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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23화 (323/506)

〈 323화 〉 배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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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걸려있는 마검은, 수백년이 지난 세월에도 녹 하나 ,먼지 하나 쌓이지 않은 상태로 그 자리에 그저 가만히 있었다.

원래의 세계에 두고 온 검과의 뜻밖의 재회, 하지만 클레온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못했다.

그 검의 안에서, '갈라테아'의 인격이 전혀 느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게 집행자의 검?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검 같은데. 느껴지는 마력도 전혀 대단하지 않고.]

클레온의 시야를 빌려서 검을 확인한 라일라의 말을 들은 클레온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말한 대로, 지금 눈앞에 있는 이 검은 도저히 마검이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수준이었으니까.

물론, 검의 상태가 훌륭하다는 것은 맞았다. 어디에 내놓아도 '명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

하지만 마검의 힘은 본래, 그 안에 깃들어있는 마검의 제어인격과, 마력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이었다.

루베라의 마검, 바리사다는 '왜곡'의 힘을.

베아트릭스의 마검, 아리아드네는 '미궁'의 힘을.

그리고­ 클레온의 마검, 갈라테아는 본래 '지배'의 힘을 가지고 있다.

클레온이 말없이 그저 그 검을 바라보고 있자, 라일라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클레온에게 울렸다.

[그 검, 잡아볼 수 있어?]

[...이 몸으로는 힘들지.]

우선은 그렇게 대답하는 클레온이었지만, 그도 가능하다면 갈라테아를 잡아보고 싶었다.

물론, 이렇게 몇 개나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갈라테아가 그리워진 것도 있었지만.

지금 이차원의 틈에 날아온 지 몇 시간 째, 아론다이트의 분신도 잃어버린 그에게는 제대로 된 무기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허나, 고양이의 손으로 검을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동화에서나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라도 아닌 이상 말이다.

아쉽게도 클레온은 사람의 말을 들을 줄도, 할 줄도 아는 고양이었지만, 그 몸은 그냥 평범한 검은 고양이에 불과했다.

육구가 있는 자신의 손을 꼼지락대면서, 클레온이 대답하자 라일라는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그래... 뭐, 그렇다면 됐어. 나도 그렇게까지 많은 걸 바란 건 아니니까. 약이 완성되면 그 육체에서 영혼을 강제적으로 끌어올 테니까. 그때까지는 데스나이트 녀석이랑 놀고 있으라고.]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애초에, 뭐가 하고 싶었던 거야?]

클레온의 질문에 라일라는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내 한숨을 내쉬면서 클레온에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별건... 별건 아니야. 죽음의 여신은, 자신의 검보다도 데스나이트 녀석에게 내린 그 검을 더 소중하게 여겼어. 마치, 그 검에 무언가 대단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말이야. 어쩌면, 그녀가 그렇게까지 변화를 원하지 않고, 이 세계를 정체된 대로 두려고 하는 이유도. 그 검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이야.]

[... 그 말을 들으면, 너는 역시 여신이나 베... 데스나이트와는 다르게 이 세계의 변화를 원하고 있는 건가?]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어렴풋이 느껴지던 그녀의 태도에서는 여신에 대한 충성심이나, 변화에 대한 저항감보다도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법에 대한 지식욕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아마, 메이드로부터 기억을 듣는 것에 대해 거부한 것은 정말로 그 기억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지.

라일라 플레임워치가 조금 어긋나면­ 아니, 그녀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성질이 그쪽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혁명이라던가, 변혁이라던가. 그런 단어로 치장될 정도의 변화는 원하지 않아. 그저... 마법이라는 것은 '변화'야. 마력을 이동시키고, 고착되어있던 것을 변화시켜 신비의 현상을 일으키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을 일으키는 것도, 원래는 하늘을 날 수 없는 인간이 하늘을 나는 것도. 마법이 가지고 있는 '변화'라는 성질을 가장 단적으로 이야기 하는 거야. 나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곳에서 새로운 마법이 만들어 질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너에게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이라고 라일라는 덧붙이면서 그 뒤의 말을 아꼈다.

클레온도, 그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그녀에 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언데드가 되어 기억과 자아를 억제당하더라도, 라일라는 라일라인 것이다.

그렇다면 베아트릭스는?

그녀의 성격이 이렇게 뒤틀린 것이, 자아도 기억에서도 원인이 아니라고 한다면 대체 무엇일까.

메이드와 함께 보았던 그녀의 기억속에서 확인할 수 있던 것은, 그녀와 일레누, 그리고 클레온이 새롭게 여행을 떠나기 시작하는 장면으로 마지막이었다.

어쩌면, 베아트릭스에 관한 것도 메이드에게 물어보면 대답이 돌아올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무런 힘이 느껴지지 않는 검을 바라보고 있자면, 덜컹하는 소리가 나면서 오두막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는 언짢은 표정을 한 베아트릭스가 몸에 묻은 흙더미를 털어내고는 저택의 안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군.'

폭발이 일어난 지 아직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클레온은 생각하면서 '냐­'하고 자신도 모르게 울음소리를 냈다.

"아, 아아. 미안 데리고 왔는데 내버려 둬...서엇!?"

베아트릭스는 클레온을 바라보다가, 그의 발밑에 깔렸던 검은 천, 그리고 벽에 걸려있는 마검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이건 위험한가?'

혹시라도 베아트릭스가 그 넘쳐나는 충직함과 아까 보였던 원칙주의자적인 모습 때문에, 아무리 고양이가 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용서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고양이의 육체에 갇힌 클레온으로서는 쉽게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베아트릭스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놀란 얼굴로 가까이 오면 클레온은 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았다.

뒤로 물러서서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 베아트릭스의 손이 와락! 하고 가까이 오면서 클레온의 몸을 붙잡았다.

'새, 생각보다 빨라...! 아니, 이 몸이 느린건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다가온 그녀에게 붙잡혀서, 바동거리는 클레온.

그래도 발톱을 세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있으면,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

"괘, 괜찮아!? 칼에 가까이 가다니! 치워놨어야 하는데!"

커다란 목소리로 외치는 그녀의 말은, 클레온이 생각했던 고함이라던가, 호통이라던 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

그저, 날붙이에 가까이 갔던 것이 분명한 고양이에 대한 걱정뿐.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으로서는 정상적인 반응이었지만, 정상적인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던 클레온의 얼굴은 벙쪄버리고 말았다.

고양이가 그만큼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을지는 둘째치고 말이다.

"아아, 다행이야. 상처는 입지 않은 것 같네... 칼은 좀 더 안전한 곳에... 응, 네 손이 안 닿는 곳에 치워두자."

그리고 클레온의 몸에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클레온을 소파의 위에 올려놓고.

방금 전까지 클레온이 깔고 앉았던 검은 천을 들어서, 갈라테아를 둘둘 감는다.

'생각보다... 칼을 막 다루는데...'

물론, 그 검이 자신의 검(다른 세계 버전)이어서 클레온의 마음이 뒤숭숭한 것도 있었지만.

아까까지 보여주던 여신에 대한 충성심과는 다르게, 그녀로부터 하사받은 검을 그저 장식품처럼 다루는 것에는 위화감이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베아트릭스는 정성스럽게 천에 싼 칼을 벽장의 안에 넣어놓은 뒤, 소파에 앉으며 코트를 벗었다.

코트의 안에는 역시나, 클레온이 알던 베아트릭스와 마찬가지로 커다란 가슴 때문에 뻣뻣하게 펴져 있는 낡은 셔츠의 모습이 드러났다.

"자. 이리로 와."

그러고는, 자신의 허벅지의 위를 통통, 두드리며 클레온에게 이야기 했다.

그런 그녀의 제안에, 클레온은 우선 그녀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편이 남은 시간을 편하게 보내는 방법이라 생각한 것인지, 그녀가 말한대로 그녀의 허벅지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가서 앉았다.

점점, 고양이의 육체에 이끌리듯이, 고양이다운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것은 조금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어찌됐든, 앞으로 두 시간 하고 조금 더 버티면, 원래의 몸으로 돌아갈 수 있다.

허벅지의 위로 올라와 위를 올려다보면­

커다란 두 개의 봉우리가 위의 시야를 가려서, 전혀 베아트릭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뭐... 예상은 했지만.'

시야가 통하지 않는 것은 베아트릭스도 마찬가지겠지, 고개를 숙여도 자신의 가슴 때문에 허벅지 위의 클레온이 보이질 않는 것은.

"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녀는, 클레온의 몸을 손으로만 느끼듯이 그 등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하아..."

그리고, 그 부드러운 털의 결을 느끼듯이, 조금은 풀어진 듯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너 같은 동물 언데드들이 되살아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어서 말이야. 게다가, 동물 언데드는 마녀가 관리하는 것이 맞다고, 여신님이 이야기하셔서..."

뭐, 그녀의 말대로, 말 정도의 언데드가 아니라면 데스나이트 보다는 리치쪽이 관리하는 것이 맞겠지.

물론, 좋은 의미에서가 아니라 동물은 쉽게 마법의 제물로 사용될 수 있으니까 라는 의미였지만.

"...내가 관리하는 언데드들은, 대부분이 전사였던 언데드들... 듀라한이라던가, 스켈레톤 같은 종족이야. 자아가 없으니까, 다들 무뚝뚝하고... 말상대가 되어주던 듀라한은 최근에 보이질 않지만."

그 듀라한의 행방은 클레온이 알고 있을 것 같았지만, 이곳에서 인간의 말을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조용히 울음을 낼 뿐이었다.

"...그러니까, 너 같은 아이가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내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 리치는 하는 일이 난폭하고, 여신님의 지침에도 반하는 일을 많이 하지만. 이번만큼은 감사해야겠네."

리치의 앞에서 보여주던 차가운 모습과는 정 반대의, 상냥한 모습을 보이는 베아트릭스.

역시, 언데드가 되더라도 생전의 성격이 그렇게까지 뒤틀리는 것은 아닐까.

라일라를 적대하는 것도, 그녀의 성격이 바뀌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베아트릭스는 그저, 자신의 소중한 것­

죽음과 망념의 영역이라는 이 세계, 묘지의 언데드들, 여신이라는 자신의 주변을 구성하는 모든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 위험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리치, 라일라를 경계하는 것이다.

실제로 라일라는, 변화를 원치 않는 여신과는 다르게, 마법의 연구를 위해서라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기도 했고.

"편애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 혹시라도 '매장'을 할 필요가 생기더라도, 네 순서는 최대한 늦춰 줄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베아트릭스, 클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손길 때문에 서서히 눈앞이 졸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언데드도 잠을 자나?'

당연한 의문이었지만, 마치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마력의 향에 취한 듯이 조금씩 몸이 무거워지는 감각.

결국, 클레온은 그녀의 다리 위에서 몸을 추윽 늘어트리면서 고개를 꾸벅대다가.

어둠속에 의식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면서, 조금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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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

클레온의 귀로, 무언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

아아, 그렇지 벌써 아침인가.

어둠 속에서 각성하는 의식을 되찾으면서, 클레온은 중얼거렸다.

"... 갈라테아..."

언젠가, 자신의 침실에 찾아와서 그녀가 몸 위에 올라타서 어깨를 흔드는 장면이 플래시백 되었다.

그렇게 서서히 눈을 뜨면, 자신이 있는 곳이 숙소의 침대가 아니라는 사실과, 이곳이 자신이 원래 살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베아트릭스의 다리 위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는 사실도 함께.

"... ..."

클레온은 기지개를 피기 위해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의 이름을 불렸던 것에 마음속에서 라일라를 불렀다.

[...네가 일어나라고 한 건가?]

[뭐? 아니. 나는 조용히 있었는데. 하지만 마침 잘됐네. 약은 이미 완성됐고, 몸은 치유가 다 돼 가니까, 그 육체에서 빠져나올 준비를 해.]

그렇게 말하는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은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준비하라고 해도... 뭘─]

하지만, 다음 순간, 자신의 몸이 들어 올려지는 감각을 받는다.

베아트릭스가 자신의 몸을 잡아 올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냐, 냐아­?"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클레온은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혼신의 고양이 흉내를 내어보았다.

하지만, 베아트릭스는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방금... 너, 사람의 말을..."

──.

클레온은 당황했다.

사람의 말을? 내가? 설마, 잠들어있던 도중에? 아니, 그랬다면 그 때 일으켜 깨웠겠지.

생각나는 것은, 깨어나기 직전. 자신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렀던가?

"설마, 너... 리치가 나한테 보낸­"

[라일라! 지금 당장 육체에서 빼내 줘!]

[설마 들킨거야? 칫,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부웅, 하고, 클레온의 몸이 수상한 빛으로 발광했다.

청록색의 색은, 강령술의 색이었다.

"자, 잠깐...!"

베아트릭스는 그렇게 빛나기 시작한 고양이 클레온의 몸을 보고 놀랐지만, 이내 눈빛을 날카롭게 하면서 허공에 손을 뻗었다.

"누구, 맘대로...!"

그리고는, 허공에 이어진 마력의 실과 같은 것을 턱, 하고 붙잡는 것이었다.

[하!?]

라일라의 당황한 목소리가 울리더니, 다음 순간, 베아의 손이 그 마력의 연결을 붙잡아 당기는 것을 보는 것이었다.

그 너머에서, 무언가 무거운 것이 딸려오는 것이, 클레온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나를, 속였어...!"

베아트릭스는 고양이인 클레온을 원망하는 듯한 목소리로 울먹거리면서 이야기했다.

정말로 고양이를 기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제대로 배신당한 것이었다.

다음 순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클레온의 고양이 몸과 연결된 무언가가 허름한 베아트릭스의 오두막 벽을 뚫고 나타났다.

"──하아!?"

경악의 비명을 지른 것은, 클레온의 쪽이었다.

흰자를 띄운 채 눈을 열어젖히고, 마치 실 끊어진 인형처럼 덜렁거리는 채로 나타난 것은.

라일라의 공방에 눕혀놓았던 자신의 원래 육체였기 때문이었다.

이미, 라일라와의 연결도, 베아에 의해 끊긴 채였고.

베아트릭스도, 예상 밖의 것이 나타난 것에 당황한 것인지.

손에 들고 있던 고양이의 몸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마력의 연결은 마치 고무줄인 것 처럼 줄어들면서.

두개의 육체를 인접시켜, 영혼의 위치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퍼억! 하고, 고양이와 클레온의 이마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면.

클레온의 시야는 순식간에 어둠으로 물들었다가.

이내 커다랗게 요동치면서, 어지럽게 빙글댄다.

"우, 앗...!"

그리고, 충돌과 착지, 이런저런 요인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고양이를 피하다 보면­

그 앞에서 얼어붙어 있던 베아트릭스의 쪽으로 쓰러진다.

"... ..."

그리고, 그대로 소파 위로 베아트릭스를 쓰러트리는 형태가 되어, 클레온의 한쪽 손이 그녀의 가슴 위에 올라간 채 마치 위에서 덮치는 듯한 자세가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 아­ 저기..."

클레온이 머쓱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 한 다음 순간.

"───흐읏...!"

베아트릭스가 놀라움, 그리고 자신을 위에서 덮친 클레온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명을 내지르는 것이었다.

짜악! 하고 경쾌한 소리가 그녀의 오두막에서 울려 퍼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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