의 창고가 습격받았다고 한다면 반드시 없어진 물건이 있을 텐데."

"그, 그게... 나는 안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그 커다란 검은 골렘 같은 녀석이 없어져 있었다는 것만..."

"...엔키두..."

눈을 크게 뜬 이오나의 말에 라일라는 고개를 끄덕인다.

"흔적은?"

"모르겠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 이동한 흔적도 없고..."

정치학 수석의 질문에 대답한 경비의 말에 이오나는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했다.

"아마 차원의 틈을 열어 그사이를 통과해 이동했을 겁니다. 물리적인 흔적은 남지 않을 거예요. 라일라, 저와 함께 가서 마력시로 흔적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응. 그러면­"

이오나의 말을 긍정하며, 라일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른 수석들 역시 따라서 일어선다.

"창고로 가는 건…. 나랑 이오나. 그리고 당신. 이렇게 셋. 나머지는 학생들의 대피나 교사들에게 연락을."

라일라가 가리킨 것은 신성학과의 수석이었다.

"서둘러야 합니다. 엔키두가 본격적으로 기동하면... 겉잡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거에요."

"...이오나, 너 뭔가 알고 있는 거야?"

"조금은요. 이동하면서 설명하겠습니다.

002

아루루 트로메이아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자신도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는 채 길을 나아가고 있었다.

가슴의 두근거림과 함께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강해진 것은 어제부터.

하루 정도는 그저 이런 날도 있는 것이지 하고 버텨보았지만….

조금씩 커지는 고통과도 같은 고독에 앓는 소리를 내며 잠을 설친 후.

수업에도 나가지 않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는 것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이틀 전 자신에게 이야기 무언가를 물어보았던 레오나의 말.

어김없이 검의 꿈을 꾸었지만, 이번에는 그 검이 있는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이전에는 검은 공간 안에 있던 그것은, 지금은 누군가의 방 안에서 손잡이 밖에 남지 않은 채 조금씩 재생해 나가고 있던 것이었다.

"학생 여러분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피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십시오."

길거리에는 어째선지 학생들에게 피난연습 같은 일을 행하고 있는 강사들과 수/차석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지만.

정신이 완전히 다른 곳에 가 있는 아루루에게는 그런 것에 신경을 쓸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빨리, 이 터질 것만 같은 가슴의 두근거림을 잠재우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샌가, 교내의 저택가에 발을 디딘 자신을 발견하고는.

특정한 건물에서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사념의 물결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갈수록 아파져 오는 머리를 붙잡은 채 드디어 발을 멈춘 곳은, 아루루 본인도 알고 있는 장소였다.

마법학과의 수석인 라일라 플레임워치의 저택.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3대학과의 일원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수석이라는 높은 지위의 인물.

`어...?`

하지만 거기서, 아루루는 무언가 위화감과 같은 것을 깨닫는다.

자신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곳이 라일라의 저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일까?

멈추지 않는 이명, 그리고 자신의 기억에 대한 불신감.

결국, 비틀거리면서 그 자리에 쓰러지기 직전, 그녀의 몸을 잡는 손길이 있었다.

힘겹게 고개를 들어 상대를 바라보면 그곳에는.

검은 머리의 청년이 놀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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