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299화 (299/506)

〈 299화 〉 엔드 게임

* * *

000

변화한 모습의 그레이의 속도와 격투술, 그리고 움직임은 단순한 육체 강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전신을 감싼 특수한 재질의 마력전신갑 '블랙 아웃'은 원초 세계의 시절에 존재했던 특수한 초인 병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장비 중 하나이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가, 장착자의 의지에 반응하여 전신을 뒤덮어 방어력과 신체 강화 효과를 제공하는 특수한 물건이다.

종이에 가깝게 얇은데도 불구하고, 뛰어난 신축력에 더해, 강한 충격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그 표면에 흐르고 있는 마력의 줄기 '어펜드 스트림'.

착용자의 마력에 반응하여 색을 변화하는 그것은, 블랙 아웃의 신체 능력 향상 기능에 더하여 표면에서 마력을 순환시키는 것으로 블랙 아웃 자체를 착용자에 의한 소영역으로 만든다.

즉, 블랙 아웃을 착용한 인간의 주변 일대가, 착용자에게 있어서 유리한 영역으로 덧칠되는 것이다.

그 안에서, 그레이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의 궤도를 읽거나, 소영역 내부로 들어온 타인의 마력을 중화시켜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블랙 아웃 슈트의 입자는, 그레이가 늘 착용하고 다니던 펜던트의 안에 보관되어 있었다.

지금의 그레이보다도 훨씬, 몇 대 전의 그레이까지는 이 슈트를 착용하고 직접 적과 싸우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무적으로만 보이는 이 슈트에도 결함은 존재했다.

바로, 제어용 인공 정령과 착용자의 사고가 서서히 결합하고, 최후에는 파괴만을 일삼는 병기로 변해버리는 위험이 있다는 점.

여기서 제어용 인공 정령이라는 것은 물론 헤르메스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실제로 선대의 그레이들은 몇 번이나 헤르메스에 집어삼켜 질 뻔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 마다 그레이는 자결하여 자신과 헤르메스가 완전히 합쳐지기 전에 스스로 육체를 파괴하고 상황을 리셋시켰다.

결국 헤르메스는 어느 순간 블랙 아웃 슈트에 관한 것을 그레이의 머릿속에서 소거시켰으며.

다시는 이 구시대의 파괴병기를 사용하지 않으리라고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어 기능을 봉인시켜 두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그레이는 그 제약을 돌파했다.

그 조건이라는 것은 바로, '그레이'와 '헤르메스'의 완전한 자아의 결별.

클레온과 엮이기 시작하면서, 그레이는 서서히 변화를 일으키고 있었고, 그 변화가 가장 극적인 순간을 맞이하면서.

헤르메스는 그레이의 변화가 자신의 제약을 해제해 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레이와 헤르메스의 자아가 섞이기 쉬웠던 이유는, 역시 둘이 같은 근원에서 파생되어 나온 존재였기 때문.

알게 모르게 서로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면서 존재해왔던 둘이었지만.

이제는 그레이와 헤르메스는 전혀 다른 존재로 정립되었다.

그 증거가, 슈트의 표면에서 흐르고 있는 서로 다른 색을 가진 두 줄기의 어펜드 스트림이었다.

"모, 몸이 너무 가벼워져서 이상한검다... 왜 지금까지 이런 멋진 게 있는데 안 꺼낸 검까!?"

[그 말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설명해야 할 것이 많다. 간결하게 설명하자면 지금의 너에게는 이걸 쓸 자격이 있다. 그것뿐이다.]

싸움의 안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은빛의 섬광이 되어 질주하는 그레이.

마치 시간이 빨라진 듯한 그녀의 모습은 잔상이 남아 마치 길게 늘어진 수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레이! 너무 깊게 파고들진 마! 일단은 돌파구를 여는 데에 집중해!"

클레온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레이는 아차차 하고 소리를 낸 뒤에, 자신에게 달려든 에인헤야르 하나를 돌려차고 클레온이 있는 곳까지 달려간다.

"알겠슴다!"

"이 쪽이 아니라, 측면을 맡아 줘. 프레이야나 페루루카에게 가까이 오는 적을 쳐내면 돼."

"알겠슴다!!"

클레온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아니면 텐션이 높아져서 그냥 말하는 건지 모를듯한 태도였지만.

그레이는 곧바로 움직여서 골렘을 조종하는 데에 집중이 쏠린 페루루카의 뒤를 노리는 에인헤야르를 향해 날아 차기를 선사한다.

그레이에게 차인 에인헤야르는 그대로 적들의 무리한 가운데로 날아가더니.

발바닥을 통해 주입된 강한 마력의 충격이 그 몸 안에서 터져나가며 커다란 폭발을 일으킨다.

덕분에 각도만 잘 맞추면 한 번의 공격으로 몇 명씩이 적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

"완전 멋짐다..."

그레이는 자신이 한 짓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손뼉을 치며 폭발한 에인헤야르를 바라보았다.

천진난만한 소녀같았지만, 행위의 결과물은 상상 이상의 파괴의 화신 그 자체였다.

그 클레온 조차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파괴력이었으니까.

그리고 포위망을 돌파해 나가는 일행의 선두­ 클레온은 드디어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앞까지 도달했다.

"이대로 계단을 오르면­"

윗층으로 올라가면 에인헤야르들도 좁은 통로로 몰려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리라.

클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아가던 발을 멈추지 않으려 했던 다음 순간.

쿵! 하는 소리가 나며 클레온의 앞에 커다란 오토마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에인헤야르들과 비교하면 디자인적인 부분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그 크기였다.

게다가 회색에 가까운 다른 녀석들에 비해 거의 완전한 검은 색.

클레온은 그것을 보고, 아카데미에서 자신들을 덮쳤던 오토마타와 어딘가 비슷한 것을 느꼈다.

"설마­"

클레온이 그렇게 생각하며 흑빛 수정검 아론다이트를 휘두르면.

표면에 닿는 순간, 클레온의 마력 일부가 흡수된다.

"역시...!"

이전 아카데미에서 클레온과 베아트릭스를 덮친 적이 있던 오토마타는 과거 마법사들과의 전쟁 시절에 사용되던 오토마타와 같은 부류였다.

적의 마력을 흡수하여 자신의 마력으로 전환, 후에 방출하여 마법사들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

"큭..."

사용하는 무기가 아론다이트가 아닌 갈라테아였다면 자체의 단단함으로 베어낼 수 있었겠지만, 아론다이트는 클레온의 마력이 없어지면 쉽게 부러지고 마는 수정검이다.

클레온은 아론다이트에 흠이 가기 전에 재빠르게 무기를 회수하여 그 거대한 오토마타와 거리를 벌린다.

"클레온, 고개를 숙여라!"

프레이야의 말에 곧바로 몸을 숙인 클레온은 자신의 등 뒤에서 겨우살이 화살이 날아가, 거대 오토마타의 관절 부분을 정확하게 노리고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류의 적들은 관절 부분은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려고 약하게 만들어진 것이 암묵의 룰이었기 때문이다.

프레이야도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했던 에인헤야르드들을 상대하면서 그런 지식을 배운 것이겠지.

평범하게 철판도 꿰뚫는 프레이야의 강력한 화살은, 오토마타의 관절 부분에 틀어박히기는 했지만, 관통은 하지 못했다.

그만큼, 녀석의 장갑이 두껍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다만, 프레이야의 화살이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깊게 틀어박힌 프레이야의 화살은 부러지지 않으며, 녀석의 위협적인 움직임을 붙잡았다.

"일단은 움직임을 막았지만... 이 녀석이 통로를 꽉 틀어막고 있군."

클레온은 혀를 차며 녀석을 쓰러트려서 비키게 하지 않으면 계단으로 향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좋아... 그럼 여기선 내 궁니르로...!"

시프가 자신 있게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려 했을 때.

"뭠까 이 커다란 녀석!"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가 뒤쪽에서 울렸다고 생각하면, 시프의 옆을 바람이 가르면서 지나갔다.

아니, 그것은 바람이 아니라 은빛의 인영이었다.

"우오오오오!"

그레이가 어울리지 않는 기합음을 올리며 오토마타에게 날아 차기를 틀어박았다.

아까와도 같이, 어펜드 스트림을 통해서 오토마타에게 마력이 주입되면­

치이익... 하는 소리를 내더니 주입된 마력이 표면으로 흩어져 버리며, 그레이의 공격은 그대로 무효화 되어 버리고 말았다.

"어, 어라...?"

[네 공격력은 대부분 몸 전체를 흐르는 마력에 의해 형성된다. 이 오토마타는 마력을 흡수하니까, 네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고 할 수 있다.]

"마, 말하는 게 한 박자 늦스으아아아!?"

공격이 무효화 되어 무방비해진 그레이의 얇은 다리가 오토마타의 팔에 의해 붙잡혔다.

그대로 마치 몽둥이를 휘두르듯이 휘둘러진 그레이의 몸이 콰앙! 하는 소리를 내며 지면에 부딪히고 나면

"그레이!"

클레온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괜, 괜찮슴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있지만 몸 안에 충격이 남아있는 것인지 비틀 거리는 그레이.

"정말...! 그러니까 여기는 나한테 맡..."

시프가 이번에야말로 궁니르를 던지려고 하면­

그녀의 뒷 쪽에서 거대한 주먹이 휘둘러져 오토마타의 머리통을 날려버렸다.

페루루카가 불러낸 거대한 골렘, 골렘 클레온의 주먹이었다.

[미안하다. 거리가 좀 있어서 오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골렘 클레온의 목소리가 그렇게 울리면 오토마타는 머리가 날아간 것에 의해 앞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인지 멋대로 팔다리를 휘두르며 일행들을 덮치려 한다.

"가, 가라! 클레온!"

페루루카의 목소리가 골렘을 응원하듯이 울려 퍼지면 골렘의 육중한 팔이 오토마타의 두 팔을 붙잡고.

콰드드득! 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불가능한 방향으로 비틀어 버리고, 어깨에서 팔을 떼어내 버린다.

[몸이 크고 마력 흡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아니군...]

골렘 클레온은 오토마타의 팔을 떨어트리고 그것을 지면에 내려놓으면서 자신의 손을 털려고 했다.

그러자, 후두득 소리를 내면서 골렘 클레온의 손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 ...!?]

"아­ 그야, 골렘도 일단은 마력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접촉한 부분의 마력이 흡수돼서 그 부분만 붕괴한 거겠지."

시프가 태평하게 분석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면 페루루카가 재빨리 흡수된 부분에 마력을 다시 주입해서 손 부분을 수리해냈다.

"이, 이걸로 어떻게든 다시 움직일 거에요..."

[고맙다 소환사. 하지만 이걸로 통로가 열렸으니 모두 계단을 올라갈 수 있다.]

"프레이야! 쓰러진 그레이를 회수하고, 시프는 페루루카와 함께 먼저 올라가!"

"응!"

클레온의 지시에 프레이야가 재빠르게 움직이고, 시프는 페루루카의 손을 이끌고 계단을 통해 간다.

프레이야가 돌아와 그레이를 태운 채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클레온과 골렘만이 지하에 남은 상태가 되었다.

다만, 골렘 클레온의 크기는 평범하게 통로를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였다.

[먼저 가라. 나도 뒤따라가지.]

"...가능한건가?"

클레온의 질문에 골렘은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을 믿으라는 듯한 대답이었다.

"... ..."

클레온은 그런 골렘을 뒤로하고, 계단을 올라가기 위해 통로로 뛰어들었다.

골렘은 그대로 뒤를 돌아보며, 자신들을 따라오는 에인헤야르들을 바라보더니.

주먹을 마주치고 전투의 태세를 취했다.

날카로운 금속의 소리만이, 지하에 남게 되었다.

001

쿠르릉...! 하는 천둥의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미미르­ 아니 카시우스의 방문은 폭발과 함께 날아갔다.

그 커다랗고 갑작스러운 소리에 아멜리아가 깜짝 놀라 방문 쪽을 바라보면.

에딘이 분노한 얼굴로 눈과 손에 든 망치를 빛내면서 카시우스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미미르...! 이 썩을 애송이가...! 감히 나를 속여!?"

얌전히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던 카시우스는 놀란 기색을 보이지 않으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에딘을 바라보았다.

"속이다니,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군요."

"시치미 떼지 마라! 네가 그쪽의 계집을 살리기 위해서 뇌전의 창을 약하게 발사하고, 다른 녀석들을 숨겨준 것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에딘의 말에 카시우스는 유일하게 보이는 문양이 떠오른 눈을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리며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에딘에게 침착하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저는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그 미래에서, 이 소녀가 당신의 힘이 되어주는 것을 봤기 때문에 죽이지 않은 것뿐입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그럴만한 가치가 없었을 뿐이죠."

카시우스의 능청스러운 말에, 아멜리아는 조금 경악한 표정이 되지만 에딘은 쉽게 의심과 분노를 지우지 않은 채 카시우스의 곁까지 다가왔다.

그가 걸을 때마다 울려 퍼지는 천둥과 일어나는 번개 때문에 눈과 귀가 아플 지경이었다.

"신뢰를 잃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그걸 회복시키는 데에는 상응하는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너는 이미, 내 의심을 받았다. 그걸 지우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지."

그 성급한 성격은, 수천 년이 지나도 낫지 않았다는 듯.

천둥 군주는 열불을 내며 망치의 끝으로 카시우스를 가리켰다.

"네 미래 예지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네가 지금까지 스스로 이야기해왔다. 그 계집이 나의 군단에 도움이 될 정도로 강해 보이지는 않아. 내게 필요한 강한 녀석이라는 것은, 혼자서 군대를 상대할 수 있고,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녀석이어야 한다."

"그녀는 실제로 당신의 권속들을 혼자서 상대했습니다. 군대를 상대했다고 볼 수 있지요."

카시우스는 그렇게 말하지만 에딘은 코웃음을 쳤다.

"서리 여왕의 가호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말해봐라 미미르. 그 계집이 그렇게 강하다면, 그 계집을 데리고 전쟁에 나서도 되는 거겠지?"

"저는 절대로 당신에게 협조하지 않을 거에요...!"

아멜리아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에딘은 망치로 아멜리아가 있는 곳을 향해 가리키며 호통을 쳤다.

"입 다물어라! 너의 영혼은 특제의 에인헤야르 제작을 위해 사용될 테니까... 그 때는 네 의지 따위는 상관없어."

"...윽...!"

아멜리아는 그 이야기를 듣고 주먹을 쥐면서 고개를 숙였다.

지금 상황에서, 무기도 마력도 제한된 자신이 무엇이 가능하단 걸까.

그렇다면 적어도, 카시우스를 구해내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아멜리아는 아랫입술을 두 세 번 깨문 뒤, 머뭇거린다.

그 사이, 에딘은 자신의 망치 묠니르를 카시우스에게 휘두르려는 듯했다.

결국­ 아멜리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잠깐...! 알겠... 어요. ... 당신에게 협력할 테니... 그를... 죽이는 건 멈춰 주세요."

힘없이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에딘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다시 카시우스를 바라보았다.

"...거기까지 말하는 걸 보니 생판 남은 역시 아닌 것 같군.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아까도 말했듯이, 네 의지는 상관이 없으니까."

에딘은 이미 카시우스를 처형하기로 마음을 먹은 듯, 망치에 번개를 끌어모으고 있었다.

그 때였다, 콰앙! 하는 커다란 충격이 요새 전체를 흔들리게 한 것은.

"...뭐지?"

에딘이 조금 전의 충격으로 모아두었던 번개가 흩어지면서 지면을 좀 내려다보면.

곧바로 카시우스의 방이 열리면서 에인헤야르 하나가 헐레벌떡 들어와 에딘을 바라보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을 마주친 에딘이지만, 에딘은 그런 에인헤야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듯 뚫어지라 쳐다보고는.

이내, 얼굴을 찌푸리면서 들고 있던 망치를 그 에인헤야르에게 던졌다.

"빌어먹을! 쓸모없는 녀석!"

에딘이 그렇게 외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방금 그 부하에게서 클레온 일행이 지하의 포위망을 뚫고 1층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보고받았기 때문이었다.

"문제가 발생한 듯하시군요. 에딘님."

그 때, 뒤쪽에서 들려오는 카시우스의 목소리.

에딘은, 그런 그를 돌아보았다.

"말해라, 어떻게 하면 되지?"

"그녀를 당신의 투사로서 침입자들과 싸우게 하는 겁니다. 그들과는 아는 사이니까, 그들이 그녀를 쉽게 공격할 수 없을 겁니다."

"...!?"

카시우스의 말에 아멜리아는 경악하는 얼굴이 되어 카시우스를 바라본다.

이 남자는,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가?

나보고­ 클레온과 그 일행들과 싸우라고 하고 있는 건가?

"그런 사용이라도 해야 하나..."

그리고 에딘은 그 방법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턱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딘은 카시우스에게 명령한다.

"그 계집을 데리고 나를 따라와라. 싸우기 전에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에딘이 몸을 돌리면, 카시우스는 아멜리아에게 건 회복마법을 해제하고 그녀를 일으켰다.

"놔, 놔 주세요. 카시우스 전하. ...전 클레온과 싸울 수 없습니다."

아멜리아가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하면, 카시우스는 그런 아멜리아에게 속삭인다.

"...들으렴 아멜리아. 그와 싸우는 것이, 이 추방영역의 싸움에서 마지막 단계를 완성할 거야."

그러니, 자신을 믿으라는 듯이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더니.

그대로 아멜리아를 이끌고 에딘을 따라가는 것이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