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3화 〉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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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카의 의족과 의수는, 각각 내부에 설계된 강력한 마력 실린더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근력을 부여하는 것이 가능한 전투적인 면에서도 어느 정도 성능이 보장된 물건이다.
물론, 그것을 제작한 인물은
`탐정의 비밀무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검다!`
라고 말하며, 메르카가 주문할 때는 의뢰하지 않은 기능으로서 넣어진 것이었지만.
메르카 본인의 성격에도 딱 맞는, 무력 진압을 해야 할 때, 어떤 무장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메르카에게 있어서.
방심한 범죄자에게 강력한 역공을 넣을 수 있는 조커 카드로서는 딱 알맞은 설계였다.
루베라의 스승인 암살자가, 오직 클레온을 향한 개인적인 원한을 품고 단검을 휘두르며 메르카의 존재를 무시하자.
그때야 말로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 것인지, 곧바로 의수의 팔꿈치 부분과 무릎 부분을 터치한다.
[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신경을 통해 흐르는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리면.
메르카는 곧바로 클레온의 팔을 발로 차며 그의 가드를 풀어내려고 하는 암살자의 다리를 잡더니
"하앗!"
하고, 우렁찬 기합 소리와 함께 몸을 회전시켜, 그녀를 그대로 나무 바닥에 꽂아버린다.
"카흑!"
아무리 훈련받은 암살자라고 하더라도, 낙법 없이 그 무게를 전부 받아내며 지면과 부딪히면 충격을 피할 수 없던 것인지.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면서,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찡그려진 눈 사이로 재빠르게 동공이 움직인다.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며, 메르카는 양손을 툭툭 턴다.
그리고, 언제나 같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저를 무시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네요."
하고, `뚜드득`하는 손 푸는 소리를 내는 수사관.
물론, 의수의 관절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지만, 이것 역시 제작자의 취미라는 것으로 설명이 된다.
"2:1을 비겁하다고 하진 않으시겠죠? 붙잡아 드리죠, 범죄자!"
자신 만만한 목소리를 내며, 불끈 쥔 의수의 주먹으로 땅을 강하게 내려치면
쾅! 하고 커다란 소리가 울리지만, 암살자는 재빠르게 몸을 굴리는 것으로 치명타가 될뻔한 일격에서 벗어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딱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 정권 지르기가, 약한 나무 바닥에 내리꽂혔음에도 바닥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다는 점.
"그 팔…. 신기하네."
[타격 대상이 범죄자가 아닌 것을 확인. 충격을 상쇄시켜 기물파손을 방지했습니다.]
다시 한번, 메르카의 귀에 들려오는 안내 메시지.
수사관으로서 전투에 돌입하였을 때 역시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콜래트럴 데미지.
작전 수행을 위해 발생하는 제3의 피해 및 피해자의 존재이다.
그녀가 전투를 벌인다면 범죄자 쪽에서도 당연히 저항을 해올 것이고.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 혹은 그들의 소유물이 파괴되는 것만큼은 피해야만 했다.
의수와 의족의 제작자는, 메르카가 제작을 부탁했을 때 의뢰한 `그 부분`에서 만큼은 120%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이는 물건을 만들어 메르카에게 제공했다.
타격이 접촉하였을 때, 그 대상이 메르카가 인식 하는 `범죄자`가 아니라면, 발생할 충격을 상쇄시켜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펀치보다도 훨씬 약한 위력으로 만든다.
그리고 그런 리미터의 존재야말로.
메르카가 대상을 향해 주먹이나 다리를 휘두를 때의 `무의식적인 힘 조절`을 모두 없애버리고 철저하게 앞만 보고 나아가는 존재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가볍게 스텝을 밟은 뒤, 암살자를 향해서 빠르게 다리를 휘두르는 메르카.
"하지만, 스스로 단련해서 얻은 힘이 아니면..."
암살자는 그녀의 발차기가 클레온의 검술에 비교하면 그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는 비릿한 웃음을 가면 속에 지어내며.
그대로 몸을 움직여 그 발차기를 피해내려 한 순간
"단련이 뭐가 어쨌다고요?"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리며, 의수의 뒷부분에서 무언가 작은 폭발 같은 것이 일어나 다리가 가속한다.
"읏!?"
암살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한 폭발, 그리고 필살의 속도로 날아드는 다리에 당황하여 반응이 살짝 늦어진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수십 년에 걸쳐 암살자로서 활동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폭발적인 가속을 얻은 다리의 궤적은 단순한 직선으로 고정되기 때문에, 몸을 강제적으로 트는 것으로 아슬아슬하게나마, 팔을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로 데미지를 억누르는 데에 성공했다.
"하하... 미쳤네. 그런 식으로 마도구의 힘을 빌려서 휘두르는 힘... 몸이 견뎌내질 못할 텐데."
발차기에서 자세를 지탱하는 힘을 발휘하는 것은, 접지하고 있는 다른 쪽의 다리.
가속을 이용한 공격은 그대로 메르카에게 있어서 몸을 깎아 먹는 리바운드로서 그녀의 몸에도 데미지를 축적한다.
하지만, 암살자의 충고와 비슷한 말에도 메르카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암살자의 품으로 파고들며 의수의 주먹을 휘둘렀다.
카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며, 주먹을 막아내는 것은 암살자가 교체한 단검이었다.
"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제가, 그런 것을. 신경 쓸 것 같나요?"
말을 끊으면서, 강렬한 주먹을 휘둘러 오는 메르카.
"짜증 나는 타입이네…! 하앗!"
그리고, 그런 그녀의 폭풍과도 같은 주먹세례를 단검으로 치워내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암살자의 그림자가 일그러짐과 동시에 그 안에서 사복검이 뽑혀 나온다.
`마검...!?`
클레온은 순간적으로, 그녀가 손에 든, 붉은 짐승의 눈 같은 것이 박혀 있는 검에서 느껴지는 흑마력 때문에 그것이 마검이라 착각하지만.
촤르르륵! 하고 펼쳐지는 검날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마력이 느껴지지 않은 것을 보며, 그녀의 무기는 마도구와 결합해 있는 일반적인 무기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니, 그보다도, 그 사복검은 어디선가 본 적이
다음 순간, 메르카를 노리고 휘감겨오는 늘어난 칼날.
이름 그대로, 마치 뱀의 움직임과 같이 뻗어져 오는 검은, 벽이나 천장에 부딪힐 때마다 그 경로를 꺾으면서 메르카를 붙잡으려 하면.
메르카는 회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재빠르게 양팔을 교차하여 방어 자세를 취한다.
[클레온! 집중!]
"알고 있어!"
갈라테아가 목소리를 높이자, 클레온은 곧바로 손에서 마력을 끌어낸다.
"블레이징 체인!"
각인을 통해 연결되어 있든 라일라의 마법이 끌려와서 해방되면, 불타오르는 쇠사슬의 형상을 한 화염이 방 안을 뒤덮는 사복검의 칼날을 따라 움직이며 그것들이 메르카를 붙잡으려 하는 것을 막아낸다.
"치잇…! 개 같은 마검사...!"
암살자는 클레온의 방해에 욕지거리를 내뱉더니, 그대로 손잡이를 한번 튕기자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사복검의 칼날 사이를 이어주던 사슬이 끊겨 나가는 것이었다.
덕분에, 클레온이 만들어낸 화염 사슬의 속박에서 벗어난 그 칼날들은, 마치 하늘을 비행하는 나방과도 같이 움직이며, 메르카의 보호받지 못한 부분을 노리는 궤적을 그리며 따로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복검의 손잡이에 달려 있던 붉은 보석이 수상한 빛을 내는 것을 보아, 그것을 이용해 칼날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메르카! 일단 한 번 물러서!"
클레온이 손가락을 튕겨 블레이징 체인의 형태 유지를 해제하면, 메르카는 재빠르게 뒷걸음질을 치며 클레온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추적하며 움직이는 칼날들.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라, 암살자는 자기 몸 곳곳에 둘려 있던 단검들을, 재빠르게 칼날들 사이에 섞으며 두 사람을 향해 던지는 것이었다.
클레온과 메르카는 각자의 무기를 휘둘러 그것들을 치워내는 것으로 대응하지만
"애초에, 이 방에 들어온 것이 너희들의 실수라는 걸…! 알려주마!"
두 사람의 발이, 날아드는 칼날들에 대응하는 데에 묶여 있는 그때.
천장을 향해 던져진 암살자의 단검.
그리고 그 단검은, 천장에 숨겨져 있던, 암살자가 미리 준비해 두었던 희생양을 위한 함정을 발동시킨다.
바로, 소형 마석 안에 봉인 되어 있던, 전격 계열의 마법이었다.
파지직! 하는 소리가 커다랗게 울리면서 튀어 오르는 황금색의 전격이.
그대로 두 사람의 몸을 덮친다.
"크읏...!"
"아윽...!"
클레온과 메르카 모두, 갑작스럽게 몸을 휘감는 강력한 충격에 입에서 고통의 신음을 흘린다.
"2:1을 비겁하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함정도 그렇겠지! 꼬맹이!"
전기에 의한 충격에 의해 순간적으로 움직임이 멈춘 클레온과 메르카.
그리고 그 틈을 놓칠 만큼, 암살자는 자비롭지 않았다.
그대로 용수철처럼 퉁겨져 다가오는 그녀의 손에는 각각 날카로운 단검이 한 자루씩 들려진 채로.
클레온과 메르카의 몸을 노리고 휘둘러지는 것이었다.
[클레온!]
다음 순간, 갈라테아의 비명과도 같은 목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클레온의 몸에서 마력이 빨려 나가는 감각.
갈라테아의 형태가 변형되어, 지팡이와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그 안에서 튀어나온, 네 개의 날개가 맹렬히 회전하며 강렬한 바람을 일으킨다.
갈라테아가 변형한 형태는, 메자이의 지팡이였다.
사람의 몸을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커다란 바람이 일으켜지자, 암살자의 가벼운 몸은 어쩔 수 없이 주춤하게 되고.
두 사람을 계속해서 덮치려던 날아다니던 사복검의 칼날들조차도, 그 바람에 의해 밀려나 벽에 박혀버리고 만다.
그리고 메르카에게서 들리는 소리
[과충전 완료. 강제 방출이 시작됩니다. 방출을 위해 대상을 향해 손을 뻗어주십시오.]
메르카는 본래라면 마력 실린더가 거의 꽉 찼을 때나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적이 발생시킨 전기를 흡수함으로써 발동한다.
그녀의 의수가 암살자를 향하여 뻗어지면, 손끝에서 전기의 구체가 만들어짐과 동시에
강렬한 스파크를 튀기며, 고열의 플라즈마가 구체 내에 집약된다.
그리고
"플라즈마 궁니르!"
메르카의 시동어와 함께, 의수가 유지하고 있던 속박이 해제되며 플라즈마가 곧바로 강력한 파괴의 광선이 되어 정면을 향해 솟구쳤다.
섬뜩한 위력을 가진 것을 느낀 것일까, 암살자는 곧바로 공격을 중지하고 회피에 집중한다.
그런데도, 빛의 속도에 가까운 형태로 돌진해 오는 그 공격을 완벽히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콰앙!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린 것은, 메르카의 공격이 도련님의 방의 벽과 적중한 것과 동시의 일이었다.
암살자는 굴욕스럽게도 몸을 굴려 땅에 엎드리는 것으로 광선을 피해낸다.
다만, 그런데도 충격이나 열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는지, 망토 일부가 타서 녹아내렸고, 얼굴에 쓰고 있는 해골 가면도 금이 간 상태였다.
"... ..."
[에너지 소모, 89%. 과열을 냉각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기능이 정지됩니다….]
메르카의 몸에서 의수와 의족의 가동이 정지된다.
클레온과 암살자는 그녀가 만들어낸 파괴의 흔적을 보며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만약, 그녀가 조금 팔을 위쪽으로 들어 공격이 사선으로나마 하늘을 향하도록 발사하지 않았더라면.
일직선으로 뻗어나간 레이저가 경로상에 있는 다른 귀족 저택 마저도 불태웠을지도 몰랐다.
비록 그 굵기가 메르카의 팔의 두께 정도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암살자는 자기 가면을 손으로 누르며 클레온과 메르카를 노려본다.
클레온도 어느샌가 원래 형태로 돌아온 갈라테아를 손에 쥔 채,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다시 한번 그녀를 잡으려 하지만.
털썩, 쓰러지며 정신을 잃은 메르카에게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린 덕분에, 암살자가 거리를 벌리는 것을 허락하고 만다.
"좁은 공간에서라면... 탈체크의 제자인 네 녀석과, 그 어린 수사관. 양쪽 모두를 상대하더라도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그건 안되는 것 같군."
"후후... 뭐 좋아. 기회는 이번뿐만이 아니니까. 너도, 그 아이를 신경 써주는 편이 좋겠지."
"... ..."
클레온은 그녀의 말에 눈을 가늘게 뜨며 암살자를 노려보지만, 암살자는 비어있는 다른 한쪽 손으로, 깨져나간 가면 밑 드러나 있는 맨입술에 손을 올렸다가
쪽, 하는 소리를 내며 클레온을 향해, 키스를 날려 보낸다.
"무슨 뜻이지?"
"네게 관심이 있다는 소리야. 그리고... 마킹. 이려나. 죽음의 마킹. 루베라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의 모든 것을 빼앗은 탈체크의 제자... 죽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거든."
"고릴라 녀석이 대체 네게 뭘 했길래?"
그렇게 말하자, 그녀는 깔깔 웃으면서 몸을 돌린다.
"이블린. 여덟 번째 칼날."
"... ..."
"나의 이름이야. 그리고 옛 칭호이지. 네 스승이 나를 베어내면서 그 가치를 땅에 떨어트린."
"단순히 진 것에 대한 원망이었나…."
클레온의 말에 이블린은 입을 잠시 다무는 듯하더니 클레온을 돌아보았다.
가면 밑에서 번뜩이는 살기어린 안광이 클레온을 노려본다.
"탈체크에게 있어서 너는 소중한 존재일 테지. 그가 죽은 지금…. 뺐을 수 있는 것은, 네 목숨 정도일까."
이블린은 그렇게 말하면서 도약과 동시에 사라진다.` 그녀에게는 이오나에 관한 건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야겠군.`
이블린이 만약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면, 자신보다도 그녀를 노리려 할 것이다.
그리고, 클레온의 품에서 조용히 기절한 메르카. 의수와 의족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을 보아, 그녀가 이블린과 싸우기 위해 상당한 무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어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곳에서 얻을 수 있을 만한 정보는 가능한 한 얻었다.`
첫 번째는, 이번 일을 벌인 것이 도둑 길드의 녀석들이라는 것.
두 번째는, 그들을 고용한 이는 `암살자`를 고용할 정도의 인물이라는 것.
`...역시, 또 다른 귀족이 엮인 일인가.`
클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메르카를 등에 둘러업었다.
소란에 눈치챈 도둑 길드나, 다른 귀족들이 이 집을 찾아오기 전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스카론과 아루루를 향해 돌아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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