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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04화 (304/506)

〈 304화 〉 용과 나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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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의 마력­ 따스한 빛이 백룡의 갑주에 닿은 순간.

아멜리아를 지배하던 거대한 증오와 분노가 조금씩 가라앉으며, 그녀의 몸에 퍼져 나갔던 백룡의 저주를 서서히 완화하고 있었다.

물론,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지금 이곳에는 클레온의 마력 제어를 보조해 줄 갈라테아도 곁에 없었고, 또 위그드라실과의 거리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세계수의... 마력..."

아멜리아의 입에서, 백룡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대의 밑이 어떤 표정인지는 모르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온순해져 있을 것이다.

클레온을 등에 실은 채 아멜리아의 망치와 교차하듯이 스쳐 지나간 프레이야는 자신의 몸이 아직 멀쩡한 사실과 동시에.

클레온이 사용한 것이, 어머니의 마력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눈을 크게 떠서 그 결과를 지켜보았다.

클레온이 위그드라실에게서 치료를 받았을 때, 그녀의 마력은 클레온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몸에 남아있던 독소들을 없애줬다.

그것을 떠올린 클레온은, 아멜리아의 몸에서 백룡이라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그녀의 마력을 빌린 것이었지만.

아멜리아­ 아니, 백룡에게는 상정했던 것 이상으로 위그드라실의 치료가 유효한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드러난 피부에 보였던 흰색의 비늘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으니까.

여기에 대해선, 클레온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면.

아멜리아에 빙의한 백룡을 비롯해, 드래곤들과 세계수들은 사실 상생 관계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위그드라실이 사용하는 대지의 마력은, 순수한 별의 마력에서 갈라져 나온 네 가지 자연 원소들­

바람, 물, 불, 대지의 원소 중에서도 가장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별의 마력에 가까운 힘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별은 행성이고. 행성은 곧, 거대한 땅덩어리이다.

기본적으로 별의 마력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가 마음대로 다룰 힘이 아니어서, 그것으로부터 한 번 정제 된 자연 원소 마력 정도로 그 질을 떨어트려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법칙에서도 예외가 되는 존재들이 있었으니.

바로, 별의 의지에 의해 직접 창조된 존재들인 드래곤이었다.

드래곤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자신이 주관하는 원소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에 더해 한정적으로나마 별의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러나, 그 힘을 남용하면 빠르게 별의 생명력을 고갈시키기 때문에, 별 그 자체를 어머니로 여기기도 하는 드래곤 들은 별의 마력을 사용하는 것을 최대한 꺼렸었다.

그들이 별의 마력을 사용할 때는 딱 세 가지 경우이다.

첫번째로는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자신의 힘만으로는 단단한 껍질을 깨지 못하는 헤츨링들이 처음으로 별의 마력을 사용한다.

두번째로는 아주 커다란 상처를 입어서, 그것을 회복해야만 했을 때.

생과 사의 경계에 선 용들은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 별의 의지가 정해둔 시스템에 의해 별의 마력을 이용하여 몸을 회복시킬 수 있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마력을 제어하는 기관인 뿔이 부러지면 그 힘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마지막으로, 용의 수명이 다하여 죽음을 맞이할 때.

인간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긴 시간을 살 수 있는 드래곤들이 수명을 다해 죽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이 세계를 떠날 것을 마음먹은 용들은 빠르게 자신에게 남아있는 마력과 생명력을 영맥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최후에는 오로라와 함께 이 세계에서 완전히 소멸한다.

이 때, 오랜 시간을 살면서 그 심장에 쌓여있던 마력들이 용의 시체를 감싸, 별의 마력으로 바뀌며 이 별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었다.

즉 드래곤들에게 있어서, 별의 마력이라는 것은 요람이면서 무덤이기도 했다.

인간을 비롯한 필멸자들은 이 별의 마력을 발견한 뒤로 어떻게든 별의 마력을 인간이 사용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지만.

그 때 마다, 마치 인과율이 방해하듯이 실험에 실패하거나, 연구자들이 죽거나 사라지는 등의 사고가 일어나 연구는 번번이 중단되었다.

별의 수명과 함께하는 거의 무한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 별의 마력을 인간이 손에 넣으면 대체 어디에 사용이 될까.

오래 고민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역사가 그 답을 알려주었다.

이 연구는 원초 세계의 말기에서도 분명히 진행되고 있었다.

자연의 오염, 그리고 끊임없는 전쟁이 반복되는 가운데.

별이 가지는 힘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인간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그것을 제어하고 관리할 중심축이 필요했다.

몸 전체가 거대한 필터로, 공기 중의 마력을 무한정으로 흡수하여, 그것을 땅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주변의 환경을 재조성한다.

원초 세계에 존재하는 전설에 따라, 그 형태는 거대한 나무로 설계되었다.

본래라면 그들이 생산하는 마력은 연구진들이 원한대로 별의 마력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별의 마력을 생산해내는 메커니즘까지는 파악하지 못한 연구진들은, 차선책으로 별의 마력에 가장 가까운 재생의 성질을 가진 대지의 마력을 생산해내는 거대한 나무의 종자를 만들어냈다.

지금 진행되는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 이 나무를 세계에 퍼뜨려 행성을 재생하는 프로젝트.

세계수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허나, 세계수의 종자가 퍼진 것은, 원초 세계가 아닌 계승 세계에서였다.

이유는 물론, 원초 세계의 전쟁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세계가 멸망해 버렸기 때문이다.

황금의 혜성이 모든 것을 파괴했고, 행성은 초기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세계수의 씨앗이 보관되어있던 지하 연구소는 그대로 지층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세계수의 씨앗 중 하나가 발아에 성공했다.

지층의 깊숙한 곳에서, 서서히 회복된 자연 원소들의 영향을 받아 씨앗의 상태에서도 자아를 각성하여 스스로 흙으로 들어가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동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른 세계수의 씨앗을 영맥에 실어 대륙 곳곳으로 퍼져 나가게 했다.

자신들의 사명인 별의 회복을 위해, 주변의 생태계를 자신의 마력으로 물들이고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들이 간과한 점이 있다면, 원초 세계와 계승 세계의 사람들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랐다는 것이겠지.

그 뒤는 이미 알려진 이야기.

세계수는 인간들과 싸움을 벌이다가 추방되었다.

끝없는 절망만이 가득한 세계엔, 절계 추방 영역으로.

하지만 세계수의 추방에 슬퍼한 일들이 있었다고 한다면, 역시 드래곤이었다.

세계수들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대지의 마력은, 그들의 어머니인 별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환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세계수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인간들의 앞에 직접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던 드래곤들 마저도 세계수의 영역의 안에서라면 그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비록 세계수들의 기원이 원초 세계라고 하더라도, 자연의 힘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세계수를 미워하는 드래곤은 없었다.

하지만­ 역시 인간과 세계수는 대립할 수밖에 없었고.

드래곤들은 그 싸움에 개입하지 못한 채, 어느 쪽의 편도 들어줄 수 없었다.

별의 의지가 지시한 드래곤들의 사명은 인간들이 스스로의 세계를 멸망시키지 못하도록, 균형을 무너뜨리지 못하게 하는 것.

결국 세계수가 사라졌을 때, 대부분의 드래곤들은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 다시 한 번 인간들과는 단절된 사회를 구축했다.

백룡 아스테로페테스가 위그드라실의 마력을 보고 반응한 것 역시 그런 이유였다.

대지의 마력의 치유력에 더하여, 과거의 그리움, 그리고 이 추방 영역에 와서는 단절되어버렸던 어머니 별의 의지와의 연결을 느낀 것이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에딘은 갑작스럽게 아멜리아의 움직임이 멈춘 것을 보고는 무언가가 이상해진 것을 느낀 것인지 눈빛이 바뀌었다.

"방금 그 빛... 그 거대한 나무의 것인가...?"

클레온이 그 힘을 어째서 사용할 수 있는 지, 에딘은 알 수 없었지만.

용과 세계수의 관계를 모르는 에딘이라도, 그녀의 상태가 이상해진 것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마검사를 우선으로 노려라. 버러지놈들아."

에딘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을 휘두르자, 일행들을 공격하던 무기들이 공중에서 멈칫하더니.

그대로 클레온을 향해 모든 칼끝과 창날 끝을 돌렸다.

"프레이야! 클레온!"

시프의 목소리가 비명처럼 울리면, 프레이야는 곧바로 다리를 움직였다.

클레온과 아멜리아의 몸이 떨어지면, 클레온이 발하던 초록색의 빛과 멀어져 버린 아멜리아는 다시 몸을 비틀더니 포효를 내질렀다.

"큭... 조금만 더 됐으면...!"

클레온의 목소리에 프레이야도 고개를 끄덕이지만, 우선은 주변의 공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역시 위그드라실 하나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한 클레온은, 다음으로 각인을 통해 페루루카의 힘을 끌어왔다.

"우왓...!?"

페루루카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목 부분에 새겨진 각인이 빛을 내는 것을 보고는 클레온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클레온의 손에서는 다음 순간, 검고 끈적한 마력의 덩어리­ 순수한 저주가 쏟아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뒤에서는 아멜리아가 망치를 든 채 프레이야를 쫓아오고 있었고.

사방 팔방에서 칼과 창이 돌진해 오며, 화살이 날아드는 상황에서.

클레온은 페루루카의 마법인 '죄의 저주'를 터뜨려 주변의 무기들을 향해 쏟아냈다.

이것들이 그저 단순하기 추진장치가 달린 기계였고, 안에 영혼 같은 것이 없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만.

여기 있는 모든 무기가, 에딘의 용광로에서 그 권속들의 영혼을 머금고 움직이는 무기형태의 에인헤야르라고 한다면.

페루루카의 마법 역시 통하리라.

클레온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페루루카의 마법 형식은, 7종류의 저주를 다루는 것이었다.

식욕, 나태, 질투, 색욕, 오만, 과욕, 분노.

페루루카는 이 중에서 색욕의 저주를 자기 자신에게 걸었던 것이었다.

클레온은 빠르게 정리된 저주의 정보들로부터 현 상황을 타파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나태의 저주를 무기들을 향해 흩뿌렸다.

그러자, 검은 마력의 탁류가 주변의 무기들을 향해 스며들었다.

"응...?"

에딘은 그 이상한 저주의 흐름을 보더니 눈을 크게 뜨고.

이내, 자신들의 무기들이 아까까지 패기 있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흐느적흐느적 느려지더니.

몇몇은 그대로 땅으로 쨍그랑하는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녀석들도 보이는 것이었다.

"뭐 하는 거냐! 이 게으른 녀석들! 빨리 일어나서 저 마검사를 쫓아!"

"그, 그건 아마 무리일 거에요...! 나태의 저주는 적어도 12시간 꿀잠을 자야 풀리는 종류거든요...!"

에딘의 말에 페루루카가 대답했다.

"엄청나게 성가신 저주네...!"

시프도 그 이야기를 듣고는 경악을 하면서 목소리를 내뱉었다.

하지만 덕분에 무기들의 공격이 멈추고, 프레이야와 클레온에게도 여유가 돌아왔다.

아멜리아의 망치가 휘둘러 질 때 마다 프레이아는 자신의 다리가 멀쩡히 남아있는지 확인해야 했지만.

아직까지 따라잡히는 일은 없었다.

"클레온, 아까의 것을 다시 한 번 할 건가?"

"그래, 위그드라실의 마력이 그녀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프레이야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한 번 아멜리아에게 접근하려 했다.

하지만 그 때­

콰르릉! 하는 천둥의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날아오더니, 클레온이 타고 있던 프레이야의 말 몸통 부분을 때렸다.

"커흑...!"

그녀가 만약, 식물이 아니라 인간이었더라면, 방금 그것으로 내장이 전부 파열되었으리라.

커다란 충격과 함께 땅바닥을 구르는 프레이야와, 당연하게도 그런 프레이야의 등에 타고 있다가 낙마한 클레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면, 에딘이 옥좌에서 일어선 채, 자신에게 돌아온 묠니르를 손에 잡고 있었다.

"더 이상은 네 녀석들과의 장난에 어울려줄 수 없겠군..."

분노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에딘의 모습에, 클레온은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났다.

다음 순간 자신을 노리는 아멜리아의 망치 때문에 몸을 뒤로 굴리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머리가 터졌으리라.

시프와 페루루카, 그리고 골렘은 재빨리 클레온의 곁으로 다가와, 상당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프레이야를 감쌌다.

"프레이야...!"

"괜찮아... 이 정도로는 죽지 않으니까..."

상당히 위태위태한 프레이야의 모습에 시프도 주먹을 꽉 쥐면서 궁니르를 던질 준비를 했다.

물론 대상은 에딘이었다.

"자, 잠깐만! 옥좌에는 보이지 않는 마력 벽이 있어... 에딘이 묠니르를 던질 때 가 아니면 해제되지 않을 것 같아...."

"어디까지나 안전한 곳에서 우리들을 괴롭히겠다는 거네... 그러고도 전사야?"

시프의 말에 에딘은 코웃음을 친다.

"천사라는 것은 이성과 담을 쌓고 무식하게 돌진해서 상대방의 머리를 깨부수는 족속이 아니다. 전사의 일은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이지."

에딘의 말을 들은 시프는 창끝으로 그를 겨눈다.

"내가 아는 전사는, 언제나 긍지를 가지고 적과 싸우면서 승리를 쟁취하는 녀석이었어.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필요하다면, 그것마저도 거리낌 없이 내놓을 수 있는."

"그런 건 말단의 일이다. 나같은 지휘관이 직접 전선에 나오는 일은 이미 전쟁이 패배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지."

다음 순간, 에딘이 묠니르를 집어 든 손을 휘두르자­

묠니르가 직접 움직이지 않더라도, 천장에서 벼락이 떨어져서 일행 전체를 덮쳤다.

"크으윽...!"

클레온은 물론이고 모두의 침음성이 울려 퍼진다.

물론, 그 안에는 푸른 비늘의 갑주를 입은 아멜리아마저도 신경 쓰지 않았기에.

아멜리아 역시 비명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었다.

"묠니르는 용의 심장과 뿔을 이용해서 만들었지. 전력을 다한 백룡조차도 나와 내 군대를 이기지 못했는데, 너희가 무슨 수로 나를 쓰러트린다는 것이냐. 어리석고 멍청한 놈들."

에딘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다시 한 번 망치를 휘둘러 번개를 소환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프가 궁니르를 회전시키며 일행을 어떻게든 번개로부터 지키려고 하고 있었다.

"으읏...!"

번개의 기세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서 시프는 팔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지만, 페루루카가 그런 그녀의 팔을 함께 붙잡으며 지탱했다.

다음 순간, 다시 한 번 에딘이 묠니르를 던져 일행을 노린다.

이번에는 성가신 시프의 머리를 향해서였다.

[흐읍!]

다음 순간, 골렘이 그런 시프의 방패가 되어 묠니르를 받아냈다.

물론 맞은 곳은 금속이 조각조각의 가루가 될 정도로 박살이 났지만.

튕겨져 나온 묠니르는 그대로 에딘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마치 핀 볼과 같이 도중까지 돌아갔다가 다시 시프를 노렸다.

그러면 골렘이 다시 한 번 몸을 움직여 그것을 막고.

그런 식으로 방어를 반복하다 보면, 골렘의 몸은 서서히 파괴가 계속되어만 갔다.

"그, 이상은 무리야...!"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하다.]

클레온과 프레이야가 받은 데미지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은 사람끼리 모두를 지키기 위해 발악하는 장면.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생각에 클레온이 아멜리아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이번에는 튕겨져 나온 묠니르가 클레온을 노렸다.

"안 돼, 클레온!"

"윽...!"

골렘의 몸도 이제 한계가 와서, 클레온을 향한 공격을 막아내기 힘들다 생각한 다음 순간.

눈 앞을 가로지르는 레이저가 사방의 벽에 반사되더니.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에딘의 무기들이 스스로 움직이더나 뭉치고 뭉쳐서, 두꺼운 벽을 만들어­

묠니르를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에딘의 무기들이­"

"으으... 몸이 쑤시는 검다..."

그레이가 몸을 일으키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 무기의 제어를 탈취했다.]

그리고 헤르메스의 목소리도.

방금 것은, 아래층에서 장벽을 열 때 헤르메스가 사용했던 레이저였다.

"네 녀석들…. 또 내 노예들을 멋대로 조종하다니!"

에딘은 머리끝까지 화가 난 듯, 묠니르를 잡아채며 옥좌에서 내려왔다.

"단 한놈도 살려두지 않겠다! 천둥 군주의 앞에서 재가 되어라!"

그렇게 말하면서 전투를 시작하려는 에딘.

하지만 클레온은 그 상황에서­ 그레이가 지켜주고 있는 지금이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듯.

손을 뻗어 아멜리아의 갑옷을 만졌다.

그런 그의 손에는 용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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