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4화 〉 요그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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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아…!"
어둠에 잠겼다고 생각한 의식의 바깥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클레온은 몸을 움찔거렸다.
무엇이 일어났던 거지? 분명, 태양왕을 제압한 다음 순간. 천장에서 검은 오탁이 흘러넘치듯 떨어져서 자신들을 집어삼켰다.
무거운 몸속에 어지러운 정신을 붙잡은 채 클레온은 어떻게든 눈을 뜨려고 하고 있었다.
"클레온!"
조금 전의 굵은 남성의 목소리와는 다른, 이번에는 상냥한 여성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쪽의 목소리 모두 어딘가 귀에 익은 목소리여서, 자기 몸 위에 부드러운 손이 얹히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따뜻한 치유 마법의 기척.
움직이지 않던 몸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이 느껴졌다.
그 덕분에, 무겁게만 느껴졌던 눈꺼풀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클레온이 천천히 눈을 뜨면 그제야 자신이 누군가의 무릎 위에 머리를 놓은 채로 눕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하늘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수녀복을 입은 여성.
"에스카... 씨...?"
자연스럽게 그 이름을 부르면, 그녀의 걱정하던 어두운 얼굴이 조금은 밝아지는 것이 보였다.
"다행이야 클레온, 정신을 차렸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클레온의 이마를 상냥하게 쓰다듬는 그녀를 바라보며, 클레온은 아이도 아닌 자신이 그녀의 간호를 받았다는 사실에 얼굴을 붉힌다.
"어째서 에스카 씨가 여기에…."
왕도의 대신전에 있어야 하는 그녀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에, 클레온이 의문을 느끼며 그렇게 질문하면….
"내가 불렀다. 뭐, 죽지 않았다면 다행이지만 네 녀석도 아직 멀었군."
역시나 낯익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레온이 천천히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는, 나이에 비해서 전혀 떨어지지 않은 전신의 근육과 거친 피부. 그리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남성이 클레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허리춤에는 수많은 이의 피를 머금어 붉게 녹슨 명검을.
손에는 대련용으로 사용했던 클레온의 목검을 들은 채.
그 인상적인 고릴라 같은 용모로 클레온을 경악시키는 것이었다.
"타, 탈체크!?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벌떡! 상반신을 일으킨 클레온은 자신의 시선이 너무나도 낮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기 손을 내려다보면, 수없이 많이 검을 휘두르며 새겨진 굳은살이, 아직 새살과도 같이 부드러워 보였다.
"뭐냐, 역시 넘어지면서 돌부리에 머리를 박은 게 문제인가? 머리가 이상해졌나 보군."
"탈체크 씨!"
탈체크가 그런 클레온을 보며 무심히 중얼거리면 에스카가 그를 비난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윽. 하고 탈체크가 그런 에스카의 목소리에 몸을 움찔거린 뒤 어깨를 떨구는 것이었다.
레시아나 루티에게조차 지지 않는 탈체크이지만, 유일하게 에스카에게 만큼은 약한 모습을 보이던 그.
그렇기에, 그의 고삐를 잡는 역할을 맡는 것은 늘 에스카의 역할이었다.
잠깐의 꿈 날 같은, 함께 지내던 시절의 일상 풍경.
클레온은 머릿속이 혼란으로 가득 차는 것을 느끼며 이마에 손을 짚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이건, 내가 주마등이라도 보고 있는 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확실했고, 호흡하고 있다는 자각도 있었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는지, 에스카도 탈체크도 클레온을 보더니 한번 눈을 마주친다.
"꼬맹이. 오늘 대련은 여기까지다. 몸 상태가 안 좋다면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자라."
"그게 좋겠네요. 혼자 걸을 수 있나요? 괜찮다면 제가 업어드릴게요."
클레온은 그런 에스카의 말을 듣더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손을 내저었다.
"아, 아뇨! 아무리 그래도…. 저도 나이가 있는데."
"네?"
하지만, 에스카는 클레온의 그 말을 듣더니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기 입을 가리는 것이었다.
다음 순간, 팡! 하는 소리가 나며 엄청나게 따가운 감각이 등에서 느껴졌다.
당연하지만, 고릴라가 한 짓이었다.
"하하하! 뭐냐 꼬맹이, 어른인 척 하는 거냐? 넘어져서 기절하는 녀석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이른 거 아닌가?"
"탈체크... 클레온은 지금 환자라고요!"
"다친 건 머리잖아? 등을 때려서 뭐가 문제가 되냐고."
"사람의 몸은 정밀해요! 그리고 당신의 근력이면 등을 때려서 충격이 전신에"
다음 순간, 클레온은 이마에서 무언가 `주르륵`하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감각에, 손을 올려 그것을 닦으면
붉은색의 피가 손가락 끝에 묻어나오며,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현기증.
"크, 클레온!?"
에스카가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으며, 클레온은 다시 한번 뒤쪽으로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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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온이 다시 눈을 떴을 때, 몸이 이불의 아래에 깔린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팠던 부분은 전부 나아 있었고, 몸의 상태는 완벽히 회복되어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 방에 있는 옷장 가까이 다가갔다.
옷장의 한쪽 벽면에는 칼집 같은 것이 눈금처럼 몇 군데나 새겨져 있어서.
가장 높은 눈금과 자기 정수리의 위치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껏해야, 150cm 정도의 높이일 것이다.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클레온의 몸은 어려져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어린 시절의 클레온`에 아까까지 호루스와 싸우던 클레온의 정신이 들어와 있는 것과 같은 상태였다.
"머리 위에서 떨어졌던 거…. 그 이형의 괴물들이었지…. 호루스와의 싸움이 끝나는 걸 기다리고 있던 건가."
클레온 본인도 어느 정도 대비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그 물량이 나타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럼…. 나는 죽은 건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감각.
어쩌면, 이것은 틴달로스가 보여주는 환영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클레온이 갈라테아나 칼리번을 향해 텔레파시를 보내려고 할 때.
`똑, 똑`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것이 느껴졌다.
클레온은 동시에 `두근`하는 감각이 자신을 덮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문 너머에 있는 것이 누구인지, 노크 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얼마 전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
자기 몸이 어려져 있고, 레시아가 나타나서 자신을 유혹하는 악몽.
갈라테아의 도움으로 그 꿈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클레온. 들어가도 돼?"
그리고, 침묵하고 있던 클레온에게 들려오는 목소리.
역시나, 그 목소리는 `레시아`의 것이었다.
클레온이 다가가서 문을 열면, 자신보다 키가 머리하나 정도 큰 금발의 여성 레시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그 바다와도 같이 푸른 눈으로 조금 놀란 듯 클레온을 내려보다가, 이내 상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클레온. 에스카에게 들었어. 오늘은 평소보다 열심히 검술 수업받았다며?"
"... ..."
그렇게 질문해 오는 클레온은, 너무나도 `질감`이 뚜렷한 레시아를 바라보며 잠시 사고가 정지되는 것을 느꼈다.
그 저질스러운 꿈에서 보았던, 오직 색욕으로 가득했던 그녀와는 다르다.
양털처럼 부드러운 웨이브 진 금발도.
자신을 부르는 다정한 목소리도.
어딘가 지친 것 처럼 보였지만, 그런데도 자신에게만큼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던 푸른색의 눈도.
모두, 그 당시의 레시아 그 자체였다.
그렇게 무언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클레온을, 레시아는 잠시 눈을 마주쳐서 바라본다.
그리고 무언가를 깨달은 것인지, 그녀는 클레온에게 말한다.
"클레온... 오늘은 어딘가 이상하네?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아."
"레, 레시아. 나는..."
클레온은 레시아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혀야 하는지 고민했다.
밝힌다고 해서, 무언가가 달라질까?
하지만. 그녀도, 이 세계도.
환영이나 거짓, 기억의 파편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사는 진짜 현실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클레온은….
"그, 그렇지 않아. 조금, 머리가 아플 뿐이야."
라고, 거짓말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레시아는 그런 클레온을 잠시 말없이 지켜보다가 `그래?`하고 대답하며 끄덕인다.
"머리가 아프다면 누워있는 편이 좋지 않아? 에스카가 엄청나게 신경 써서 치유 마법을 걸었다고 했는데."
"머, 머리가 아픈 건 상처 때문이 아니야. 그쪽은 괜찮아."
`정말일까나?`
하고, 레시아가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클레온과 눈높이를 맞추고 이마를 덮은 머리카락을 살짝 올렸다.
가까운 곳에서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클레온은 심장 박동이 한계 없이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얼굴을 붉혔다.
"정말이야. 이마는 깔끔하게 나아 있어. 다행이네."
"그, 그렇다고 했잖아. 이, 이제 됐지?"
어린 아이 취급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클레온은 레시아의 손에서 벗어나듯 뒤로 물러나며 앞머리를 정리했다.
"아하하. 오늘의 클레온은 부끄럼쟁이네."
그런 클레온을 바라보며 즐겁다는 듯이 웃어 보이는 레시아를 보고 있자면, 클레온은 가슴의 한편이 조여오는 감각과 함께 자신도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웃음을 얼굴에 띄우는 것이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조심해야 해. 마침 에스카가 가까운 곳에 있어서 다행이었지. 큰일 날 뻔했다고."
"응…. 다음부턴, 조심할게."
`다음`.
클레온은 자연스럽게 그 단어를 입에 담는 자신에 약간의 놀라움과 자기혐오를 느끼고 있었다.
아까부터 무엇일까, 대답도, 반응도.
정말로 어린 시절의 자신으로 돌아간 것처럼.
마치 이 상황에 벌써 적응해 버린 것만 같이.
언제까지고, 이 과거에 머물러 있을 것처럼 대답하는 자신이 있었다.
"응. 에스카가 말하더라고. 탈체크보다 내가 가르치는 게 좋지 않냐면서…. 내 검술은 사실 제국 검술에 가까워서 말이야."
`... ...?`
클레온은 생각한다.
자신이 기억하기에, 과거에 그녀와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
이것이 단순히 클레온의 기억에서 뽑아내서 만들어진 환영이라고 한다면, 이 대화도, 아까 전의 에스카가 자신을 치유했던 것도.
언젠가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그대로 재생하고 있어야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정말로, 나는 과거로 돌아온 건가?`
"어때? 클레온. 나도 내일은 일이 조금 비어서 말이야. 괜찮다면, 내일은 내가 클레온의 검술을 봐주려고 하는데."
`아니면, 아까까지 겪고 있던 것이, 내가 기절하는 동안 보았던 환상인 건가…?`
서서히 애매해져 가는 기억과 현실의 구분에 클레온이 고민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으면 레시아는 클레온의 머리위에 손을 얹습니다.
"...왜 그래? 뭔가 걱정되는 거라도 있는 거야?"
그녀의 따뜻한 손길을 받고 있자면, 클레온은 더 이상 고민하는 것이 바보 같아 진 듯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내일은 잘 부탁할게."
현실을 직시하는 눈을, 감아버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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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그도 역시 한 명의 인간. 이라는 것일까요."
그 광경을 멀리서, 아니.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전신이 검은색의 인간의 그림자와 같은 형상을 취한 무언가였다.
일부분, 단 일부분에 눈처럼 보이는 흰색의 무언가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로, 모든 빛을 흡수하는 것처럼 검은색으로 일렁이며 눈앞의 소녀 쿠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입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데 목소리를 내는 것처럼.
입꼬리를 비틀며, 자신을 비웃고 있다는 것을 쿠온은 느낄 수 있었다.
쿠온의 시선은 그런 그림자에서 돌아가, 클레온을 향한다.
그림자 스스로를 소개하길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와 같은 `미식가`중 한명인 `요그토스`는 이차원의 틈에서 현실 세계를 포식하기 위해 나타난 존재 중 한 명이라고 이야기하며.
오래전, 틴달로스와 함께 쿠온이 살던 차원으로 흘러들어왔지만, 그 뒤에는 호루스에게 기생하여 겨우겨우 살아남아 왔다고 이야기했다.
어째서 자신에게 그것을 전부 이야기하냐고 물어본 쿠온에게, 그는 대답했다.
"저의 미학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시간이라는 것에 휘둘리며, 지난 시간에 후회를 남기고 살아가는 생명체죠. 그렇기에 누구나 시간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힘을 바랍니다."
그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손을 펼치더니 다른 두 사람
베라스톨과 메제드도 틴달로스의 안에 펼쳐진 다른 시간선의 차원으로 보내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저는 지금까지 몇 가지 세계를 삼켜왔습니다. 지금 당신을 제외한 세 사람은…. 이미 멸망한 세계의 반복되는 시간선 안으로 보내진 것입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완전히 과거는 아니죠. 그곳에서, 자신이 혹시라도 실수했던 선택지가 있다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 원래의 역사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지 묻는다.
"그렇다면 저의 심사는 끝입니다. 세 사람 중 단 한명이라도 원래의 선택을 한다면. 이 세계의 포식을 멈추고 차원의 틈으로 돌아가도록 하지요.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삼켜왔던 모든 사람 중 후회를 이긴 인간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요그토스는 자신 있는 말투로 이야기한다.
쿠온은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자신 역시 후회했던 선택을 번복하려 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어째서 자신은 세 사람과 다르게 이곳으로 보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당신의 안에서는…. 거대한 세계의 의지의 태동이 느껴집니다. 그런 이들은 원래의 세계와의 연결이 강해서, 자신이 있는 세계가 달라졌다면 그것을 민감하게 알아채죠. 그러므로, 당신은 이 `특등석`으로 모신 겁니다."
마치 무대 위에 올라간 배우와도 같이 과장된 몸짓을 하는 그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쿠온은 본능적인 혐오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쿠온의 안에 있는 천사로서의 자아 마력충에 의해 지금은 봉인된 그녀의 `이차원의 마력과 관련된 세계의 적`에 대한 대적자로서의 의식이 그에 대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허나, 그것보다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에 신경을 쏟는 것 보다도.
쿠온의 시선은 클레온을 향한다.
"...클레온..."
쿠온은 설령, 클레온이 그 시간 선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탓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클레온을 힘들게 한 일련의 사건을, 없는 것으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그를 위한 일이 될 테니까.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의 마음 어딘가에는 이것이 악질적인 함정이며, 환상이라는 것을 깨달아주었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바깥 지하무덤의 유적과는 다르게 마력이 있는 이곳이라면.
조용히 손을 모아, 클레온에게 닿을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전달한다.
다만, 그것은 자신과 클레온을 이어내는 통로를 형성하기 위해 몸의 마력 방어에 구멍을 만든다는 행위.
신성 마력으로 보호되고 있던 쿠온의 몸을 이차원의 마력이 조금씩 침식하기 시작한다.
이전, 클레온이 요르문간드를 요격하기 위해 들어갔던 이차원의 틈과 비슷할 정도로 짙은 농도의 마력이었다.
"읏..."
몸을 엄습하는 한기와 조금씩 자신의 마력이 갉아 먹혀 들어가는 공포가 쿠온의 몸을 뒤덮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결의를 불태우는 눈으로 클레온의 선택을 기다린다.
가능하다면, 자신의 목소리가 그에게 닿기를 바라며 마음의 화염에 불씨를 붙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부정`을 불태우는 화염이.
그 불씨에 반응하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