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93화 (393/506)

〈 393화 〉 동향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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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어­! 그러니까 정보를 흘린 건 사실 제국 출신의 암살자였던 거고, 우리들을 여기서 끌어낸 다음 느그들이랑 싸우려 했다 이말이여?"

"네, 네..."

기지로 돌아온 정보기사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

침묵의 스투쿠프는, 클레온과 이오나를 취조실에 넣어놓고 자리에 앉은 채 차를 홀짝이면서 이야기한다.

이미 70을 넘어 8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의 노인은, 머리카락은 전부 빠지고 얼굴에는 자글자글한 주름이 가득했다.

이빨도 거의 성한 것이 남아있지 않았고, 뛰어다니는 것도 힘든 부정할 수 없는 노인이지만.

30년 전, 왕국과 제국의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유일하게 제국의 스파이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전설적인 정보기관의 기사였으며.

전쟁이 끝난 후로도 계속해서 정보기관에 남아, 탈체크의 조언자이자, 이오나에게는 할아버지와 같은 위치의 인물이었다.

특히, 그의 전설적인 일화는, 작전을 위해 일부러 적들에게 붙잡혀 아군들이 도착할 때 까지 고문을 받는 동안­

약 14시간. 검지를 잘리고, 눈꺼풀에 가시가 박히고, 몸을 인두로 지지는 등의 고문을 받는 동안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던 일화.

그가, '침묵'이라는 이명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이~런 우라질 년!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바로 잡아서 깜방에 처박아버리는 건데 말이여! 이오나야, 이 할배가 말이다. 젊은 시절에는 단검을 좀 쓸 줄 알아서 말이다. 날아다니던 새도 맞추고, 제도의 성벽도 단검 두자루만 있으면 올라갈 수 있었다 이 말이야. 당시의 암살자들이랑도 많이 겨루기는 했지. 네 아비인 탈체크 처럼 마구잡이로 녀석들은 썰어댄건 아니었지만, 이 할배도 꽤 공을 세웠단다. 공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생각난 건데 말이다. 이전에 말했던­"

정작 본인은 사석에서는 침묵이라는 이명이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이블린이 클레온에게 이슈탈의 전언을 남기고, 감쪽같이 모습을 감춘 직후.

그녀에게 얻은 가짜 정보 덕분에 헛수고하러 돌아다녔던 정보기사들이 돌아와서 본 것은, 이미 정보 기관을 그만둔 이오나와, 주의할 인물인 클레온이었다.

게다가, 전투의 흔적이 있으니 그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이오나가 사정을 설명하자, 정보기관의 기사들도 난처한 기색을 보이면서, 우선은 정보 기관에서도 가장 경력이 긴 스투쿠프 영감에게 두 사람의 대응을 맡긴 것이다.

클레온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인물­ 스투쿠프에 대해서 이전 탈체크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젊은 시절의 탈체크­ 그러니까, 아직 레시아와 여행을 다니던 시절의 탈체크가 딱 세 명에게 빚을 진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첫번째는, 레시아.

제국의 검투 노예였던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장본인. 자신에게 쓰러트릴 목표로서 삶의 이유를 부여한 인물.

두번째는 에스카.

과거 자신을 조련한 노예 조련사와의 결투에서 독에 당해 죽을 뻔한 탈체크를 구한 것은, 에스카의 신성 마법이었다.

마지막으로, 스투쿠프.

왕국 제일의 첩보원으로서 넓은 인맥을 가지고 있던 그는, 탈체크마저도 잊어버린 그의 고향을 찾아준 적이 있다고 했다.

이미, 제국의 정책에 의해 마을은 철거되어 있었지만, 그곳에서 탈체크는 부모의 묘를 보았다고 한다.

물론, 그 위치라는 것이 평범한 곳이 아니어서, 제국의 깊숙한 곳, 왕국인으로서는 전쟁 중에 발을 들이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곳이다.

그런 곳을 마치 제집 드나들듯이 이동한 스투쿠프에 대해, 클레온 역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클레온의 그런 시선을 받은 스투쿠프는, 이제 끊임없이 이어가던 말을 멈추고 이오나에게서 시선을 떼어내 클레온으로 돌렸다.

"뭔가 재밌는 시선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는데, 너구나. 그래. 탈체크가 이전에 이야기 한 적이 있었지. 재밌는 애송이를 주워서 제자로 키우고 있다고."

"그 고릴라는 나에 대한 걸 이곳저곳에 퍼뜨린 모양이군."

클레온의 이야기에 스투쿠프는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네 녀석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젊은 시절의 녀석이 생각날 정도로 쌩쌩해지더구나. 그만큼, 그 녀석에게는 네가 소중한 존재였단 것이겠지."

예상 외의 답변에, 클레온은 놀란 듯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돌린다.

"...낯이 뜨거워지는 이야기네."

"뭐냐, 부끄러운 거냐?"

노인의 짖궂은 이야기에, 클레온은 시선을 피하면서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냥. 그 인간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상상이 안 갈 뿐이야."

"그렇지도 않다. 그는... 검투 노예로서의 자신을 자각하고, 후에 검성이라 불리게 되면서. 이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커다란 불안이 있었다."

스투쿠프는, 당장에라도 탈체크가 들으면 '집어치워 영감.'하고 쓴소리를 내뱉을 것 같은 말을 이어나간다.

이오나 본인은, 그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경험이 있는 것인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은 행운아였지. 가만히 있어도, 두 사람이나 자신의 흔적이 되어줄 사람과 만났으니 말이다. 아내도 없는 녀석이, 자식을 둘이나 얻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클레온은 그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조용히 덧붙였다.

"...셋이다."

"흐음?"

클레온의 말에,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탈체크가 남긴 것은, 셋이야. 나, 이오나. 그리고, 또 한명... 뭐, 원래 넷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 녀석은, 조금... 엇나가 버렸으니."

이오나와 함께 산에서 묻은, 과거의 인연에 대해 생각하며 클레온이 대답하면, 스투쿠프는 눈썹을 치켜들었다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뭐. 좋아. 그래, 탈체크의 제자놈. 클레온. 지금, 네 상황은 굉장히 곤란해져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겠지?"

그의 말에 클레온은, 이제 다시 몸을 돌려 그를 돌아보면서 조용히 눈을 마주쳤다.

고개를 좌우로도, 위아래로도 젓지 않는 그 모습을 보며 스투쿠프는 눈을 찌푸렸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인가... 뭐, 젊은 녀석이 보일 수 있는 패기라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법이지. 특히 그게, 내 친구의 제자라고 한다면 말이야. 여기 온 이유를 맞춰볼까. '왕국 기사단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역시, 왕국 제일의 정보 기사. 보는 것만으로도 아는 건가?"

클레온의 말에 스투쿠프는 클클하고 웃어대면서 대답했다.

"모든 것은 준비된 재료에 의해서 도출된 결론이란다. 나는 친구가 많지. '그 골동품점의 여주인'처럼 말이야."

클레온은 그 말에 후, 하고 웃음을 뱉으면서 스투쿠프를 바라본다.

"좋아. 이야기해 주마. 허나 나도 왕궁이 내리는 밥을 받아 먹는 처지인 몸이다. 입장 상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과, 걸러내야 하는 내용은 구분하도록 하마."

"그걸로 괜찮아. 나머지는, 알아서 판단하지."

클레온이 그렇게 대답하자, 스투쿠프는 입맛을 다시면서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했다.

그리고는 이오나와 클레온을 향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왕국 기사단은 지금, '두 명의 귀족'에 의해 파벌이 나뉘어있다."

양 손의 검지를 하나씩 들어 보이는 스투쿠푸의 행동에, 클레온은 잠시 생각을 한다.

"한 명은 누군지 알겠나?"

"왕국의 기사단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방위 대신인 퍼시스 경. 하지만 그가 파벌을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 군인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세토스 경인가."

클레온의 대답에, 스투쿠푸는 손가락을 튕긴다.

정답이라는 뜻일까.

"그래. 세토스 경은 이전의 반란 진압 이후, 그 형인 퍼시스 경과 동등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권위와 지위를 획득했다. 그것을, 대놓고 앞에서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그의 힘은 방위 대신이라는 이 왕국에서 가장 거대한 공작가의 힘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뒤처지지 않아. 영악한 남자다. 탈체크는 늘 그 남자를 싫어했지."

클레온은 새로운 사실에, 이 말은 아루루에게는 전달할 수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는다.

"그렇다면 또 한명은 누구인가. 방위 대신과 비슷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귀족이라고 한다면."

"...리겐트. 왕국의 문지기. 헬리온 리겐트 경이다. 그렇지?"

스투쿠프의 말에, 클레온이 대답하면 노인은 손을 책상위에 올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헬리온 리겐트 경을 중심으로 한, 귀족 연합이다."

클레온은 그의 말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에 존재하는 세력 중에서, 가장 그 기반이 큰 집단을 고르라고 한다면, 왕국 건국 당시 칼데아리스 가문을 왕으로 추대한 가문들이 존재했다.

트로메이아도, 리겐트 도 그 가문들 중 하나였으며, 자연스럽게 그들 중 유일하게 성검을 가진 용사를 배출하는 가문 '트로메이아' 가문이 왕국의 군사권을 관리하게 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그때에도 지금에도, '용사'라는 존재는 강력한 전쟁병기라는 인식과 취급이었으니까.

그러나, 군사권을­ 검을 쥔다는 것은 그 검이 바깥을 향할 때도 있지만, 안을 향하게 되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귀족들은, 트로메이아 가문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꼈고, 각자의 사병과, 젊은 자재들을 하나로 묶어, 왕을 호위하기 위한 근위대와, 그 휘하의 기사단을 조직했다.

이것이, 지금의 왕국 기사단의 기원이다.

당시, 트로메이아 가문을 제외하고, 큰 힘을 가지고 있던 가문이 셋 있었는데.

이 가문 중의 하나가 리겐트였고, 나머지 두 가문은 몰락해버리고 말았다.

역사서에 이름조차 제대로 남지 않은 가문들.

하지만, 리겐트에게는 계속해서 언젠가 폭주할지 모르는 트로메이아 가문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기에, 다른 귀족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여 세력의 대립 구도를 이어나갔다.

이때, 리겐트를 중심으로 뭉쳐 트로메이아 가문과 정쟁을 벌이던 것이 바로 귀족 연합이다.

귀족 연합은 지금도 세 가문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리겐트를 제외한 다른 두 가문이 어느 가문인지는, 각 가문의 당주들만이 알고 있다고 한다.

"기사단의 동향이 어지럽다는 것은, 파벌 싸움이 격화할 조짐이 있다는 건가? 물리적인 충돌이라던가..."

"그런 품위 없는 짓은 하지 않는다. 왕국 기사라는 것들은, 늘 체면 같은 걸 신경 쓰고 있으니까 말이야. 귀족 출신이라는 것에 대한 뭐... 그런 자긍심 같은 것이겠지."

클레온은 그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문다.

라비타에게서 받은 정보­ 기사단의 동향에 주의할 것.

그리고, 승전 기념일의 행진이 이루어지는 날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그 두 파벌 중 한쪽이­ 아니 어쩌면 양쪽이 무언가 계획을 꾸미고 있고.

그곳에 자신과 아멜리아가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수수께끼 풀이는 그만 하면 안 되나?"

클레온이 그렇게 이야기 하자, 이오나도 스투쿠프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한다.

"...부탁드려요, 스투쿠프 님. 만약, 일이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 일어날 거에요."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라..."

스투쿠프는 이오나의 말에 잠시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 했다.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라는 것은 말이다 이오나. 이미, 이 왕국에서는 몇번이고 일어났던 일이란다."

그리고, 어딘가 건조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에는 지금 앞에 앉아있는 두 사람과는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듯 했다.

"한가지 말해두자면. 두 파벌이 대립하고 있다고 해서, 어느 한 쪽이 네 편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클레온. 오히려, 양쪽 모두 네 적이라고 할 수 있지."

클레온은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둘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리겐트의 이유라는 것은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어제의 일이 원인일 것이고.

세토스는, 알베인에 관련된 일이겠지.

"그들이 너를 이용해서 하려는 일이 무엇일까. 너를 어떻게 사용하면, 가장 확실하게 너와 상대파벌을 동시에 곤란하게 할 수 있을까."

클레온은 그의 말에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퍼뜩, 머리를 스쳐가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가지. 가정을 해보자. 왕국에 있어서 가장 '끔찍한 가정'이다."

스투쿠프는 이야기한다.

"만약. 정신상태가 온전치 않은 왕세자가, 신성한 승전 기념식의 호위에 모험가­ 그것도 흑마의 일족을 끌어들였다고 했을 때. 왕족의 누군가가 살해당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한다고 하면­"

스투쿠프의 깊은 눈빛 속에서 보이는 것은, 클레온을 향한 경고이다.

"그 책임을. 누구에게 지게 하려고 할까."

"──"

이오나는 그 이야기를 클레온을 올려다보았다.

"'지켜내기만 하면'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클레온. 이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이번 호위의 주축을 담당하는 것은 왕국 귀족 연합의 기사단들이다. 세토스 경 휘하의 기사단은 조금 떨어진 곳­ 왕도 경계의 경비를 맡고 있지. 그렇다는 것은­ 이번에 호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클레온, 너와 함께 귀족 연합을 동시에 '불상사'로 치워버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그러면 귀족 연합도 클레온을 도와서..."

이오나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클레온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귀족 연합도 같은 생각일거야. 나는 트로메이아 가문과 관계가 깊어. ...여러모로. 이번에는 우연히 귀족 연합과 함께 일하게 되었지만, 원래는 트로메이아 가문 측의 인간이었다고 생각되어도 이상하지 않아."

"바로 그거다. 너의 인연이, 네 발목을 잡는구나."

클레온의 말에 스투쿠프는 안타깝다는 듯이 이야기하며 입을 다물었다.

"호위 임무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귀족 연합측의 기사단은 나를 트로메이아 가문 측의 인간으로... 트로메이아 가문의 기사단은 나를 귀족 연합측의 인간으로 덮어씌워서... 상대 파벌에게 큰 피해를 줆과 동시에, 나라는 방해꾼도 제거할 수 있다."

"... ..."

"그녀에게서 듣지 않았나? 어젯밤, 이 성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편이 좋았다고."

스투쿠프는 클레온을 바라보면서 이야기 한다.

"왕도는­ 왕국은 그렇게까지 지켜야 할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가 아니다. 클레온.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동료를 데리고 왕도를 떠나라."

클레온은 노인의 말에 주먹을 쥔다.

"... 아니. 미안하지만 스투쿠프. 그건 불가능하다."

"아멜리아 왕녀를 지키기 위해서인가?"

클레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것도 있지만. 도망치는 것 조차, 약점이 되기 때문이다. 왕궁이 내린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다는 낙인이 생기니까."

클레온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스투쿠프를 돌아본다.

"─나는 도망치지 않아. 애초에, 왕도와 왕국을 지키기 위해 검을 휘두르는 것도 아니고. 나는 마검사다. 사람들에게 미움받는 것은 익숙해져 있어."

이오나는 그런 클레온의 손을 잡았다.

"...저는 당신을 미워하거나 하지 않아요. 클레온."

"아아. 알고 있어. 동료니까."

클레온은 몸을 돌린다. ...슬슬, 행진이 시작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두 기사단에 의해 잘 깔린 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하지만, 뒤집는 수는 반드시 존재한다."

"호오."

클레온의 말에 스투쿠프는 재밌다는 듯이 반응했다.

"그렇다면 관람하게 해다오. 네가 준비한 막판 뒤집기를."

"...물론이야."

그런 말을 남기면서 방을 떠나가는 클레온을, 이오나가 조심스럽게 뒤쫓는다.

스투쿠프는 식어버린 차를 쓴 얼굴로 들이키며, 조용히 옛 친구를 부르듯이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네 녀석과 많이 닮아 버렸군. ...네 소중한 제자는."

어디선가, 코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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