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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75화 (375/506)

〈 375화 〉 선별 계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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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온과 카시우스가 향한 것은, 위그드라실의 본체인 거대한 나무가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 속.

나무가 우거지게 일대에 펼쳐져 있는 숲은, 마을과의 경계선을 넘어간 순간, 몸이 식물인데도 걸어 다니는 몸을 가진 주민들과는 정 반대의­

그야말로, 그 자리에 멈춰서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있는 것은 클레온의 세계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나무들이었다.

이 숲의 나무와 마을의 주민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 대답을 알고 있는 것은 위그드라실뿐이겠지.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클레온이 만났던 위그드라실의 주민들­ 식물로 된 몸을 가진 사람 모습을 한 존재들.

그가 원래 세계에서 만났다고 한다면, 빠짐없이 마물이라고 불려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드라이어드, 알라우네와 같은 인간의 모습을 한 식물의 마물이라는 것은 그렇게 드문 것도 아니었고, 대부분이 인간을 죽여 비료로 쓰려고 하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클레온이 이 영역의 주민들을 보았을 때, 클레온은 그들에게 적개심이 들어서 토벌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명백하게 자신의 길을 막는 프레이야에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녀와는 말이 통하고 이성이 있는 것처럼 보였고.

다른 이들에게는 마물을 보았을 때 본능적으로 느껴야 하는 혐오감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은 것이 원인일까.

이곳의 주민들과, 클레온의 세계의 마물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런 아무래도 좋은 것을 생각하면서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면.

이윽고 카시우스는 발을 멈추었다.

클레온도, 카시우스가 발을 멈추면 따라서 멈추며, 그가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 기다린다.

그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아멜리아에 관한 것, 돌아간 뒤에 관한 것, 이 세계의 동료들에 관한 것... 등등.

후보는 너무 많아서 그중에서 몇 개나 나오게 될지 짐작도 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클레온 씨. 이야기라고 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야. 우리들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 생각보다도 스케일이 큰 이야기로군요. 계속 말씀하시죠."

클레온은 카시우스의 첫마디에 조금 놀라면서도 그에게 이야기의 계속을 부탁한다.

카시우스는 그런 클레온에게, 자신이 모두가 전투하는 동안 일레누의 저택에서 확인했던 미래에 일어난 일들을 클레온에게 전한다.

클레온이 걱정할만한­ 그와 관련이 있어 보이는 일을 제외하고서다.

"─일레누의 세계에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우리들의 세계에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을."

카시우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클레온의 눈을 바라보았다.

솔직히, 이 일을 전할 때, 클레온에게서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변명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클레온과 같은 남자가, 자신의 비겁한 수에 동조해 줄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웠고, 거기에 더하여 자신은 모두가 사투를 벌이는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지식욕을 채운 것이다.

"...한가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클레온이 생각보다도 냉정한 모습으로 대답하며, 자신에게 질문을 되돌리자 카시우스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카시우스 전하가 본 것은... 반드시 저희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까?"

"반드시­는 아니야. 세계는 복잡하게 얽혀있고, 우리가 채 눈치채지 못한 톱니바퀴에 의해서 그 방향이 틀어질 수 있는 법이지. 단순히 클레온 씨가 일레누를 따라간 것만으로 세계가 크게 분기한 것을 봐도. 그것은 명확해."

카시우스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자신, 자신의 거취가 세계의 형태를 그렇게나 바꿔버린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불합리함을 느끼기도 하였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을 확인하고 나서는 스스로의 스탠스에 더욱더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일레누에 관한 것, 동료들에 관한 것, 적들에 관한 것.

자신의 선택 하나하나가, 잘못하면 또 다른 세계의 일레누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신중에 신중을 더하여, 그야말로 카시우스가 말했던 '미래의 힘을 아는 것'에 손을 뻗더라도.

"하지만. 그렇군...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사건의 인과에서. 그 '원인'이 클레온 씨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명확하게 다른이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다고 한다면.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나려나."

그런, 알 듯하면서도 모호한 카시우스의 대답에 클레온이 제대로 된 결론을 내지 못하면 카시우스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어서 설명을 계속해간다.

"아­ 말하자면, '화재'라는 일이 일어났다고 하자. 그렇다면 원인은 '불씨'라던가, '방화'라던가. 그런 불과 관련된 것이다. 그것을 하는 것이 일반인이던, 강도이던, 방화범이든 간에. 원인과 결과의 인과 관계가 변하지 않지?"

"하지만, 누가 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그 방화범을 막으면, 화재는 일어나지 않는다든가."

"응. 그러네. 하지만 이건 그런 '누군가'가 개입하지 않아도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과야. 천재지변 같은 것이지."

확실히, 날씨나 천재지변 같은 인간의 의지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부분이라면, 그럴 것이다.

"거기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천재지변이 일어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준비를 해두는 것이야.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 부분에서 사람을 이주시켜서 피해자가 없도록 한다든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카시우스 전하가 진짜로 대비하고 싶은 것은 그런,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은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것이로군요."

클레온의 말에 카시우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것은...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었지만 자연재해는 아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신의 의지라고 할 수 있지."

두 사람의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신이라는 것을, 클레온은 알고 있다.

그것은 옥좌주 네메아에거 시작된 그녀의 의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말들.

그 단말들이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가지면서, 인간에게 신앙을 얻게 되어 만들어진 것이 '신'이라는 존재이다.

인간에게서 신앙을 받지 못한 신은 쇠약해지어 가고, 이윽고 소멸한다.

신의 시대를 끝내고, 빛의 의지의 시대를 연 '성자의 가호 교단'이 나타나면서, 이 세계에서 신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아난시의 전신이었던 우투를 비롯하여 세계에 남은 것은 극소수의 일부분의 신들이 폐쇄된 곳에서 신앙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과거에 인류가 믿고 따랐던 신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들은 분명히 인간과 비교하더라도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고,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인간에게 신앙과 기도를 받아 그에 따른 은혜를 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왕궁에 사는 왕과 비교하더라도 거의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카시우스 전하가 말하고 있는 신이라는 것은, 그런 신들이 아닌. 과거­ 인간들이 정말로 전능하다고 믿고 있던 '신'의 의지라는 것이로군요."

"...그래."

클레온의 말에 카시우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런 것이 가능한 것은, 정령신이나 동물 신이 아니야. 그렇다고 해서, 이 세계에 직접 간섭하는 것을 꺼리는 '옥좌주'의 의지도. 그렇다고 한다면 정해지는 후보는...─"

"만물의 아버지. 아담이다."

클레온이 카시우스의 말을 받아서 이야기하면. 다시 한 번 두 사람의 사이에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카시우스 전하. 대체 당신이 본 미래에는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그런 일이, 그저 신문에 적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워. ... 당신이 본 미래를 알려주시죠."

"그래. 어디까지나 추측의 연장선이기는 하지만­ 아담은 자신의 세계를 완성하고, 스스로 새로운 옥좌주가 되기 위해서 착실히 어떤 계획을 진행하고 있어. 그리고­ 이 사건은 그 아담의 계획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클레온은 그의 뜸을 들이는 듯한 화법에 조금 긴장을 느끼면서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면.

"선별 성검의 의전(?戰)."

"... ..."

클레온 조차 처음으로 들었던 단어였지만, 그 단어의 울림에서 어째서인가 좋지 않은 예감을 느꼈다.

"클레온 씨는, 어째서 황금의 용사 레시아가 휘둘렀다고 하는 성검 칼라드볼그가, 다른 성검과 비교하더라도 거대한 힘을 가졌는지 알 수 있어?"

"아니. ...하지만 그녀의 성검이 강한 것은, 레시아의 강함에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카시우스는 클레온의 말에 자신의 턱 부분을 잡으면서 조금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그녀는 궤를 달리하는 용사였지. 하지만 거기에 더하여 칼라드볼그의 막강한 힘이 없었다면 그녀는 마검 황제 이기지 못했을 거야. 운명이 그 둘을 엮었다고 한다면. 성검 칼라드볼그 역시, 마검 황제라는 최강의 적을 이기기 위해 '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거기에, 그 '의전'이라는 단어가 연결되는 것입니까."

"나는 과거에, 성검에 관한 것을 조사한 적이 있어. 그것은... '성검 사용자에 의한, 특별한 성검을 만들어내기 위한 의식'─"

"─용사 10명에 의한 서로가 서로를 죽여, 성검의 힘을 흡수하는 최악의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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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성검을 잡고 휘두르는 검사.

그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힘은 '자신의 힘과 공명하는 성검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것'이다.

성검을 가지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용사가 된 후에 신성 마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도, 그 힘의 발현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본래의 설계상 성검과 용사 중, 어느 쪽의 자원이 더 중요할까?

당연히 '성검'이라고 할 수 있다.

용사가 죽더라도, 성검은 계승된다.

성검의 폭주라는 것이 일어나는 것도, 용사가 죽더라도 주변의 적대적인 존재를 모두 파괴해서라도 성검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성검의 기초 설계는 과학자 트리스 메기스토스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졌다.

그 목적은 인류끼리 이루어지는 전쟁에서, 적의 우위에 서기 위한 거대한 마력을 품은 강력한 병기의 탄생이었다.

트리스 메기스토스는 반대하였지만, 그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성검을 휘두를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이 가해진 병사들이 쌍으로 만들어졌다.

성검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수많은 인간을 베었다.

민간인을, 건물을, 병원을, 학교를.

아파트를, 주택을, 도로를, 다리를.

파괴하고 파괴하여, 인간이 스스로 수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의 극치를 달렸다.

하지만, 성검이 만들어지고 나서 수년이 지난 뒤에는 그런, 계승이라던가 성검의 폭주라던 가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재앙을 상대해야만 했다.

'황금의 혜성'.

나타나자 마자, 그 지역을 불모의 땅으로 바꾸어버리고 재기 불능까지 몰아넣은 그 재앙을 이기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성검으로는 불가능했다.

인류는 거기에서 발상을 바꾸었다.

황금의 혜성이 가진 병기가 내는 출력은, 일반적인 성검 10자루가 내는 것과 비슷한 양.

그 차이를 매울 수 있다고 한다면, 자신들에게도 승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인류가 가지고 있는 성검의 수는 10자루가 넘었지만, 그것을 휘두르는 성검사들에게도 역량의 차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러니 하나의 그릇에 그 힘을 집중시키기로 한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그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궁극적인 성검사를 한 명 선정하여.

그 성검사가 황금의 혜성의 발을 묶어놓는 동안, 재앙을 퇴치하기 위해 만든 병기­ 별의 표면을 전부 불태울 폭탄을 사용하여 황금의 혜성을 퇴치하기로 했다.

그것을 위해 준비된 것이 '선별 성검의 의전'이다.

성검이 가지고 있는 핵은 사용자가 죽어서 폭주하기 전에 영맥에 흡수시켜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것으로 폭주를 막을 수 있었다.

그 시스템을 이용하여, 그들을 좁은 곳에 몰아넣고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이게 하여 마지막 한 자루와 마지막 한 사람을 선별해 내는 것이다.

─바로 어제까지, 드디어 인류를 지키기 위해 성검을 휘두를 수 있다고 안심하며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 있었던 성검사들은 인류를 위해서라는 대의 아래에서 강제적으로 서로를 죽여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의 동료이자 파트너인 성검들도 동족을 포식해야 한다는 사실에, 치를 떨었다.

그 결과 한 자루의 검이 살아남았다.

그것이 '칼라드볼그'이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황금의 혜성이 휘두르는 검 역시 칼라드볼그이다.

미래에서 온 것이기는 했지만.

운명은 돌고 돌아서, 같은 존재인 두 검을 부딪치게 했다.

게다가, 성검의 원본이 된 검 역시­ 과거에 트리스와 만났던 레시아가 가지고 있던 칼라드볼그.

성검은 칼라드볼그에서 시작하여, 그 끝 역시 칼라드볼그로 귀결되는 것이다.

최강의 성검사와 최강의 성검은, 함께 인류 최악의 재앙을 향해 칼을 들이밀었고.

두 자루의 칼라드볼그가 맞부딪힌 순간­

002

"... ..."

클레온은 자신의 입을 가리면서 떨리는 손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물론 추측의 영역도 많아. 하지만 칼라드볼그는 레시아가 잡기 전에도 역사에 이름이 기록된 최강의 성검이야. 그 힘은, 다른 성검 10자루를 더한 것과 같다고. 그것이 단순히 역사의 과장적 표현이 아니고, 실제로 일어난 그녀의 마검 황제 토벌을 생각한다면."

"...사실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건가..."

클레온의 말에 카시우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그 의전이 시작한다면 우선 성검이 열 자루 모여야 한다는 거잖아?"

클레온의 머릿속에서 자신이 파악하고 있는 성검의 자루 수를 세어본다.

10자루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용사들이 왕도로 모이지 못하도록 하면 되는 것이다.

"용사들은, 왕국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 왕도로 불려 왔다가. 그대로 의식에 휘말리게 된다. 물론, 그 명령을 내리는 것은 왕이야."

"...루시우스 왕인가?"

클레온의 질문에 카시우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걸 명령하는 건, 나야. 클레온 씨. 아담의 의지에 굴복한 것인지, 아니면 나는 그저 꼭두각시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클레온 씨를 만나지 못한 세계의 나의 결말이겠지."

"... ..."

카시우스가 본 신문에서는, 카시우스가 왕명으로 용사를 소집한 뒤, 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신성한 선별 의식을 진행 중이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아버지는 곧 돌아가셔. 그 뒤에 왕이 되는 것은 나지만­ 나는 아무래도 아담의 수족이 되는 것 같아.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게는 두지 않아."

"아아. 그렇게 둘 순 없지. 왕국의 왕이, 신이 되려고 하는 기계의 부하라니."

클레온의 말에는 카시우스도 동의하면서 클레온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줘.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되면, 클레온 씨에게 부탁하려고 하는 것은­"

카시우스의 목소리가, 바람 소리와 함께 클레온을 향해 흘러들어왔다.

클레온은 그의 그런 말을 듣고는 눈을 크게 뜨다가.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면서 카시우스를 노려봤다.

"...카시우스 ...전하."

"괜찮아. 힘들다면, 전하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이곳으로 오기 전에 부탁했지. 내가 어떤 모습이 되든 간에, 아멜리아를 지켜달라고."

카시우스는 그렇게 말한 뒤, 클레온을 향해 다가오다가­ 그의 옆을 지나치면서 숲을 나서는 길에 들어선다.

"그 연장선의 부탁일 뿐이야. 클레온 씨. ─별로, 갑자기 나온 아이디어는 아니야. 원래 이럴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런 말을 남기면서 사라져가는 카시우스의 뒤를, 클레온은 조용히 눈으로 좇았다.

선별 성검의 의전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성검, 그리고 최강의 용사가 아담에 의한 지배를 받게 된다면­

─아니, 그 육체가 아담의 육체가 된다면.

그리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카시우스가 말한 수단을 써야 한다면.

클레온에게 남아있는 것은, 그 의지에 응하는 것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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