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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458화 (458/506)

〈 458화 〉 주종과 발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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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암..."

잠들어 있던 이들이 깨어나 둘러앉아 열리는, 천막 속에서의 긴급회의.

라일라의 하품소리가 크게 울리면, 그런 라일라를 바라보며 호문클루스 소녀는 불평한다.

"마스터! 어째서 그렇게 섭섭한 반응을 보이는 거야!? '어째서 네가 여기에!?'라던가 '보고 싶었어! 이니스!'같은 서프라이즈도, 감동의 재회도 없는 거야!?"

그런 라일라의 반응이 그저 불만이라는 듯이 목소리를 내는 이니스.

"아­ 시끄러워어... 이쪽은 자다 깨서 놀랄 기운도 없으니까..."

하지만 라일라는 이니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까치집이 된 머리카락을 긁적일 뿐이었다.

"형씨. 이 아가씨도 호문클루스 인건가?"

"그래 맞아. 이니스는, 라일라가 만든 호문클루스야."

클레온의 머리 위에 앉은 슈뢰딩거가 그렇게 질문하면 클레온은 조용히 대답한다.

"하지만 조금 형씨의 기운도 느껴지는걸."

"그건..."

클레온이 조금 대답하기 힘들단 눈치가 되면, 쿠온도 얼굴을 붉힌다.

아무리 그래도, 아멜리아가 있는 곳에서, 그녀의 제작 과정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조금 내키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

"그건 내가, 파파의 정자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호문클루스이니까!"

이니스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가슴을 펴면서 이야기하면, 아멜리아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클레온을 바라본다.

휙, 휙. 하고 두세 번 이니스와 클레온을 비교하듯이 바라보던 아멜리아는.

이내, 매우 놀란 듯 자리에서 뛰쳐 일어나면서 이야기한다.

"그, 그럼... 생물학적으로는 클레온의 딸... 이라는 건가요?"

"호문클루스를 인간으로 보느냐 아니냐의 차이겠지만 말이야... 흐아아암..."

다시 한 번 크게 하품을 하는 라일라, 이니스는 그런 라일라의 뒤로 돌아가 등에 업히듯이 몸을 기대면서 이야기 한다.

"그리고. 내 유전자 정보에는 마스터의 피가 사용되었으니까. 엄밀이 말하자면, 나는 라일라 마스터와 클레온 파파의 사이에서 태어난 거야!"

'무거워...'라고 말하면서 볼을 비벼오는 이니스를 밀어내는 라일라.

"그, 그렇군요... 클레온과 라일라의 사이에 이렇게나 큰딸이 있었을 줄이야..."

"그러니까. 딸이 아니라 호문클루스. 유전자적으로는 이어져 있지만, 인간이 아니고. 내가 임신해서 낳은 것도 아니야."

"너무해! 인지해 줘!"

"인지하고 있잖아. 제대로."

라일라와 이니스가 그렇게 끝나지 않는 만담을 펼치려고 하면, 클레온이 그런 이니스에게 묻는다.

"그럼... 다시 한 번 제대로 이야기해 줄래? 어째서 이곳에 이니스가 있는지.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말이야."

"응! 알았어 파파."

이니스는 그런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을 이야기 한다.

"잠깐, 이 상태로 이야기 할 셈?"

라일라의 등에 기댄 상태로 말이다.

"4일 정도 전에, 베아트릭스가 아카데미로 돌아와서, 마스터랑 파파한테 큰일이 생겼다고 알려줬거든.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움직이기 힘들고, 교사는 더더욱이잖아?"

아카데미와 왕국은 제국과의 전쟁이 끝난 뒤로도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되어 협력을 이어가고 있었다.

두 세력의 속내가 어떤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대륙의 정세를 위해서 왕국의 수배범을 공개적으로 돕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온 거야! 나는 마스터의 기숙사 저택에 배치된 가구와 같은 취급이니까, 어떻게 하더라도 왕국 법에 걸리지 않으니까!"

이니스가 무표정하게 브이 자를 그린다.

만약 그녀에게 표정이 있었더라면, 분명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운 나머지 싱글벙글하고 있을 것이었다.

"가구라니..."

쿠온은 그런 이니스의 말에 쓴웃음을 지어 보이지만, 라일라는 그런 이니스에게 대답한다.

"그래서? 맨손으로 온 건 아니지? 아까 보니까 가방 큰 거 가지고 있던데."

"정말, 나보다 그쪽이 더 고맙게 느껴지는 거야 마스터? 네, 네. 가지고 왔어요. 이것저것. 나는 가방을 움직이게 하는 가구니까요­"

이니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클레온의 천막에 일시적으로 놔두었던 자신의 가방을 가지러 가기 위해 라일라에게서 떨어진다.

"무슨 말 하는 거야. 너는 가구 따위가 아니야."

하지만, 라일라는 그런 이니스에게 이야기 한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풀어내라면서, 이니스에게 히죽 웃어 보인다.

"너처럼 재료비도 비싸고 멋대로 움직이는 가구가 어딨어? 너는 내 자랑스러운 창조물. 내 손으로 만든 가족이야."

"마스터...!"

이니스는 라일라의 그 말을 듣자마자 눈물을 글썽거린다.

곧 클레온의 천막으로 가려고 하는 발도 멈추고 라일라에게 뛰어들면, 라일라의 몸 앞에 펼쳐진 투명한 마력 벽에 막히고 마는 것이다.

끼긱... 하는 소리를 하면서 땅으로 떨어지는 이니스를 바라보며 사샤는 이야기 한다.

"조, 좋은 분위기였는데..."

그런 사샤의 말에 라일라는 코웃음을 치더니 마력벽을 해제하면서 땅에 엎어진 이니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한다.

"뭐. 일손이 한 사람이라도 늘어나는 건 우리로선 좋은 일이지. 게다가 이 녀석, 전투력도 꽤 되니까."

입꼬리를 올리면서 이야기하는 그것은, 완전히 노예를 거느린 악덕 주인님이 어울리는 미소였다.

"... 흐음..."

슈뢰딩거는 그런 라일라와 이니스를 보며, 무언가 느낀 게 있는 것일까.

생각을 깊게 하는 듯한 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오면, 클레온은 자신의 머리 위에 있던 슈뢰딩거를 손으로 잡아서 손 위에 올린다.

"왜 그래?"

"아아. 아니. 저런 관계도 있을 수 있는거구나. 라고 해서."

라일라가 이니스를 상대로 조금 험하게 대하는 것을 보면 다른 이들을 상대하는 것과 그리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녀가, 자신의 호문클루스를 단순한 도구나 노예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이곳에 있는 다른 이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런 그녀들의 관계를 보며, 슈뢰딩거는 맥스웰에 관한 것을 떠올린 것이겠지.

"...뭐. 그녀도 너와 같은 호문클루스야. 그녀는 인간형이고, 너는 봉제 인형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말이야. 친하게 지내. 네 쪽이 선배니까 말이야."

클레온의 말에 슈뢰딩거는 눈을 크게 뜨더니 기분이 좋아진 듯 클레온의 손 위에서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이야기한다.

"내 쪽이 선배...!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선배로서 이것저것 알려줘야지!"

클레온은 금방 기분이 풀린듯한 슈뢰딩거를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은 뒤, 사샤가 작게 하품을 하는 것을 보고는 몸을 일으킨다.

"내일­ 아니, 이제 오늘인가. 해가 뜨자마자 발굴 작업을 시작한다고 했으니, 자둘 수 있을 때 자두는 게 좋아. 발굴이 시작되면, 정말 바빠질 테니까."

그런 클레온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 작은 소란도 끝을 맺고 다 같이 자신들의 구역으로 돌아간다.

"그럼, 잘자 마스터~"

"너는 이쪽이야!"

001

노인들의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평원.

아침 해가 쨍쨍히 하늘에서 땅을 내리쬐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으면­

열댓명 정도의 청년들이 한쪽에 모여서 줄을 맞춰 선 채로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출신국도 나잇대도 나뉘어 있었지만, 하나같이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한 채로 긴장한 표정이 되어 앞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들의 정면에서 단상을 대신하는 나무상자의 위에 올라간 채 청년들을 내려다보는 것은 '아티스 슬라이넨'.

유물 조사대의 대장이며, 지적인 다우너 계열 미녀인 그녀는 지금­

밀짚모자를 쓰고, 눈에 선글라스를 끼고 목에는 수건을 두른 채.

펑퍼짐한 바지에, 얼마나 더러워져도 상관없는 티셔츠를 입은 채였다.

평소의 백의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필드 워크를 위한 차림을 한 그녀를 라일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올려다본다.

"뭐야, 저 밭일 나가는 시골 아줌마들 같은 패션은..."

라일라가 조용히 중얼거리면, 아티스는 손가락을 들어 라일라 쪽을 가리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거기 조용히!"

"우와. 귀는 밝아서."

불평하는 목소리를 듣는 아티스는 '흥'하고 콧김을 내뿜은 채로 이야기 한다.

"애초에, 그런 복장으로 필드 워크를 오는 사람이 어딨어? 가디건에 스커트. 스타킹이라니. 데이트라도 하러 왔다고 착각한 거 아니야?"

"뭐? 나는 삽질을 안 할 거니까 괜찮잖아?"

그런 라일라의 말에 아티스는 끄응 하고 이마에 손을 얹고 고개를 젓는다.

"네 옆의 클레온을 보라고! 내가 입고 오란 대로 입고 왔잖아!"

"... ..."

그런 아티스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클레온을 향한다.

지금 클레온의 패션은, 눈의 마안봉인용의 안경을 제외하면, 아티스와 커플룩을 맞췄다고 해도 될 정도로 러프한 차림이었다.

평소에 입는 사복도 이정도는 아니었고, 모험용의 갑주를 입었을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다만­ 클레온의 체격에 맞는 사이즈가 없던 것이었을까, 조금 작은 사이즈를 입은 덕분에 달라붙는 셔츠에는, 단련된 그의 육체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난다.

굵은 팔뚝이나, 울퉁불퉁한 복근. 그리고 어쩌면 라일라보다도 컵수가 높은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대흉근까지.

조사대의 여성들은 아티스르 따라 그쪽을 보았다가 꿀꺽, 목을 울리면서 얼굴을 붉힌다.

"전원! 클레온 쪽을 보지 말도록!"

아티스도 그런 조수들의 반응을 보더니 이내 혀를 차면서 조금 전 명령과는 반대되는 명령을 내리고, 라일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어느 쪽이야."

그런 그녀의 태클에, 이니스는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하더니, 다시 한 번 조수들을 향하면서 이야기한다.

"에­ 오늘은, 태양도 밝고, 날씨도 맑고. 기온도 적당한 좋은 날입니다­ 이런 날에 유물 발굴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만­ 우선, 여러분들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것은,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고 셋째도 안전입니다. 절대로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도구의 사용에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서 발굴할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 에­ 여러분들은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넌다라는 말을 알고 계십니까? 이 말은­"

"잠깐 잠깐 잠깐!"

대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를 정도로 길게 이어지는 아티스의 말을, 다시 한 번 라일라가 끊었다.

"...또 뭐야? 너 수업 중에도 이런 식으로 교수의 말을 끊거나 해?"

"그, 그건... 가끔 하지만. 어쨌든, 원로회의 영감들도 아니고 무슨 말을 그렇게 길게 해? 용건만 말해 용건만!"

라일라의 용기 있는 발언에 조수들은 라일라를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아무래도, 다른 이들도 라일라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같다.

그런 라일라의 말에 아티스는 양쪽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조금 불평인 얼굴을 하다가­

이내 팬으로 머리를 긁적이더니 다시 이야기 한다.

"하아... 뭐. 알았어. 그럼­ 지금 내가 서 있는 곳 뒤에, 그 야적단들이 발굴을 진행하던 흔적이 있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마 100% 확실하게."

아티스는 그렇게 말한 뒤 입꼬리를 히죽이면서 이야기 한다.

"필드 워크를 할 때가... 고고학자로서는 마음이 들뜨는 순간이지. 내가 늘 말하지? 고고학은 연애와 같다고. 사랑하는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정보를 알아내고, 철저하게 조사해서. 최후에는..."

쿵. 하고 그녀가 상자에서 뛰어 내려오며, 그 옆에 기대어져 있던 삽을 들어 올린다.

"땅이라는 옷을 벗겨서, 그 안의 비밀을 파헤친다. 즉, 필드 워크는 섹스다!"

"푸으읍!"

아멜리아 조용히 물을 마시다가 그런 말을 하는 아티스에게 충격을 받은 것인지 성대하게 물을 내뿜었다.

사샤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고, 라일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짜게 식은 표정이 된다.

그에 비해 이니스는 흥미진진한 얼굴에, 쿠온은 아티스의 말이 너무 길었는지 선 채로 졸고 있어서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클레온은.

'혹시... 내가 모험은 카드게임과 같다고 비유하는 건, 저런 거랑 비슷하게 들린 건가...?'

같은 생각을 하며, 스스로의 언행에 약간의 후회를 느끼는 것이었다.

그런 일행을 내버려 둔 채, 아티스는 이어서 말을 내뱉는다.

"너희들이 이 땅의 비밀을 처음으로 발견해내, 정복 하는 거야! 삽을 들고, 연인들이 기다리는 곳을 향해가자!"

"오오!!"

그런 교수의 말에 정말로 사기가 진작되는 것인지, 조수들은 함성을 내지르면서 각자 들고 있는 도구를 치켜들었다.

"암룡상회 조사대! 필드워크 개시!"

아티스의 호령과 함께, 야적들이 발굴해 두었던 흔적을 향해서 뛰어가는 대원들.

클레온과 일행들은 그런 조사대원을 바라보다가, 아티스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눈치챈다.

"...우리는 호위에 집중하는 걸로 괜찮겠지?"

"에에!? 같이 안 할 거야? 섹스!"

클레온의 말에 아티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 하면, 아멜리아는 얼굴을 붉히면서 아티스에게 외쳤다.

"섹스는 비유잖아요!? 필드 워크! 발굴 작업이겠죠!"

그런 그녀의 지적에 아티스는 머리 뒤로 손을 돌린 채 입을 삐죽 내민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들어 입에 물더니 입꼬리를 히죽 올리면서 이야기했다.

"뭐. 그러면 잘 지켜보고 있어.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부탁할 테니까. 회귀자가 나온다면 물론 도와줘야 하고 말이야."

"그래, 물론이야."

클레온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아티스도 자신의 삽을 들고 조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발굴현장으로 향한다.

"마스터! 나도 발굴하러 가도 돼?"

"뭐어?"

이니스는 어느샌가 자신도 삽을 들고서 라일라를 향해 기대된다는 눈빛으로 바라본다.

지금까지 저택과 아카데미에서 지내면서 집을 청소하는 일 외에는 거의 하는 일이 없었던 그녀였으니, 이렇게 바깥에 나와서 하는 활동은 신선하게만 느껴지는 듯 했다.

라일라는 그런 이니스를 조금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만, 이내 그녀가 보이는 무표정인데도 불구하고 기대가 잔뜩 묻어나오는 눈빛을 바라보더니 '윽...'하고 목소리를 낸다.

"저기, 저도..."

그리고, 아멜리아 역시, 손에는 그녀의 키에 맞는 사이즈의 삽을 들고 있었다.

그런 아멜리아에게 라일라는 시선을 돌리더니, 이마에 손을 올리고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정말 어린이들은 어쩔 수가 없네. 알았어. 하지만 조사대원들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

"야호!"

라일라의 허락에 깡총 뛰어오르며 기뻐하는 이니스와, 작게 미소를 짓는 아멜리아.

그런 두 사람이 뛰어가는 것을 보며, 클레온은 라일라에게 질문한다.

"괜찮은 거야?"

"뭐. 이니스 녀석, 호문클루스인 주제에 운이나 감은 좋은 것 같고.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클레온은 그렇게 이니스를 인정하는 라일라를 향해 옅은 미소를 띤 뒤 사샤를 바라본다.

"사샤, 너는?"

"저, 저는 괜찮아요! 척후로서, 위험을 감지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사샤는 헤헤, 하고 웃어보이면서 그렇게 대답하고, 클레온도 조금 생각하다가 그것이 맞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라일라는, 자신의 지팡이의 위에 걸터앉더니 짧게 주문을 외워 자신의 몸을 두둥실 떠오르게 한다.

"예정대로 나는 하늘에서 주변을 살필게. 뭔가 신경 쓰이는 게 다가오면 바로 이야기 할테니까."

"아아. 부탁해. 쿠온은 조사대원들이 혹시라도 부상을 당하면 거기에 대응해줘. 나와 사샤는 주변을 돌면서 경계할 테니까."

클레온의 지시에, 각각의 파티원들이 고개를 끄덕이면, 일행은 미리 준비해둔 대로 각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그리고 그 사이, 발굴 현장에 도착한 이니스와 아멜리아.

조사대원들이 삼삼오오로 모여서 역할분담을 맡아서 자로 거리를 재고, 삽으로 파내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바라본다.

"어디를 파내는 것이 좋을까나~"

이니스는 그런 조사대원들의 행위를 바라보더니 가슴이 뛴다는 듯이 발굴 현장의 비어 있는 곳을 슬쩍 둘러본다.

"마, 마음대로 파내도 되는 걸까요? 허락을 받는게..."

호문클루스인 이니스의 자유분방함은, 아멜리아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온다.

"그런가! 확실히 그렇겠네요 아멜리아님!"

하지만, 이니스는 아멜리아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그렇게 대답하고는 조수들을 바라보면서 담배를 피는 아티스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대장님! 어딜 파면되나요?"

"응? 오오­ 분명히 라일라의 호문클루스인..."

"이니스에요! 아멜리아님과 같에 도와드리려고요!"

아티스는 그러면 아멜리아 쪽을 슬쩍 바라보더니,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트려 발로 끄면서 입을 히죽 인다.

"그래? 그러면... 원하는 곳을 파도록 해. 때로는, 고고학적인 견해보다 단순한 직감이 더 위대한 발견을 할 때가 있으니까 말이야."

아티스가 그렇게 말하면 이니스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멜리아에게 돌아와 그녀의 손을 잡는다.

"제가 볼 때, 저쪽이 좋은 것 같아요!"

"저, 저기. 그렇게 막 정해도 되는 건가요!?"

"괜찮아요! 분명 저 밑에 있을 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그녀의 손을 이끈 이니스, 그리고 그녀에게 끌려간 아멜리아는, 다른 조사대원들이 파고 있지 않은 정 반대의 부분으로 향했다.

확실히, 이곳에서 발굴 작업을 한다면 다른 조사대원의 방해는 되지 않을 것이다.

"어때요!? 괜찮겠죠!?"

아멜리아도, 설령 아무것도 못 찾는다고 하더라도, 방해하지 않는다면...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러면, 이곳을 파도록 해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삽을 바라보는 아멜리아.

하지만, 삽질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아멜리아였기에 우선, 이니스에게 시범을 보여달라고 이야기한다.

"좋아요. 삽질이라는 것은, 우선, 삽을 땅에 조금 박아 넣고, 발로, 이곳을 밀어 넣어서­"

이니스는 기꺼히라고 대답한 뒤, 아멜리아에게 삽질을 위한 기본적인 자세를 알려주기 위해, 삽을 발로 밀어 넣으면­

캉!

하는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면서, 그녀의 삽이 멈춘다.

"어?"

아멜리아와 이니스의 입에서 동시에 목소리가 나오면.

두 사람은 허겁지겁, 그 주변의 흙을 파내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건... 기계장치, 인가요? 문, 옆에 고대 어로 숫자가 쓰여있는 석판 같은 것이 있네요."

"정말이네요!"

이니스는 신기하다는 듯이 손을 뻗어, 그 석판을 만지면 꾹, 하고 안쪽으로 눌리는 것을 느낀다.

"아하하! 재밌네요. 이거 막 눌려서­"

"저, 저기!? 그렇게 막 눌러도 되는 걸까요!?"

그러자, 다음 순간.

석판이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땅이 진동을 일으킨다.

"뭐, 뭐야!?"

"지진!?"

주변의 조사대원들이 당황해 하고, 상황이 이상해진 것을 확인한 라일라에게 연락을 받은 사샤와 클레온이 발굴 현장으로 뛰어 돌아온 다음 순간.

땅이 갈라지더니, 무언가 거대한 것이 땅에서 솟구쳐 나온다.

그것은­ 기계장치로 만들어진, 거대한 원반이었다.

그 원반은 곧장 석판을 만졌던 이니스에게 다가가더니, 그녀를 바라보는 듯하다가­

[패스워드 입력을 555번 실패하셨습니다. 대상을 불법 침입자로 판단하여, 배제를 개시합니다.]

"패, 패스워드? 배제?"

아멜리아의 복창이 끝나자마자, 원반에서 철커덕, 하더니 거대한 대포 같은 것이 한 쌍, 양옆에서 튀어나와 이니스를 겨누는 것이었다.

"자, 잠깐!"

다음 순간, 쾅! 하는 소리가 들리면 이니스를 향해 대포가 발사되며 연기를 일으키고.

모두가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급한 와중에, 원반들이 몇 개씩이나 나타나 일행과 조사대원들을 감싸는 것이었다.

[침입 대상 배제 침입 대상 배제]

"뭐, 뭘 건드린 거야!? 이니스는!?"

라일라는 당황해 하면서도 전투 태세를 취한다.

"아티스! 조사대원을 한곳으로 모아! 라일라! 마력 장벽! ...아무래도, 당첨은 당첨인데... 조금 성가신 녀석들이 걸린 것 같아."

클레온은 칼리번을 손에 쥔 채로, 그렇게 이야기하며.

당장에라도 자신들을 공격할 태세인 원반들을 노려보는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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