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6화 〉 말이 많아
* * *
000
사샤는 자신이 구한 여성의 손을 잡고, 사람이 적은 골목에서 빠져나와 길거리로 나왔다.
승전 기념의 행진을 구경하기 위해, 슬슬 자리를 잡으려는 인파는, 한쪽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면서 사샤와 여성의 발걸음을 방해하지만.
"죄,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
사샤가 손으로 사람들의 사이를 휘저으면서, 범행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클레온 씨... 괜찮으시려나. 우선은, 이 분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드리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지만, 피를 본 사샤는 조금 흥분한 기미였다.
머리속이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발걸음을 빠르게 하면
"저, 저기...!"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뚜벅, 하고 발걸음을 멈추어서 뒤를 돌아보면, 그곳에는 사샤의 빠른 걸음에 손을 붙잡혀서 따라온 여성이, 숨이 차는 듯 가파르게 호흡을 하면서 얼굴이 빨개진 것을 눈치챈다.
"아, 죄, 죄송해요!"
사샤는, 그제야 그녀의 손을 꽉 잡은 상태로, 마치 납치하듯이 그녀를 데리고 이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라서 손을 놓았다.
"빠, 빨리 그곳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괘, 괜찮으신가요?"
사샤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녀에게 허리를 숙이면, 여성은 역시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고르게 하고.
겨우 말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이야기한다.
"괘, 괜찮아요... 조, 조금... 놀라서..."
헐떡 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몸의 풍만함과 어우러져서 묘한 색기를 표한다.
사샤조차도 가슴골에서 땀을 흘려, 딱 달라붙는 옷에 드러나는 몸의 라인이 더욱 적나라해진 그녀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만다.
[하항~ 요녀구나. 이 여자.]
[쉿! 실례에요! 실수로라도 나와서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안쪽에서 헛소리를 하는 루벤을 대충 꾸짖은 뒤, 사샤는 그녀에게 이야기한다.
"고, 고양이의 주인 분을 찾아주려고 했었는데. 뭔가, 위험해 보이셔서..."
"아, 아아... 그거는... 고맙습니다. 갑자기 도망친 바하무트를 찾으려 다니다가... 보시다시피, 이런 눈이라 길을 잃어서..."
"바, 바하무트...? 설마 그 고양이의 이름인가요?"
사샤는 생각보다도 거창한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바라보며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여성은 고개를 끄덕인다.
고양이 역시, 그녀의 말이 맞다는 듯이 다시 한 번 '냐'하고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다.
"후우... 조금은 진정이 됐어요. 바하무트는 똑똑한 아이라, 도망치는 일은 거의 없는데..."
여성은 자신의 품에 안고 있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이야기한다.
"마치, 무언가에 눈치챈 듯이 뛰어가서..."
"야옹."
바하무트는 주인을 곤란하게 했다는 자각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그저 주인의 손길에 기대듯이 머리를 부비적 거리면서 울음소리를 낼 뿐이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이 그렇게 허리를 숙여서 인사를 하면, 사샤는 손을 젓다가, 그녀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이야기 한다.
"괘, 괜찮아요! 그리고, 찾은 것은 제가 아니라 클레온 씨에요."
"클레온... 그분께도 감사를 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네요. 그분도 옆에 계신건가요?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신데..."
"아, 아뇨... 클레온 씨는 다른 곳에 계세요. 조금 다른 일이 생기셔서..."
사샤는 그녀의 눈이 정말로 보이지 않다는 사실에 깨달으면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
클레온이 암살자와 싸우고 있으니, 도움을 준다면 빨리 돌아가는 것이 좋겠지만.
지금의 그녀는, 혼자 놔두면 또다시 아까와 같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고양이를 찾아준 시점에서, 그녀와 엮일 이유는 없었다.
그러니, 그녀와는 떨어지는 것이
[사샤! 뒤!]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머릿속에서 울리는 루벤의 목소리에, 사샤는 재빠르게 뒤를 돌면서 단검을 뽑았다.
카앙! 하는 소리가 들리면, 양팔의 손등에서 리스트 블레이드를 뽑아든 정장의 남성이 사샤를 덮친다.
"칫... 감이 좋군. 역시 수인인가...!"
정장의 남성은 얼굴에 기괴한 가면을 쓴 채로 혀를 차면서, 자신의 검을 막은 사샤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아, 암살자...!"
사샤는 암살자가 클레온을 노리지 않고 자신을 찾아온 것에 당황하면서도, 재빨리 한쪽 다리를 올려서, 남자의 턱을 차올린다.
"커흑!"
남자는 가까이 붙어있는 상태에서 사샤의 몸놀림이 생각보다도 재빠르고 날카로운 것에 당황해 하면서, 일격을 허용하고 뒤로 비틀거리면서 물러섰다.
"무, 무슨 일인가요?"
사샤는 여성의 목소리에 슬쩍 뒤를 돌아보면, 갑작스러운 소란에 다시 몸을 움츠린 여성을 확인한다.
"괘, 괜찮아요. 조, 조금 트러블이..."
"치잇... 그 남자의 동료를 덮쳐서 인질로 쓸 작전이었다만. 이렇게 된 이상, 죽여서 전력을 손해를 매꿔야겠군."
그의 말에 사샤는 미간을 좁히면서, 단검을 역수로 잡아 자세를 잡았다.
[떠벌떠벌 잘 말해주는 녀석이구먼. 정말로 암살자인가? 저 녀석.]
[말은 많지만, 확실하게 실력은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는 사샤의 팔은, 아까 전, 리스트 블레이드를 막아낸 뒤에도, 조금 저릿한 느낌이 남아서 떨리고 있었다.
[교대할테냐? 금방 죽여버릴 수 있다만.]
루벤의 말에, 사샤는 잠시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의 인파는, 사샤와 남자가 전투를 시작한 것을 보고 놀라서 멀리 떨어져 관찰하고 있는 것이었다.
"뭐, 뭐야? 싸움인가? 모험가끼리!"
"저 남자가 갑자기 수인 여자아이를..."
"수인 사냥인가!?"
무언가, 조금 오해를 받고 있는 것 같았지만 사샤는 꿀꺽 침을 삼킨다.
[죽이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닌 것 같아요.]
[뭐, 그렇지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그렇다면 제압인가. 나한테는 어려운 일이구나.]
큭큭 거리는 웃음소리가 머리속에서 울려 퍼지면, 사샤는 한숨을 내쉬면서 몸을 숙인다.
"주변이 소란스러워졌으니, 경비가 오겠지... 뭐, 대부분 경비들은 왕성 근처에 있으니 이곳까지 오기에는 몇 분 정도 걸리겠지만, 그 사이에 너를"
"저기"
또 무언가를 말하려는 남자에게, 사샤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몸을 숙이고, 고개를 들어 그 남자를 보는 사샤의 몸은, 마치 사냥 직전, 먹잇감을 덮치기 직전의 야수와도 같았다.
"언제까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건가요? 싸울 생각, 없는 건가요?"
"... 건방진 년이!"
사샤의 도발에, 남자는 쉽게 격양하여 양손의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뛰쳐 온다.
'역시, 빨라...!'
남자는 입이 가벼운 것을 제외하면, 암살자로서는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사샤는 본능에 따라 느낄 수 있었다.
아까의 불의의 일격도, 감이 뛰어난 사샤조차도 루벤이 알려주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괜찮아...! 클레온 씨와의 훈련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사샤가 눈의 각인에 마력을 흘려 넣으면 더욱 감각이 날카로워 지면서, 마치 주변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낀다.
사냥꾼의 각인이 가진, 감각을 강화하는 능력을 극대화하면, 신경이 타버릴 정도로 날카로워진 오감이 사샤에게 주변의 정보를 빠짐없이 전달한다.
적의 시선, 호흡음, 움직이는 근육, 무기의 궤도.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머리에 집어넣고 나면, 사샤의 몸이 늘어나는 듯 잔상을 남기며 땅을 박찼다.
그녀는, 마치 적을 중심으로 반원을 그리듯이 움직이며, 자신을 노리던 암살자의 공격 궤도에서 순식간에 벗어난다.
하지만, 적도 엉성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암살의 프로이다, 사샤의 신속한 움직임을 눈으로 좇으면서, 몸을 돌려, 양 손목의 검 중 한쪽을 방어에, 다른 쪽을 공격에 사용하는 것이다.
사샤는 손에 들고 있는 근접전용의 단검을 제외하고도, 허리춤에 숨겨두었던 투척용 단검을 한 손으로 뽑아들어, 직선으로 던졌다.
"잔재주를!"
남성은, 그것을 방어용으로 대비해 두고 있던 리스트 블레이드를 휘둘러서 단검을 쳐서 떨어트리려고 하면
[옳치.]
머리 속에서 따악, 하고 손가락이 튕겨서 울리는 소리가 들리면.
남자가 쳐낸 단검에서, 은색의 기운이 터져 나온다.
"뭐야!?"
남자가 당황하면, 그 은색의 기운은 마치 일렁이는 안개 아니, 형체를 가진 환영이 되었다.
그 형태는, 흉폭한 늑대의 얼굴. 아가리를 크게 벌린 그것은, 그대로 남자의 팔목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드는 것이다.
"치잇... 정말로 잔재주잖냐!"
남자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한 쪽의 팔을 휘둘러서 튀어나온 늑대의 환영을 베어내지만.
그것은 곧, 사샤에게 옆을 보이고 말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허벅지 받았습니다!"
사샤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남성을 죽이지 않기 위해 중요한 혈관을 피해서 자신의 단검으로 남자의 허벅지를 베어냈다.
"크윽...!"
피가 흘러나오며, 남자는 왼쪽의 허벅지에서 고통 외의 감각을 느끼는 기능이 사라진다.
힘을 주어도, 흘러나오는 것은 혈액뿐, 몸을 지탱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겠지.
남자의 몸이 힘없이 무너지면, 사샤는 잔혹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곧바로, 남자가 상처를 입은 부분을 발로 차서 완전히 넘어트리고.
손목에 달린 무기를 고정한 끈을 베어서 해제시키는 것이다.
"이, 이런 꼬맹이에게 내가 지다니..."
"클레온 씨가 상대가 아닌 걸 다행으로 여기세요. 제가 아니라 클레온 씨였다면, 더 크게 다쳤을 테니까."
그녀의 말에 암살자는 빠득, 하고 이를 갈면서 지면에 엎드린다.
"...저, 저기... 끝났...나요? 괜찮으신가요?"
그 때, 사샤의 귀에 들어오는 여성의 목소리에 그녀가 그쪽을 돌아보면.
그녀는 조심스럽게 사샤에게 다가와 그녀가 상처를 입지는 않았는지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눈이 보이지 않는데도 사샤가 있는 방향을 알 수 있는 것은, 바하무트의 덕분일까.
그녀의 품에서 내려와, 사샤에게 다가온 고양이는 사샤의 손가락을 핥았다.
"네, 괜찮아요. 상처도 없고..."
"그렇군요... 무언가, 암살자에게 노려지고 있는 것 같으신데... 어쩌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지도"
그녀가 그렇게 이야기하며, 사샤의 곁으로 다가온 순간.
"크흐흐...!"
갑작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쓰러졌던 남자가 벌떡, 하고 일어났다.
"읏...!?"
분명, 다리에 힘을 줄 수 없게 만들고, 무장도 해제시켰을 텐데.
사샤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갑작스러운 남자의 행동에 그에게서 떨어지려고 하면.
남자는 그대로, 자신에게 다가온 여성의 목을 한 손으로 붙잡으며 손가락의 끝을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에 가져다 대는 것이다.
"꺄악...! 흑...!"
목을 강하게 잡혀, 호흡이 곤란해진 것일까, 여성은 발버둥을 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그녀의 힘으로는 그 구속을 풀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상할 정도로 길어진 그 손가락은, 검은색으로 흉흉하게 번뜩이고 있었고.
암살자의 입에서는, 무언가 보라색의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설마, 입안에 무언가 약 같은 걸 숨겨두었던 건가...?'
아픔을 멈추는 진통제인지, 아니면 회복 약의 부류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고, 피부가 드러난 부분이 이상하게 변색하고 혈관이 튀어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각성제가 아닐까 한다.
"마, 만약을 위해서... 어금니에, 약을 숨겨 두어서. 다, 행이군..."
남자는 말을 더듬으면서 쿨럭거리면, 그 입에서는 검게 변색한 피가 흘러나왔다.
각성제의 부작용인지,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그 안쪽은 빠르게 무언가에 의해 침식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읏...!"
사샤는 단검으로 그를 공격하려 했지만, 남자가 여성을 인질로 잡은 것에 움직임을 멈춘다.
"그래...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거다. 무기를 버리고, 이쪽으로 와라. 안 그러면, 이 여자를 죽일 테니까."
"... 큭..."
사샤는 그의 말에, 들고 있던 단검을 검집으로 되돌리고, 허리띠를 풀어서 그것을 땅에 내려놓는다.
숨겨두었던 투척용의 단검들도 하나둘, 땅에 내려놓은 뒤.
마지막에 손으로 가져가는 것은, 자신의 활이었다.
"너 같은 꼬맹이에게 당한 것은... 예상 밖이지만... 뭐, 좋아... 그 동료를 죽이면, 머리당 50만이라는 계약이었으니..."
"... ...!"
그렇게 그가 떠벌린 사실에, 사샤는 손이 움찔하고 멈춘다.
[정말로 잘 말하는 녀석이구나. 어떻게 할테냐 사샤. 지금이라도 나와 교대할거냐? 네가 죽으면 내가 곤란하니까... 저 녀석에게 죽을 것 같다면, 내가 강제로 바깥으로 나올 거지만.]
[... ...]
루벤의 말에, 사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주려고 하면.
[사샤. 몸을 옆으로 돌려.]
머리속에서 들리는 라일라의 목소리에, 그녀가 그대로 움직이면
다음 순간, 검은 화살이 사샤의 몸의 옆을 지나가, 여성을 붙잡고 있던 남자의 팔목에 틀어박혔다.
그리고, 파직! 하면서 검은 번개가 튀어 오르면서.
남자가 손을 휘둘러 여성에게 해코지를 하기도 전에, 그 남자는 전신의 힘을 잃으면서 땅으로 쓰러지는 것이다.
"...크, 클레온 씨...!"
방금 것이, 사샤가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이의 일격이었다는 것을 눈치챈 그녀는 땅에 주저앉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검은 활을 든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클레온의 모습이 있는 것이었다.
눈에서 반짝이는 사냥꾼의 각인이, 그가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사라지고.
[사샤, 움직일 수 있다면 일어나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경비병이 오면 곤란해.]
[네, 네...! 하지만 이 분은...]
사샤가 그 쪽을 가리키면, 여성이 클레온과 사샤가 있는 방향으로 얼굴을 들면서, 곤혹해 하는 표정이었다.
[그녀에게 고양이는 돌려주었지? 그렇다면 더는 엮일 필요는 없어. 경비가 오면, 그녀를 도와줄 거야.]
[...그,렇네요!]
사샤는 그러면, 클레온이 이야기 한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여성에게 이야기한다.
"저, 그러면... 가볼게요! 마, 말려들게 해서 죄송해요!"
"자, 잠깐...!"
그녀가 사샤를 불러 멈춰 세우려 하지만, 사샤는 클레온이 있는 방향으로 뛰어가, 인파의 주변으로 사라진다.
곧바로 그 뒤를 이어, 왕도의 경비병들
그리고, 푸른 머리를 반짝이는 소녀가 가까이 와, 주저앉아있던 맹인 여성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킨다.
"...리오메스..."
맹인 여성이, 자신을 일으켜준 소녀의 이름을 부르면 그녀는 대답한다.
"괜찮으신가요? 혼자서 이렇게 돌아다니면 곤란합니다. 헤르티."
"...죄송해요. 바하무트를 찾으려고 하다가..."
리오메스는 그런 헤르티를 진정시키려는 듯, 어깨를 잡아준다.
그리고 경비병들에게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헤르티 씨는 동방국의 귀족... 왕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자재들을 동방국에서 왕국으로 운반하는 대 무역상입니다....왕도의 안에서 동방국의 귀빈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미염공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
"죄, 죄송합니다! 즉시 이 범죄자를... 그리고 도주한 두 사람을 쫓도록 하겠습니다."
"아뇨. 그 두 사람에 관해서는 괜찮습니다. 그분은 오히려, 이 분을 지켜주셨으니까요. ...이런 범죄자가 대낮에 왕도의 안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부터, 어떻게든 해주세요."
리오메스의 말에 경비들은 어쩔 줄 몰라하면서, 쓰러진 남자를 포박한다.
"... ..."
리오메스는 그런 경비들을 슬쩍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바하무트. 너 때문에 큰일이 일어났구나."
"야옹."
헤르티의 손에 들린 고양이가 미안하다는 듯이 그렇게 대답하면 헤르티는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클레온이라는 사람... 역시, 어딘가..."
"으응...? 클레온이라면 제가 예전에 이야기했었잖아요. 언젠가 제 아이를 심어 주실 분이라는 것을! 아, 혹시 헤르티도 클레온에게 흥미가 생겼나요? 그렇다면 저와 같이"
"아, 아아... 그랬었죠."
헤르티는 리오메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곁을 걸어간다.
눈이 보이지 않는 그녀가, 클레온에게서 느낀 것은.
어딘가 그리운, 가족과도 같은 기척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