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0화 〉 들어가는 사람과 기다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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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도 해결했고, 입구가 막혀있는 문제도 해결했다면, 남은 것은 지하에 숨겨져 있는 고대의 비밀들을 파헤치는 것뿐이었다.
기능이 정지한 드론들은 전부 무장을 해제하여 임시로 새운 천막 안의 상자에 꾸겨 넣어두었다.
대포들은 정성스럽게 클레온과 이니스가 전부 파괴하였고, 전투기능이 없는 비행접시들은 캠프로 돌아가거나, 제대로 된 연구시설에서 연구되어.
어쩌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내거나, 제조기술을 복구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드론들에 관한 것 보다도 지금 조사대들의 마음을 춤추게 하는 것은 문이 열린 유적의 안쪽이었다.
아티스가 예상한 대로, 무언가의 연구소. 그것도 병기의 연구소라고 한다면.
어쩌면, 계승 세계에 또 한 번의 폭발적인 진보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이 잠들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 발견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들떠서 어찌할 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암룡상회 유적 조사대원들은 가볍게 짐을 꾸리고, 각자 완전무장을 한 상태로 대비했고.
라일라도, 사샤나 클레온이 예상한대로 몇십 분 만에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회복하여,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안쪽에 들어갈 사람들과 바깥에 남을 사람들을 나눌 거야. 물론, 회귀자가 문이 열린 걸 알고 공격해 올 수도 있으니까, 누군가 무력이 있는 사람은 한 명 바깥에 남아야 해."
아티스의 말에 일행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을 향한다.
당연하지만, 젊고 혈기 넘치는 조수들은 대부분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어하기에 그쪽은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승부인 가위바위보로 결정한다고 하니.
밖에 남을 사람들을 지킬 수 있도록, 클레온의 일행에서 누가, 몇 명이 남을 것인지를 정해둬야 했다.
"라일라는"
"물론. 안쪽으로 들어갈 거야."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클레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마자 안쪽이라고 이야기하는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스터가 간다면 나도!"
"하아!? 너는 그 사고를 쳐놓고 아직 반성 안한거야!?"
이니스가 손을 번쩍 들면서 이야기하면, 라일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니스도 양손을 깍지 낀 채 눈을 글썽거리며 라일라를 올려다보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부탁해~ 마스터. 이제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 테니까! 응?"
"... ..."
그런 그녀의 목소리에, 라일라는 끄응, 하고 이마에 손을 올리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어차피 어딘가에 있을 거라면 내 눈에 띄는 곳에 있는 게 맞지. 그럼, 우선 안쪽으로 두 명인가?"
이니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고를 치는 것 보다,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곳에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녀의 동행을 허락하는 라일라였다.
"저, 저는 바깥에 남을게요. 경계임무라면 맡겨 주세요."
그리고, 바깥에 남는 것을 자원하는 사샤.
확실히, 그녀라면 다른 누구보다도 멀리서 다가오는 존재의 기척을 눈치챌 수 있으니, 그녀야말로 바깥에 남는 것에는 가장 적합했다.
"아멜리아 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쿠온이 조금 머뭇거리던 아멜리아에게 그렇게 질문하면, 그녀는 라일라와 사샤를 번갈아 보다가, 얼굴을 붉히면서 이야기한다.
"저, 저도. 유적의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요."
그녀 역시, 호기심 강한 소녀였기에 원초 세계의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고대의 공간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많은 듯했다.
"아멜리아는 치유 주문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그쪽으로 조사대원들을 도와줘."
클레온의 말에 아멜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긴장한 얼굴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바깥에 남는 게 좋으려나? 바깥에도 치유사가 한명은 있어야 하니까."
쿠온도, 아멜리아에게 맞추어 바깥에 남는 것을 선택하면, 이제 클레온만이 선택을 남긴 채가 된다.
라일라는 허리춤에 손을 올리면서 클레온에게 묻는다.
"클레온, 너도 안 쪽으로 갈 거지?"
"... ..."
클레온은 그런 라일라의 질문에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나도 바깥에 남을게. 라플라스는 분명, 우리가 이 유적을 발굴해 내고 있다고 예상하고 있을 거야. 게다가, 녀석이 지도의 원주인인 만큼, 곧장 이쪽으로 찾아오겠지."
"흐응."
클레온의 대답에, 라일라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중에서 가장 강한 클레온이 바깥에 남는 게 맞겠네."
"... 별로, 나는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지만."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안경을 고쳐 쓰는 척하면서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아, 부끄러워하고 있어. 뭘 얼굴을 붉히는 거야?"
그 모습을 보고 괴롭히고 싶어진 것인지, 라일라가 팔꿈치로 클레온의 옆구리를 찌르는 것이다.
"마스터. 파파는 마스터가 순수히 파파를 칭찬한 게 기쁜거야!"
"이니스, 굳이 설명하지 않으려 해도 돼."
클레온은 일부러 그러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이니스를 제지한 뒤, 아티스를 보면서 이야기 한다.
"...뭐. 그렇게 됐다. 안쪽까지 따라가 줄 수 없어서 미안하군."
"아니 괜찮아. 인선에 관해서는 온전히 네 쪽에 맡긴 거니까."
아티스는 클레온의 사과에도 곧바로 고개를 저으면서 그의 말에 대답한 뒤, 라일라, 이니스, 아멜리아의 돌입조 세 사람을 돌아보면서 이야기 한다.
"그럼. 안 쪽으로 들어가는 아가씨들은 방호부를 착용하고. 유독가스가 있을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후후후~"
아티스가 무서운 말을 하면서 건네주는 것은 고고학자들이 몸에 착용하면 몸의 겉면에 약한 마력막을 만들어 몸을 보호함과 동시에, 유독물질이 체내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부적이었다.
"이거... 아카데미 물건이잖아."
라일라는 그녀가 건넨 육망성 모양의 방호부가 전부 아카데미의 문장이 새겨진 100% 아카데미의 비품이라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는 표정이 되었다.
"내가 만들자고 해서 만든 건데 퇴직할 때 가지고 나와서 뭐가 나빠?"
"아니... 응. 그러네, 당신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본래는 교육용이라는 것과, 학교의 예산을 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학교의 물건이겠지만...
라일라는 아티스의 말에 한숨을 작게 내쉬고는 가슴 부근에 브로치처럼 끼워 넣어 마력을 불어넣는다.
"제대로 작동하는 것 같네. 몸도 그렇게 무거워지지 않고. 이 상태로 비행마법을 써도 그렇게 방해되지 않겠는걸."
"마스터! 나도!"
그런 라일라의 뒤에서 이니스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라일라는 그쪽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로 중얼거린다.
"너는 제대로 작동 안 하면 이상한 거고."
라일라와 클레온의 피를 섞어서 만든 호문클루스인 그녀가, 방호부 하나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는 것은 이상한 이야기였다.
"아니, 나도 비행할 수 있다고!"
"뭐?"
라일라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몰라서 이니스를 돌아보면, 그녀의 옷에 부착된 방호부에서 만들어지는 마력막이 끊임없이 팽창하여 그녀의 몸을 떠오르게 한다.
"뭐, 뭐 하는 거야!?"
"아하하! 이거 어떻게 멈추는 거야?"
하늘로 떠오른 것이 재미있는 듯이 계속해서 마력막을 팽창시켜 나가는 이니스를 바라보며 라일라는 당황한 표정이 되어서 그녀의 방호부를 떼어내려고 하늘로 올라가고.
아멜리아는 그런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방호부를 라일라와 비슷한 위치에 부착하여 마력을 주입한다.
조금, 아주 살짝 마력을 흘러 넣기만 하더라도, 그것이 반응하여 몸의 주변에 마력의 막을 만들어준다.
"요령 자체는... 팬던트들을 사용할 때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아멜리아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 형태의 방호부는 한 번 몸과 매개체가 연결되면 강제로 접속을 해제할 때 까지 자동으로 사용자의 몸에서 마력을 흡수해. 그러니까, 의식해서 마력을 계속해서 흘려보내지 않아도 되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클레온은 아멜리아의 질문에 손을 들어 이니스를 가리킨다.
"그러니까! 마력을 보내는 걸 멈추라는 거야!"
"아하하하! 알았어, 알았으니까~!"
라일라가 자신에게 달라붙으려 하지만, 마력 막 때문에 자꾸 멀어지는 것이 재미있다는 듯이 이니스가 웃음을 멈추지 못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클레온은 한숨을 내쉬더니 허리춤에서 칼리번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팽창하던 이니스의 마력막을, 그 끝으로 콕, 하고 찌르면.
푸슉 하는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마력막에 쌓여있던 마력이 빠져나가면서 이니스의 몸이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온다.
"알았지?"
"네, 네..."
아멜리아는 절대로 이니스처럼 오용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으로 맹세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그럼, 잘 다녀와. 무리하지 말고. 위험해 질 것 같으면, 망설이지 말고 어른들의 뒤에 숨어도 돼."
클레온은 그런 아멜리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그녀에게 상냥하게 이야기 한다.
바로 어제, 어린 모습의 그가 무리하던 것을 떠올린 아멜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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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티스를 포함한 조사대가 계승세계의 인류 처음으로 발을 내딛게 된 유적의 안.
빙글 빙글 돌아가면서 내려가게 되는 철제의 나선 계단을 쭈욱 내려가게 되면, 지상에서 3층 정도의 높이를 지나고 나서야 계단이 멈추게 된다.
예상대로 안쪽은 어두웠지만, 어디에도 무너진 흔적은 보이질 않았고, 파괴된 것이라고 하면 클레온이 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절단한 철판 정도겠지.
"라일라~ 유적 발굴은 처음이지?"
"응? 아아... 이런 식으로 발굴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지만, 비슷한 곳이라면 가본 적 있어."
아티스가 라일라를 놀리듯이 이야기 하면, 라일라는 심드렁하게 입을 열면서 들고 있는 마력랜턴으로 주변을 비추면서 대답한다.
"뭐? 어디야? 내가 모르는 곳?"
라일라는 그녀의 질문에 반사적으로 입을 열어 대답하려다가
슬쩍 아멜리아 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다시 입을 다문다.
"비밀이야."
"뭐야 그게!"
실망했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는 아티스에게, 뒤쪽에 서 있던 조수 한명이 입을 열었다.
"교수님, 안쪽으로 들어왔으니까 되도록 조용히 가는 편이..."
"아아. 그렇지. 사람 목소리에 반응하는 방어기재도 있으니까."
"당신... 조수한테까지 쓴소리를 듣다니..."
라일라는 역시 어이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젓는 것이다.
"그래서? 이 유적에는 뭐가 잠들어 있을 것 같아?"
라일라가 랜턴을 비추어 벽이나 바닥, 그리고 천장에 빛이 닿으면 눈에 들어온 것은 기계로 만들어진 통로, 강철 아니 그것보다도 훨씬 단단한 무언가로 만들어진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응? 뭐,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지만. 우리들이 통과한 입구 말고도, 거대한 입구가 하나 더 있었잖아?"
"그렇지. 비행선이 출입하는 입구라고 했던가?"
비행선. 누군가는 '기공정'이라는 멋들어진 이름으로 부르기는 하지만, 학계에서는 조금 구식의 이름이라고 잘 사용되지 않는 이름이 되어버렸다.
말 그대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배인 그것은 지금의 기술력으로도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제조에는 고급 마도석을 비롯한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게다가,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서 만들어진 비행선의 최장 비행시간은 1시간 내외로 터무니없이 짧고, 속도도 말이 달리는 것과 비슷하거나 조금 빠른 수준.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들어가는 비용해 비해서 효용성이 너무나도 낮아서, 왕국에서도, 제국에서도 제작을 포기한 물건이었다.
아카데미에서는 매년 사람이 타지 않는 소형의 비행선을 만들어서 날리는 경연대회가 열리기도 하지만 아직은 개성적인 디자인의 점수로 겨룰 뿐, 성능은 거기서 거기인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원초 세계의 비행선은 그것들과는 성능이 다르다고 전해진다.
말은 물론이요, 그들의 속도를 몇 배로 한 것보다도 빠르게 하늘을 날며 몇 시간에 걸쳐 바다를 건너다녔다는 기록마저도 남아 있었다.
게다가 마도석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름과도 같은 것만 있어도 움직이기 때문에, 유지비용조차도 비교되지 않는다고 하니 혹시라도 온전하게 남아있는 비행선이 있다면.
그것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군사적 이점과, 경제적인 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래. 그리고, 이 통로가 이어진 방향이 그 커다란 문의 아래야."
"잠깐... 설마, 이 안에 비행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라일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 그녀를 바라본다.
지금까지도, 비행선이 출입했던 흔적이 남아있는 유적이라면 몇 개나 발견됐다.
하지만, 원초 세게 최후의 전쟁에서 대부분이 전쟁에 투입되며 온전하게 보전된 것은 없었고, 부품의 일부분 정도가 발견되거나, 너무 완벽하게 파괴되어서 수복할 수 없는 고철 덩어리만이 전부였다.
"만약에, 그런 비행선이 발굴된다면. 라일라 너는 어떻게 할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걸어가는 아티스.
"그야... 물론 철저하게 조사해야지! 어떤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물건이고, 원래는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인 것인지... 대륙에 기술 혁명이 발생할 거야!"
라일라의 말에 아티스는 고개를 끄덕인다.
"마스터, 너무 흥분했어."
"윽..."
그리고 이니스가 라일라의 태도에 그렇게 이야기 하면, 자신의 직전의 행동이 부끄러웠는지, 라일라는 얼굴을 붉힌다.
"...나에게만 대답하게 할 거야? 아티스. 당신은?"
"잠깐. 그 전에 한명 더."
아티스는 라일라의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아멜리아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아멜리아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려나?"
"저는..."
아멜리아는 설마 자신에게 아티스의 질문이 날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젓는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라면. 비행선의 봉인을 풀어서 그걸 사용한다든가...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뭐? 어째서?"
라일라는 아멜리아의 대답이 의외였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멜리아는 자신도, 어째서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라일라의 추궁에 대답해 나간다.
"분명, 비행선은 훌륭한 물건이에요. 사람들의 삶을 단번에 발전시키겠죠. 하지만... 분명, 싸움의 불씨가 될 거에요. 비행선을 가지고 있는 자와, 그 기술을 노리는 자들에 의해서."
"그야... 지금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유물을 둘러싼 싸움.
회귀자들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알게 모르게 아카데미와 왕국 사이에서, 발굴해낸 유물을 가지고 정치적인 다툼이 일어나거나, 때때로 무력충돌조차 일어난다는 것은 비밀이면서 동시에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했다.
개인의 일탈로 취급하여, 크게 일을 키우지 않을 뿐.
"네. 하지만, 비행선은...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이 다루기에, 준비되어있는 물건일까요? 아까 보였던 그 비행접시들 드론이라던가와 비슷하게 강력한 무장이 존재한다면. 비행선의 힘은 세력간의 싸움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주는 물건이겠죠."
"뭐어... 그건 그러려나. 드론 녀석들도 그랬지만, 결국 하늘에서의 공격이라는 것은 다른 어디서 오는 공격보다도 성가신 법이니까."
라일라는 아멜리아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왕국이나, 아카데미. 혹은 동방국의 누군가가 그 힘을 손에 넣으면, 그것을 평화를 위해 쓰려 하더라도, 분명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변을 자극하고 언제든지 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폭탄이 쏟아질 수 있다는 걱정을 가지게 될거에요. 우리들의 세계의 문명은 아직 그 시점까지 도달하지 않았어요. 원초 세계에서 꺼내온 마법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대륙의 균형이 무너져, 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면... 차라리, 지금처럼 땅속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으응..."
라일라도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역시, 그녀로서는 잠든 기술을 잠든 채로 두는 것은 아까운 일이었다.
"어느 쪽의 말도 맞는 말이야. 원초 세계의 기술은 분명 우리에게는 꿈만 같은 과거로부터의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일행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통로의 끝, 잠겨있는 문의 위에는 경고표시와도 같은 노란색의 바탕에 검은색의 느낌표 표시가 박혀 있었다.
마치, 이 상자를 열게 되면, 그 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만 같았다.
"때로는. 과거에서 내려온 저주 같다고 느낄 때도 있어. 생각해 보면, 그들은 스스로를 너무나도 발전시킨 결과, 자신들을 멸망시키는 방아쇠를 당긴 거야. 그리고 비행선도 물론, 그 방아쇠에 의해 쏘여진 탄환 중 하나겠지."
"... ..."
아멜리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라일라는 그런 아티스를 바라보면서 이야기 한다.
"결국. 당신은 어느 쪽?"
"나? 나는 '고고학자'지, '기술자'나 '정치가'가 아니야. 어디까지나 발견해내는 것이 끝. 그걸 어떻게 할지는 다 같이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봐야겠지."
아티스의 그런 모호한 대답에, 라일라는 흥,하고 코웃음을 친다.
"자. 그러면, 열게. 뭐, 이렇게 우리끼리 이야기해도, 이 안에 비행선이 존재해야 의미가 있는 거지. 안 그래?"
철컥, 하고 아티스가 손잡이를 돌린다.
일행이 모두 숨을 죽인 채, 그녀가 문을 열어젖히면 눈에 들어올지도 모를 비행선의 존재를 각자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면
아티스가 그대로 굳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티스?"
"...잠겨있네. 저기, 누구 락픽 없어? 아니면 뭐 톱이라도."
긴장이 탁하고 풀리면서 비틀거리듯이 쓰러지는 조수들, 그리고 라일라는 하아 하고 크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마음 같아선 마법으로 날려버리고 싶지만... 안쪽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당신, 그렇게까지 분위기를 띄워놓고 기운 빠지게 하는 데에는 천재적이네."
"무슨 말씀을! 즐거움을 남겨두는 것으로 생각해. 조금 더 말이야."
아티스는 히죽거리면서, 조수가 건넨 락픽 도구를 받아든다.
"여기는 전자식이 아니란 말이지... 흐응, 해킹을 걱정한 건가."
중얼 거리면서 락픽을 진행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아멜리아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혹시 만약에라도, 저 안에 정말로 비행선이 있다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라도, 라일라와 대립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것을 생각하며, 그녀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것이었다.
002
지하에서 한창 탐색이 진행되는 동안, 지상에 남은 이들은 입구 주변에 모여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가위바위보에 패배하여 지상에 남겨진 이들 중 일부는 참지 못하고 드론을 꺼내서 안을 뜯어보려 하고 있었고, 클레온과 쿠온은 그런 조수들을 바라보면서 안에 들어간 사람들이 나오는 것을 기다린다.
그것 말고는 딱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쿠온과 클레온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고 보니 클레온. 어제 뵙고 온 데카르트 가문의 영주님과는 아무 일도 없었어?"
쿠온이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든 대화 주제에, 클레온은 잠시 입을 다물며 어제의 일을 떠올려본다.
어느쪽이냐고 한다면, 클레온에게는 그 뒤에 있었던 거울나라의 일이 더 기억에 남는 일이었기에, 쿠온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딱히. 좀 특이했지만, 마음가짐은 훌륭한 사람이었어."
"그렇구나. 그렇다면 다행이고."
클레온은 여자들과 만나면 자신들이 없는 동안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꼬시는 데에 도가 튼 남자라는 것을, 쿠온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이 이상 늘어나면, 쓴웃음을 짓는 것으로 끝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쿠온은 앉아있는 클레온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더니, 그가 쓰고 있던 안경다리를 손으로 만진다.
"쿠, 쿠온...?"
"가뜩이나 그런데... 이런 마안까지 생겨버리고. 정말로, 바깥에선 이 안경 벗으면 안 되니까. 알았지?"
"알고 있어..."
클레온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의 의지로 생긴 것이 아닌 매료의 마안을, 어떻게든 봉인해주고 있는 이 안경.
언제쯤 되어야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우선 쿠온이 걱정하는 일만큼은 일어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고 명심하면서, 이번에는 클레온 쪽이 물어본다.
"그러고보니 무녀 수행은 어때?"
"응. 라일라가 만들어준 통신용의 거울을 이용해서 원거리에서 이것저것 배우고 있어."
쿠온을 한 사람의 무녀로 만들어 주겠다고 이야기 한 토코요.
하지만 쿠온도 이번 원정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수행을 할 것인가 궁금해했었는데, 라일라가 미리 준비해둔 쌍방향의 목소리와 모습을 전송할 수 있는 거울 마도구를 이용하여.
멀리 떨어진 지금에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부적은 아직 쓰기 힘들지만... 클레온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게."
"...아아. 기대하고 있을게."
클레온이 미소를 지으면, 쿠온은 그런 클레온을 잠시 바라보다가, 주변을 슬쩍 돌아보고.
조수들은 드론에 신경이 팔려 있고, 사샤는 텐트 위에 앉은 채로 눈을 감고 주변의 기척을 느끼고 있는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
슬쩍, 눈을 감으며 클레온의 얼굴을 향해 자신의 얼굴을 가져간다.
클레온도 그녀의 의도를 눈치채고, 가볍게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가져가려 한순간
"클레온 씨!"
갑작스럽게 울리는 사샤의 목소리에, 두 사람은 모두 화들짝 놀라며 몸을 떨어트린다.
"마차 한 대가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마차?"
클레온은 얼굴을 부채질하며 식히는 쿠온을 둔 채 몸을 일으킨다.
사샤도, 텐트의 위에서 폴짝하고 내려와 클레온에게 다가온다.
"네. 꽤 고급진 마차인 것 같은데, 혹시 회귀자일까요?"
"... 글쎄... 어쨌든, 경계를 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 쿠온. 대원들을 모두 천막 안으로 유도해줘. 사샤, 나와 같이 마차를 맞이할 준비를."
클레온의 지시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면, 대원들은 서둘러서 천막 안으로 몸을 옮긴다.
클레온은 허리에 검을, 사샤는 손에 활을 든채로, 멀리서 들려오는 마차 소리에 귀를 집중하고 있으면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다가오는 마차가 그대로 멈추지 않고 자신들의 발굴현장 옆에서 멈추는 것을 확인한다.
"...사샤."
"네."
클레온도 사샤도, 언제든지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마친 채로, 마차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
마차의 문이 열리면서, 한 사람의 인영이 조심스럽게 내린다.
"어?"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사샤는 당황한 듯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 마차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