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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395화 (395/506)

〈 395화 〉 세 손가락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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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와 클레온이 단둘이서 왕도를 걷는 것은, 어째선지 굉장히 오랜만의 일인 것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걸은 것이 언제였을까, 분명 아난시와 만난 그날 이후로는 처음이 아닐까.

그 뒤에는 아멜리아의 할머니를 만나러 가서, 릴림을 데리고 왔고...

어째선지 그녀가 사샤의 말에는 잘 따라주는 덕분에, 마치 동생이 생긴 언니처럼 사샤에게 릴림에 관한 것을 맡기게 되면서.

릴림이 함께하지 않고 돌아다닐 기회는, 그렇게 자주 찾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사샤는 그 사실이 기쁜 것인지, 한 발짝 앞서서 평소보다도 어리게 느껴지는 행동거지를 보였다.

팔을 크게 붕붕 앞뒤로 휘두르며, 그녀의 엉덩이 위에서 자라난 꼬리가 마치 빗자루질을 하듯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왕국에서도 드문 '수인'의 부류처럼 느껴지기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이내, 그런 사샤의 바로 뒤를 따라서 걷는 클레온에게도 시선이 옮겨가면 황급히 눈길을 피하는 것이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는 건가.'

클레온이 그렇게 여기는 것은, 자신이 아닌 바로 사샤의 쪽이었다.

인간의 귀가 달려있다고는 하지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머리 위의 쫑긋 솟아나 있는 귀여운 늑대의 귀와.

그런 귀를 가진 사람이 옆을 지나갔다고 느껴 고개를 돌리면, 꼬리까지 보인다.

그녀의 옷은, 엘레시아에서부터 지금까지 쿠온이 특별히 꼬리가 빠져나와야 할 구멍을 만들어 놓았을 정도이다.

왕도에 오고나서, 사샤와 함께 외출하면 역시 주변인의 시선을 모으게 된다.

흑마의 일족과 수인이라니, 일반적인 왕도의 주민이 보면, 가슴이 덜컹, 하고 가라앉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그런 사샤의 몸을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을 찾기 위해, 아카데미에 향했었지.

루벤덕분에 그런 사실을 잊어버릴 뻔하지만, 앞으로도 그녀가 계속해서 이 모습으로 지내야 한다면­

언젠가, 큰 시련이 닥칠지도 모른다.

그런 눈으로, 클레온이 사샤를 바라보고 있으면.

사샤는 귀를 쫑긋하고 다시 한 번 움찔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클레온 씨? 무슨 일 있으세요?"

아무래도 동물적인 감으로 클레온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 같다.

클레온은 그런 그녀의 질문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클레온의 대답에 사샤는 으응~하고, 느껴진 시선이 기분 탓인가?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이내, 클레온이 들고 있던 고양이와 눈이 마주치더니, 얼굴이 금세 밝아졌다.

"얌전한 아이네요! 클레온 씨가 계속 들고 있는데 도망치려 하지 않고."

"응. 영리한 녀석이야. 우리가 자기를 어디로 데려다 주려고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아."

고양이는 클레온의 품에 안긴 채로, 늘어지게 하품을 하면서 입맛을 다신다.

클레온을 마차인가 무언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고양이를 바라보던 사샤가, 무언가 조금 우물쭈물 꺼리는 것을 보며, 클레온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혹시, 만지고 싶은 거야?"

그런 클레온의 말에 사샤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 루벤 님과 한몸이 되고 나서는, 일반적인 동물들이 저를 무서워하는 것 같아서..."

확실히, 이전에 숲으로 사냥을 나갔을 때를 떠올리면, 사샤의 안에 있는 루벤이 위협하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인 야생동물은 질색하고 도망가버린다.

그들의 눈에는 사샤가 인간이 아닌, 인간 사이즈의 거대한 늑대처럼 보이는 것이겠지.

다만, 클레온이 들고 있는 이 녀석은, 아까 전 루벤의 인격이 겉으로 나왔을 때를 제외하면 딱히 사샤를 무서워 하는 눈치를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사샤'와 '루벤'을 본능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클레온은 그럼, 그런 사샤에게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건네주고­

그 녀석도, 사샤에 대해서는 안심하고 있는 것인지, 얌전히 그녀의 품에 안기는 것이다.

"보, 복슬 복슬..."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사샤가 눈을 크게 빛내면, 클레온은 속으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같은 평화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있지, 너는 이름이 뭐야?"

"냐­옹."

사샤가 고양이를 잡고 물어보면, 마치 대답하듯이 녀석이 울음소리를 낸다.

"...혹시 알려준 건가?"

클레온이 조금 놀란 듯이 이야기하면 사샤도 클레온을 돌아보는 것이었다.

어쩌면, 사샤는 안에 있는 루벤의 힘으로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름이 뭐래?"

"아, 저기... 그... 죄, 죄송해요! 그, 그냥 울음소리였어요..."

클레온의 질문에 사샤도 조금 어찌할 줄 모르면서 대답하면, 클레온은 조금 아쉽다는 듯이 '그런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 하지만. 이 아이, 분명 자기 이름을 이야기해줬을 거에요! 저, 저희가 못 알아들은 것일 뿐이지만."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는걸."

클레온은 사샤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들어보았다.

아직 태양은 자신들의 머리 위.

행진이 시작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3시간 정도.

서서히, 주변에 흐르는 공기에서도, 아까까지와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클레온은 순간적으로 날카로운 감각을 감지한다.

"사샤."

"네... 네?"

지금의 그녀는 각인으로 고양이의 흔적을 쫓는 데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아마, 다른 곳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듯했다.

클레온은 그녀에게 가까이 가,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조용히 그녀의 귀에 입을 가까이하여 중얼거린다.

"... 금방 쫓아갈게. 고양이를 데리고, 사람이 되도록 많은 곳으로."

"... 네, 네!"

사샤도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뛰어가면, 클레온도 짧게 '후'하고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뒤로 몸을 돌아서면­ 그곳에는 파티에 참여할 법한 정장을 입은, 큰 키와 작은 키의 남성 두 사람이 길거리에 선 채로 클레온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희들이 첫 번째다."

"그런가, 영광이군. 300만."

키가 큰 쪽이 그렇게 대답하면, 클레온은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쉰다.

"앞으로 일할 대상에게 이름을 불러주는 정도의 예의를 발휘할 수는 없나?"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예의 바른 녀석들이 아니어서 말이다."

이번에는 작은 쪽이 대답하면, 두 사람은 각자, 한쪽 손등에서 칼날이 튀어나온다.

"...특이한 무기를 쓰는 군 그래."

"증거를 없애는 데 좋아서 말이다."

클레온이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며, 허리춤의 갈라테아에게 손을 가져가려 할 때.

이내,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은 것을 바라보며 혀를 찬다.

백주대낮, 그것도 승전기념일의 행진이 있는 날에 이런 곳에서 대놓고 검을 휘둘렀다가는 그대로 감옥에 끌려가 아멜리아의 경호에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이 많은 곳으로 나온 것은, 실수였군. 오히려, 마검사인 네 쪽이 마검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까 말이야."

키 큰 쪽이 그렇게 이야기 하면 클레온은 허리춤에 가져갔던 손을 내리고, 한쪽 손을 올린다.

그리고, '와라'라고 하는 듯이 그 손을 까딱이면­ 상대방 중 키가 작은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클레온에게 다가온다.

그는 클레온의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와, 클레온의 옆구리를 노리고 먼저 검을 찔러넣어 왔다.

그의 리스트 블레이드(손목 검)는 베는 것 보다도 찌르는 것에 특화된 듯, 조금만 힘을 넣어도 두꺼운 나무판자조차 뚫어버릴 수 있는 송곳 같은 형태였다.

접근을 허락한 시점에서, 클레온의 패배라고 생각하며, 검을 꾸욱 누르려고 하면­

카가각...!

하는 소리가 들리며, 작은 쪽의 리스트 블레이드가, 그대로 클레온의 옆구리의 표면을 긁고 지나가며 금속음이 들려왔다.

"뭐...?"

마력으로 몸을 강화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에, 남자가 잠시 얼빠진 얼굴을 하면.

찢어진 천옷 밑에 보이는 것은, 검은 속 갑옷이다.

어젯밤, 바텐더의 소개로 갔던 방에서 클레온이 챙겨왔던 것 중의 하나인, 전신에 걸칠 수 있는 속 갑옷이었다.

"소, 속였­"

클레온이 너무나도 쉽게 자신들과 대결해 주는 것에, 아무런 위화감도 느끼지 못한 시점에서, 그들의 패배였다.

클레온은 곧바로 자신에게 가까이 온 키 작은 남자의 손목을 잡더니 그대로 힘을 주어서 꺾일 수 없는 방향으로 꺾어버린다.

"──!?"

손목이 분질러진 고통에, 그가 비명을 내지르려고 하면, 클레온은 곧바로 다른 쪽 손을 써서 그의 입을 막아 버린 뒤­

"...마나 쇼크"

그 상태에서, 손바닥을 이용해 마법을 터뜨리더니.

이내 남자는 머리 안에서 번개가 터진듯한 충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힘을 잃고 쓰러져 버린다.

"칫."

앞에서 동료가 쓰러진 것을 보면서, 키가 큰 쪽의 남자는 혀를 찰 뿐이었다.

아직까지 주변의 사람들은 클레온과 남자들의 이상한 점에 대해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듯했지만.

키가 작은 남자를 부축하듯이 서 있는 클레온을, 힐끗힐끗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나쁜 말은 안 하마. 데리고 돌아가."

"몸 부분을 그런 갑주로 가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다른 곳을 공격할 뿐이야."

다음 순간, 그 남자가 히죽 웃었다고 생각하면, 클레온은 재빠르게 무릎을 굽혀 자신의 몸을 숙였다.

"아니...!?"

뒤에 눈이라도 달리지 않았으면 피하지 못했을 공격을 클레온이 피했다는 사실에 당황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딱 자신의 앞에 있던 남자들 둘의 키를 더한 다음 반으로 나눴을 때의 키를 가진 남자가, 자신을 향해 리스트 블레이드를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젠장...!"

그것이 회심의 일격이었는지, 키 큰 남자도 초조해하는 모습을 감추지 않으며, 그도 손목의 칼을 꺼내들고 클레온에게 다가온다.

앞 뒤에서의 협공, 하지만 클레온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한숨을 내쉴 뿐이다.

"머릿수를 이용한 전략치고는, 허점이 많군."

클레온이 그렇게 이야기하며 부축하고 있던 키 큰 남자를 땅에 내려놓으며, 슬쩍 몸을 뒤로 꺾으면.

그대로 두 사람이 자신을 향해 휘두른 검이 교차하듯이 빗나간다.

재빠르게 양팔을 펼쳐, 둘의 머리를 붙잡은 클레온.

이내, 쾅! 하는 소리를 내면서 둘의 머리가 부딪치면.

힘이 빠진듯한 남성들이, 그대로 미끄러지듯이 땅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약한 걸, 정말로 암살자들인가? 너희들."

클레온은 그런 남자들을 발로 툭툭 건드리다가, 이내 팔에 착용하고 있던 리스트 블레이드를 포함하여 가지고 있던 것을 살핀다.

혹시라도 아다만타이트 코인을 가지고 있었다면 챙겨두려 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은 듯 했다.

"...응?"

대신 찾아낸 것이라면, 각자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반지이다.

각각, 같은 약지가 잘려 있는 손에 한 손가락씩.

엄지, 약지, 중지에 반지가 끼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같은 조직의 증표 같은 건가?'

약지가 잘려져 있다는 것을 보면, 손가락에 무언가 의미를 두고 있는 조직으로 보이는데.

거기까지 사고가 나아가면, 클레온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사샤가 걸어간 방향으로 돌아보았다.

"...검지가 없잖아...!"

클레온은 혹시라도 검지가, 자신이 아닌 사샤를 노리러 갔을 가능성에 초조해진다.

[사샤도 걸음걸이가 빠르네. 벌써 많이 떨어졌어. 쫓아가려면 서둘러.]

머리 위에서 라일라가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녀는 아까처럼, 하늘에서 클레온을 지켜보면서 그의 전투를 도와주고 있었다.

클레온의 뒤를 공격했던 녀석의 공격이 빗나간 것도, 우연이 아니라 라일라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 ..."

클레온은 혀를 차면서 각인의 반응을 쫓아 사샤를 따라간다.

그녀가 아무리 무장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상대방은 암살자.

게다가, 손에는 고양이를 들고 있는 상태.

공격을 당했을 때, 그녀가 무사해야 할 텐데.

조급해진 발걸음으로, 사람들을 헤쳐나가면­

뒷편에서 쓰러진 세 사람을 보고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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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만 지나가면..."

사샤는 클레온이 말한 대로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조심스럽지만 빠른 발걸음으로 나아간다.

사람이 많은 곳을 가라고 한 클레온이지만, 고양이의 주인과 가까워지는 길을 걷다 보면 대로에서 조금 떨어져 버리고 만다.

'...고양이를 빨리 주인에게 데려다 주고... 나도 클레온 씨를 도와야 해...!'

사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흔적이 바로 앞에서 멈추는 골목을 돌아가면­

어두운 길목 속에, 한 남자가 어떤 여성을 벽에 몰아넣고, 겁을 주고 있었다.

"이봐 아가씨... 길을 잃은 것 같은 데 이런 곳에 멋대로 들어오면 안 되지."

잘 보면, 손을 멋대로 잡고 있는 모습에, 여성은 조금 겁에 질린 듯 했다.

갈색의 머리에, 몸에 조금 달라붙는 재질의 옷.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벽에 등을 대고 서 있음에도, 남자의 바로 앞까지 튀어나와 있는 커다란 흉부.

"헤헤..."

"...그만 둬 주세요. 저는... 그저, 고양이를..."

남자는 그런 여성의 가슴에 침을 흘리는 듯, 저질스러운 욕망을 드러내어 숨기지 않는다.

"멈추세요!"

하지만 그때. 골목의 입구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연스럽게 남자와 여성, 모두 그쪽을 돌아보면.

거기에는, 한쪽 손을 들고 남자를 가리키고 있는 어린 소녀와.

그 소녀의 다른 쪽 팔에 안긴채로, '샤아아'하는 소리를 내며 남자에게 적대감을 풍기고 있는 고양이가 있었다.

"...뭐냐 꼬맹아. 귀찮게 하지 말고 꺼져."

남자는 소녀­ 사샤를 바라보면서 귀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었지만.

"연약한 사람을 이런 곳에 몰아넣고... 나쁜 짓을 하려 하다니!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요!"

사샤는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물러서지 않는 것이다.

"...빌어먹을... 뭔 같잖은 게..."

남자는 그런 사샤의 행동에 열이 받은 듯, 주머니에서 작은 칼을 꺼내 든다.

사샤도, 그런 그의 무기를 보고 눈을 가늘게 뜨면.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땅에 내려놓고, 허리의 뒷 쪽에 손을 돌렸다.

"안 꺼져!?"

그리고, 남자가 겁을 주려는 듯이 사샤에게 뛰어오며 칼을 휘두르려고 하면­

서걱.

마치, 과일이라도 자르는 듯한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사샤의 몸이 미끄러지듯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뭐야?"

자신의 칼을 피한 것도 놀라운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녀가 손에 단검을 들고 있었다는 점.

자신이 휘두르는 과도 같은 칼과 비교하면, 훨씬 훌륭한 '전투용'이다.

"뭐, 뭐야 너. 모험가였나?"

"... 악인에게 대답해 줄 의리는 없어요!"

그리고 다음 순간, 사샤가 자신의 단검을 허리춤의 단검집으로 되돌리면­

남자는 자신의 바지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을 본다.

그것은­ 자신의 소중하고 소중한 고간의­

"끄, 아아아아악!!!"

그런 비명이 울려 퍼지면, 겁을 먹고 있던 여성은 몸을 움찔하지만.

이내 누군가가 자신의 손을 잡는 것을 느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사샤는, 땅에 내려두었던 고양이를 다시 집어 들면서 당황한 목소리로 여성에게 이야기했다.

"죄, 죄송해요! 고양이를 돌려 드리러 왔는데... 이, 일단 사람이 많은 곳으로!"

"네, 네...!"

그리고, 사샤가 여성을 이끌고 골목을 빠져나가면, 그곳에는 소중이를 잃어버리고만 남성의 비명만이 울려 퍼지는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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