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3화 〉 싸움 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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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와 클레온의 동료가 세계수의 영역을 떠난 지 수 시간이 지난 지금.
위그드라실은, 자신의 영역에서 가장 거대한 나무 즉 자신의 본체의 앞에서 조용히 무릎을 꿇은 채 기도를 하고 있었다.
이 영역의 창조주, 즉 이 세계의 신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가 누구에게 기도할 수 있단 것일까.
어쩌면, 누구에게도 닿지 못하는 무의미한 기도라고 하더라도, 그녀는 그저 소중한 딸과 다른 이들의 무사를 바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의 간절함과 달리, 영역 자체는 얼마 전에 비해서도 굉장히 평화로워져 있었다.
클레온이 오기 전, 수백 년 동안은 천둥 군주의 침략을 받으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영역의 주민들은 천둥 군주와 그 수족들이 꺾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뻐 축제를 열고자 했지만.
위그드라실은 그들에게 '그렇다면 프레이야와 클레온이 무사히 돌아온 뒤에 열자'라고 이야기하여, 지금 마을에서는 한창 축제가 준비되어가는 중이다.
어머니인 세계수는,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기뻐하는 주민의 순수함에는 조금 복잡한 심경을 떨쳐낼 수 없었지만
적어도 앞으로 몇백 년 동안은, 이전과도 같이 침략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쁨이, 크다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할 수는 없었겠지.
그러니, 적어도 천둥 군주를 쓰러트린 용감한 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사락, 하고 눈을 밟는 듯한 발소리가 그녀의 뒤에서 울리기 전까지는.
"당신이 그 성을 나오다니, 별일이 다 있군요."
위그드라실은 몸을 돌리지 않은 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에 눈을 뜨면서 입을 연다.
"알다시피, 본체는 아직 옥좌에 붙들린 채이다. 이 몸은, 어디까지나 마력으로 만들어낸 분신체이지. 그대와 비슷한 것이다. 세계수 위그드라실."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
그곳에 서 있는 것은, 반투명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푸른색으로 반짝이는 머리카락을 길게 내린, 드레스를 입은 여성.
그녀의 발걸음이 내려 닿는 곳은, 아름다운 눈꽃의 결정의 모양이 피어났다가 땅의 기운에 의해 금세 녹아서 사라진다.
하지만, 그녀가 가만히 서 있는 그 부분에서만큼은, 얼어붙은 땅이 녹지 않는 것이 보였다.
그녀야 말로, 아멜리아와 그레이에게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천둥 군주가 가진 망치의 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던 장본인.
서리 여왕이었다.
그녀에게도 휘슬이라는 이름이 과거에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에게 주어진 그 영역의 지배자 옥좌의 주인이라는 역할만을 위해 살아가는 그녀에게 있어서 개인으로서의 이름은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영혼은 늘 그 차가운 동토의 안에서만 있었지만요. 서리 여왕."
그것은 위그드라실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를 이름이 아닌 호칭으로 부르는 것이었다.
휘슬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위그드라실에게 이야기한다.
"그래. 하지만 그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온다면, 우선 이곳을 거치겠지. 굳이, 그들을 나의 성으로 다시 부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의 영역은 차가우니까 말이죠. 빈말로라도, 머물기 좋은 환경이라고는 할 수 없죠. 그렇게까지 그 아이들이 걱정되는 것인가요?"
위그드라실의 말에 서리 여왕이 이렇다 할만한 답을 주지 않자, 위그드라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서리 여왕이 서 있던 얼어붙은 땅의 밑에서 나무뿌리 같은 것이 급격하게 성장하여 뻗어 올라오더니
이내 그것은 덩굴을 엮고, 단단하게 고정하여. 사람이 앉을 만한 의자의 모습을 취했다.
의자가 나타난 것은 비단 그녀의 발밑 뿐만이 아니라 위그드라실의 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력의 분신체인 그녀들이 서 있는 것으로 지치지는 않을 테지만
"서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러니, 앉으세요. 당신과 이렇게 직접 대화를 하는 것도 수백년 만의 일이로군요."
위그드라실이 말한 대로,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것은 너무나도 오래전의 일이었다.
"별로, 그대와 이야기를 하러 온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차갑게 굴지 마요. '비슷한 처지'이잖아요?"
위그드라실의 살가운 태도에도 서리 여왕은 자신을 덮은 차가운 기운을 풀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녀가 만들어낸 의자에 앉으며 위그드라실을 바라본다.
"방금 전, 나의 영역에 영역 전체를 뒤흔드는 비명이 전해져 왔다. 나의 영역은 이곳보다도 죽음의 여신의 영역에 가까우니까. 이곳에도 곧 날아오겠지."
그리고, 담담하게 사실을 전하는 서리 여왕의 말에 위그드라실은 잠시 눈을 깜빡이다가 다행이라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이다.
"그건 다행이군요."
"그래... 이것으로, 죽음의 여신의 세계의 영역은 존재를 유지하는 핵을 잃고 곧 철거될 것이다. 이 추방 영역은 짧기는 하겠지만, 평화를 손에 넣었다고 할 수 있겠지."
다른 세계를 침략하는 데에 앞장서던 천둥 군주에 이어서, 이 추방 영역에 존재하던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인 흡혈귀 알레시오스가 토벌되었다는 사실.
그 말은 즉, 프레이야와 클레온들도 곧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나아가서는, 또다시 시공의 뒤틀려 추방 영역으로 떨어지는 영역의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이 영역의 주민도 안심하고 지낼 수 있다는 것.
위그드라실이 미소를 짓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라고 하더라도, 이제 이 추방 영역에서 평화를 누릴 존재들은 그대와, 그대의 자식들밖에 남지 않았지만."
"... 그렇군요."
서리 여왕의 말은 비꼼도 무엇도 아니었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한 것일 뿐.
9개의 영역 중에서 4개의 영역이 천둥 군주와 그를 보좌하는 젊은 현자에 의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천둥 군주의 영역마저도 클레온과 동료들에 의해.
죽음의 여신의 영역은 결과적으로 본다면, '자멸했다'라고 볼 수 있겠지.
남은 영역은 땅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영역 전체가 바다로 되어있던, 빈 껍질의 대해. 이곳에는 아무런 생명체도 남아있지 않다.
여왕과 옥좌, 눈과 얼음만이 존재하는 서리 여왕의 영역.
자연과 생명으로 넘쳐나는 유일한 영역은 이제 위그드라실의 영역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그대가 원한다면, 나의 영역마저도 집어삼켜 묠니르와 옥좌의 수정의 힘을 이용하는 것으로 상위 존재로 승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서리 여왕의 눈은 지그시 위그드라실의 눈을 바라보았다.
녹색의 눈동자를 지닌 그녀의 눈은 서리 여왕의 말을 듣고도 아무런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은 채로 있었다.
"본심은 그것을 확인하러 온 것인가요? 저에게, 그럴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그래. 아무리 성모, 자연의 대 어머니이자 평화파인 그대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가능해지는 순간이 올 때 까지 본심을 숨기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쉽게도 나는, 신이 아니라서 말이야."
서리 여왕의 솔직한 대답에 위그드라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그저 쓴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하지 않아요. 저는, 이 영역에 영원히 남아있을 겁니다."
"그런 것 같군. 그 감정의 흔들림의 적음은, 믿어도 되는 것이겠지."
위그드라실의 대답에, 서리 여왕은 깔끔하게 그 사실을 인정하면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게다가, 그것을 말한다면. 당신도 마찬가지겠지요?"
"... ..."
위그드라실이 역으로 자신에게 질문해 오자, 서리 여왕의 표정도 조금 굳을 수밖에 없었다.
"저와 당신은 이런 말은 조금 이상하지만. 상성 상 좋지 않다고 해야겠지요. 어디까지나 푸름을 유지할 수 있는 저의 대지의 마력. 그리고 땅에서 온기를 생명을 빼앗아 가는 당신의 냉기의 마력. 당신 하나의 힘으로 수정과 옥좌의 힘을 모두 끌어낸다면 이 영역을 집어삼키는 것마저 가능합니다."
"어느 한 쪽이 치명상을 입기는 하겠지만 말이야."
서리 여왕의 대답에 위그드라실은 고개를 끄덕인다.
"승리하는 것은 싸워서 쟁취할 의지가 있는 쪽. 저에게는 그 의지가 없으니 당신이 그럴 생각만 한다면, 당신의 승리로 끝나겠죠."
"나 역시, 그럴 생각은 없어. 서리 거인들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영역을 떠날 일은, 없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은인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서리 여왕은 그 은인을 이런 이차원의 틈에 버려둔 채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생각 따윈 없었다.
"그렇다면. 한동안 이 추방 영역에는 두 개의 영역만이 남겠군요. 서리 여왕, 당신도 괜찮다면 이 영역에서 지내는 건 어떤가요? 그렇게나 혼자서 지내서는, 말하는 법을 잊어버릴지도 몰라요."
위그드라실의 제안을, 서리 여왕은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거절할 뿐이었다.
"조금 전, 우리들의 마력은 상성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으면서 그런 제안을 하는 건가? 내가 그대의 자식들을 얼려버릴 수도 있다. 거기에─"
그녀는 이 곳에 와서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보이며 대답하는 것이다.
"그곳에 있어도, 혼자는 아니야. 아직, 수정에는 모두의 영혼이 남아있다."
"...그런가요. 제가 실언을 했네요."
위그드라실이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다.
"밖으로 나간다고 이야기한다면... 너에게도 가능한 일이지. 그 세계 뱀 처럼 자신의 영역을 전부 먹어치워서 본체째로 나가지 않더라도. 모아온 마력을 사용한다면 그 분신체를 고향으로 보내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과분한 일이네요. 저는, 본체도 분신도 이곳을 떠날 생각이 없답니다. 이 세계가, 지금의 제가 있어야 할 장소니까요."
위그드라실의 대답에 서리 여왕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조금의 침묵이 흐르면, 위그드라실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난다.
"차를 내오도록 하죠. 차를 마시면서, 그 아이들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려요."
"...그래."
001
눈을 전부 뒤덮던 섬광이 사라지고, 시야가 서서히 돌아오는 찰나
"읏─아아악!?"
하고 높은 비명이 울려 퍼진다.
눈 위를 마력으로 덮어서 실명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던 클레온의 귀에 일레누의 목소리가 뛰어들어왔다.
[클레온! 그대로 앞으로 달려!]
방금 그 목소리와, 일레누의 지시.
어느 정도 상황이 파악된 클레온은 그대로 정면을 향해서 질주한다.
"멈추는 타이밍은!?"
[──지금!]
일레누의 목소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급 정지한 클레온이 팔을 앞으로 뻗으면
바로 직후에 털썩! 하고 충격이 내려꽂히면서 가벼운 무언가가 팔 위에 올라타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눈 앞을 가리던 빛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클레온은 눈을 가리던 마력을 제거하고.
자신의 팔 위에 떨어진 채로 축 늘어져 있는 라일라를 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빠진 부분 없이 원래대로 제대로 돌아와 있었다.
붉은 머리가락과, 하얀 피부 손끝과 발끝.
"후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클레온.
"으으..."
라일라는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던 것인지, 클레온의 한숨 소리를 듣자 몸을 움찔거리다가 눈을 뜬다.
"...클, 레온...?"
"정말이지... 하늘을 날았다면 착지할 방법도 생각해 두라고."
"...아아. 응..."
어딘가 어색한 분위기로 클레온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 클레온은 잠시 의문을 느낀다.
그러다가
"라일라!"
갑작스럽게 클레온이 있는 쪽을 향해 아니 정확하게는 클레온이 안고 있는 라일라를 향해서 뛰어오는 베아트릭스는.
그대로 그녀의 몸을 껴안더니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베, 베아..."
[오옷... 이건...]
일레누는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조금 당황한 듯이 경직된 얼굴을 보이다가.
클레온 역시,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으르렁대던 두 사람이, 자신이 잘 아는 관계로 돌아온 것을 보고는 그 내막을 알아챈다.
"기억이 돌아온 건가. 두 사람 모두."
"응. 완전히 말이야. ...알레시오스가 그 괴물과 함께 사라지는 순간."
라일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클레온의 팔을 붙잡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라일라를 땅 위에 내려 주었다.
[기억을 봉인해둘 필요가 없으니 돌아왔다. ...라고 하고 싶지만, 기억을 봉인하고 있던 건 죽음의 여신의 힘이었으니까. 그 힘이 거의 모두 사라진 것 때문이겠지.]
"아아... 그렇군."
클레온은 그러고 보니 라고 생각하면서 아까까지 옥좌의 근처에 쓰러져 있던 일레누의 육체가 있는 쪽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곳에는 실 한 오라기 걸치지 않은 일레누가 엎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잠깐!?]
"아아, 미안..."
"응? 아아. 일레누의 몸. 미안, 마법을 쓸 때 어떻게든 사람은 공격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레누는 사람이랑 물건의 중간 그러니까 시체 상태여서 몸은 남았고 옷만 태웠나 봐."
라일라가 그렇게 대답하는 것을 들은 클레온은 한숨을 내쉬고, 일레누는 클레온의 뒤에서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클레온!"
그 때, 쿵! 하는 충격과 함께 클레온을 향해 달려드는 소녀.
결계의 안에 있었던 아멜리아였다.
머리를 클레온의 옆구리에 부딪힐 정도로 강한 태클에, 클레온은 넘어질 뻔하지만.
"... 아멜리아. 아까는 도와줘서 고마워."
어떻게든 어른의 위엄으로 그 자리에 버티고 선 클레온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아멜리아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로 그대로 안긴 채로 멈춰있는 것이었다.
"... ...아멜리아?"
클레온이 다시 한 번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새근새근한 숨소리만이 들리면서 그녀가 클레온의 몸을 붙잡은 채로 잠든 것이 보였다.
"선 채로 잠들었어..."
"아하하~ 걱정과 긴장이 다 풀려서 몸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나 보네."
시프를 비롯한 나머지 동료도 클레온을 향해 다가온다.
"모두들... 무사해서 다행이야."
"제일 격렬하게 싸운 녀석이 그런 말을 해도 울리지 않는다."
프레이야의 대답에 클레온은 곤란하다는 듯이 볼을 긁적일 뿐이었다.
[오오오! 클레온 님! 훌륭한 무용이었습니다! 이 우트가르트, 역시 클레온 님께 이 목숨을 바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까지!]
그리고, 한층 커다란 목소리로 날아오는 우트가르트, 흥분하여 집게까지 깔짝거리는 것을 보며 모두가 식겁한 순간.
그레이가 위에서부터 그를 눌러서 땅에 착지시키는 것으로 우트가르트의 폭주를 멈추는 것이었다.
"진정하는 검다! 클레온을 죽일 셈임까!?"
"저 녀석이라면 저 집게 정도는 붙잡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좋아! 이번엔 나랑 한판 하자!"
그리고, 그런 클레온을 향해 싸움이 부족하다는 듯이 달려들려고 하는 무스까지.
"카시우스와 메이드는?"
시프가 그렇게 질문하면, 프레이야는 턱에 손을 올리면서 대답했다.
"그러고보니 전투 중에 없어졌었지. 저택에 무언가를 가지러 간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아직 저택인가. 좋아, 전투가 끝났다고 알려주자. 두 사람도 지쳐있을 거야."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일행.
그 때, 솔리나가 조심스럽게 클레온에게 다가온다.
"...클레온 씨."
"클레온으로 괜찮아. ...솔리나. 윌헬미나는"
"네, 알고 있어요. ...그녀가 사라지는 모습을 저도 봤으니까."
솔리나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클레온 씨. 클레온 씨 덕분에, 모두가... 마을의 주민들과 리스의 원한을 풀 수 있었어요."
"...그걸 가능하게 한 건, 너와 윌헬미나야. 두 사람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알레시오스를 없앨 기회를 마련해 줬으니까."
클레온은 그렇게 말하며 솔리나에게 손을 내민다.
"─두 사람이, 모두를 해방한 거야."
"... ...!"
솔리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지금까지, 자신의 고집 같은 것 때문에 일레누를, 리스를. 그리고 마을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차원 추방 영역의 언데드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녀는.
클레온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클레온의 손을 떨리는 손으로 붙잡아, 악수를 한다.
클레온은 그런 솔리나에게 작게 미소를 지어준 뒤, 몸을 돌렸다.
"자. 카시우스 전하와 엠마를 찾아서. ...돌아갈 준비를 하자."
길었던 싸움은 끝났다.
남은 것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남은 사소한 문제들을 해결할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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