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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124화 (124/506)

〈 124화 〉 레티오스 ­커뮤장애 뇌룡­ (1)

* * *

000

레티오스의 입에서 튀어나온 부탁은 클레온의 상상을 조금 빗나가는 것이었다.

그녀의 뿔을 상처입힌 이유는, 용에게 있어서 뿔이 또 하나의 심장과도 같은 부분이라고 루티에게서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부분을 타인에게, 스스로 부러뜨려달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심장을 찌르라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잊고 있었지만.

"...일단은, 너와 나는 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엣... 어째서..."

클레온은 낮의 루티와 레티오스의 싸움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하자, 레티오스는 살짝 충격받은 얼굴이 되어 대답한다.

"아니, 그거야... 너는 나를 데려가서 용족의 종마로 쓸 예정이었던 거잖아. 미안하지만,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건 불가능해."

레티오스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우리와 자손을 남긴다는 것은…. 세계의 균형과 존속을 유지하기 위한 영광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래도 싫다는 건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보다도 찾아야 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 게 더 중요해. 나는 용사가 아니니까."

레티오스는 클레온의 대답에 또다시 입을 다물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어색한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흐르면, 레티오스는 이내 시무룩한 얼굴이 되어 고개를 떨어트렸다.

"그런가…. 알겠다. 우리에겐 네가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상호 간의 이해와 납득은 불가능할 것 같군…."

힘없이 대답하는 그 모습은 낮의 기품있고 오만한 귀족과도 같으면서도, 짐승과도 같은 난폭함을 갖춘 그때와는 전혀 다른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어딘가, 클레온을 두려워하는 기색이 보이기도 했다.

`설마, 뿔을 상처 입어서…?`

"...그럼. 이제 돌려보내 줄 건가?"

"기, 기다려다오. 아까도 말했지만, 이 뿔을 완전히 부러뜨려 줬으면 한다…."

자신을 저택으로 돌려보내 주길 원하는 클레온이었지만, 레티오스는 여전히 그에게 같은 부탁을 반복해왔다.

"용의 뿔에 난 상처는, 그냥 두면 곪아서 뿔 자체가 썩어버린다…. 그렇게 되면 뿔은 다시 자라나지 않아."

"...그래서?"

레티오스는 조금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우물쭈물한 채 이어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끌을 사용해 상처가 난 부분부터 위를 완전히 도려내서, 새로운 뿔이 자라나도록 해야 하는 거다."

"그 정도로 뿔을 중요시 여기는 건가…. 하지만, 그 정도라면 너도 할 수 있지 않나?"

그거야말로, 거울을 보면서 뿔을 잘라내면 되는 것이다.

"그, 그건..."

"합당한 이유가 없으면 날 돌려보내 줘야 할 거야."

상대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저자세로 나온다면, 이쪽이 강하게 나가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판단한 클레온이 레티오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자, 레티오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얼굴이 새파래진다.

"하, 합당한 이유는 있다."

"그래. 들어볼까?"

".................... 무서우니까."

개미의 수만 배의 크기에 달하는 본래의 모습을 가지는 드래곤이, 개미와도 같이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무, 무섭다는 거다. 자신의 뿔을 끌로 자르는 것이…. 혹시라도 잘못되면 안 되니까…. 그,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아프니까…. 다."

"잠깐 잠깐."

"우리들의 뿔은 신경과 이어져 있어서, 그냥 만지는 정도라면 상관없지만 강한 충격을 가하면 신경을 타고 엄청난 충격이 흐른다…. 아주…. 아프다."

마치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이유를 천천히 말하는 레티오스였지만, 클레온은 그 이야기를 모두 듣고 멍한 표정이 되었다.

무섭다. 아프다. 이런 것은 정말로 원초적인 이유여서. 물론 인간도 이 두 가지를 싫어하지만.

설마, 드래곤에게도 그러한 감정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아니.`

클레온의 머릿속에 루티의 모습이 떠올랐다.

평소에 보이는 활발하고 바보 같은 모습이 워낙 인상에 깊어서지만, 그녀 역시 본질은 용종. 인간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생명체.

허나 그녀 역시 새끼발가락을 벽장에 찌이면 아파하고, 어두운 곳에 혼자 있는 것을 무서워한다.

레티오스도 루티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용으로서의 프라이드를 전면으로 내세운 태도에 그런 것들을 신경 쓸 여유를 클레온과 루티에게 주지 않았을 뿐.

어쩌면. 용들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인간다운 종족일지도 모른다.

초월자로서의 힘을 가지고,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지만.

"한 가지만 더... 루티에게 어째서 그렇게 쌀쌀맞은 태도를 보인 거지?"

"...쌀쌀맞게 굴어?"

레티오스는 클레온의 말에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동족에게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고. 나도 그녀와 다시 함께 지내고 싶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너를 데리고 우리에게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기 위해 찾아간 거다. 그러니까 최대한 너와 함께 있던 인간에게는 손을 대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이미 인간들에게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건, 너와 우리 동족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 어리석은 동생이라고 부른 건?"

"그 애는 정말로 머리가 나쁘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세계에 관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보다는 마법을 사용해서 강제적으로 머릿속에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을 썼지. 하지만 한 가지 일에 몰두하게 되면 그 밖의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된다. 그건, 용으로서는 치명적인 약점이야. 그러므로 그 애는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

레티오스의 차분한 대답을 전부 들은 클레온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알겠다. 용에도 이런저런 타입이 있다는 것을.

루티오스가 말괄량이의 귀족 영애 같은 타입이라면.

이쪽은, 차분하면서도 기품있는. 그와 동시에 매우매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는….

`커뮤장애` 드래곤이라는 것이었다.

"그걸 전부 루티에게 처음부터 말했으면 싸움으로 번지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 애는 기본적으로 나의 이야기가 길어지면 화를 낸다."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루티의 성격상 레티오스가 늘 빙 돌려 말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바를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답답한 거겠지.

레티오스도 그걸 아니까, 루티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이려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오해를 낳고,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이 사단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여전히 풀죽은 상태인 레티오스를 바라보다 심호흡을 하고 손에 쥐고 있던 끌을 잡았다.

"...알았어. 그럼. 뿔을 부러트리는 걸 도와줄게."

"고, 고맙다. 그, 그리고 최대한 아프지 않게…. 부탁한다."

"그렇게 말하더라도, 신경이 연결된 뿔을 부러뜨리는 건데. 네 마법으로 어떻게 못 하나?"

"...그런 마법은 배워두지 않았어."

가장 강한 생명체인 드래곤에게 그런 마법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겠지.

클레온은 끌을 손에 쥔 채, 긴장에 침을 삼켰다.

자신의 앞에, 의자에 앉은 채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레티오스를 바라본다.

스스로에게 구속 마법을 걸어, 팔다리, 몸과 머리가 의자에 고정되어 움직이지 못하게 된 그녀의 모습은, 마치 고문실의 포로와도 같았다.

클레온의 그녀에 대한 적개심이 풀린 덕분인가. 낮보다도 자세하게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반쯤 떠진 눈에 보이는 붉은 색의 눈.

새하얀 피부에, 그와 같은 흰색의 긴 머리.

하지만, 얼굴의 조형은 역시 어딘가 루티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후우…. 하고 숨을 내쉰 뒤. 클레온은 끌과 망치를 손에 들어 끌의 날 끝을 레티오스의 뿔에 가져다 댔다.

"...그럼. 시작한다."

"부, 부탁한다..."

클레온의 망치가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려졌다가­

조심스럽게, 끌의 손잡이의 뒤쪽을 `콩`하고 내리쳤다.

"으기익...!?"

레티오스의 입에서 아까까지의 그녀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몸 전체가 구속되어 있지 않았다면 몸부림치고 있었겠지.

입을 꽉 문 채 고통을 견디려 하지만 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미안. 최대한 빨리 끝낼 테니까."

클레온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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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콩. 콩. 콩.

레티오스의 동굴 속에서, 망치질하는 소리가 멈추지 않고 울렸다.

클레온이 팔을 휘두를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상처를 난 부위에서부터 훌륭한 뿔의 중간 부분의 균열이 커져만 간다.

레티오스의 다리가, 팔이 그때마다 조금씩 떨리지만.

몸 전체를 묶고 있는 스스로에게 건 구속 마법이 그녀가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날뛰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녀는 최강의 생명력을 가진 존재. 드래곤.

어떤 고통이 엄습해 오더라도 `버틸 수 있고` `죽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역으로 독이 되어 이 지옥을 만들어낸다.

절대로 기절하지 못하고 정신을 유지한 채. 마취조차 들지 않는 몸으로 신경이 연결된 부위를 깎아내는 시술을 견뎌내야만 했다.

"구웃...! 큭, 깃.... 카앗...!"

처음 시술을 시작했을 때 그녀가 내던 목소리는 정말로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내는 뼈아픈 목소리였다.

눈물이 돌아 볼을 타고 흘렀고. 입을 제대로 다물 수 없어 턱으로 침이 흘러내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초연한 표정을 짓고 있던 레티오스의 가면은 완전히 부숴져서.

받아내는 고통에 일그러진 소녀의 얼굴이었다.

허나. 그것도 처음 뿔의 겉껍질을 한 바퀴 깎아냈을 때까지의 이야기였다.

그 안. 상대적으로 바깥보다는 부드러운 뿔의 기둥의 안으로 끌이 파고들어 오자, 그녀는 고통과는 다른 감촉을 느꼈다.

레티오스는 그 감각이 무엇인지 몰랐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수천 년의 시간.

감응자와 맺어지기 전까지는 발정기가 존재하지 않는 용들에게 있어서 `성욕`이라는 것은 무연한 일이었고, 그렇기에 스스로를 위로한 적도 없는.

이전의 라일라와 마찬가지로 숫처녀인 것은 물론, 쾌감조차 느껴본 적이 없는 무구한 존재였다.

설마. 드래곤의 뿔이 한 꺼풀 벗겨낸 순간.

그곳에 가해지는 충격 전부를 성적 쾌락으로 바꾸어버리는 극도로 민감한 `성감대`였다니.

게다가 드래곤의 뇌에서 분비되는 뇌내 물질은, 본래라면 그곳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느껴야만 하는 고통 전부를 지워내고.

그걸 대신하여, 성적인 쾌락.

즉, `기분 좋은 폭력`으로 바꾸어버린다.

"옷...♡ 응...♡ 쿠읏...♡ 히익...♡"

고통의 비명은 어느샌가 신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몸이 흔들리는 이유는 이제 더는 아픔 때문이 아니었다.

클레온이 한 번 망치를 휘두를 때마다, 몸 전체를 뒤흔드는 쾌락으로 `절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티오스 본인이 눈치챘는지는 모르지만, 입고 있던 의복의 하반신은 이미 질질 흘러나오는 애액과 조수에 의해 흥건히 젖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클레온은 처음에는 그 모습을 보고 당황했지만.

어쨌든,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입술을 꽉 물고.

최대한 그녀의 아래쪽을 보지 않도록 조심하며, 오직 뿔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하앗...♡ 앗...♡ 헤윽... 킈잇...♡"

입을 열 때마다 마치 짐승의 교미 중에 나는 것만 같은 추잡한 목소리를 올리는 그 모습은, 더는 생명체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드래곤이라고 부르기 힘든 추태였다.

눈은 반쯤 까 뒤집힌 채,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가끔 소리를 낼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쾌락이 몸을 덮치면 입을 꽉 물고, 어쩔 수 없이 벌려진 틈에서 거품이 흘러나와 턱주가리로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때마다 조금씩 경련을 일으키며, 또다시 피할 수 없는 절정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의 뿔은 확실하게. 조금씩이지만, 상처가 난 부위부터 잘려 나가고 있으며.

이 영원한 지옥과도 같은 상황도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라는 점이었다.

클레온이 한 가지 걱정하는 것은, 이 드래곤이 결국 참지 못하고 구속 마법을 해제해서 날뛰지 않을까 하는 점뿐이었다.

거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녀가 계속해서 절정하며 신음을 올릴 때마다.

그녀의 몸에서 풍겨져 오는, 드래곤의 페로몬.

자신의 주변에 존재하는 `감응자` 즉, `짝`으로 인정한 인간 남성이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족쇄.

클레온 본인은 루티가 한 말에 따라 자신이 감응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데도 레티오스가 내뿜는 그것은 클레온의 페니스를 조금씩 임전 상태로 만들어.

이제는 바지 안이 갑갑하게 느껴질 정도로 커다래진 상태였다.

쌍둥이에게서 미약을 먹여졌을 때보다도 더한 성적충동이 클레온의 몸을 서서히 지배하려 들고 있었다.

`빨리 끝내지 않으면….`

클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망치를 움직이는 속도를 조금씩 빠르게 한다.

콩콩콩콩. 하고 리듬감 있게 망치 소리가 울리면 다시 한번 레티오스가 몸부림쳤다.

"큿♡ 자, 잠깐...♡ 너, 무... 빨라...♡"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아. 금방 끝나니까."

"그, 그런...♡"

클레온이 약간의 죄책감을 품은 채 망치질을 계속하다 보면, 끌이 어딘가에서 `턱`하고 막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의 깎여나간 뿔의 중심 부분이었다.

"...여기가 가장 단단한 건가?"

시험 삼아 끌을 조금 두드려 보지만, 끌로는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클레온은 잠시 레티오스를 바라보다가 끌과 망치를 침대 위에 던져 올렸다.

"레티오스. 이걸로 마지막이니까."

"에...? 자, 잠깐. 설마. 클, 레온...?"

클레온이 손을 뻗어, 자신이 깎아낸 절단 부위의 위쪽을 꽈악 잡았다.

"흐기익!?!!?"

그 감촉에 오싹한 감촉을 받은 것인지 레티오스는 이제 완전히 무너진 프라이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꼴사나운 비명을 올렸다.

클레온은 자신의 팔에 마력을 돌려 근력을 강화하고.

그녀의 구속으로 자신이 뿔을 붙잡고 움직이더라도 그녀의 머리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한차례 확인한다.

그리고­

강한 악력과 함께, 그녀의 뿔을 비틀어 꺾어내기 위해 팔에 힘을 주었다.

"아아아아아!!? 큿♡ 그웃♡ 안 돼, 이, 거... 머리가, 망가져... 버려..."

레티오스가 비명을 내지르지만, 끌로는 도저히 파괴되지 않는 뿔의 중심 부분을 부수기 위해서는 손으로 꺾어낸 뒤 그곳을 다듬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뿌드득...하는 소리가 조금씩 그녀의 뿔에서 들려온다.

이윽고­

빠직.

하고, 레티오스의 모든 것을 끝장내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눈을 크게 떴던 그녀는, 마지막으로 느낀 쾌감에 의해 고개를 추윽 늘어트린다.

조르륵... 하고, 그녀의 바짓가랑이에서 애액이나 조수와는 다른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이 보였다.

클레온은 `하아... 하아...` 거칠게 심호흡을 한 채, 자기 손에 들려있는. 부러진 뿔의 윗부분을 바라보았다.

길이는 약 13cm 정도. 검은 뿔의 뿌리는 기형적으로 비틀려 있었지만. 바깥 부분은 끌을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깎아낸 만큼 보기 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원래 붙어있던 레티오스의 쪽.

이쪽은 약 10cm 정도가 남아있었고, 마찬가지로 부러진 끝부분에는 뿔의 내부가 훤히 보이고 있었다.

"... ..."

어쩌면, 이라는 생각에 클레온이 회복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그녀의 뿔 가까이 손을 가져다 대고 마력을 돌리려 한 순간.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리며 레티오스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클레온의 몸에 달려들어.

그를 뒤쪽에 있는 침대에 누르며 위에서부터 덮쳐왔다.

"하아...♡ 하아...♡ 클레온...♡ 몸이, 이상하다... 아랫도리가…. 꾹...하고 무언가에 짓눌리는 것 같아서…. 이게, 발정...인가...♡"

"지, 진정해 레티오스! 참기 힘들다면 다른 방법을 알려줄 테니까... 읏...!?"

그런 클레온의 외침을, 레티오스는 억지로 얼굴을 들이밀어 그의 입술을 뺴았는 것으로 막아버렸다.

드래곤의 근력을 이용하여 입술이 강제적으로 열리면, 인간보다도 긴 혀가 클레온의 입 안으로 들어와 타액을 섞고, 서로 휘감긴다.

"하음, 츄르릇... 츕... 쥬...릇...♡"

자제 따위는 하지 않는 짐승 같은 입맞춤.

클레온은 그런 폭력적인 키스를 하는 레티오스를 밀어내려 하지만, 완전히 불이 붙은 드래곤의 몸은 멈추지 않았다.

몇 분에 걸친 키스가 끝나자, 레티오스는 조금 진정한 것인지 얼굴을 떼어내지만­

마력의 빛으로 빛나는 붉은 눈의 너머에는, 분홍색의 빛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매혹의 상태 이상...!?`

"...드래곤은, 자신의 뿔을 부러트린 존재에게 복종하고, 평생 그 존재를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클레온...♡"

"잠깐! 방금 건 네가 부러트려 달라고 한..."

클레온이 그렇게 항의하려 한 순간, 강력한 마력의 폭풍이 일어나며 그녀의 전신을 뒤덮고 있던 의복이 사라져 날아갔다.

등에서 거대한 날개가 돋아나고, 숨겨져 있던 꼬리가 드러난다.

몸 곳곳에 돋아난 아름다운 흰 비늘이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은 마치 조각품과 같이 완벽한 비율을 이루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근육질인 몸과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유방. 그리고, 잘록한 허리와 비교되는 넓적한 골반.

아까까지 쾌락으로 농락당하던 그녀의 음부는 여전히 애액의 실을 늘어트린 채.

클레온의 물건을 받아들일 준비를 완전히 끝마친 상태였다.

"클레온...♡ 부탁하마…. 하룻밤의 관계라도 좋아…. 나는, 나는. 그대를 원한다…."

애절한 목소리로 울먹거리며, 가라앉혀지지 않은 쾌락에 번민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클레온의 마음은 약해져만 갔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루티에 비해서 매력이 없는 존재인 건가...?"

"...큭, 레티오스...!"

그 목소리를 들은 클레온은, 레티오스를 밀어내려던 팔에서 힘을 빼낸다.

그것을 동의의 뜻으로 받아들인 것일까. 레티오스는 환희의 미소를 지으며 그의 몸에 걸쳐진 의복을 빠르게 벗겨내는 것이었다.

"...이번, 한 번만이야."

"그래, 약속하마... 용종의 명예를 걸고."

그렇게 말하며, 침대 위에 다시 기어오른 레티오스는, 또 한 번 클레온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나도, 동생처럼... '레티'라고 불러다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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