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화 〉 메르카 왕국의 번견 (2)
* * *
000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메르카는 오늘 처음 만난 남성에게 설마 자기 처녀를 바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야 그렇겠지, 클레온에 대해서 아무리 조사를 철저히 끝내놓아, 그에게 개인적인 인간으로서의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육욕으로 연결될 정도로 클레온이 매력적인 인간이었던 것은 아니었고, 또, 메르카 본인이 그렇게까지 색정광인 것도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통성명을 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사람과 몸을 섞고 있는 이 상황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고.
메르카의 이성이 그녀의 안쪽 구석 어딘가에서 외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메르카는 생각하는 것이다.
처녀를 상실한 아픔은 서서히 사그라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몽롱한 정신 속, 어쩌면 그녀를 이 현실에 붙잡아 두는 것은 쾌락 보다도 고통이었다.
마검사의 체액이 대량의 마력을 품고 있다는 사실관계만 존재하지 않았다면, 클레온과 키스를 하고, 그에게서 정액을 받아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일 텐데.
그러니까. 이것은 애정과 사랑을 품고 이루어지는 행위가 아닌, 보급, 치료행위라고 메르카는 클레온에게 이야기했다.
`진심`... 따위는 되지 않는다.
모순적이지만, `수사관`으로서, 왕국의 번견으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언제나 `진심`인 메르카이기 때문에.
이러한, 필요로 몸을 섞는 행위를 계기로 서로에게 진심이 된다는 것을 어딘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진심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가식`을 부리는 것은 숙녀로서의 교양이다.
더군다나, 상대방은 자신을 치료해주려고 하는 것이다. 비록, 약을 먹어 그 역시 성적 흥분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사랑하지 않는 이성과 몸을 섞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고, 그가 마음을 통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리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메르카는 수사관이다. 주어진 상황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고, 또 거기서 인과관계를 도출해 내는 것이 그녀가 해야 하는 일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최대한 클레온이 느끼는 그런 `부담감`이나 `불필요한 책임감` 등을 덜어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요부를 꾸미는 것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그의 품에 안겼을 때부터. 쭈욱 생각하고 있었다.
간과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첫 번째. 클레온의 몸이 메르카에게 있어서는 `취향`에 꼭 들어맞는 인물이라는 점.
검과 마법, 양쪽을 사용하기 위해서 단련된 바위 같은 몸.
수없이 많은 수라장을 겪으면서 얻었던 잔 상처가 쌓여있는 피부.
우툴두툴한 힘줄이나 갈라진 근육들.
물론, 클레온 보다도 체격이 크고, 더욱 근육질인 인물은 수없이 많다.
상처 하나 없이, 갈고 닦은 조각상 같은 몸을 가진 인간 역시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보기만 하더라도 땀 냄새가 날 것 같은, 숨 막히는 실전 속에서 갈고 닦아진 `전사의 몸`과, 거기서 느낄 수 있는 싸움의 흔적이야말로.
메르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의 육체라는 것.
메르카도 인간이기에, 그러한…. 소위 말하는 `이상형`에는 어쩔 수 없이 약한 것이다.
그러니까, 클레온이 겉옷을 벗어 그의 나체를 드러냈을 때 순수하게 감탄했고, 자신도 모르게 두근, 하고 심장이 뛰거나.
몸의 안쪽에서, 전에 느껴본 적 없는 저리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두 번째는 알게 모르게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약효였다.
은실거미풀에 의해 한 번 부스트 되었던 마력 기관은, 한계를 맞이하여 한동안은 움직이지 않게 될 정도로 기능이 약화한 상태였다.
인간에게 있어서 필요한 `혈액`의 유송에 문제가 생기면 몸의 곳곳에서 이상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하게, 필요한 최소한의 마력이 고갈되기 시작하면 불안증세와 같은 멘탈의 약함이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메르카는 스스로가 그러한 부분에 대한 내성이 있는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정말로 안쪽이 텅 비어버린 듯한 상실감과 동시에 찾아오는 허무함.
그리고, 몸의 일부가 `또다시`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어린 시절에 겪었던 공포의 재림.
잊고 있었던, 언젠가의 비극.
그것들이 하나로 이어지며, 머릿속이 창백해지는 이유가 `공포`라고 그녀는 자각했다.
자각한 뒤에, 거부했다.
거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머리카락 일부가 사라졌을 때, 만약 클레온이 막아주지 않았다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 처럼,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몸을 웅크린 채.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메르카 알카디아스의 약한 내면을 전면으로 드러낸 채.
어떠면 오늘 밤, 아스카론이 돌아오기 전에 입자가 되어 흩어져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엄지를 깨문 채, 공포의 밤을 지새워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나 한껏 약해진 상태의 그녀에게는, 다행히도 옆에서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을 구해줄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강한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강한 인간을 연기하는 인간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지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나약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경계심을 풀고, 마음의 빗장을 열어젖힌다.
몸이 이어지면서, 마음이 이어진다.
마음이 이어지면서, 마력이 이어진다.
마력이 이어지면서, 영혼이 이어진다.
그것이 과연, 그녀를 현세에 붙들어 매는 동아줄일지
번견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그녀에게 새롭게 부여된 일종의 목줄일지.
아아, 하지만 누군가가 말했던가.
`개`는 결국, 주인을 필요로 한다고.
그녀는 왕국의 수사관으로서 백성들을 위해 일하고, `왕`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지금의 `왕`은 그녀의 주인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충성의 맹세.
그녀의 주인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었다.
스스로가 진실을 찾고, 스스로가 방법을 모색하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자신과 자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오랜 벗이자 시종. 아스카론.
거기에, 한 명이 더 추가된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나쁘지 않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가 자기 주인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었다.
001
메르카는 클레온에게 부탁했다, 팔의 힘을 풀고, 그의 무게로 자신을 눌러줬으면 좋겠다고.
서로의 경계가 없어질 정도로, 가깝게 붙은 채로.
그의 존재를 느끼고 싶다고.
클레온의 체격을 생각하면, 당연히 성인 남성 수준의 몸무게가 있을 것이고.
여성인 메르카가 받아내기에는, 또 당연하게도 무거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메르카가 자기 눈을 바라보며 부탁해 오는 것을, 클레온은 거절하지 못하고,
조금이나마 그녀에게 가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그녀의 등으로 팔을 돌려, 품 안에 강하게 않았다.
덕분에, 삽입된 상태의 클레온의 물건은 그녀의 더욱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서, 아직 삽입되지 않고 남아있던 부분이 그녀의 안쪽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압박감을, 안쪽과 바깥, 양쪽에서 느끼면서 메르카는 `푸하아...♡`하고, 숨을 내뱉었다.
타인을 구속하는 것이 특기인 메르카였지만, 스스로도 구속당하는 것에 대한 쾌감을 감출 수 없는 듯했다.
"이거...♡ 후후... 좋네요♡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붙잡혀서 꼼짝달싹 못하는 데도...♡ 답답해서 숨을 쉬기 힘들어도... 가슴의 한쪽이 따뜻해지면서,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에요...♡"
메르카는 천처히, 클레온의 귀에 대고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듯이 말해왔다.
그의 굵은 팔에 안긴 채로, 그의 숨소리와 자신의 숨소리가 서로의 귀에 곧바로 들어갈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클레온의 근력이 자신을 옭아매 팔을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메르카는 두근거리는 심장의 박동이 서서히 빨라지며, 그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스스로 질내의 압력을 높이며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클레온에게 전달해 왔다.
"키스는... 괜찮아요. 정말로 숨이 막힐 거 같으니까...♡ 그보다도, 더욱... 더욱 가까이... 으스러질 정도로 안아 줬으면 해요..."
마치, 애정이 결핍되어 있던 아이처럼 졸라오는 그녀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욱더 강하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웃...♡ 아...♡ 크읏...♡"
그리고, 들려 오는 것은 그녀의 조금 고통스럽다는 듯한 목소리.
그 목소리에 클레온이 자신도 모르게 팔에 힘을 풀어버리면.
"하아...♡ 하아...♡"
심호흡하면서 조금 흐리멍덩해진 눈빛으로 천장을 바라보는 메르카.
입에서 흘러내린 달콤한 타액이, 턱에 따라서 떨어지고 있었다.
"저도 저 자신이 이렇게나... `이상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남자의 품에 안겨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한 포옹을 받으면서 아랫도리를 적신다니...♡"
스스로가 받는 고통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피학성애`.
평소에 기가 강한 그녀이기에, 또다시 그 모습에 갭을 느끼는 클레온의 물건은 그녀의 안쪽에서 더욱 단단해지며, 그녀의 얕은 돌기를 남김없이 꾸욱, 눌러댔다.
"아핫...♡ 클레온의 물건, 아까부터 안쪽에서 움찔거리고 있네요...♡ 제가 괴로워하면서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아까처럼 `참을 수 없어`지나요?"
클레온은 그녀의 질문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후후, 좋아요♡ 클레온, 솔직한 사람은 좋아해요♡ 쾌감에 솔직해지는 것도, 제 앞에서 자기 자신에 솔직해지는 것도... 심문받는 범죄자들이 당신만큼 솔직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그의 목덜미에 키스한다.
"하지만, 어딘가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네요...♡ 역시, 남성은 피스톤 운동하면서 여성의 안을 휘저어야 더욱 기분 좋아질 수 있는 걸까요?"
메르카의 질문에 클레온은 조금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녀의 적나라한 질문에 당황한 것도 있었다.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클레온은 어떻죠?"
진실을 원한다는 듯 눈을 빛내며 물어오는 메르카.
클레온은 또다시, 그녀의 앞에서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응...♡ 좋아요, 클레온. 움직이세요, 제가 원하는 플레이만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거기에... 안쪽에서 느껴지는 압박감도 나쁘지 않아요…. 옷...♡"
클레온은 메르카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녀를 붙잡고 있던 팔을 풀어내고 자세를 조금 바꾸어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양손은 그녀의 머리 옆에 놓아 위에서 엎드려 보는 태세로 허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 메르카가 말하던 도중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지만.
긴 스트로크로, 한 번의 삽입 간격이 긴 클레온의 물건은, 귀두로 그녀의 얕은 곳부터 깊은 곳을 전부 쓸어가면서 안쪽에 있는 돌기를 깎아내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질 안의 주름 하나하나가, 그런 자극에 행복한 비명을 내지르며, 메르카의 머릿속에 행복 물질을 만들어서 마구마구 쏟아낸다.
메르카는 홍조를 띤 채, 손으로 침대의 시트를 붙잡고.
"응...♡ 웃...♡ 하읏...♡ 후우...♡"
하고, 짧은 간격의 조용한 신음을 내뱉으며 그 움직임을 탐미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과 비교해도, 페르디아와 비견될 정도로 조용한 신음을 내뱉는 그녀는 감도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큰 소리로 신음을 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일 뿐이었다.
다만, 그것은 그것대로 클레온에게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귀족 가문의 아가씨가, 외간 남자와의 성교에서 느끼는 자극을 부정하듯이, 신음을 억누르는 상황은 역시 메르카의 낮의 모습과 비교하더라도 갭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가 기분 좋음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은 비단 신음소리 뿐만이 아니었다.
올라간 체온으로 흐르는 땀.
그리고 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전신의 보드라운 피부.
그중에서도 가장 클레온의 눈에 띄는 것은, 역시 그녀의 젖가슴이었다.
아루루와 비교하더라도 조금 큰 크기의 그것은, 클레온의 한 손으로 붙잡아도 조금 남을 정도의 크기였으며.
클레온이 움직일 때마다, 그 충격으로 자연스럽게 위아래로 흔들리면서.
딱딱하게 솟아오른 꼭지가 보였다.
거기에, 감출 수 없는 것은 역시 그녀의 안쪽.
남성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그녀의 질내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처음`을 바친 페니스의 형태를 기억하려는 듯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클레온의 허리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조금씩 그에게 맞는 형태를 유지하며.
마치, 살아있는 또 다른 생명체처럼, 학습과 실천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클레온의 물건에서 받는 자극 역시 강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애액이나,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도 간격을 짧게 하거나, 서서히 볼륨 높아지고 있었다.
"웃♡"
시험 삼아 가장 안쪽, 자궁구를 귀두로 두드리면 숨길 수 없었다는 듯이 목소리를 터뜨리는 메르카.
짜릿. 하고 클레온을 바라보면 클레온은 그대로 체중을 실어서 그녀의 자궁구를 꾸욱 눌러대며 문질러본다.
"오웃♡ 잠♡ 그거♡ 위험...♡ 안 돼♡"
가장 민감한 부분끼리의 접촉이기에, 클레온 역시 순식간에 강한 자극을 받지만.
그 강도는 메르카가 느끼는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클, 레온...♡ 멈춰요♡ 이런 거♡ 당하면...♡ 제 자궁이♡ 당신의 페니스를 서방님이라고 기억해 버리니까...앗...♡"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전신은, 주어지는 쾌락 물질에 의해 순식간에 증발해 버릴 것만 같이.
마치 깊은 물에 빠져 전신을 짓눌리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러면서도, 안쪽의 감각만은 예민해져서.
가장 깊숙한 곳을 꾹꾹 누르며 마치, 그곳을 열어젖히라는 듯이 독촉해오는 귀두의 단단함이나, 삿갓의 펼쳐진 각도가 얼마나 깊은지 같은 것을.
빠짐없이 느끼며, 그것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쾌락을 끊임없이 주입한다.
"안쪽♡ 약하니까...앗...♡ 손으로 했을 때랑은 전혀 달라서...♡ 웃♡ 아앗♡ 먼저, 가버렷♡ 클레오온...♡"
수많은 여성을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아왔을 클레온과 비교해서, 처음으로 남성을 상대하는 성적 약자인 메르카는.
결국, 그렇게 저항다운 저항을 하지 못한 채, 처음으로 타인에 의해 안쪽을 자극당하여 얻는 쾌감으로.
한 번, 절정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
어금니를 꽉 깨물 정도로, 솟구치는 기분 좋음을 억누르며.
시트를 붙잡은 손과, 움츠러드는 다리.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띄워지는 허리와. 구부러지는 등.
그 모든 것이, 그녀의 절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파칫, 하고 튀는 스파크는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메르카의 눈앞에, 머릿속에서 터져 나오는 쾌락 물질이 보내는 오신호가 보여주는 착시였다.
`방금, 게, 절정...♡ 자위로는 느껴 본적 없는, 깊은...♡`
잔뜩 힘이 들어갔던 몸에서 서서히, 긴장이 빠져나간다.
서서히, 추욱 늘어지는 그녀의 몸.
하지만 그 순간, 다시 한번 그녀의 안을 괴롭히는 클레온의 움직임에 강제적으로 긴장을 되찾는 것이었다.
행위를 시작한 원래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직 그것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앗♡ 잠깐, 클레온... 조금만...♡"
체력과 관계없이, 슬슬 마력을 주입하지 않으면 그녀의 신체가 더욱 약해질 만한 상황.
클레온은 어린아이처럼 애원해 오는 그녀의 부탁에서 눈을 돌린 채.
아까처럼, 그녀의 몸을 끌어안아 준다.
강한 압박감에, 메르카의 호흡이 턱, 하고 막힌다.
뇌로 올라가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덕분에, 몸은 저항을 멈추고 쾌감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아니, 그 이상의 쾌감 물질을 꿀럭꿀럭 만들어내서 전신으로 밀어 보낸다.
그리고, 수컷의 강한 피스톤 운동에 몸의 안쪽의 막혀 있는 부분을 전부 열어젖히고.
자신도 모르게, 그의 허리 뒤로 다리를 돌린다.
`좋아♡ 이거 기분 좋아...♡ 꼬옥 끌어안아 주는 것도♡ 안쪽을 쿵쿵 두들기는 것도♡♡`
입밖으로 내지는 못하지만, 머릿속으로, 그리고 전신으로 이 행위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며.
한껏 녹아내린 표정을 짓는 메르카를 바라보며, 클레온은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쯔걱, 쯔걱...♡
하는, 소리가 결합부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지면서.
그때마다, 클레온의 허리와 그녀의 엉덩이가 부딪히고, 흘러나온 윤활액이 시트를 적신다.
이제, 신음을 참는 것도 한계였다.
"앗♡ 앙♡ 클레온♡ 읏♡ 하아♡ 미안, 해요♡ 또, 가...♡"
무엇을 미안하다는 것인지, 그녀 스스로는 알고 있을까.
하지만 클레온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아니, 허리를 움직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행위를 이어 나갔다.
닥쳐오는 사정감. 체내를 감싸는 흥분과, 미약의 약효에 의해 대량 생산된 정액이, 그의 요도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메르카의 안쪽에서 한 차례, 부풀어 오르는 그의 물건.
"앗♡♡ 큿....♡♡♡♡♡"
순간적으로 늘어난 압박감에 메르카는 곧바로 쌓여있던 쾌감과 함께 절정을 맞이하고.
그것은, 클레온에게도 곧바로 찾아오는 것이었다.
뷰르르르르륵...♡ 뷰르릇...♡ 퓨르르르...♡
콸콸콸 쏟아져 나오는 정액은, 곧바로 그녀의 가장 안쪽을 흰색으로 물들였다.
자궁의 안에 빠른 속도로 쌓여가는 마력을 잔뜩 머금은 액체.
메르카의 몸은 그것을 한없이 받아들이기 위해 모든 것을 풀어 헤치고.
안을 파고드는 `마력 덩어리`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듯이 안쪽으로, 안쪽으로.
그의 정액을 저장하듯이 받아들인다.
"뜨,거워...♡"
여러 차례, 펌프질 되듯이 쏟아져 나온 사정이 끝나자.
클레온은 메르카의 말을 들으며 천천히 물건을 빼냈다.
퓨륵... 하고, 채 담아내지 못한 흰색 액체가, 음부를 빠져나와 엉덩이골 사이로 흘러내렸지만.
이내, 꾸욱 입을 닫으며 안쪽에서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막는다.
정액을 담아내, 조금 부풀어 오른 그녀의 배 위에 손을 올리면.
천천히, 자신의 마력이 그녀의 안으로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으로, 마력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지.
"... 괜찮나? 메르카."
"...네, 문제없어요. 마력도... 상성이 나쁘지 않은 것 같네요. 당신은... 아직 약효가 남은 것 같지만요."
메르카가 그렇게 이야기하자, 클레온은 자신의 물건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것을 보았다.
"...뭐, 그렇지. 필요한 마력은 보충했으니, 이쪽은 내가 알아서 할게."
"잠시만요, 그건 조금 이상한 이야기네요. 당신은 저 때문에 약을 먹었으니, 남은 것도 제가 처리하는 게 도리 아닐까요?"
클레온의 말에 메르카가 몸을 일으키려고 하지만, 안쪽에서 출렁거리는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침대 위로 쓰러트리고 만다.
"...봐, 아직 무리니까."
"...하지만"
메르카가 미안하다는 얼굴로 클레온을 바라보는 그때.
덜컹! 하고, 문이 열리면서.
"메르카! 클레온! 아이는 무사히 돌려 보냈"
아루루 트로메이아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려고 찾아온 것이었겠지만, 전라 상태의 두 사람을 보더니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버린다.
그리고, 동공에서 빛이 없어지면서 이야기한다.
"...어쩐지,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
"...기다려, 아루루. 제대로 설명할 수 있어."
클레온이 바람 현장을 들킨 남성처럼 이야기하자, 아루루는 그대로 문을 닫는다.
"설명은 몸으로 들을게, 클레온."
그리고. 자신도 순식간에 옷을 벗어 던지며 메르카가 누워있는 침대 위로 돌진해 오는 것이었다.
전차 아가씨는, 한 명이 아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