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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76화 (376/506)

〈 376화 〉 권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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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온은 카시우스가 위그드라실의 마을로 돌아가고 난 뒤에도 몇 분 정도 더 숲에 머물다가 돌아갔다.

머리속에 정리해야 할만한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카시우스가 말했던 '선별의 의전'이라던가, 그것을 막기 위해­ 아니,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그가 생각해 낸 계획이라던가.

그런 것들로 머리가 가득해져서 너무 복잡해지는 것이다.

'돌아가면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군. 우선, 우리를 이 세계로 날려버린 장본인들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서, 일레누를 찾는 것. 그리고 의전의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아직도 활개치고 있을 아스타로테도...'

몸이 두 개나 세 개로 늘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될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넘쳐나는 상황.

물론 클레온에게도 일을 도와줄 동료들이 있었지만, 이제부터 일어나려고 하는 일에 비해서는 인원의 수는 너무나도 적었다.

적은, 클레온과 그 동료들에 비교하더라도, 10배는 가볍게 넘는 수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추방 교단.'

그리고, 머릿속을 또다시 어지럽게 하는 것은 마지막으로 싸웠던 그녀.

그녀는 이야기했다.

추방 교단은 애초에 '클레온'─마검 황제에 원한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집단이라고.

하지만, 윌헬미나와 알레시오스가 살아있던 과거에도 추방 교단은 존재했다.

그렇다면 추방 교단이 원한을 품은 것은 단순히 사상 최악의 악당인 마검 황제뿐만이 아니라.

클레온이 끊어버린 '전생의 혼을 가진 흑마의 일족'들.

마검 황제가 유난히 커다란 스케일의 일을 벌였던 것뿐이지, 그의 전에도 악명을 떨친 흑마의 일족은 있었다.

클레온이 기억해낼 수 있는 전생은 마검 황제뿐이었지만, 그들 역시 자신의 전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

그 의도가, 아담의 지배로부터 인류를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현존하는 규칙을 부수고, 그 과정에서 힘을 추구한 나머지 타락한 존재들이다.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그렇다면... 추방 교단은 나를 계속해서 노려올 것이란 건가?'

이번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져 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동료들이 휘말리게 된다면, 이라고 생각하면.

"─레온."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면, 거처를 옮기자. 쿠온과 저축해둔 돈이라면, 지금 지내는 숙소보다는 방범이 잘되는 저택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아아, 그러고 보니까 알베인에 관한 것도 있었지.'

무언가를 중얼거리면서 검지로 탁자를 두드리는 클레온.

다른 한쪽 손은 이마에 올려 머리를 뒤로 넘기면서, 멍한 눈으로 팔꿈치를 올린 탁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클레온..."

'세토스 공작... 그가 알베인과 나의 관계를 알고 있고, 알베인을 데리고 왔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들에 대한 선전포고겠지. 아루루에겐 미안하지만, 세토스 공작과는 언젠가 칼을 마주하게 되는 것일까...'

"클레온!"

이마를 잡고 있던 클레온의 손목에, 가냘픈 손가락이 감겨왔다.

클레온은 그 갑작스러운 감각에 자신도 모르게 퍼뜩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아멜리아와 눈을 마주치는 것이었다.

"...괜찮아요? 많이 피곤한가요?"

그렇게 걱정되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는 아멜리아.

주변을 둘러보면, 아멜리아를 비롯한 동료들이 자신을 바라보면서 들고 있던 술잔과 음식들을 잡던 손을 멈춘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클레온도 자신의 탁자 위에 올려진 과일주를 바라보면서 지금이 승전 파티 중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장소는 위그드라실의 거대한 본체의 앞.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없던 나무로 된 의자나 탁자들의 앞에 일행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저 멀리에서는, 다른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아... 아니. 괜찮아. 조금 생각해야 할 것이 많아서... 이제 돌아가면, 밀렸던 일이 몰려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거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카시우스 전하가 말씀하시길, 차원문의 조정을 잘하면, 그 파티가 일어나고 있던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갈 수 있다고 해요. 수 십 분에서 몇 시간 정도의 오차는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요."

자신의 걱정을 덜어내 주려는 아멜리아의 말에 클레온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면 숲 속에서 카시우스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녀에게 보이지 않도록 자신의 주먹을 쥐었다.

"...아멜리아."

"네?"

클레온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아멜리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클레온과 얼굴을 마주한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면, 악마와의 싸움을 계속해야겠지만... 적은, 악마뿐만이 아닐지도 몰라. 네가 지켜야 하는, 왕국의 백성을 포함해서... 악의를 가진 인간들은, 많으니까."

"아담에 관한 것인가요...?"

클레온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까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비단 아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멜리아가 유폐 왕녀라는 사실만으로도 아멜리아에게 악의를 품는 자들이 있을 수 있어. 특히, 왕족과 귀족들은."

"... ..."

"하지만─ 인간을. 세계를 싫어하지는 말아 줘. 그런 악의로부터, 내가... 아멜리아를 지킬 테니까."

클레온의 말을 들은 아멜리아는 그의 말을 조용히 듣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가 부끄러운 듯, 조금 붉은 얼굴로.

"휴우­"

시프가 휘파람을 부는 소리가 들리면, 클레온은 퍼뜩 정신을 차리면서 이어서 이야기한다.

"무, 물론. 나뿐만이 아니야. 루베라나­ 오렐리아님. 그리고... 아루루도 있고─"

"그, 그렇죠~"

아멜리아도 멋쩍게 웃으면서 얼굴에 부채질하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은 끝낸 거야? 클레온."

그렇게 말하면서 다가오는 것은, 일레누였다.

자신의 육체를 되찾은 뒤, 옷이 타버렸기에 거적때기를 걸치고 있던 그녀는 지금, 서리 여왕으로부터 받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한 손에는 포도주잔을 든 채로, 조금 붉어진 얼굴을 보니 취기가 돈 것일까.

"그래."

"그러면, 내 질문에 대답해 줄래?"

"...질문?"

클레온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일레누가 그렇게 질문하면 클레온은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최대한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클레온. 너... 몇 명이나 있는 거야?"

일레누의 질문에 일행이 모여있던 작은 파티 장소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미소를 지은 채 질문하는 일레누를 포함하여, 가늘게 눈을 뜨고 이쪽을 바라보는 라일라와 베아트릭스.

클레온에 못지않게 긴장한 표정이 된 아멜리아와 그레이, 눈을 크게 뜨고 떨리는 죽은 눈이 되는 페루루카.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프레이야와, 그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웃고 있는 시프.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무스뿐이었다.

"무엇을. 말하는 걸까나."

클레온이 조금 굳어서 대답하면 일레누는 손에 들고 있던 잔을 쭈욱 들이키면서 대답한다.

"그야 물론. 함께하고 있는─"

클레온이 그녀의 입을 막아야 할까, 찰나의 시간 속에서 빠르게 계산이 돌아가면─

"동료들이지."

그녀의 다음 말에, 팅, 하고 팽팽하게 이어지던 긴장의 실이 끊어진다.

"아, 아아. 그런 건가..."

클레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 일행들은 다시 각자 이야기하던 상대방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지금 함께 여행을 다니는 인간 동료는 셋이야. 거기에, 갈라테아와 칼리번... 성검과 마검이 한 자루 씩. 그러니까, 기본적으로는 4인 파티려나."

"그 안에 네 세계의 내가 있는 거지?"

라일라가 손을 들어 물어보면,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 라일라는 어째서인지 '후흥­'하고 기분이 좋은 듯이 웃어 보이는 것이다.

"서, 선배? 저는요? 라일라가 있는데 제가 없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내 세계의 베아트릭스는 아카데미에서 집행과의 수석을 계속하고 있어. 아카데미에서 원로회가 없어지면서, 집행과도 정식으로 과로 인정받았거든."

클레온의 대답을 들은 베아트릭스는 조금 놀란듯한 표정이 되었다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고 있는 일의 규모에 비하면, 의외로 적네."

"뭐, 그렇지.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야."

라일라도, 쿠온도, 사샤도.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족과도 같은 동료들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더 많은 힘이 필요해. 그렇지?"

"... ..."

일레누의 말에 클레온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죽음의 여신의 힘이 남아있는 건가? 사람의 마음을 읽다니 말이야."

"후후. 네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을 뿐이야."

일레누는 그렇게 말하면서 클레온에게서 시선을 돌려, 다른 이들을 바라본다.

"클레온이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은, 우리들을 이렇게까지 엿먹인 장본인인 '아담'과 싸워야 하는 것. 그를 위해서­ 지금 함께하는 동료를 지키기 위해서. 더 많은 힘이 필요해. 그것은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메꿀 수 없는. '사람의 벽'이야."

"... ..."

일레누는 클레온의 침묵을 받아, 팔을 들어 말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여기에 모여있는 것은 세계에서 추방된 존재들. 아담에게 있어서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라고 판단된 이단아들의 마지막 생존자들이야."

"잠깐, 일레누. 그건─"

그리고 클레온은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고, 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이내. 멈칫하고 그녀와 함께 파티 장소에 있는 동료들을 살펴보았다.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쳐 가면 카시우스만이 클레온의 시선을 받고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 역시, 일레누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이겠지.

그가 한 번 반대했던 일이다.

하지만─ 아담과 싸운다는 것은 결국 그런 것이다.

세계의 법칙이 그에 의해 만들어져, 지금 인류의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면.

그것을 부수는 데 필요한 것은,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존재들.

이형이어도 좋고, 이단이어도 좋다.

그들을 '다르다고'하는 것 역시, 아담이 만든 가치관이니까.

이것이 정말로 좋은 선택일지, 자신의 세계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클레온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시프, 우트가르트, 페루루카. ...그리고 무스."

클레온은, 네 사람의 이름을 부른다.

그들이 자신을 바라보면­ 클레온은 잠시 심호흡을 했다가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와 함께, 우리들의 세계로 가자."

"... ..."

아멜리아도 그레이도, 크게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시프를 제외하면, 이름을 불린 나머지 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괜찮은 것입니까? ...저는 클레온 님을 계속해서 모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며, 바라던 바입니다만...]

답지 않게 겸손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우트가르트.

그는 자신이 식인 곤충이며, 인간을 앞에 두고 식인 충동을 억누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존재가 클레온에게 폐가 될 것으로 생각하는 듯했다.

"걱정하지 마. 생각해보면, 아난시가 있으니까 그 부분은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하지만, 그가 아난시의 후예라고 한다면, 지금 클레온의 세계에는 바로 그 아난시가 멀쩡히 활동 중인 것이다.

그녀의 힘이라면 우트가르트의 충동을 억제­ 아니, 봉인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어이어이 잠깐 기다려. 어째서 나도인거냐?"

무스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클레온을 향해 불만인듯한 목소리를 내었다.

"솔직히 말해서 너는 이곳에 남겨두는 쪽이 더 불안하니까. ...라는 것이 이유이기도 하지만."

"뭐라고!?"

클레온의 말을 들은 무스가 화륵, 머리카락을 불태우려 하자, 아멜리아가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러면, 마치 물이라도 끼얹어진 듯이 치익, 하고 그녀의 머리카락의 불이 꺼지는 것이다.

"─분명히 이 세계에 있는 동안에는 얻을 수 없는. 거대한 적과 싸울 수 있을 거다. 장담하지."

클레온의 말을 들은 무스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흥, 하고 콧김을 내뿜은 뒤 다시 의자에 앉았다.

"...뭐, 그건 그런가. 여기에 있어도 싸움은 없을 거고. 나는 나날이 생명의 불꽃을 잃고 편히 죽겠지. 그런 건 토가 나올 정도로 싫으니까."

팔짱을 끼면서 클레온을 향해 대답하는 것이다.

"좋아. 나도 가주마. 물론, 너도 내 상대를 해줘야겠지만 말이야."

클레온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다음에는 시프 쪽을 향했다.

"아아. 나는 갈 거야. 이것저것 도움을 받았으니까.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물론, 우트가르트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잖아?"

"...고마워. 부탁한다."

시프는 '별말씀을'이라고 대답하면서 페루루카쪽을 돌아본다.

"잘됐네. 페루루카."

"... ..."

페루루카는 아직 믿을 수 없다는 듯이 클레온을 바라보며, 당혹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 저는... 제 안의 스승님이 계시니까... 분명, 많은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 거라 생각해요."

법의 서를 꽉 쥐면서 대답하는 그녀는, 우트가르트와 비슷하게 자신의 존재가 폐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

"너는 이미 그를 억누르고 있어.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스승을 소개해줄 수도 있고."

"... ...!"

클레온의 말에 페루루카는 고개를 들어 보였다.

"분명히 나에게는 너희의 힘이 필요해. 하지만 페루루카. 너에게도 평범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어. 마탑에서 노예로 지냈던 시절, 황야를 떠돌던 시절과는 다른. 제대로 된 집에서 지내면서, 또래의 아이들과."

클레온은 그런 말을 하면서, 자신이 어째서 그녀에게 신경을 쓰는 것인지, 그 이유를 스스로 깨달았다.

그녀는, 사샤와 닮아 있었다. 외견이 아니라, 자라온 과거가.

"...분명, 사샤와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거야."

"...친구..."

페루루카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한 번 클레온과 눈을 마주친다.

"...크, 클레온 씨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나랑? ... 나랑은 이미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클레온의 그런 대답에 페루루카는 크게 눈을 떴다.

"아, 아멜리아도, 그레이도..."

"물론임다."

"...같이 가요. 페루루카."

페루루카는, 자신의 볼을 타고 무언가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언제나 자신이 울 때는, 누군가가 고통스러워 할 때였다.

그것이 자신이던, 혹은 가까운 타인이던.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고통을 받지 않았다.

"─네...!"

한 소녀가, 새로운 눈물의 뜻을 알게 되었다.

001

카시우스가 앉아있는 테이블의 건너편.

클레온이 터벅터벅 걸어와서 앉았다.

클레온과 함께 이 공간을 떠나게 된 동료들은 아멜리아와 그레이로부터 그곳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카시우스 전하."

"해버렸네, 클레온 씨. 다크엘프에, 커다란 사슴벌레... 담피르 소녀에, 화염 정령의 검투사. 분명, 왕국은 물론이고 아카데미에서까지 큰 소란이 일어날 거야. 그들의 등장에."

"아멜리아에게서 들었습니다. 카시우스 전하가 그들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을 반대했다고 ...당연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레온의 말에 카시우스는 미소를 띄운 채로 클레온을 바라본다.

"하지만, 제가 그들을 데려가려고 하는 것은, 아멜리아와 같은 동정심에서가 아니야. 그들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사투를 넘어선 동료로서."

"─아아. 그 소리를 들으면 안심할 수 있어. 나는 클레온 씨를 믿고 있어. 나의 예언 따위 보다는 말이야. 아무래도 이 세계는, 클레온 씨의 의지에 강한 영향을 받는 것 같으니까 말이야."

클레온은 카시우스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그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한다.

"저는 이후로도 카시우스 전하를 이전과 같이 대할 겁니다."

"... 그건, 고마운걸. 본심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거든."

클레온은 그런 카시우스의 말에 들고있던 잔을 들어 올렸다.

"당신의 '왕국을, 세계를. 그리고, 아멜리아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은 진짜입니다. 그것만큼은 저도 동의합니다."

카시우스는 클레온이 들어 올린 잔을 보고, 자신의 잔을 잡았다.

"하지만, 아멜리아도 당신을 지키고 싶어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세요. ...제가 화가 나는 것은, 그 부분입니다."

"─그런가. ... 하하. 아픈걸..."

두 사람의 잔이 조용히 부딪쳤다.

달콤한 과일주가 쓰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뒤틀린 자신의 탓이라고 카시우스는 생각하는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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