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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78화 (378/506)

〈 378화 〉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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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에게 왕위 계승권을 양도하겠다고 선언하겠어."

위그드라실의 숲 속에서 클레온이 카시우스의 말을 들었을 때의 일이다.

클레온은 그의 말을 듣고, 순간 카시우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왕국의 왕위 계승권이라는 것은 그렇게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쉽게 넘겨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 다음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 순번이 가장 위이며, 백성이나 귀족들로부터의 지지도 두꺼운 카시우스.

클레온의 눈앞에 있는 장본인이다.

루시우스 역시 그걸 알고 있기에 카시우스를 왕세자로 삼은 것이고, 지금은 그에게 왕국 통치의 섭정을 맡기고 있기도 했다.

이대로 루시우스가 목숨을 잃는다면, 그 뒤에는 자연스럽게 왕이 되겠지.

몇몇 이들은 빨리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카시우스는 클레온에게 자신의 왕위 계승권을 아멜리아에게 양도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아멜리아를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들 생각인 거야...!"

클레온은 참지 못하고 그렇게 이야기했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왕족, 그것도 다음 왕이 될 남자였다.

그런 남자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고 입을 연다면, 분명 엄중한 벌에 처하겠지.

카시우스는 클레온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조용히 그를 마주 보았다.

"아멜리아에게 당신의 왕위 계승권을 양도한다고!? 그런 게 가능할 리 없잖아! 귀족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그런 계승권 따위 '당신의 아버지'가 가져갈 것이 틀림없어! 아멜리아는 당신의 '열렬한 지지자'들에게 눈엣가시 취급을 받아­ 여차하면 목숨마저 노려질 거다!"

"...아아, 그렇겠지."

"─그걸 알고 있다면..."

카시우스는 클레온의 말에, 기다리지 않고 이어서 이야기 했다.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이다. 백성에게,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어쩌면 아멜리아가 왕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는 거야. 귀족들에게도 말이야."

"그걸로 정말로 아멜리아가 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녀를 향한 다른 이들의 시선이 어떤지는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 반역자의 피가 흐르는 왕족...! 원래라면 평생 탑과, 퍼레이드 중의 철창 안에서 지내야 하는 존재... 아무리 왕세자인 당신이 그녀를 지지한다고 이야기하더라도, 당신이 제정신인지를 의심받을 뿐이야...!"

클레온의 말은 한없이 정론에 가까웠다.

아멜리아는 왕족이고, 동시에 반역자와 친족이기도 했다.

비록 그 반역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는 다른 '누명'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벗기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아있었다.

"아멜리아를 왕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면, 적어도 그 반역의 누명을 벗기고 나서가 먼저야. 왜 이렇게 급해진 거야!?"

"─나는, 아멜리아를 왕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게 아니야."

하지만, 카시우스의 돌아오는 대답에 클레온은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떴다.

"...무슨 뜻이지?"

"왕위 계승권을 양도한다고 선언하지만, 그녀를 왕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 이야기야. ...물론, 그녀가 최종적으로 여왕으로서 왕국을 통치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나의 힘만으로 그건 불가능해."

클레온은 그의 말을 듣고는 주먹을 쥔다.

"그럼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그저 아멜리아를 괴롭힐 생각인 건가...!?"

"믿을 수 있는 자들을, 솎아내려는 거다."

카시우스의 말에 클레온은 침묵했다.

"─설마. 카시우스, 당신..."

"아. 드디어 '전하'라는 호칭 없이 불러줬네. 클레온 씨."

클레온의 말에 장난스럽게 대답하는 카시우스.

하지만, 클레온은 웃을 수 없는 이야기에 그를 노려본다.

"들어줘. 클레온 씨. 왕궁의 안은, 이미 아담의 손아귀 안이나 다름없어. 그 안에서 아담에게 지배된 사고를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수 인간이 몇이나 될까? 나와 같은 왕족이나 귀족들은 특히나 아담의 영향을 받기 쉬운 체질이야. 아멜리아는 세인트 프린세스로서의 힘이, 나에게는 소피아 선생님의 가호가 있는 덕분에 어느 정도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

카시우스는 가만히 눈을 감으면서 왕궁에서의 생활을 떠올렸다.

"만물의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들을 현혹해온 역사의 뒤편. 그 뒤에 숨어있는 아담이 정한 다음 목표는 바로 '나'야."

"당신을...?"

카시우스는 자신의 뒤틀린 반신을 내려다본다.

"나는, 아담 때문에 완벽한 왕이 되어 그 옥좌에 앉을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가 써준 각본에 유폐된 '유폐 왕자'였다는 것이지."

그리고, 주먹을 쥐면서 말을 이어나간다.

"소피아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가호도, 이 몸이 이렇게 변하면서 많이 약해졌어. 틀림없이, 이대로 왕궁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담'의 지배를 받게 돼. 그리고 그것을 타인에게 전할 기회도 사라지겠지."

"... ..."

"그렇기에, 일이 그렇게 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준비가 필요한 거야. '카시우스 칼데아리스라는 절대적인 권력의 상징'을 믿고 왕국을 위하는 척을 하는 귀족들과­"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진정으로 왕국을 위해 사고할 수 있는 귀족들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클레온의 말에 카시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것을 위해서 아멜리아를 무대의 앞으로 내보낸다. 분명, 누군가는 생각하고 있을 거야. '아멜리아는 반역자 본인인 것도 아닌데, 친척이 저지른 죄 때문에 그녀도 평생을 갇혀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라고."

클레온이 바로, 그 누군가 중 한 명이기도 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가 정지한 왕궁 내의 돼지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힘에 억눌린 이들. 성스러운 힘을 가진 아멜리아가 유폐되어 있는 것이 '아담'의 견제라는 것을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아멜리아를 왕국의 수치, 증오해야 할 반역자의 핏줄이라고 여기는 것도 이해가 가."

"...성검 선별의 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아담의 의도를 거부할 수 있는 이들을 찾기 위해. 아멜리아를 이용한다는 것인가."

"또 그것이, 아멜리아를 지키는 일로 이어질 거야."

카시우스는 그렇게 이야기한다.

"클레온 씨. 내가 당신과 처음 왕궁의 연회장에서 만났을 때 했던 부탁을 기억해?"

"...물론이다."

"─그럼, 그대로 부탁해. 내가 어떤 모습이 되더라도. 아멜리아를 지켜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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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에 펼쳐진 정적과 긴장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자신들이 믿어 의심치 않고, 왕국의 새로운 미래와 평화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젖힐 것이라고 칭송받던 현왕의 알.

카시우스 칼데아리스의 두 눈 중, 한쪽이 일그러진 것이 원인일까.

그의 말은, 냉정함을 잃은 광인의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반역자의 핏줄을 왕으로 만든다는 것인가?

"저, 전하... 부디 그 말씀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 때,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카시우스에게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지목된 장본인인 아멜리아이다.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그의 앞으로 가서 카시우스의 손을 붙잡으려 하면­

"전하를 지켜라!"

카시우스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 많은 귀족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근처에 있던 연회장을 호위하던 왕궁의 경비병들이 재빠르게 다가와 카시우스의 주변을 둘러싼다.

"읏...!"

경비들의 투구 밑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아멜리아와 마찬가지로 동요가 컸지만, 아멜리아를 바라보는 눈에는 불신과 혐오감이 섞여 있었다.

손에 들고 있는 창의 끝이, 아멜리아를 겨누고 있지 않았을 뿐.

그들의 시선에 아멜리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같이 비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멜리아는 그들의 시선을 받고서는, 카시우스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된 것보다도.

같은 왕국인에게 그런 눈으로 보이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인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치려고 했다.

"잠깐. 나의 허락 없이 나와 여동생의 사이를 가로막지 마라."

카시우스가 아멜리아를 막도록 명령한 귀족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 귀족은 카시우스를 돌아보며 눈을 감고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정중한 태도를 잃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실례지만 전하. 전하께서는, 겪으신 일의 충격과 몸의 변화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을 하고 계시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전하의 목숨을 노린 범인들을 잡는 것이라 생각되옵니다."

"그것은, 왕족인 나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의 카시우스는 정상이 아니다, 그렇기에, 흐려진 판단력으로 그릇된 명령을 내리고 있다고─

카시우스를 가로막은 노인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저는 전하의 아버님. 즉, 현 국왕이신 '루시우스 폐하'께 전하의 섭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그것을 바로잡으라는 명을 받았사옵니다."

"... ..."

카시우스는 조용히 자신에게 설교하는 노인을 바라본다.

"하물며, 전하께서는 왕위 계승권을 아멜리아 왕녀님께 넘기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즉 카시우스 전하의 섭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옵니다."

노인의 말이 끝나면, 주변에 있던 귀족들도 술렁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전하. 부디 마음을 진정시키십시오. 일단, 그 몸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교단에 연락을 해둘 테니, 방으로..."

"그대는 증명할 수 있는가?"

카시우스를 이 자리에서 일단 물러나게 해서 혼란을 잠재우려는 듯한 노인의 말에, 카시우스는 중얼거리듯이 내뱉었다.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대가 정말로, 나의 아버님으로부터 그런 명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단이 있느냐는 것이다."

카시우스의 말에 노인은 굳은 얼굴이 된다.

"서류, 도장, 하다못해 목소리를 기록한 마도구라도 있는 것인가?"

노인은 비록 얼굴은 굳었지만, 신하로서의 예를 잊지 않은 채로 카시우스에게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소신을 신뢰하여 주셨사옵니다. 그것은, 왕세자 전하께서도 잘 알고 계실 터..."

노인의 대답에 카시우스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로 이어서 질문했다.

"그대에게는 자신의 발언을 증명하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군. 나의 주장을 꺾으려 한다면 아버님으로부터 진실로 그런 명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단을 찾아오는 것이 좋을 거야."

"... ..."

왕세자의 말에 연회장은 다시 한 번 정적에 휩싸였다.

지금, 이곳에 모여있는 귀족들 모두가­ 카시우스의 말을 '억지'라고 생각했다.

비단 그들뿐만이 아니라, 카시우스의 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클레온도, 아멜리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카시우스가 모욕한 것은 트로메이아 가문과 같은 공작가 '리겐트'가의 현 당주이자, 왕국의 문지기라고 불리는 대신.

헬리온 리겐트.

소피아가 가르치지 못한 정치학에 관한 부분을 카시우스에게 가르친 장본인이며, 그의 아버지인 루시우스가 전후 왕국의 기반을 다질 때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왕궁 가신의 큰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자이다.

그가 아니면 대체 누가, 만약에라도 일어날 수 있는 왕세자의 폭주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란 건가.

헬리온은 조용히 카시우스의 양쪽 눈을 바라보다가, 자신의 명령에 카시우스를 감싸고 있던 병사들을 향해 이야기한다.

"...물러나라. 너희들은 연회장에서 없어진 이들의 명단을 체크해라. 분명, 그들이 전하께 해코지를 저지른 이들일 것이다."

그러자, 병사들은 마치 꼭두각시 인형인 것 마냥, 헬리온의 명령 한마디에 척척 움직이며 가로막고 있던 아멜리아의 앞에서 움직였다.

"카시우스 전하. 무엇을 목적으로 아멜리아님께 왕위 계승권을 양도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왕국의 중대사는 그렇게 선언 하나로 어떻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실은 전하께서 더욱 잘 알고 계시겠지요."

"서류를 통과하고, 인장을 찍지 않으면 의사를 표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인가. 이렇게까지 많은 귀족이 모여있는 가운데에, 내 생각을 피로하는 것도 의심받아야 한다는 것인가?"

카시우스의 질문에 헬리온은 조용히 대답했다.

"왕은 절대자가 아니 옵니다. 그리고 왕을 향한 의심은, 국가를 향한 의심이 되는 법입니다. 현명한 군주는, 그런 의심거리를 만들지 않는 법이지요. 제가 가장 처음에 전하께 드린 가르침입니다."

헬리온의 눈이 날카로운 안광을 빛냈다.

카시우스는 그런 그를 조용히 바라보다가 입을 연다.

"그걸 기억하고 있다면 됐다. 헬리온. 부디 '폐하'께도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겠군."

"...무엇을­"

헬리온은 카시우스의 발언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의문을 느낀 얼굴을 하다가.

가까이 다가온 아멜리아를 보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 ..."

아멜리아는 어딘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얼굴을 한 채로 카시우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하다. 아멜리아. 하지만 나의 발언을 철회할 생각은 없어. 이것은 모두, 왕국과 너의 미래를 위한 일이야. ...용서해달라고는 하지 않으마, 하지만, 부디 이해해 줬으면 해."

"─모르겠, 습니다... 전하께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인지를... "

아멜리아의 대답에, 몇몇 귀족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지쳐있는 거야. 차원의 틈에서 있던 일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우선, 돌아가서 쉬도록 하여라. 내일의 퍼레이드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복잡한 것은, 이 오라비에게 맡겨두거라."

"... ..."

카시우스는 고개를 숙이고 침묵해버린 아멜리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클레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클레온 씨. 아멜리아를 거처에 데려다 줘. 그리고 내일의 행진에는 그녀의 호위로서 참여해 줘."

"...알겠습니다, 전하."

클레온이 그렇게 이야기하며, 아루루와 다른 동료가 모여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녀들도 고개를 끄덕인 뒤 클레온과 함께 아루루를 부축했다.

그들이 왕녀를 데리고 연회장을 나가면, 카시우스 역시 미염공과 시선을 나누며 다른 이들에게 목소리가 닿지 않는 곳으로 걸어간다.

그러면 귀족들은 저마다 방금 있던 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그 헬리온 님의 조언마저 거절하시다니... 카시우스 님께서 정말로 이상해지신 것이 틀림없어...!"

"게다가, 유폐 왕녀에게 왕위 계승권을 양도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폐하께서도 용납하지 않으실 거야."

"하지만­ 그녀 역시 왕족의 일원이야. 물론, 반역자의 친족이라는 이유로 갇혀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그녀는 반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어. 그건, 그녀의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고­"

"쉿... 누가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런 생각을 하더라도 입 밖으로 내면 너도 반역자로 취급받을 수 있다고...!"

귀족들의 사이에서도 여러모로 의견을 갈리는 것만 같았다.

'다음 왕이 되는 것은 누구인가'라는 주제만큼, 그들의 사이에서 뜨거운 이야깃거리는 없었으니까.

비단 아멜리아나 카시우스 뿐만이 아니라, 카시우스가 이상해졌다면 그다음의 다른 왕자를 왕세자로 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생각의 원일화를 부수려 했던 카시우스에게는 어느정도 성공이라 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카시우스가 걱정하는 부분은 그다음이다.

분명, 방금 것으로 아멜리아에게도 커다란 집중이 모여버리고 말았다.

개중에는, 아멜리아라는 존재를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는 과격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내일의 행진에서라도 무슨 짓을 하려고 한다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사정을 알고 있는 클레온 뿐이리라.

"잔잔했던 바다에 돌이 던져졌다. 그것도, 커다란 바위를. 이윽고, 파문을 일으켜서 주변의 '하나 됨'을 무너뜨리겠지."

귀족들의 웅성거림을 조용히 살펴보던 카시우스가 중얼거리자─

"─그 커다란 바위가. 너무나도 거대한 파도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까. 저는 걱정되는군요."

미염공의 대답에, 카시우스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설계를 잘못한 배에 타고 있던 이들이. 그 위화감을 눈치챈 겁니다. 파도에 맞서 싸울 것인가, 아니면­"

"...다같이 가라앉을 것인가. 입니까."

미염공은 역시 고개를 저으며, 돌아온 카시우스가 이전의 그와는 다른 성격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전의 그라면 사용하지 않았을, 과격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판단에 휘말린 아멜리아와 클레온에게 동정이 멈추지 않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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