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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09화 (309/506)

〈 309화 〉 로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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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의 마력 기관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해당하는 부분인 복부의 주변에서는 프레이야와 클레온이 함께 행동하고 있었다.

에딘이 육체를 구성하기 위해 만들어낸 전자기장에 걸려, 추락을 멈추고 거신의 주변을 떠다니는 잔해들을 박차는 것으로 둘은 에딘의 공격을 피하면서 이동하고 있었다.

"다음! 3시 방향!"

그의 외침이 들려오면, 프레이야의 활이 당겨지면서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포탄을 꿰뚫었다.

다음 순간, 자신들이 서 있는 발판에서 진동이 느껴졌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그 자리에 숨어있다가, 에딘의 명령을 받고 일어난 두 명의 에인헤야르가 활을 쏜 직후의 틈이 생긴 프레이야를 노리고 달려든다.

노리는 것은 팔과 옆구리, 각각 할버드와 같은 커다란 무기를 가지고 동시에 휘둘러진다.

그러나, 검은빛이 번쩍이면서, 잔상을 남기고 휘둘러지는 검은색의 검.

한호흡에 두 번의 검의 궤적이 그어지고 나면, 쓰러지는 것은 프레이야를 덮친 두 명의 강철 갑주들이었다.

비록 반으로 부러졌으나, 남아있는 부분의 절삭력을 잃은 것은 아니었기에, 에인헤야르의 몸뚱어리는 달구어진 나이프에 잘리는 버터와도 같이 녹아내리면서 잘려나갔다.

포탄으로 두 사람을 직접 노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에딘의 손에 달린 기관총이 둘이 서 있는 발판 그 자체를 노리면.

프레이야는 재빨리 클레온의 뒷덜미를 잡아 자신의 등 뒤로 올리면서, 질주하여 다음 발판으로 발을 멈추지 않고 이동했다.

"큿...!"

그 엄청난 속도에 의해 부러진 한쪽 팔에서 고통을 느끼지만, 이동을 계속하는 프레이야의 발을 붙잡기 위해 땅에서 손을 내미는 에딘의 권속들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멀쩡한쪽의 팔로 검을 휘둘러서 그 손가락들을 잘라내는 것이었다.

"발판들이 떠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목표로 하는 위치까지 도달할만한 루트가 보이질 않는데...!"

사수의 노련한 시야로 전장 전체를 살피더라도,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력기관 주변에는 발판으로 삼을만한 잔해가 보이질 않았다.

프레이야의 마력을 담은 화살만이, 세계수의 쐐기를 대신할 수 있었으며, 최대한 가까이 가지 않으면 그 위력을 장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에 클레온도 거신의 주변에 떠오른 발판들의 위치를 확인하지만, 유효한 거리를 내어주는 발판은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

"... 마력이 회복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줘. 내가 방법을 낼 테니까."

클레온이 그렇게 중얼거리면, 프레이야는 슬쩍 그런 클레온을 바라보더니 발판들 사이에 아직 멀쩡하게 남아있는 벽 뒤로 달려가며 이동을 멈추었다.

"...애초에 그 몸으로 싸움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다. 몸의 안쪽도 바깥쪽도 엉망진창. 검도 부러진 채로..."

프레이야의 목소리는 어딘가 분한듯하면서도 클레온을 걱정하는 듯했다.

"기껏 어머니가 치료해주신 몸을, 하루도 안돼서 망가트렸군."

그렇게 말하는 프레이야의 말을 듣고 클레온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대답한다.

"다른 녀석들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는데, 내가 그만둘 이유가 없잖아?"

"전사로서는 훌륭한 마음가짐일지도 모르지만, 너는 만능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어. 망가진 몸으로 싸운다는 것은, 인간에게 허락된 일이 아니야. 그저, 자신에게 가하는 고문일 뿐이지."

프레이야는 그렇게 말하며 클레온의 부러진 팔에 고통완화의 주문을 건다.

지금의 그녀에게 가능한 처치는 이 정도였다.

"...내게 있어서는, 내가 싸워야 할 때 움직이지 않는 쪽이 더 고문이야."

"... ..."

클레온의 말에 프레이야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다가 네 목숨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죽지 않아. 돌아가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

"파탄된 논리야."

다음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으로 두 사람이 숨어있던 벽이 무너지면.

프레이야와 클레온을 겨누고 있는 에딘의 대포들과, 주변의 발판들에서 몰려오는 에인헤야르들.

프레이야는 혀를 차면서 활에 화살을 걸었고, 클레온은 여전히 부러진 채로인 검을 붙잡으며 자세를 잡은 뒤 프레이야에게 이야기했다.

"너야말로, 내가 아니라 이동수단이 있는 쪽을 고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는걸."

하늘을 나는 것이 가능한 골렘, 카시우스, 시프, 그리고 아멜리아.

이렇게 넷이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프레이야는 클레온을 따라왔다.

"위그드라실님은 너를 지키고 도우라고 나를 보내셨어. 너를 죽게 놔둘 순 없었다."

"혼자라도 죽지 않는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건 너뿐이다."

다음 순간, 클레온의 다리가 구부러졌다가­ 에인헤야르들이 포위망을 좁히기 위해 발을 내디딤과 동시에 검은 탄환처럼 뛰쳐나갔다.

하지만, 클레온을 노리는 에인헤야르들은 마치 그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무기를 들고 서로의 몸을 붙이며 방패와 검으로 벽을 만들어 자신들의 사이를 파고드는 클레온의 길을 막으려 들었다..

클레온이 요새를 오르며 몇 번이고 에인헤야르들과 전투를 벌이다보니, 그들 역시 클레온의 전투 방식을 분석하고 학습하여 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었다.

'어차피, 한쪽 팔이 부러져서 자세가 비틀어진 상태에서는, 탈체크의 검술을 사용할 수 없어. 그렇다면­'

검은 정장에 몸을 감싼, 흑발의 검사. 공교롭게도 들고 있는 검조차 부러지기는 했으나 검은색이었으니 그의 잔상이 남을 때마다 그 공간에는 검은 빛이 일렁였다.

언제나 처럼, 곤란했을 때 사용하는 루베라의 검술을 사용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클레온은 그대로 부러진 검을 역수로 쥐고, 적들이 새운 방패의 벽을 박차고 뛰어올라 그들의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마력의 잔향을 머금은 섬광이, 검격에 실려 휘둘러지면 빛과 같은 속도로 잔상을 남기면서 검은빛의 궤적을 따라 검이 휘둘러진다.

최소한의 힘과, 근육의 미세한 제어로 '급소'가 되는 부분만을 잘라서 깎아내는 단검술.

자신이 사샤에게 가르친 이 검술은, 어린 시절에 체격 차가 나는 적­

예를 들면, 휘두르는 목검을 한 손으로 잡아서 마구 붕붕 휘두른 다음 벽에다가 던져버리는 고릴라 같은 적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서.

혼자서 몰래 단련해왔던 비장의 한 수이기도 했다.

물론, 이 검술이 그 고릴라에게 통했던 적은 없었지만.

어느쪽으로 본다면, 정직한 검사로서의 싸움을 배운 클레온이 적의 빈틈을 찌르기 위해 가지고 있는 마지막 패이기도 했다.

에인헤야르들도 지금까지의 전투에서 쌓아두었던 전투 데이터를 바탕으로 클레온을 공격해 왔는데, 갑작스럽게 변화한 그의 검술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순식간에 무너진 자신들의 진형 사이로 뛰어든 클레온에게 신경이 쏠린 다음 순간.

끼기긱, 하고 무언가가 팽팽하게 당겨진 소리가 들려왔으면.

순식간에 굵은 화살들이 아직 남아있는 권속들을 꿰뚫었다.

"한 번 더 온다!"

클레온이 그렇게 외치자, 프레이야는 화살을 다시 한 번 걸더니, 자신들을 노리고 있는 에딘의 대포들을 노린다.

화살이 쏘여지면, 클레온은 그곳을 향해 자신의 마력이 담긴 번개를 사출했다.

클레온의 마나쇼크와 겨우살이 화살이 합쳐지면, 스파크를 튀기는 검은 화살이 되어 대포의 구멍을 향해 날아갔다.

그 때 였다, 그 스파크에 이끌리듯이, 주변의 발판들이 움직이는 것은.

그리고, 화살이 무사히 대포의 안에 틀어박히면­

발사되려던 포탄이 안쪽에서 폭발하면서, 대포들이 터져 나가면 거신 에딘은 피해를 입은 듯이 그 부분을 중심으로 몸의 균형이 무너진 듯이 비틀거리는 것이었다.

덕분에, 주변에 떠 있던 발판들도 자기장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클레온은 그 모습을 보더니 눈을 크게 뜨며 프레이야에게 달려가 그녀의 등에 올라탔다.

"프레이야! 눈앞의 발판으로 뛰어!"

"뭐!? 하지만 저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데..."

클레온이 가리킨 잔해는, 강철로 된 발판과 벽돌이 얽히고설켜서 만들어진 누더기 같은 부분이었다.

프레이야의 발이 아슬아슬하게 전부 올라갈 정도였으며, 지금 당장에라도 쿠키처럼 부서질 것 만 같았다.

"괜찮아... 저기가 최적의 발판이니까...!"

클레온이 그렇게 말하면 프레이야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앞으로 뛰쳐나가듯이 달려나갔다.

그리고­ 커다랗게 점프하여 클레온이 말한 발판의 위에 착지하면­

그 충격으로 프레이야가 서 있는 발판에서 콰득, 소리가 나며 무너지려고 한다.

"읏...!"

몸이 흔들리는 프레이야, 덕분에 클레온도 떨어질 뻔하지만, 다음 순간 클레온이 허공을 향해 마나 쇼크를 시전했다.

"무슨!?"

프레이야는 갑작스러운 클레온의 행동에 놀라 하지만,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이 올라타 있던 발판이 그 마나 쇼크에 이끌리듯이 움직이는 것이었다.

"떨어지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아...!"

클레온의 말과 실제로 일어난 상황에 프레이야는 조금 당황해 했지만, 이내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부은 화살을 꺼내 활에 걸었다.

발판의 움직임이 느려지면, 클레온이 다시 한 번 마법을 사용했고.

점점, 고도를 상승시키면서 두 사람은 거신의 복부로 다가간다.

이내 프레이야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짙은 농도의 마력이 응어리진 부분까지 도달하고 나면.

그곳에 두꺼운 마력 방벽이 펼쳐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클레온의 입에서 거칠어진 호흡이 흘러나온다.

한계에 다다른 상태에서 마력을 계속해서 사용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쉬게 해줘야 했다.

프레이야가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기도 전에, 클레온은 그녀의 등위에서 일어섰다.

"잠깐, 클레온­"

프레이야가 그렇게 말하기 전에, 클레온이 검을 역수로 쥔 채, 펼쳐진 방벽을 향해 뛰어들었다.

검은 마력을 머금은 수정검이 방벽에 정통으로 꽂히면.

파직... 하는, 유리가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방벽은 깨져나가면서 클레온의 몸이 뒤로 튕겨져나갔다.

"클레온!"

힘없이 날아가는 클레온의 몸.

프레이야가 황급히 클레온을 돌아보면 클레온의 몸이 저 멀리 떨어지기 직전에.

공중을 비행하던 골렘의 손이 클레온의 몸을 받아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고도를 상승하며 올라가는 골렘을 확인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프레이야는 걸어두었던 마지막 화살의 조준을 마친다.

"...땅의 어머니시여, 그대에게 부여받은 존재의 힘을. 이 일격에 담습니다."

작은 기도와 같은 목소리와 함께, 그녀 역시 남아있는 마력의 대부분을 화살에 담으면서­

이내, 화살이 녹색과 황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하면.

그대로, 부르르 떨리는 마력의 반응과 함께 진동하다가.

활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거신의 복부를 꿰뚫는다.

강력한 힘이 깃든 겨우살이의 화살은 그대로 거신의 장갑을 뚫고 지나가며.

관통하고 지나가, 그 뒤의 광경이 보일 때 까지 멈추지 않고 나아갔다.

그리고­ 묠니르에 의해 만들어진 유사 마력기관 중 하나를 완전히 파괴하고.

거기에서부터 강한 마력의 반발력이 터져 나오기 직전에 프레이야는 재빨리 다른 발판으로 옮겨타며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안전한 곳까지 이동한 프레이야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골렘의 손을 바라보았다.

"...클레온."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끝마친 프레이야는, 다른 동료들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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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이스 캐치..."

페루루카는 갑작스럽게 퉁겨져 나온 클레온을 확인하고는 재빠르게 고도를 낮추는 것으로 그를 붙잡는 데에 성공했다.

덕분에 마력을 꽤 소비해버리고 말았지만,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싼 대가였다.

그것도, 클레온의 목숨이라고 한다면.

"크, 클레온 씨! 괜찮으세요?"

입에서 피를 흘리는 클레온을 붙잡으며, 그녀는 어찌할 줄 몰랐다.

붙잡은 것은 좋았지만, 딱딱한 강철로 된 몸을 가진 골렘이니, 충격 자체를 그렇게까지 완화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스 스승님,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너는 치료 마법을 쓰지 못하니까 그대로 데리고 있다가 전투가 끝난 다음에...] 끝난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는 거군요! [끝난 다음에 양지바른 곳에 묻어줘야지.]"

하늘에서 내려온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알레이스타를 깨워서 방법을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답변뿐이었다.

"그럼 죽는다는 소리인가요!? [그래. 이 마검사, 겁도 없이 한계에 도달한 몸으로 몇번이고 마력을 끌어서 썼다. 육체의 회복력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마력 기관이 엉망진창이야. 얌전히 쉬고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그, 그럴수가..."

[이 황야에는 양지바른 곳이 없다.]

그 때, 골렘 클레온이 이야기하자 알레이스타는 그것도 그렇다면서 피식 웃었고, 페루루카는 그대로 자신의 뺨을 때리고는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자신이 때린 볼을 감쌌다.

"[코미디가 따로 없군. 이 녀석이 이렇게 된 건 자업자득이다.] 어떻게든 해 주세요! 스승님은 세계 최고의 마법사잖아요!? [하나 알려주지. 내가 마법사가 되서 깨달은 것은, 죽은 인간, 죽을 운명의 인간을 완전히 되살리는 방법은 없다는 단 하나의 법칙이다.]"

알레이스타는 그렇게 말하면서 법의 서를 가리켰다.

"[그것보다도 중요한 게 있을 탠데. 네 녀석이 저 난쟁이 똥자루 녀석의 기관 중 하나를 파괴하지 못한다면. 이 마검사 뿐만이 아니라 다른 녀석들조차 죽을 거라는 거지.] 읏..."

페루루카는 그 말을 듣고 주먹을 꽉 쥐더니, 심호흡한다.

떨리던 손을 진정시키고 눈을 뜨더니, 클레온이 입에서 흘리는 피를 바라보다가.

그곳에 얼굴을 가까이 대서, 조심스럽게 그 피를 핥아 올렸다.

조금 괴로운 얼굴로­

그러자, 담피르의 힘이 표면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며 머리색과 눈 색이 바뀌기 시작한다.

서서히 마력이 끓어오르는 감각과 함께, 가슴의 맥박이 빨라진다.

그리고는, 자신의 남은 마력의 절반 정도를 사용하더니 클레온의 몸 주변에 소영역을 펼치는 것이었다.

"[오. 뭐지? 새로운 마력 낭비 법인­] 조용히 해요."

페루루카의 낮은 목소리가 그렇게 울리자, 알레이스타의 의식은 저 밑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뭐가 세계 최고의 마법사야. 사람 하나 살리는 법 가르쳐 주지 못하면서."

단호한 목소리가 된 페루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펼친 소영역의 안­ 클레온의 상태가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했다.

"골렘 클레온 씨. 저희는 이대로 단전의 마력 기관을 파괴하러 가요."

[알겠다.]

페루루카가 작은 목소리로 골렘에게 명령하자, 골렘은 빠른 속도로 비행하여 올라간다.

하지만, 그것을 에딘이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었다.

"아까부터 나를 방해하고...! 신경 쓰이게 만드는구나, 그 거대한 손 녀석!"

에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한 쪽 손이 움직여서 골렘을 붙잡기 위해 뻗어왔다.

골렘은 페루루카의 마력을 통해 가속하려고 했지만, 에딘은 여러 번 빠르게 움직이는 손에게 당한 것이 분했는지.

어느샌가 팔 부분에 부착된 분사장치로 팔의 움직임을 가속하여 골렘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팔을 움직여, 골렘을 잡았다.

"하하하하! 이대로 박살을 내주마!"

한쪽 손이 골렘의 움직임을 멈추면, 다른 손도 함께 골렘의 손가락 부분을 붙잡으려 했다.

당연하지만 그 위에 올라타 있는 페루루카와 클레온도 마찬가지로, 그 골렘의 손에 의해 압축 당할 게 분명했다.

콰드득, 콰드득,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골렘의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구겨지듯이 으스러지면서.

거신의 손안으로 사라져갔다.

"페루루카! 클레온!"

프레이야의 목소리가 밑에서 울려 퍼지면, 그녀가 화살을 쏘려 했지만, 조금 전의 화살이 마지막의 힘을 끌어낸 것이었기 때문에 더는 그녀에게는 그것을 꿰뚫을만한 화살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손안에서 무언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으로 먹어치워."

섬뜩한 페루루카의 목소리, 다음 순간, 가시와도 같은 것이 사방팔방으로 튀어나오며 거신의 손바닥과 손등을 꿰뚫었다.

그리고, 그 부분을 중심으로 거신의 파츠와 금속들을 역으로 흡수하며 골렘의 몸으로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뭐, 뭐야!?"

에딘은 진심으로 당황하여 손을 떼어내려 하지만, 이미 손은 절반 이상이 망가져 있었고, 골렘은 부서진 부분을 새롭게 대체할 파츠를 구해서 이번에는 그 형태를 손에서 거대한 늑대의 형태로 변화시킨 상태였다.

"세상을 집어삼킬 정도로 거대한 입을 가진, 늑대."

페루루카의 중얼거림이 울리자, 골렘 클레온은 허공을 달리듯이 뛰쳐나갔다.

"...나의 소중한 것을, 빼았게 두지 않아. 페루루카 로로키루페페이의 이름 하에..."

페루루카의 붉은 눈이 마력에 호응해 빛났다.

스스로를 신으로 자칭했던, 난쟁이의 왕을 집어삼킬 괴물을 만들어내 조종하는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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