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6화 〉 신염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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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그림자`. 요그토스는 자신의 눈앞에서 과거 자신을 상대했던 화염의 성검이 다시 한번 맹렬히 불타오르는 것을 보았다.
수천 년 전에 이것을 쥐고 있던 것은 기계로 된 몸을 가진 전사.
자신의 수족이라고 할 수 있는 `틴달로스`가 두려워하는 화염을 자유자재로 다룰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성가시기 그지없었지만.
결국, 시간 기술의 폐기로 차원의 틈에서의 공급이 끊어진 뒤에 남아있는 잔당을 모두 쓸어버리는 도중에도 요그토스의 의식만큼은 작은 파편에 남아 호루스의 인공두뇌에 달라붙어 있었다.
"주인을 바꾸어, 또다시 저의 앞을 가로막는 것입니까…. 화염의 성검."
그의 그림자와 같은 얼굴의 흰색 빛은 불쾌함을 감출 수 없는 듯, 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자기 얼굴을 가린 채 증오를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성검을 쥔 것은, 갈라틴의 힘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성녀이면서, 동시의 용사로서 각성한 `쿠온`.
정결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갑주와 붉은색의 깃털 장식은 마치 화염 속에서 새롭게 비상하는 불사조를 연상시킨다.
그 형상은, 쿠온의 안에 담겨있는 무녀로서의 힘이 성검에 의해 끌어내지며 좀 더 싸움에 적합한 상태로 능력을 각성시킨 형태였다.
클레온처럼 검술을 훈련한 적이 없더라도, 이 거대한 화염의 대검을 휘두를 때마다 일대를 뒤덮는 성스러운 불꽃이.
틴달로스와 공간 그 자체를 빠르게 불태워나가고 있었다.
"당신들 성검은 주인을 바꿀 때마다 그 힘이 강력해진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것은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군요. 수천 년의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화염…. 토가 나올 것 같습니다."
요그토스가 그렇게 말하자 쿠온의 손에 쥐어진 갈라틴이 목소리를 울렸다.
[성장하고 학습하는 것은 너뿐만이 아니다, 그림자. 별의 섭리에 어긋나는 힘을 가진 네 녀석을…. 이번에는 육편 한 조각, 재 한 줌 남기지 않고 모조리 불태우겠다!]
갈라틴의 의지가 타오르는 불꽃처럼 격양하면, 쿠온의 눈동자도 그것에 맞게 붉게 물들어 신성 마력을 화염의 힘으로 변환한다.
"라일라가 보면 어떤 소리를 할까..."
그렇게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낸 것은, 여전히 그녀에게도 자아가 남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쿠온이었다.
성검의 의지와 융합한다는 것은 신기한 것이어서, 마치 자신의 안에 또 다른 자신이 있는 듯한 감각이 되지만.
그것은 쿠온 본인의 인격과 충돌하지 않고, 몸의 일부분을 나눠서 사용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성검을 휘두르기 위한 인격과 신성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인격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안타깝군요, 갈라틴! 당신이 아무리 화염의 힘을 다루는 성검이라고 하더라도, 이곳은 저의 소영역입니다. 이차원의 틈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농도 높은 마력이 분포한 이 장소에서…. 당신 하나가 힘을 휘두른다고 무언가가 달라질 것 같습니까?"
자신이 불러낸 개 머리들이 전부 불타 없어지는 것을 목격한 요그토스이지만, 그는 인간의 형태를 버리고 이내 거대한 눈알이 달린 구의 형태로 바뀐다.
그림자의 손과 다리는 여러 개로 갈라지며, 마치 촉수와도 같은 형태로 변형하는 것이었다.
발성기관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리를 떨려서 들려오는 음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던 그의 의지는.
이제, 귀가 아닌 머릿속을 통해 직접 스며들어오는 형태로 바뀌었다.
[나는 전체이자 하나이며, 하나이며 전체인 자. 시간의 그림자 속에서 예기치 못한 종말을 가져오는 포식자.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은 내 안에서 구분되지 않는다.]
끝없이 펼쳐진 어둠의 공간에서 진정한 모습을 드러낸 포식자가 내뿜는 사악한 의지는 압도적이어서.
이전 훔바바와 대치했을 때 느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마력압을 내뿜으며 그것은 공간의 모든 부분에서 그의 사냥개 `틴달로스`를 만들어낸다.
틴달로스의 본질은 마력의 덩어리도 아니고, 요그토스의 일부분도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지금까지 요그토스가 삼켜온 차원의 찌꺼기들로, 수많은 인간의 사념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시간이라는 절대로 지배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갈망이 형상화한 괴물들이었다.
"여기 있는 성검은 `갈라틴` 한자루가 아니다."
클레온은 각인의 힘이 되돌아온 것을 느끼며, 우선 손을 뻗어 이 자리에 없는 칼리번을 불러낸다.
그러자, 허공을 꿰뚫고 나타난 황금의 성검이 그대로 클레온의 손으로 들어오며 그때와 같이 그의 몸을 감싸 이차원의 마력의 침식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었다.
[겨우 일어났네요... 후아암.]
그렇게 하품 소리를 내면, 클레온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실시간으로 쿠온을 향해 달려들고 있는 틴달로스의 사냥개들을 베어내면서 그녀와 등을 마주하고 주변을 뒤덮은 개들의 무리를 바라본다.
"그렇게 커다란 검, 무겁지 않은 거야?"
긴장한 얼굴을 하는 쿠온에게 클레온이 농담하듯이 말을 건네자, 쿠온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으, 응. 어째서인지, 평소에 들고 있던 지팡이보다도 가볍게 느껴져."
[그것은 저와 당신이 강하게 융합된 덕분입니다. 쿠온.]
"... 이상한걸, 갈라틴의 목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리고 있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당신은 쿠온과 강하게 연결된 존재. 그녀를 통해서 저의 의지가 전해지는 것이겠죠.]
클레온은 그런 갈라틴의 말에 수긍하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우선 눈앞에 있는 적들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었다.
"수가 너무 많은데... 갈라테아. 그걸로 갈까."
[`그거`...라니, 설마, `무상멸진`을 말하는 거야?]
갈라테아와 클레온에게 가능한, 가장 강력한 공격이라고 한다면 역시 대량의 마력을 소모하기는 하지만 공간 자체를 베어버리는 것이 가능한 칠흑의 칼날이겠지.
적게나마 별의 힘을 담고 있는 그 힘이라면 자신들을 집어삼킨 이 소영역을 베어서 빠져나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하앗!"
갈라테아가 대답하는 사이 다가온 적을 클레온이 마검으로 적의 공격을 막고, 성검으로 그 목을 베어내서 떨쳐내고 나면.
뒤쪽에서 `화르륵`하는 소리가 들리며, 일렬로 달려오던 3마리의 사냥개가 동시에 재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각인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마력을 끌어모으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대로 사용하면 아직 이 세계에 붙잡혀 있는 그 둘이 위험해.]
갈라테아도 그런 쿠온의 활약을 보고 잠시 말문이 막혔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클레온에게 대답한다.
"메제드와 베라스톨인가..."
아까의 이야기를 들으면, 메제드와 베라스톨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후회에 사로잡혀 그 안에 갇혀 있을 것이다.
"미, 미안. 클레온에게 목소리를 보내는 것만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어서... 두 사람은…."
쿠온이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이차원의 마력이 가득한 곳에서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는 클레온은 고개를 젓는다.
[그렇다면. 두 사람을 깨우도록 하지요.]
그때, 갈라틴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끼어들더니 쿠온의 눈이 다시 한번 붉게 물들었다.
[무엇을 할 생각이지? 화염의 성검.]
요그토스 역시, 갑작스럽게 그 출력을 높인 성검의 힘에 위협을 느낀 것인지, 자기 몸 주변에 몇 겹으로 방어막을 펼치며 쿠온을 바라보았다.
"이차원의 포식자. 시간의 그림자여. 그대는 나를 `화염의 성검`이라고 부르지만, 그 호칭은 잘못되었다."
[...뭐라고?]
갈라틴의 목소리에, 요그토스는 그 거대한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녀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 되었다.
순간, 주변을 휩쓸며 종횡무진으로 틴달로스를 불태우던 화염이 갈라틴으로 모여들며 주변이 다시 어두워진다.
틴달로스는 자신들을 위협하던 그것들이 사라졌다는 사실과 어둠 그 자체에 흥분하듯 기세를 몰아붙여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려들지만
서서히 뜨겁게 달구어지는 갈라틴의 검신을 보며 요그토스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 설마!]
"나의 이름은 갈라틴! 어두운 지평선 너머로 떠올라, 그림자를 태우는 `태양의 성검`일지니!"
하늘 높이 치켜든 성검은 마치 시침과도 같이 360도 회전하여 거대한 원을 그려냈다.
검이 움직이는 궤적에 남은 갈라틴의 마력은 그 열기와 신성함 때문에 화염 마력인지, 신성 마력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지만.
그 어느 쪽도 아닌 `별의 마력`이라는 것을, 클레온은 눈치챌 수 있었다.
만들어진 원은, 태양과도 같이 밝게 빛나며 하늘로 떠올라 주변에 그 힘을 퍼뜨린다.
그야말로, 일출의 때였다.
그림자로 뒤덮였던 어둠의 세계는 순식간에 밝아졌다.
태양은, 공간을 지배하고 있던 어두운 마력 그 자체를 연료로 하는 것처럼 밝게 빛났으며.
눈부실 정도로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틴달로스와 요그토스의 힘을 빠르게 소모하고 있었다.
[큭, 이 빛은…! 가증스러운…. 별의 빛…!]
그리고, 갈라틴의 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틴달로스 안에 존재했던 다른 차원 다른 시공간의 잔재마저도 불태워 그 안에 갇혀 있던 베라스톨과 메제드를 꺼내오는 것이었다.
"어, 어라...!? 여기는... 나, 방금까지 할아버지랑…."
메제드는 집어삼켜졌을 때와 같이 베라스톨의 갑주를 대신 걸치고 있는 모습으로.
그리고 베라스톨은 자연스럽게, 메제드의 그 비키니와 비슷한 노출도 높은 옷을 입고 있는 상태로 자리에 주저앉은 모습으로 클레온과 쿠온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 ..."
베라스톨은 어딘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가, 고개를 들어 쿠온을 바라본다.
"괘, 괜찮으세요? 베라스톨씨!"
너무나도 깊게, 그 세계에 사로잡혀 있던 것은 아닐까. 쿠온이 걱정되는 말투로 베라스톨에게 이야기하면.
그제야 베라스톨은 쿠온이 손에 `갈라틴`을 잡은 것을 본다.
"쿠온... 당신이 어째서 갈라틴을..."
"그, 그건…. 설명하자면 조금 길지만…."
"지금은 그걸 따질 때가 아닌 것 같은데...!"
클레온이 그렇게 말하자, 요그토스는 이내 자신의 거대한 몸을 이등분하더니 그것을 쿠온이 만들어낸 태양을 향해 집어 던진다.
거대한 그림자는 그대로 정화의 태양을 감싸서 집어삼켜 쌍소멸하고.
주춤하고 있던 틴달로스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큭, 크크…. 과연. 개념적으로 시간과 연관이 깊은 `태양의 힘`으로 이차원의 미궁을 파괴한 것인가…. 하지만 그 태양의 힘도 결국 무한한 시간의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너희들이 시간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이상, 나와 이 군세를 모두 불태우는 것 따위는 불가능해.]
"그런 일은 없어요…! 반드시, 당신을 막고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겠습니다…!"
갈라틴의 제어가 사라져 다시 푸른색으로 바뀐 쿠온의 눈.
방금 말을 한 것은 쿠온이라고 클레온이 생각하지만, 그 뒤 갈라틴의 목소리가 성검과 쿠온을 통해서 들려왔다.
[아쉽지만 쿠온. 그가 말한 것은 거의 사실입니다. 그를 완전히 이 세계에서 퇴거시키기 위해선, 당신과 저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앗... ... 그, 그런가요?"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했지만, 그런 대답이 들려오자 당황해하는 쿠온.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의 눈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에는 당신에게 있어서 소중한 사람이 있군요."
그리고, 갑작스럽게 자기 어깨에 손이 올려지는 감각에 클레온이 몸을 돌리면.
쿠온 정확하겐 갈라틴이 빙의한 쿠온의 입술이 클레온에게 겹치는 것이 보였다.
"우와아아앗!?"
옆에서 비명을 내지른 것은 메제드의 목소리였다.
[싸우는 도중에 무슨 짓거리야!]
갈라테아 역시 다른 방향의 비명을 내지르지만.
"응...츄...♡"
쿠온(갈라틴)은 당황하지 않고 클레온의 아랫입술을 깨물어 그의 피와 자신의 타액을 섞으며, 각인의 연결에 더해 더욱 강한 일시적인 마력통로를 클레온과 쿠온의 사이에 열었다.
짧았지만 강렬한 입맞춤이 끝나고 당황해 있던 클레온, 그리고 몸을 떨어트리고 나면 눈동자의 색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며
새빨갛게 얼굴을 붉히는 쿠온.
"가, 가 갈라틴!? 대체 무엇을!"
[그 성마검사와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마력 통로를 연 것입니다. 당신에게서는 그의 마력이, 그에게서는 당신의 마력이 느껴졌기에 이미 충분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그, 그건 그렇지만!"
부정은 하지 않는 쿠온, 그녀의 감정에 격양됨에 따라 갑옷과 칼날에서 일어나는 화염이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퍼져나가면서 틴달로스와 요그토스의 촉수들을 불태우고 있었다.
[...저것만 계속하더라도 충분하지 않을까….]
[신입은 재밌는 성검이네요~]
갈라테아와 칼리번의 목소리를 들으며 클레온은 쓰러져 있는 베라스톨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베라스톨. 싸울 수 있겠어?"
"괜한... 걱정이다. 이차원의 마수라고? 하. 악마들과 다를 바가 없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메제드의 옆에 떨어져 있던 자신의 방패를 집어 든다.
클레온과 베라스톨이 싸우는 것을 보고, 마력이 되돌아와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겠지.
그리고, 그 방패에 신성한 빛을 덮어씌우고 휘두르면, 터져나간 충격파가 틴달로스들을 일제히 쓰러트리는 것이다.
[그럼 클레온. 당신의 마력과 힘을 빌리겠습니다. 일시적으로나마, 쿠온에게 모든 것을 맡겨주세요.]
"...좋아!"
클레온은 거의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인 뒤 두 개의 검을 교차한 채로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린다.
파직…. 하고 두세 번 스파크가 튀어 오른 뒤, 클레온의 몸에 쌓여있던 마력이 쿠온으로 흘러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쿠온의 주변을 감싸던 마력압이 순식간에 강해지면서 쿠온은 `두근`하고 심장이 뛰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웃...♡!? 큭...♡ 이거, 뭐야...♡?"
그리고 느껴지는 것은, 마치 전신이 클레온에게 감싸여진 듯한 착각.
자신의 깊은 곳으로, 클레온의 마력이 깊게, 더욱 깊게 파고들어 온다.
[견디세요. 쿠온. 육체의 제어는 제가 하도록 하겠습니다.]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오는 쿠온에게 갈라틴이 말하면 쿠온의 양쪽 눈 중에서도 한쪽만이 붉게 물들어 쿠온의 몸을 움직인다.
클레온의 마력은 쿠온의 몸을 타고 정제되어, 그대로 성검으로 흘러 들어간다.
클레온 본인이 가지고 있던 흑마력과, 쿠온의 신성 마력은 그 안에서 반발하다가도, 마치 서로를 알아본 듯이 섞이면서 거대한 합일을 이룬다.
마력의 양은 크게, 더더욱 크게.
그리고 화염의 파도는 성검에서부터 시작된다.
"대상의 술식구조를 분석... 완료. 모방한정해방."
[자, 잠깐...! 정말이지, 남의 물건을 멋대로...!마력제어 기관, 한정 해제!]
쿠온의 입에서 흘러나온 문장을 듣고, 갈라테아는 당황하지만 이내 그에 맞추어서 자신의 마력마저도 해방하여 갈라틴에게 넘겨준다.
"감사합니다. 별의 마검.압축 공정 완료...!대상의 섬멸을 위해 자신에게 걸려 있는 리미트를 해제합니다."
뒷쪽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마력의 응축에, 베라스톨도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재빠르게 메제드를 자신의 뒤로 끌고 와, 그 커다란 방패를 들고 자신과 그녀의 몸을 보호하려 했다.
[그건 뭐지? 지금까지 확인한 적 없는 마력의 압축 현상이다. 아니, 유사한 것을 관측한 것이 있다. 아주 오래전, 이차원의 틈 너머에서 찬란한 황금으로 빛나던]
"19번을 불태우고, 하늘로 떠올라라…!"
요그토스는 그것을 보고 도주하려 했다.
하지만, 이곳은 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전개된 `틴달로스`의 내부의 소영역.
요그토스 조차도 그것에서 빠져나가려면 아주 짧더라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쿠온의 검이 휘둘러지는 시간보다 훨씬 긴 것이었다.
"위/무상멸진(/無???) 아후라 마즈다!"
화염의 불길이 시야를 전부 물들였다.
파도 아니, 그것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양의 불꽃과 빛이었다.
정말로, 태양의 빛이 강림한 것이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KRAAAAAAA!]
요그토스의 비명이, 그 빛 너머에서 울려 퍼졌다.
틴달로스 같은 것은 더이상 이곳에서 버틸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이차원의 틈으로…! 돌아가세요!!"
쿠온의 외침과 바람이, 갈라틴을 더욱 붉게 태우며.
시간의 그림자 속에 숨어 세계를 집어 삼켜온 포식자를, 완전히 이 세계에서 소멸시켜버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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