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화 〉 루베라 & 플라로우스 [한없이 어둠에 가까운 밤] (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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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음 결계랑 시야 차단 결계가 제대로 처져 있는 것 같슴다... 안쪽이 신경 쓰이는 검다...!"
세 사람이 천막의 안으로 들어가서 시간이 좀 지난 뒤, 그저 멍하니 타오르는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던 그레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천막의 입구에 걸쳐있는 커튼을 슬쩍 열어젖혀 그 틈 사이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 듯하지만.
소리도, 모습도 보이지 않고 검은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얌전히 있어."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여는 갈라테아. 클레온에게 부탁받은 대로 그레이와 아멜리아를 지켜보고는 있었다.
칼리번은, 인간의 모습으로 바꾸자마자 곧바로 땅바닥에 누워서 잠들어 버린 것이었다.
"저기..."
그리고, 한참을 조용히 있던 아멜리아는 갈라테아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갈라테아씨는, 클레온의 마검. 인 것이지요?"
"그래 맞아. 너도 봤잖아? 내가 그의 앞에서 이 모습으로 바뀌는걸. 어딜 어떻게 보더라도 평범한 마검이지. 안 그래? 바리사다."
"그, 그러려나... 나는 갈라테아말고 다른 마검을 본 적이 없으니까."
바리사다는 잘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런 것을 물어보냐는 듯이 따분한 표정을 짓는 갈라테아에게, 아멜리아는 우물쭈물하면서도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성령의 가호를 받은 성전사로써 흑마력에 저항하기 위한 능력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악마, 마검, 흑마법과 같은 것에 가까이 접하게 되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낍니다."
"엣..."
아멜리아의 말에, 옆에 조용히 있던 바리사다가 충격을 받은 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아, 무, 물론! 리사는 괜찮아요! 익숙해졌으니까요!"
"그럼 처음에는 싫었다는 거야…?"
"그, 그런 게 아니라~"
리사가 눈물을 글썽이고, 아멜리아가 당황해 하자, 갈라테아는 한숨을 내쉰다.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마검인 내가 싫다는 거?"
"아뇨! 그런 게 아니라... 그 정반대라고 해야 할까요. 갈라테아씨와 가까이 있으면, 어째선지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그 말에 갈라테아는 입을 다물며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이전에도 알고 있었던 듯한... 그런, 그리운 느낌도... 갈라테아씨는 정말로, `평범한 마검`이신가요?"
"... ..."
아멜리아의 질문에 갈라테아의 입이 막힌다. 평소의 여유롭고, 히스테릭한 그녀와는 다른 `놀람`과 `당황`이 흔들리는 동공 속에 비추어졌다.
바리사다도 그런 갈라테아를 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지만, 이내 갈라테아는 눈을 잠시 감고 평소의 여유를 되찾는다.
"성가신 꼬맹이네. 너. 나에 관한 걸 너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 그, 그렇네요. 죄송해요."
아멜리아는 갈라테아의 말에 기가 죽은 듯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내 갈라테아는 이어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너무 어둠에 가까이 가려 하지마. 네 역할은 어둠을 태우는 빛이지, 그것에 닿는 것이 아니니까. 순백의 페이지는 잉크에 쉽게 물들어 버려. 이건, 경고야."
"...그건, 당신도, 클레온도 어둠에 속한 이들이라는 것인가요?"
"당연해. 그는 마검사, 그리고 나는 마검이니까."
갈라테아의 말에 아멜리아는 잠시 클레온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는, 루베라가 이야기하던 것대로 상냥한 남자였다.
다만 동시에, 그 눈 속에는 어딘가 칠흑 같은 어둠을 품고 있다고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제가 걷어내야 하는 어둠은 클레온이나 루베라가 가지고 있는 어둠과는 다릅니다."
"... ..."
그녀는 스스로 생각하는 바를 입에 담는다.
"복수의 불꽃. 증오의 사슬. 원한의 그림자. 사람의 마음에 섞여 있는 어둠이라는 것은 분명 사람을 쉽게 악에 물들게 합니다. 하지만. 빛이 없는 곳에서 어둠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기만. 만용. 위선. 미덕이라고 불리는 거짓된 빛의 선의가 그것들을 만들어내죠."
아멜리아가 본 클레온의 어둠, 즉 악의의 근원이 그가 가진 동료를 생각하는 상냥함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에 대한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녀는 유폐 생활 속에서 많은 인간의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에 닿아온 인물이다.
오렐리아와 만나기 전까지 그녀를 수행하는 왕가의 시종들은 모두 겉으로는 상냥했지만, 그 안에는 반역자 가문의 피가 흐르는 여자아이라는 경멸이 섞여 있었다.
오렐리아와 함께 신분을 감추고 왕도가 아닌 곳에서 악마를 퇴치하면 그녀를 향하는 존경심과 함께, 강력한 힘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에 동전과 같은 앞뒤가 있다는 것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클레온은 상냥한 사람입니다. 그런 상냥한 사람이 대체 어떤 일을 겪어 마음에 어둠을 품게 되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둠을 태우는 것이 제 역할은 아닙니다. 어둠이 없다면 마음은 사막과 같이 말라버릴 테니까요."
갈라테아의 눈길이 칼리번을 향했다.
그의 전 주인이었던 알베인은
"필요하다면 어둠에 닿는 것도, 그것에 물드는 것도 주저치 않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거부하고 어떻게 왕도의 백성을 지킬 수 있을까요."
주먹을 꽉 쥔 채 당당히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갈라테아는 잠시 말없이 바라보았다.
"...건방진 꼬맹이네. 그런 네 각오가 정말로 어둠에 닿았을 때도 이어질 수 있을까."
그러면서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었다.
갈라테아의 눈에는 그녀가 조금 눈부시게 보였다.
그것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는 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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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가 엿보고 싶어 하던 천막의 안은 이미 한창 정사가 진행된 상태로, 향로의 연기가 가득하게 차올라 마치 안개와도 같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었다.
침대의 프레임을 끼익 끼익 흔들며, 위를 보고 누운 루베라가 자신을 위에서부터 누르고 있는 클레온의 등 뒤로 다리를 돌린 채 신음을 흘린다.
"앗, 큭...♡ 클레온, 더♡ 격렬하게...♡"
평소의 여유롭고 사람의 신경을 살살 긁어대는 태도는 어디로 갔는가.
눈에 하트가 띄워져 있는 것 같이 애정이 어린 시선, 그리고 녹아내리는 듯한 목소리로 클레온에게 조금 더, 조금 더를 요구하며 육욕에 빠져드는 루베라의 모습은 클레온의 페니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머리카락이 흔들려, 눈을 가리게 되면, 클레온이 그 부분을 치워내고 그녀의 볼을 손으로 만진다.
그러자, 루베라는 그 손가락을 혀와 입으로 훑어내며, 무너진 포커페이스 속에 감추어진 최고로 발정한 암컷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츄, 릇...♡ 클레온♡ 이대로, 안에다가...♡"
중력의 도움을 받아 수컷의 정액을 받아내기 최적인 체위.
여성이 수컷에게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체위.
키스하고, 손을 마주하고, 또 다른 곳을 애무하며, 팽팽하게 땅겨진 허벅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흐르는 땀이 천막 내의 조명을 반사하며 반짝이면, 마치 오일이라도 바른 듯 투명하게 코팅된 막처럼 보였다.
그런 루베라를 위에서부터 찍어 내리는 클레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거칠어진 호흡을 반복한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클레온의 장대한 페니스가 그 길이를 살려 기다란 스트로크를 이용한 피스톤 운동을 반복할 때마다.
심장까지 울리는 자궁의 충격이 루베라의 안을 이성과 함께 갉아낸다.
마치, 거대한 육식동물에 의해 몸의 안을 잡아먹히고 있는 듯한 착각.
어찌 보면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는 그런 감각에서 몸을 불사르는 듯한 쾌감을 얻고 있는 것은 그 상대가 클레온이니까.
오직 클레온만이 자신에게 이런 감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루베라는 행위 속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루베라의 얼굴에 닿았던 클레온의 오른손이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응...♡ 긋...♡"
턱을 타고, 부드럽게 목을 통해서 가슴을 지나. 이내 가느다라면서도 단단한 허리의 부근에서 멈춰, 옆구리를 확실하게 붙잡는다.
`...♡♡`
그 흐름에 더할 나위 없는 기대감에 마음이 부푸는 것은, 이 동작이 클레온에게 있어서 사정 직전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프면, 말해..."
클레온이 그렇게 중얼거리고, 루베라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 확실히,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악력은 심상치 않았다.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멍이 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기대감이 더더욱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격렬해진 것은 그의 허리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앗♡ 크윽♡ 클, 레온...♡ 하앗♡"
필사적인 목소리, 그리고 애절한 울부짖음. 목소리가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것을 억제할 수 없다.
몸은 클레온이 주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쾌감으로 바꾸어 뇌 내에 마약을 흩뿌린다.
자연스럽게 그의 등에 감겨있는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지만, 그것만으로는 그의 움직임을 막을 수 없었다.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루베라의 손이 허공을 맴돌다, 이내, 시트를 붙잡는다.
가장 가깝게 밀착되어 있음에도, 손을 붙잡지 않으면 쓸쓸한 느낌을 받는 것도, 이렇게 변한 몸의 문제였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클레온의 한쪽 손이 루베라의 손을 붙잡았다. 허리를 붙잡은 손과는 다른 손이었다.
손가락이 얽히고, 손등과 손바닥이 겹치며, 커다란 손에 꾸욱 눌리는 감각.
이것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인간의 손이라는 것에 루베라는 척추를 타고 흐르는 저릿한 감각과 함께 얕게 절정한다.
동시에, 질내가 강하게 조여드는 감각을 받으며 클레온의 허리가 그녀의 골반에 완전히 밀착했다.
꾸우욱~ 하고 자궁이 눌리는 감각과 함께, 한 사이즈, 안에서 그의 물건이 부풀어 올랐다고 생각하면.
"아읏~~~~♡"
마치 작은 짐승의 비명소리와도 같은 울림이 들리면서 클레온의 사정이 시작되었다.
뷰르르르륵♡ 뷰르르르릇...♡ 뷰,르르륵...♡
안쪽에서 퍼져나가는 무언가가, 자신의 안을 채워나가는 느낌.
루베라는 크게 허리를 튕기며 접합부에서 조수를 내뿜는다.
뜨거운, 뜨거운 액체의 감촉.
허나, 평상시와는 또 다른 이물질의 감각.
클레온은 천천히, 그의 물건을 루베라의 안에서 빼냈다.
그의 페니스에는 연초록색의 형광색의 막과도 같은 것이 씌워져 있었다.
얇은 고무 재질로 되어있는 그것은, 클레온이 내는 정액이 직접적으로 루베라의 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내면서도, 훌륭하게 부풀어 올라 배출해낸 정액에 의해 물풍선과 같이 부풀어 올라 있다.
흔히, 피임구라고 불리는 이것은 플라로우스가 준비한 것으로 체내에 들어가 흡수되면 대가인 정액을 제대로 받아낼 수 없다는 의미로 그에게 건넨 것이었다.
그것도, 20장 정도가 들어있는 통째로.
방금 것이, 마지막이었지만.
"오, 오오...♡ 끝났나...♡"
옆에서 거칠게 심호흡을 하며 실신 직전까지 가 있던 플라로우스가 미적미적 몸을 일으키며 클레온의 고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녀의 주변에도 지금 클레온이 만든 것과 비슷한 피임구가 몇 개나 부풀어 올라 있었다.
몇 개는 마력 회복을 위해 정액을 그대로 체내에 흡수해, 조금밖에 남지 않았지만, 마치 전리품이라도 되는 듯이 허리의 금색 고리에 사용한 뒤의 피임구들을 묶어놓고 있으면.
금색과 형광색으로 반짝이는 그것이 시선을 어지럽히는 것이었다.
플라로우스는 웃음을 지으면서, 클레온의 페니스에서 피임구를 벗겨낸다.
퉁. 하는 감각과 함께 고무의 끝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면 클레온의 물건은 아직도 뻣뻣하게 튕겨져 올라, 조금 남아있는 정액을 플라로우스의 피부 위에 흩뿌리는 것이었다.
"아하하...♡ 아직도 건강하네... 약의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굉장한걸."
"이 향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건네진 피임구 전부를 사용하고도 아직 단단함을 잃지 않은 페니스에 플라로우스가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고무의 끝을 묶어 적당히 침대 위에 던져두는 것이었다.
"아아... 나도 아직 만족 못 했지만...♡"
그러고는 여전히 육욕에 휩싸인 시선으로 클레온의 몸을 바라보며 매달려 오는 것이었다.
"잠,깐... 피임구를 다 썼다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안에..."
그리고, 반대쪽에서는 루베라도 칭얼거리며 어깨에 손을 얹혀왔다.
후우♡ 후우♡ 하고 거칠면서도 달콤한 숨을 계속해서 내뱉는 루베라 역시, 클레온의 체액에 오랫동안 닿아서 완전히 발정기에 들어간 상태였다.
"사랑에 빠진 소녀라고는 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걸. 루베라여... 하지만, 이번에는 내 차례다♡"
"...양보할 생각은... 없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번개가 스파크를 튀기는 것이 느껴졌다.
서로를 노려보기를 수십 초. 이내, 플라로우스가 `알았다. 알았어.`라고 하면서 항복을 하듯이 눈을 감았다 뜨면.
그녀의 눈동자에는 아까와도 같이 진한 육망성의 문양이 떠올라 있는 것이 보였다.
"그대로부터 받은 정액의 대가는 충분하다. 덕분에 마력의 회복도 좋은 느낌이야. 루베라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 같이 우리 둘을 동시에 상대해 줘야겠다."
"...동시에? 지금도 충분히 동시에 상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클레온이 플라로우스의 말에 의문을 표하자, 그녀는 장난스럽게 미소를 띠는 것이다.
"내 말은, 말 그대로 `동시에`니라."
다음 순간, 그녀의 전신을 타고 마력이 샘솟는다. 그것은, 아까 그녀가 전투 중에 보였던 새 머리의 악마를 불러낼 때와 비슷한 현상이었다.
마력 기관은 보통 심장에 자리 잡고 있지만, 라일라와 같이 마력 적성이 높은 인물은 심장에서 멈추지 않고 일반적인 신경에도 그 마력 기관이 퍼져나가 있다.
덕분에 머리카락이나, 눈, 그리고 손발에서 마력반응이 쉽게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플라로우스도 마찬가지라는 듯.
푸른색의 머리가, 마치 땅거미 진 밤하늘의 색처럼 일렁거린다. 사이사이에 반짝이는 것은, 마치 별과도 같았다.
눈의 붉은색은 그 밝기를 더하여 루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열려라, 작은 열쇠의 책이여. 이것은 옥좌로 이어지는 길잡이의 부름. 일흔둘의 기둥 속에서 그대를 찾아 부르노니, 감추어진 페이지를 보여라."
그리고 시작되는 영창은, 목소리에 거대한 마력을 머금은 채 텐트 안에서 울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마법의 준비에 클레온도 루베라도 긴장하지만, 그들의 무기는 이 바깥에 있었다.
"그대의 이름은 `마르바스`. 다섯 번째 길의 흑사자여!"
다음 순간, 허공을 찢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칠흑과도 같은 몸을 가진 사자의 얼굴이었다. 그것은 플라로우스의 위를 잠시 머물더니 클레온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그로부터 발현된 마력의 무리가 클레온의 몸을 덮친다.
"큭...!?"
"클레온...! 당신 무엇을...! ...읏?!"
플라로우스가 미소를 지었다고 생각하면, 마르바스라고 불린 사자의 형태를 한 악마는 사라진 상태이었다.
대신 그 영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클레온은 고통스러운 듯이 몸을 웅크리고, 전신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것이었다.
"당신을 믿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 걱정하지 말거라. 클레온의 목숨에 별 지장은 없으니. 말했잖느냐. 동시에 상대해 주길 바란다고."
"...!?"
클레온의 전신이, 흑마력에 의해 뒤덮여져 간다.
그것은, 좀 전에 플라로우스와의 전투에서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갑주의 형태로 흑마력을 덮었을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현상이었다.
좀 더, 생물에 가까운 형태. 좀 더, 짐승에 가까운 모습.
뾰족해진 귀와 전신을 뒤덮는 검은 흑마력이 털가죽처럼 변화한다.
전신의 근육은 팽창하고, 다리는 역관절로 변해 꺾였다.
"무슨..."
"마르바스는 힘을 부여한 대상의 내면에 있는 `짐승`의 형태를 끄집어내지. 이성을 던져버리고,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검은 짐승의 형태가 클레온이 안에 기르는 짐승이라는 것이다."
날카로워진 이빨, 길어진 짐승의 혀. 흰색의 안광을 내뿜는 검은 짐승의 전체적인 형태는 마치 `늑대`와도 같았다.
"GRRRRRAAAAAAA...!"
인간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포효가 울렸다.
"그리고. 나의 의사를 조금 섞으면. 이런 것도 가능하단 것이지...♡"
플라로우스가 손을 들어 검지로 가리킨 곳은 클레온의 고간 부분이었다.
그곳에는 인간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흉악한 형태의 페니스가 돋아나 있었다.
붉게 충혈된 그것은, 끝부분에서 끊임없이 반투명한 액체를 질질 흘리며, 발정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만으로도 머릿속에 경종을 울리는 그것이 위아래로 두 개, 자라나 있는 것을 루베라는 보았다.
"자, 이거라면 동시에 할 수 있겠지?"
"미친... 겁니까...?"
루베라는 그렇게 말하면서 코를 가렸다.
향로의 향을 모두 죽여버릴 정도로 강력한 수컷의 냄새. 두 배가 된 쿠퍼액에서 흘러나오는 짐승의 페로몬이 호흡할 때마다 루베라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입가에 쓰고 있는 천으로도 마저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독이었다.
몸을 가누기 힘들어진 루베라를, 플라로우스가 밀어 넘어트리며, 몸을 겹친다.
가슴과 가슴이 달라붙고, 다리와 팔이 얽히며.
짐승으로 변한 클레온의 앞에, 달아오른 암컷의 꿀단지가 가지런히 정렬되어 모습을 보였다.
"두근거리지 않나? 루베라... 지금부터 나와 함께 저것에 꿰뚫리는 것이야….♡"
"읏...♡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거겠죠…?"
"물론. 그러려면 클레온이 만족해야 하니. 자아, 엉덩이를 흔들어서라도, 그의 환심을 얻을 수 있도록 하거라. 우리가 안전하게 먹어 치울 수 있는 공물이라고 그가 알아채야지."
플라로우스의 말에 루베라는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음부를 열어젖힌다.
이 유혹을 벗어나기엔, 그녀 역시 한계에 가까웠다.
"클...레온...♡"
"Grrr...!"
그리고, 그것이 닿은 것일까.
검은 짐승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먹음직스러운 두 암컷을 향해, 자신의 본능을 모두 쏟아내려 하는 것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