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9화 〉 메르카 왕국의 번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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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관한 것은 아루루에게 맡긴 뒤, 메르카를 등에 업은 채 그녀의 여관으로 들어서면.
주변 인물들의 시선이, 그리고 가끔 등 뒤에서 스파크를 튀기는 메르카의 신체에 의해 따가운 느낌을 받지만.
다행히 메르카 본인도 의식은 있는 편인지 프런트의 종업원에게 간단히 사정을 이야기한 뒤, 조용히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천천히 문이 열리면, 아까까지 있던 비위생적인 공간과는 전혀 다른, 넓고 화려하며, 깨끗한 방이 다시 한번 클레온의 시야에 들어왔다.
"휴우... 윽...!"
목적지인 침대가 거의 눈앞에 다가오면, 메르카는 긴장의 끈이 풀린 것인지 심호흡과 동시에 한숨을 내쉬지만.
그와 동시에, 몸을 유지하고 있던 그녀의 물리적인 부분이 무너질 듯 말듯, 하며 다시 한번 전기를 만들어낸다.
"미안해요. 클레온. 등에 상처가 났을지도 몰라요."
저릿한 감각이 몇 번이고 일어났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클레온은 메르카의 그 말에 천천히 고개를 저은 뒤, 괜찮다고 답한다.
그러고는 그녀를 조심히 침대 위에 눕히는 것이었다.
"조금 한심한 꼴이네요. 당신처럼 마검과 성검, 양쪽의 힘을 사용하는 인간도 있는데 말이죠."
침대 위에 누운 채, 자책하는 목소리를 내뱉는 메르카를 바라보며, 클레온은 침묵을 유지했다.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마력량이 적었어요. 대부분은 이 눈에 있는 `마안`에 마력을 빼앗기고 있는 게 원인이지만. 덕분에, 성검의 사용 자격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죠."
그녀가 말하는 `자격`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용사와 성검 사이의 `상성`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성검은 자신을 휘두를 인간을 선택할 수 있지만, 거기에는 단순히 용사의 마음가짐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능력.
예를 들자면, 마력량, 신체 능력, 혈통 등을 보기도 하면.
거기에 더하여, 성검과 용사의 상성을 고려한다.
그 상성이 좋지 않은 인간은 성검을 잡더라도 그 힘을 끌어내기 어렵고, 역으로 그 힘에 먹혀 폭주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었다.
아스카론은 아루루의 아론다이트와 마찬가지로 알카디아스 가문에 계승되어 오는 성검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혈통으로부터 아스카론과의 상성을 물려받지 못했다.
"... 성검을 사용하는 자격은, 그 능력에서 오는 게 아니야. 용사라는 건, 언제나 타인의 앞에 서서 뒤를 지키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거니까."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울적해 보이는 메르카를 향해 클레온은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가 알고 있는 용사들.
레시아, 알베인, 아루루, 쿠온.
알베인을 제외한 세 사람은 모두,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검을 잡은 사람들이었다.
"너는 충분히 훌륭한 성검 사용자 아니, 용사야.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고마워요. 듣던 대로 상냥한 사람이로군요."
메르카는 그런 클레온의 말을 듣더니, 조금은 마음이 나아진 듯이 미소를 짓는다.
어떤 때라고 하더라도, 얼굴에 띤 웃음을 지우지 않는 그녀.
앞만 바라보고 움직이는 것 같은 그녀의 눈빛.
그녀가 짊어지고 있는 수많은 환경, 입장, 그리고 책임이 무거워서.
그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과거`라던가, `능력 부족`에 붙잡히지 않기 위해.
브레이크 기능 따위는 떼어버리고 전속력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살얼음판을 나아갈 때 느끼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긴장감.
그런 긴장감에 몸을 감싼 채 살아가고 있기에 보이는 모습이었다.
"상태는 쉬면 나아지는 건가?"
"아아. 원래는 그렇죠. 마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면…."
말하는 도중, 파직! 하고 몸에서 스파크가 튀어 오르면, 그녀의 황금색의 아름다운 머리카락 중 일부가 순식간에 전기로 변하더니
그대로 형태를 되돌리지 못하고 허공으로 흩어지려 한다.
"읏...!"
메르카가 그 모습을 보고 조금 창백한 표정을 짓자, 클레온은 재빨리 마력으로 반투명한 막을 만들어, 흩어지는 전기를 공간에 가둔다.
조금 마음을 차분히 하면, 그녀의 머리카락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변형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돌 말려 있던 특징적인 롤헤어는 찰랑거리는 생머리로 바뀌어 있었지만.
"고마워요. 클레온."
감사를 표하는 메르카를 보며, 클레온은 조금 심각한 표정이 되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참을 수 없었다는 듯이 그녀에게 질문했다.
"... 방금처럼 흩어진 전기를 방치하면"
"당신의 생각대로예요. 그대로 공기 중에 흩어져서 사라지고, 돌아오지 않죠. 이 팔과 다리처럼 말이에요."
"아스카론이 걱정하던 게 바로 그 부분이었군."
클레온의 말에 메르카가 쓴웃음을 짓는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직 약효가 남아 있으니 조금만 쉬면 마력도... 큿…!?"
메르카는 그렇게 여유로운 태도로 이야기하다가도, 갑작스럽게 몸 전체를 덮치는 감각에 몸을 움츠렸다.
파직, 파직…. 하고 튀어 오르던 스파크가 서서히 약해지는 것이 느껴지며.
가장 깊은 곳 마력을 만들어내는 기관인 심장의 맥박이 서서히 약해지는 것이었다.
"메르카!"
클레온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당황하여 그녀에게 가까이 가면.
메르카가 갑작스럽게 몸을 강하게 비틀며 몸부림치듯이 움직였다.
"앗, 으... 아아아...! 큿...!"
"큭... 대체 어떻게"
그때 였다, 몸부림치는 메르카의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굴러떨어진 것은.
그것은, 붉은색의 약이었다.
"이건... 페르디아의 약인가...?"
[그 여자, 지금 몸 안의 마력 생산 기관이 서서히 정지하고 있어 클레온. 아마, 무언가의 방법으로 마력 생산 능력을 증폭시킨 부작용이 온 것 같은데.]
"...마력 생산 능력을 증폭... 은실거미풀 `부스터`인가!"
그제야, 클레온은 메르카가 그렇게 빨리 회복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예민해진 감각을 차단시켜주던 마취와 비슷한 효능도 서서히 사라지면서, 이제 그녀의 몸에는 은실 거미풀의 독만이 남은 상태였다.
"메르카…. 설마 네가 페르디아에게 약을 처방해달라고 한 건가…?"
"후, 아...큭... 맞, 아요. 가만히 침대 위에 누워 있는 건…. 안 맞으니까..."
힘들게 대답하는 메르카를 바라보며, 클레온은 손에 쥔 붉은 약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이게 해독제인가. 잠시만 기다려, 물을 가져올 테니까."
클레온이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서, 방 안에 비치되어 있던 컵에 물을 담아서 가져온다.
그리고, 눈앞에 누워있는 메르카를 조심스럽게 일으켜, 그녀의 입을 조심스럽게 벌리고 약을 입에 넣어주면
메르카는 그런 클레온과 눈을 마주치다가
덥석 하고, 클레온의 얼굴을 잡아당겨 입맞춤을 시작한다.
"읍...!?"
클레온은 갑작스러운 메르카의 행동에 당황하며 그녀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필사적으로 입을 벌리고, 자기 입에 들어왔던 약을 클레온의 쪽으로 넘기는 메르카.
그리고, 결과적으로 클레온은 반쯤 강제적으로 약을 삼키는 것이었다.
그것을 확인하면, 클레온은 얼굴을 떼어내며 입가를 훔치고 놀란 얼굴로 메르카를 바라보면.
"읏, 쿠... 하아... 하아...♡"
메르카는 흐트러진 머리카락, 그리고 호흡을 반복하며 고개를 숙인 채 입술에서 채 닦아내지 못한 타액을 떨어트린다.
"메르카, 대체 왜... 읏..."
그리고, 약을 삼킨 클레온에게도 이변이 일어났다.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해독제가 아니었던 건가...? 이것도, 은실거미풀의 약...?"
"...클, 레온... 미안해요. 그 약은, 당신용이라고... 그 여자아이가…."
"페르디아가? 설마"
메르카의 대답을 들은 클레온은 재빨리 각인을 통한 텔레파시로 페르디아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페르디아에게서도 마력의 흐트러짐을 느끼며, 그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닿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설마, 그 암살자와 싸우고 있는 건가?`
[클레온. 그런 것보다, 가만히 놔두면 저 여자, 정말로 증발해 버릴 것 같은데?]
갈라테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곧바로 클레온은 눈앞의 메르카에게 시선을 되돌렸다.
그녀가 말한 대로, 전신에서 일어나는 스파크와 전기로의 변형 때문에 서서히 몸이 흐릿해져 가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큭..."
조금 전의 키스로 조금은 타액이 교환되었지만, 그 정도의 마력으로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마치 몸의 마력 저장고에 구멍이라도 난 듯이, 빠르게 마력 고갈로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클레온 본인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상 상황.
눈앞의 메르카를 보고, 맥박이 빨라지고, 뱃속이 뜨거워지며, 정신이 몽롱해지는 느낌.
의심할 여지 없는, 은실거미풀에 의한 효능이었다.
하지만 그에 더해 열과 혈류가 고간을 향해 집중되는 것이 느껴졌다.
"페르디아, 설마... 처음부터 여기까지 생각하고…."
즉, 붉은 약의 효능이라는 것은, 은실거미풀의 부작용에 위험해질 메르카의 몸을 해독하는 `해독제`가 아니라.
그 약을 먹은 인간의 마력 생산력을 높여, 마력 고갈에 빠지는 메르카의 몸에 마력을 채워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용도였다.
클레온이 성적 흥분을 느끼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공급 과정으로 가는 길을 부드럽게 해주게 위한 윤활제 정도의 효능이겠지.
클레온의 몸 그 자체가 메르카의 해독제가 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뒤에 클레온에게, 메르카와 같은 마력 고갈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그 확률은 낮을 것이다.
클레온의 마력 생산은 갈라테아가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을 때,, 클레온의 몸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갈라테아 쪽에서 클레온을 보조할 수 있다.
그리고, 클레온이 느끼고 있는 감각을 아마 지금 메르카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귀족의 아가씨, 프라이드 높은 여성. 목숨보다도 명예를, 정절을 지키도록 교육받았을 것이다.
설령 전신이 번개로 변해서 사라지게 되더라도, 남자와 몸을 섞는 것을 거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사의 처지에서 보면,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이라는 것이 있고, 프라이드가 목숨을 구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장벽을 조금, 낮춰줄 필요가 있겠지.
한가지 다행이라고 한다면 메르카가 그런 `프라이드`와 `목숨`을 저울질하여 프라이드를 선택할 정도로 꽉 막힌 여성이 아니라는 점.
첫 키스라던 가에 신경 쓰지 않는 것도 그런
"후, 우... 클레온... 조금... 몸이 뜨거운데…."
메르카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기 의복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어깨부터 내리기 시작한다.
드러나는 것은, 검은색과 붉은색의 자극적인 컬러를 가진 레이스 달린 브래지어.
그리고 그 안에 감싸져 있는, 풍만하면서도 새하얀 피부를 가진, 보기만 하더라도 보드라운 감촉이 있는 것이 느껴지는 젖가슴이었다.
아루루와 같은 나이. 소녀라는 단계를 지나 성인의 단계에 갓 접어든 여성.
젊음과 건강함, 그러면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가녀림.
늘 앞만 보고 나아가는 모습만을 본 클레온이 느끼는 것은 거기서 오는 갭에 의한 매력이었다.
상기된 얼굴, 마력 부족에 의해 흐트러진 컨디션.
그리고, 명백하게 무언가를 바라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
클레온은 점점 상승하는 자신의 체온과, 흐려지는 판단력.
"이건…. 치료행위라고 생각하세요…. 클레온."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기 팔을 붙잡아 오는 여성의 손.
한껏 무너진 경계심은, 역으로 지금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남성에게 마음을 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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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위에, 사랑이라는 것은 분명 없을 것이다.
있다고 한다면, 약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만들어진 애욕.
흥분으로 흐려진 판단력과, 메르카의 위태로운 모습이 만들어내는 보호 욕구.
자신에게서 마력을 얻지 못하면, 정말로 죽어버릴지도 모르는 그녀를 위해서, 클레온은 자신에게 매달려 오는 그녀의 몸을 떨쳐내지 못한다.
"후우...♡ 후우...♡ 하아... 응...♡"
애달픈 호흡 소리와 클레온의 품에 얼굴을 파묻고, 그 팔을 붙잡은 채 잠시 멈춰 있는 메르카는.
올라간 체온 탓에 흐르는 클레온의 땀에서 풍겨오는 그의 냄새에서 일종의 안심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후후... 남성과 몸을 섞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몸을 밀착해 본 것도 처음인데... 이것이 남성분의 체취라는 것이로군요…?"
호흡할 때마다, 그녀의 안쪽을 가득 채우는, 클레온의 수컷의 향기.
지금의 그녀는, 그 향에 자극받아 머릿속에서 행복 물질이 생성되는 발정상태에 빠져 있었다.
엔도르핀이라던가, 도파민이라던가.
수사관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의학지식을 얻기 위해 서적을 뒤지다 한 번쯤은 눈에 들어왔을 법한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고 나면.
그런 IQ 높은 단어들은 서서히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아랫도리를 적시는 저릿한 기분만이 남아 저절로 몸의 아래쪽으로 손을 기어가게 만든다.
남자를 모르는 숫처녀. 오늘까지 누구와도 몸을 겹친 적도, 키스한 적도 없던 숙녀에게서 `이성`이라는 한 꺼풀을 벗겨내면.
그 자리에 남는 것은 청초한 아름다움과 매혹적인 음란함을 겸비한 요부였다.
"옷... 방해네요…."
아직 의복을 걸치고, 신사인 척하고 있는 클레온의 옷을 주욱 잡아당기는 메르카.
그러면 클레온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녀가 보는 앞에서 입고 있던 상의를 벗었다.
땀이 흘러 축축해진 몸에, 공기가 닿으면 조금은 그 열기가 식는 것처럼 느껴졌다.
"와아...♡"
그리고, 클레온의 상체를 보고 목소리를 흘리는 메르카.
그녀의 눈은 약간의 놀라움과 어딘가는 기대대로라는 듯한 황홀함에 가득 차 있었다.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는 것인지, 찰싹찰싹 붙어와, 손으로 클레온의 단단한 몸을 여기저기 만지면서.
"헤에...♡ 흐응...♡"
같이, 마치 미술품을 감정하는 듯한 태도로 접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상체가 달라붙어지며, 서로의 몸은 더욱 가까워진다.
아직 속옷의 안에 감추어져 있는 부드러운 가슴이 클레온의 몸에 닿으면, 그의 아랫도리가 살짝 반응하지만.
클레온은 우선 자신을 스스로 진정시키듯이 작게 심호흡하고, 메르카를 잠시 떨어트려 놓기 위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
파직! 하고 스파크가 튀어 오른다.
"햐앗!?"
갑작스러운 불빛과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귀여운 소리를 내고 마는 메르카.
그리고 그것이, 방금 자신이 낸 소리라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이 새빨개진다.
"미안. 메르카, 하지만…. 너무 그렇게 만지면…."
"...만지면, 참을 수 없게 되나요?"
클레온이 말하려는 것을, 메르카는 마치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눈을 가늘게 뜨고, 얼굴에는 홍조를 띤 채, 입가를 살짝 올리면서 이야기하는 그녀는, 마치 장난기 넘치는 아가씨 그 자체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감추려는 행동일까, 아니면 그녀의 진심일까.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 소리를 들키지 않으려는 듯 여유작작한 미소를 보이면.
클레온은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래."
"아하♡ 부끄러워하면서 이야기하는 걸 보니까 조금 기분이 좋네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처음에도 말했지만…. 지금부터 저와 당신이 행하는 건 `치료`니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더욱 가까이 달라붙는 메르카.
클레온과 가까이 있을수록, 그의 몸에서 과잉 생산된 마력이 그녀에게 스며들어, 어떻게든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그와 더욱 몸을 밀착시키고 싶어지는 것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클레온의 귓가에 매달려, 속삭이듯이 말하는 메르카.
"클레온의 안에 있는 마력을... 제 안에 가득 채워주세요….♡"
"읏...!"
매혹적으로 부탁해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클레온은 겨우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끈`을 조금 느슨히 풀어버리게 된다.
자신에게 붙어있는 그녀와 함께 침대 위로 쓰러지며, 결과적으로 클레온이 위에서 메르카를 덮어버리는 듯한 자세가 되면.
메르카는 조금 놀란 듯이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깜빡거리며 클레온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그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약효에 의해 이성이 서서히 벗겨져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다.
"...메르카."
"네..."
"미안, 최대한 상냥하게 할 테니까."
"...후후, 부탁드려요. 아루루가 말한 대로라면... `첫 경험`이라는 것은 중요하다는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뻗은 팔이 붙잡은 클레온의 얼굴이 서서히 자신에게 가까워지면, 살며시 눈을 감는다.
이내, 가볍게 닿는 두 사람의 입술.
"응...♡ 츄...♡ 읏...♡ 후우...♡ 츄르... 릇...♡ 하음...♡"
두 사람의 키스는, 첫 번째의 막무가내 키스도, 두 번째의 강제적인 키스도 아닌.
이번에야말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어질 행위의 전초전으로써 이루어지는 입맞춤.
연인이 아닌 이들이 행하기에는 너무나도 달콤한 것이었고, 연인이 행하기에는, 너무나도 서로를 배려한 키스였다.
조금 길게 이어지며, 호흡이 곤란해질 때쯤이 되어서 떨어지는 두 사람의 얼굴.
중력을 타고 흐르는, 타액의 거미줄은, 은색으로 반짝이며 끊어졌다.
메르카는 엄지로 조심스럽게 자기 입술을 닦아내며 입꼬리를 올린다.
"...이런 것도 나쁘진 않네요…. 하지만 역시 저는, 격렬한 편이 취향인 것 같아요."
"너라면 그럴 거라 생각했어."
"당신이라면 알아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시답지 않은 대사를 나눈 뒤, 클레온은 조심스럽게 메르카의 의복에 손을 가져간다.
딱 보기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의복.
실수로라도 상처가 나지 않도록, 신중하게 손을 움직이면 조금 벗겨졌던 이성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메르카는 잠시 웃더니.
파직, 하고 스파크가 튀었다고 생각하면 그녀의 의복이 중심 라인을 타고 찢기며, 클레온이 잡아당기기만 해도 벗길 수 있게 된다.
그 행위에 잠시 당황한 클레온이 메르카와 눈을 마주치지만.
"옷에 그렇게까지 마음을 두진 않아요. 중요한 건, 조금이라도 빨리 당신에게서 마력을 받는 것이니까요."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그러면 클레온은 그녀가 원하는 대로, 강하게 그녀의 옷을 잡고 팔을 움직이면.
즈즈즉, 하는 옷감이 뜯겨 나는 소리를 내며, 그녀의 거추장스러운 겉옷이 찢겨 나가고.
그대로, 클레온의 앞에는 고급스러운 속옷만을 입은 여성의 반나체가 드러났다.
클레온의 손이 그녀의 가슴에 닿았다.
크기는 아루루보다 조금 큰 정도이지만, 그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천상의 육체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갖추었던 아루루의 몸과는 다른.
비록 타고난 재능을 간직한 몸은 아니지만, 수없이 많은 단련과 노력을 거듭해서 만들어낸 것이 분명한 그녀의 육체는.
두 사람의 성격 차이를 나타내듯이 반대의 성향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클레온의 시선이 집중된 것은, 그녀의 허벅지이다.
의족을 달지 않은 쪽의 다리는, 그녀의 몸 전체 중에서도 특히 단련된 부분으로 보였다.
굵고, 탄탄하며, 지방보다도 근육이 더 많아 보이는 그녀의 허벅지는 클레온의 굵은 팔뚝만큼이나 두꺼웠다.
"...굉장한걸. 얼마나 단련한 거야?"
"당신만큼은 아니더라도, 꽤요. 아하, 그 눈빛을 보아하니…. 당신도 저랑 비슷한 취향인가 보군요?"
메르카가 쿡쿡거리면서 클레온에게 이야기하자, 클레온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말하는 `취향`이라는 것은, 즉. 단련된 인간의 몸에 매력을 느끼는 것.
이성을 보고 그 성적인 매력 가슴이 크고 작거나, 엉덩이가 크고 작거나 한 것보다도.
근육의 성장 정도, 그 육체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거듭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겪었을지.
물론, 쿠온과도 같은 여성스러움의 완성형과 같은 몸도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었지만, 클레온 본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은 메르카 쪽이 더 가까웠다.
그 덕분일까, 메르카의 몸을 보고 있다면 커져 버린 그의 남성기가 지금이라도 아랫도리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이, 아플 정도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슬슬 괴롭지 않나요? 후후...♡ 본래라면 귀족 여성 앞에서 하반신을 노출시켜도 되는 것은, 그 남편으로 한정되어야 하겠지만…."
메르카는 슬쩍, 무릎을 올려 그 위치에 있는 클레온의 고간 부분을 살며시 자극한다.
"...클레온이라면, 괜찮아요♡"
그리고, 다시 한번 유혹의 목소리를 속삭이더니. 이어서 다리를 쭈욱 올려, 그 유연함을 보이며.
발가락 끝으로, 클레온의 바지를 붙잡은 채, 그것을 한꺼번에 내려버린다.
그러면, 감추어져 있던 클레온의 성기 역시, 공기 중에 노출되며 그 흉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 ...!"
메르카는 나타난 클레온의 페니스의 형태에 놀란 듯이 숨을 죽였다.
자신의 팔뚝만 한 굵기, 그리고 장대한 길이.
검붉은색의 기둥을 타고 맥박 하는 굵은 혈관.
지식으로 알고 있는 남성기와는 너무나도 다른 형태였다.
"...이것은…. 상정 밖이네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물건을 붙잡으면.
상상 이상으로 단단하고, 뜨거운 그 물건에 움찔, 하고 몸을 떨었다.
범죄자 녀석들이 휘두르던 어떤 흉악한 무기를 보더라도 대담하게 대했던 그녀에게 있어서.
앞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안을 꿰뚫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 괴물 같은 물건은 처녀인 그녀에게 조금이지만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잠깐... 조금만 더 가까이 와 주세요."
"...이렇게?"
클레온에게 부탁하여, 자신을 위에서 감싸도록 조금 더 팔을 굽히라고 하면.
그 물건이 자연스럽게 메르카의 배 위에 올려진다.
당연하게도, 배꼽이 있는 부위보다도 높은 위치에 귀두 끝이 닿으면.
메르카는 꿀꺽, 하고 침을 삼킨다.
"...인간의 구조상, 이것을 전부 받아들이는 건 무리인 것 같은데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
결과는 달랐지만, 이라는 말은 삼가한 채, 클레온이 이야기하면, 메르카의 눈이 반짝였다.
"그렇군요. 다들 이게 어렵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당신과 몸을 섞을만한 메리트가 있었다는 것이겠죠."
"메리트라고 해야 할까..."
조금 변명하는 것 같은 형태가 되어 입 안이 씁쓸해지는 느낌을 받은 클레온은, 메르카가 스스로의 손가락을 아래로 내려, 하의 속옷의 음부를 가리고 있던 부분을 조금 옆으로 치워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얇은 천 아래에 감추어져 있던 그녀의 음부, 그리고 슬쩍 보이는 음핵의 위.
여성의 사타구니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는, 금색의 잔디가 조금이지만 자라나 있었다.
"읏... 그러고보니, 마차를 타고 이동하느라 며칠 정리를 안 했었네요."
부끄럽다는 듯 얼굴을 붉히는 그녀.
클레온은 그러면 슬쩍 손을 뻗어 그녀의 음모를 만져 보았다.
"자, 잠깐!?"
"아 미안."
"정말이지…! 거기까지는 허락하지 않았어요! 지금부터 삽입은 해야 하겠지만!"
메르카는 정말로 부끄럽다는 듯이 말하더니, 조심스럽게, 음부를 벌린다.
"...자, 그럼…. 시간이 됐네요. 처녀였던 자신과 작별할 시간이."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니지?"
클레온이 그렇게 물어보자, 메르카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클레온을 올려다보았다.
"안 그런 날이 없으니 괜찮습니다."
"...그런가, 메르카는 기특한걸."
"뭣...!"
그리고, 클레온은 조심스럽게 그 귀두의 끝을 그녀의 음부에 가져다 대고.
"읏...♡ 쿳...♡"
미지의 감촉에, 메르카가 몸을 움츠러트리는 동안
조금씩, 조금씩, 허리를 앞으로 밀어 넣으며.
즈,즛.... 즈즛...
"아읏...! 흣... 하아...♡ 웃...♡"
무언가, 안쪽에서 찢겨나가는 느낌.
주륵, 하고 새어 나오는 단 한 번만 경험할 수 있는 부위의 출혈에 메르카는 고통을 느끼지만.
이내 그 고통은 더욱 안쪽으로 파고드는 이물감과 압박감.
그리고...
귀두가 질내를 긁어낼 때 생겨나는, 걷잡을 수 없는 쾌감에 지워진다.
결국, 클레온의 물건이 3분의 2쯤 들어갔을 때.
메르카의 자궁구에 클레온의 귀두가 닿았다.
콩...하고 가볍게 무언가가 부딪혔다고 생각하면.
메르카는 천으로 된 시트를 붙잡으며 허리를 저절로 띄우는 것이었다.
"...이,게, 처녀 상실의 아픔이로군요…."
메르카가 이를 악물고 그렇게 대답하면 클레온은 조심스럽게 메르카와 눈을 마주친다.
그녀는 두세 번 숨을 몰아쉬더니 그대로 클레온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걱정하지 마세요, 아픈 건 익숙하고... 이제 괜찮으니까…. 움직여 주세요. 클레온."
"...알았어."
그리고, 클레온의 피스톤 운동이 시작된다.
메르카에게 있어서, 오늘의 이 만남. 이 경험이.
훗날 자신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