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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471화 (471/506)

〈 471화 〉 용의 별자리와 인과응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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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가 만들어낸 키메라의 몸에서, 그가 목숨을 잃을 때마다 영혼의 결합이 해제되어 빨려 나간다.

뱀의 꼬리도, 페가수스의 날개도, 바실리스크의 눈도 사라져.

남아있는 영혼의 수는 키메라가 한 번 죽음을 맞이하면 몇마리나 빠져나갈 정도로 영혼의 힘이 약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어째서 영혼의 결합이 해제되는 것이지!? 나의 연구는 완벽했다! 기술도! 그런데 어째서어어!]

"완벽... 완벽 말이지."

라일라는 그런 라플라스의 절규를 들으면서도 손끝에서 마법을 자아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부정한 진실을 태워 정화하는 그녀의 화염은, 오히려 절호의 샌드백을 만난 것과 아멜리아가 계속해서 마력을 공급하고 있으니 물을 만난 물고기와 같이 발현된다.

그리고, 연속된 마법 사용에서 라일라는 지금까지 자신이 배워왔던 대부분의 공격마법을 한 번씩 시험해 보았고, 그 과정에서 개선점이나, 다른 두 가지 마법을 조합해낼 방법마저 떠올리게 된 것이다.

성장하는 것은 아멜리아 또한 마찬가지이겠지.

키메라의 공격을 막는 것에 더는 주저함은 없었으며, 크기가 달라진 망치의 사용법에도 익숙해졌다.

게다가, 알미라지를 통해서 알게 된, 대상의 마력을 제어하는 것으로 힘을 이끌어내거나, 마음을 통하는 방법까지.

지금의 아멜리아는, 이 유적의 들어오기 전의 아멜리아와는, 실력 면에서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크게 성장해 있었다.

"몸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확실하게 녀석의 몸에서 마력이 사그라져가는 게 느껴져...! 조금만 더 하면, 녀석의 안에 갇혀 있는 영혼을 해방할 수 있어!"

라일라가 그렇게 외치면, 아멜리아도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크으으윽!! 그렇게는 두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패배하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이 라플라스가 몸을 비틀면, 그 충격 때문에 천장에 커다란 충격이 달린다.

아무리 이곳이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아까부터 벌어진 전투의 여파는 시설을 약화시키기에는 충분한 것이었다.

"적당히 하고 포기해...! 이제 그 키메라는 베헤이메스도 뭣도 아니야!"

실수로라도 이 시설이 통째로 무너지게 되면, 싸움이고 뭐고 전부 다 압사로 끝나게 될 것이다.

라일라는 그런 라플라스의 만행을 멈추기 위해, 다시 한 번 화염의 사슬을 만들어 내서 키메라의 몸을 단단히 묶는다.

더욱 강력해진 속박은, 키메라를 꼼짝도 못하게 막는 듯했지만.

[닥쳐라! 네 녀석에게 나의 창조물의 진정한 힘을 보여줄 테니!]

라플라스가 그렇게 외치면, 사자를 기반으로 한 키메라의 몸이 조금씩 흉흉한 빛을 내면서 몸의 마력을 한곳에 집중시킨다.

"잠... 또 뭐하려는 거야!"

라일라는 그것이 좋지 않은 상황을 일으키리라는 것을 알고, 자신들과 아티스의 몸을 마력 벽으로 감싸려 한다.

[베헤이메스여! 그대의 분노로, 눈앞을 가로막는 하찮은 미물들을 전부 집어삼켜라! 이것은, 생물이 가지는 힘 그 자체를 마력으로 바꾸어 발현하는 '궁극의 마수 마법'!]

그리고, 라플라스의 외침이 점점 커지면, 키메라의 사자 입이 벌리면서, 그 안에 검은 마력이 집속되는 것이 보였다.

'설마, 마력 폭탄? 저 녀석, 지금 상황에서 저런 걸 했다간...!'

만약, 저것이 주변으로 터져 나간다면, 지금 약해져 있는 시설의 기반을 모두 집어삼키고, 일행 전부는 물론이요 키메라마저도 그 밑에 깔리게 될 것이다.

'지금 저걸 막으려면...아멜리아가 마력을 계속해서 회복시켜주고는 있지만, 일반적인 마법으로는 불가능해. 그렇다면, 역시 외신의 힘을 빌려야 하는 건가...!'

부활하는 것을 전제로 한 자폭이라니, 이 상황까지 와서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이려 하는 그를, 어떻게든 막아야만 한다고 생각한 그때.

아멜리아가 양쪽 손을 앞으로 뻗어, 키메라의 입에 만들어진 마력폭탄에 자신의 마력을 흘려보낸다.

어찌 보면, 마력의 충전을 돕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하지만, 아멜리아가 그런 일을 할 리는 없었다.

다음 순간, 모여있던 마력이 폭발하지 않고, 마치 그 자리에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소멸하여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진다.

[──하?]

라플라스가 바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과, 아멜리아가 손을 거두는 것은 거의 동시의 일이었다.

[바보같은! 대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아아아아!!!]

라플라스의 히스테릭한 노성이 울려 퍼지지만, 라일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멜리아를 바라보면서 미소 지었다.

"아멜리아 잘했어! 마법 준비 중에 모인 마력을 제어한 거구나!"

"네...! 저렇게 막무가내로 모인 마력이라면, 제어권을 가지고 오는 것도 가능해요...!"

아무렇지도 않게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내뱉는 아멜리아였지만, 라일라는 그 덕분에 시설의 붕괴를 막을 수 있었기에 일단은 넘어가기로 한다.

그리고­ 아멜리아는 흩어진 마력을 자신의 주변에서 회수해내면서, 그 마력을 라일라에게 흘려보낸다.

좁은 통로를 향해 들어오는 마력의 격류에 라일라의 몸이 잠시 떨리지만, 그 떨림의 직후.

그녀의 몸을 구성하는 화염은 더욱 맹렬하게 불타오르면서, 그녀에게 일시적이지만 전능감과 같은 것을 부여한다.

"라일라! 써 주세요! 지금 회수한 마력...! 라일라에게 맡길게요!"

아멜리아 자신에게는, 마력이 많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적다.

신체를 강화하거나, 자신의 무구를 더욱 크게 만들거나 단단하게 만드는 정도.

하지만, 라일라는 다르다.

그녀는, 마법사. 그것도, 앞에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더라도 부족할 정도로 재능 넘치는 마법사이다.

마법사를 화가라고 한다면, 마력은 물감이다.

그녀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더라도 괜찮은 것이었다.

라일라는, 아멜리아에게서 건네받은 마력을 자신의 몸을 터빈으로 삼아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주먹을 꽉 쥔다.

이 정도의 마력, 지금까지 클레온의 마력 보급이 있었던 직후를 제외하면 느껴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마력량이었다.

"...후후! 그렇다면 보여줄게. 나의 전력 전개!"

해야 하는 일은 명확했다, 자신의 힘으로 눈앞에 있는 키메라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는 것.

아멜리아가 마력을 탈취해온 것이 원인일까, 키메라의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앞다리로 땅을 짚고 서는 것이 겨우인 듯 비틀거린다.

[안 돼! 내 마력을 돌려내라! 영혼을 돌려내!]

여전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라플라스에게 라일라는 동정심 따위는 느끼지 않았다.

'그래. 외신의 마법이 없더라도. 이 정도의 마력이라면!'

라일라의 몸에 완전히 충만해진 마력은, 그녀의 등 뒤에 불타오르는 화염의 고리로 나타나 그녀의 몸을 공중에 떠오르게 하였다.

"아멜리아! 이니스와 함께 아티스를 지키고 있어!"

"네!"

아멜리아는 그녀의 말에, 알미라지와 함께 아티스의 곁으로 뛰어 가 방패를 치켜들었다.

아직 아멜리아에게는 그녀 자신이 사용할 수 있기에는 충분한 만큼의 마력과 기력이 남아있었고, 방패는 흰색의 반투명한 막을 만들어 아멜리아와 아티스, 그리고 이니스를 뒤덮는 것이었다.

"좋아... 끝을 보자고. 라플라스."

[──젠장! 빌어먹을!]

라일라의 손에 들려져 있던 지팡이가 스스로 떠오르며 아멜리아의 눈 앞에서 시계의 분침과 같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별의 반짝임. 지금 이곳에 내려와 나의 의지, 나의 권능에 답하라. "

그녀의 등 뒤에서 맹렬히 회전하던 불꽃의 고리가 일렁거리면서, 또 다른 고리를 만들어낸다.

그 수, 중앙의 고리를 제외하고 다섯.

그 작은 고리들은 서서히 크기를 키워 가면서 가운데의 공간은 거대한 마력의 운용 때문에 비틀림이 일어난다.

"엘타닌. 라스타반. 투반. 알디바. 알타이스."

한글자, 한글자. 별의 힘을 빌려 오기 위해, 그 이름을 부르면 고리의 가운데에서 빛 무리가 모인다.

그 빛 무리는 아까 전 키메라가 입에 집속시키던 마력보다도 훨씬 찬란하고, 장엄한 것이었다.

키메라는, 그것을 보자마자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지금부터, 저것에 자신이 당하리라는 것을 그곳에 있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라일라의 지팡이의 모습이 서서히 변화한다, 창처럼 날카로워져 있던 부분은 마치 무언가 생물의 얼굴처럼 변화하는 것이었다.

"원초의 비행. 영겁의 시간을 넘어 지금 이곳에, 유일무이한 절대자의 위용을 보여라!"

라일라의 영창이 마무리 되면, 그녀의 뒤에 떠올라 있던 마력이 형태를 갖추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드래곤과 같아서, 각각이 드래곤의 머리, 양손, 양 날개처럼 변화하여 모여들었던 마력을 눈앞의 적에게 집중시킨다.

[히이이익!]

라플라스의 꼴사나운 비명이 울려 퍼진다.

라일라는 회전하던 지팡이를 손에 잡고, 또 하나의 용의 얼굴처럼 변화한 그 끝을 키메라­ 라플라스에게 겨누며 마법의 이름을 외치는 것이었다.

"드라고니카 감마 레이!"

다음 순간.

그녀의 등 뒤, 그리고 손에 든 지팡이에서 초 고열의 화염이 기둥이 되어서 키메라를 향해 내려꽂힌다.

붉은 색을 뛰어넘어 푸른 색­ 아니, 백색에 가까운 그것은 한 곳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 높게 그 궤도를 변경해가면서.

키메라의 몸에 닿자마자 그 표면을 녹이고 안쪽을 꿰뚫어 가면서, 마치 절단기와 같이 잘라내 태워버린다.

그 압도적인 출력으로, 시설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라는 듯.

마력이 닿은 부분은 아무런 진동도, 여파도 일으키지 않고 그저 눈 앞의 적을 재도 남지 않을 정도로 태워버리는 것이었다.

[안 돼! 베헤이모스가! 죽는다! 멈춰라 라일라 플레임워치! 이 육체야말로, 생명체의 궁극의 모습이라는 것을 어째서 모르는 거냐!]

키메라의 몸은 더이상 움직이지 없었다. 아니,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옳겠지.

다리가, 몸이, 머리가 녹아내려 버리는 와중에도 목숨이 끊어지지만, 1초 1초마다 그의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을 아멜리아와 라일라는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라일라는 그런 라플라스를 차가운 눈으로 내려다보며,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다.

"이해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 거."

[──라일라 플레임워치이이이이!!]

그리고, 그런 비명이 들린 다음 순간.

키메라의 몸이, 더이상의 마력 소각을 견디지 못하고 핵이 붕괴한 것인지­

"읏...!"

커다란 섬광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폭발한다.

라일라는 눈을 찌푸리면서 마법의 사용을 멈춘다.

아멜리아에게서 건네받은 마력까지도 전부 사용해 버린 탓에, 화신 마법의 사용도 중지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

아멜리아 역시 방패를 들은 채로 폭발의 여파를 막아낸 뒤.

시설이 붕괴하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섬광과 폭발이 가라앉으면, 라일라는 천천히 땅에 내려온다.

그리고, 그대로 키메라가 있던 곳을 향해 걸어가려고 하면­

"마스터­!"

이니스가 타다닥! 하고 달려와 그녀의 몸을 향해 다이브한다.

"우앗! 뭐하는 거야 위험하게! 넘어질 뻔했잖아!"

라일라가 신경질을 부리지만, 이니스가 얼굴을 비벼대면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굉장해 마스터! 언제 그런 마법을 개발한 거야?"

"얼마 전이야. 그것보다 놔 줄래?"

라일라는 대충 이니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고개를 돌려 아멜리아의 쪽을 본다.

아멜리아는 싸움이 끝난 것에 긴장의 끈이 풀린 것인지 그대로 무릎으로 주저앉은 채 크게 심호읍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이 한 번 빛에 둘러싸이더니­

원래의 10살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아티스는 그런 아멜리아의 뒤로 돌아가더니,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듯이 손을 올린다.

"와­ 고생 정말 많이 했네. 아멜리아. 몸은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사탕 먹을래?"

"고, 고맙습니다... 조, 조금 몸에 힘이 안 들어가지만, 괜찮아요."

이니스를 강제적으로 떨어트려 놓고, 라일라는 아멜리아에게 다가간다.

"아멜리아."

"네?"

라일라가 그녀의 이름을 조용히 부르면, 아멜리아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올려다보고­

다음 순간, 그녀가 양팔을 벌려서 자신을 꽈악 껴안아 오는 것에 아멜리아는 당황해 하는 것이었다.

"라, 라일라?"

"...미안! 나도 아멜리아를, 보호해야 하는 어린애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아멜리아가 없었더라면, 키메라에게 결국 밀려서, 쓰러지는 건 내 쪽이었을 거야."

"아... 그. 그건..."

아멜리아는, 라일라가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끼면서, 자신이 도움되었다는 사실이 그저 기쁘기만 했다.

그렇기에, 라일라의 포옹을 포옹으로 되받아주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으응.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는, 함께 곤란과 시련에 맞서 싸우기로 해요."

"응. 하지만 무리는 하면 안 돼. 알았지?"

클레온과 비슷한 말을 하는 라일라에게, 아멜리아는 쓴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어라? 마스터. 그 키메라, 쓰러트린 거지?"

"응? 아아. 그런데."

그 때, 이니스가 갑자기 라일라를 부르면­

"그럼 그 안에 있던 할아버지도 태워버린 거야?"

라일라는 이니스의 그 말에 눈을 깜빡거리다가 이니스가 가리킨 방향­ 키메라의 잔해가 눌어붙듯이 녹아내린 곳을 가리킨다.

그러자 그곳에는, 무언가가 그 몸에서 빠져나간 흔적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 녀석, 도망쳤어! 이니스! 쫓아가!"

"아, 응!"

"무, 무슨 일인가요?"

아멜리아가 갑작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는 라일라를 보면서 이야기하면, 라일라는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라플라스 녀석, 키메라를 폭발시켰을 때 발생한 섬광을 틈타서 도망친 거야. 끈질기기는...!"

"그런...! 어서 쫓아가지 않으면...!"

아멜리아가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그녀는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고 비틀, 하고 다시 주저앉고 만다.

"아멜리아?"

"죄, 죄송해요.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처음으로 그 모습으로 변신한 부작용일지도 몰라. 체격이 아주 달라지니까, 작아진 몸에 다시 익숙해질 떄 까지 시간이 걸리는 걸 거야. ...이니스를 보내긴 했지만, 그 녀석 혼자서 할 수 있을지..."

그러면, 아티스는 두 눈을 깜빡거리더니, 라일라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괜찮아. 그 부분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테니까."

"...어째서?"

아티스의 그런 자신에, 라일라가 고개를 갸웃하면, 그녀는 그저 웃어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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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키메라를 버리고, 그 자리에서 도망친 라플라스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이끌고 어떻게든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라일라 플레임워치. 아멜리아 칼데아리스... 생각보다도 위험한 존재들이로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키메라, 베헤이메스가 당하는 것은 완전히 상정 외였지만, 라플라스는 입꼬리를 올린다.

'비록 조직을 방해하는 자들을 제거하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원초 세계의 기술은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이대로 공방으로 돌아가서,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베헤이메스를 만들면­'

그렇게 생각하며, 심화 연구실을 빠져나와 주거구로 향하는 어두운 복도에 발걸음을 내디딘 순간.

뚜벅. 뚜벅. 하고,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라플라스는 그 발걸음 소리에 혀를 차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비록, 강력한 마수나 보팔 래빗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호신용으로 땅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사람 하나는 뜯어 잡아먹을 수 있는 피라니아의 합성수를 만들어서 휴대하는 것이었다.

상대방이 다가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대가 방심한 순간 이것을 던져 단숨에 처치해 버린다.

그렇게 생각하며, 상대방의 얼굴이 보일 때 까지 그 자리에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검은 머리­ 창백한 피부. 그리고 차가운 검은 눈을 한 청년이 그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다가오는 것이었다.

"──."

라플라스는, 손에 넣었던 힘을 뺄 수밖에 없었다.

"너는­"

클레온이 라플라스를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하자, 라플라스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이름을 부르고 말았다.

"크, 클레온..."

"─그 목소리, 라플라스인가."

"크윽!"

클레온이 그 정체를 알아챔과 동시에, 라플라스가 주머니에서 예정대로 그것을 꺼내 던지려 한 다음 순간.

서걱! 하는 깔끔한 소리가 들리면서 라플라스의 팔이 팔꿈치부터 밑과 위로 분리된다.

땅바닥에 떨어지는 고깃덩어리, 잠시 후 찾아오는 팔의 격통에 라플라스가 무릎부터 무너지듯이 쓰러지며 비명을 올렸다.

"그래... 그 손으로 지금까지 많은 생명을 모독해 왔겠지. 그리폰, 마수들……. 그리고, 크샤트까지."

"바, 바보같은...! 도망치기만, 도망치기만 하면 됐는데...! 그러면, 생명의 비술은 내 손에 들어왔을 텐데...!"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라플라스를 바라보며, 클레온은 한숨을 내쉴 기분도 들지 않았다.

그저, 단순히 죽이는 것만으로는 이 녀석에게는 너무나도 편한 결말이 될 것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기에 클레온은 다시 한 번 칼리번을 휘둘렀다.

라플라스에게가 아니라, 허공을 향해서.

그러자, 그곳에 펼쳐진 것은 '이차원의 틈'이었다.

"히익...!"

라플라스는 그 틈을 보자마자, 그 너머의 공간이 어떤 곳인지를 이해한 듯이 숨을 집어삼켰다.

그리고 클레온은 터벅터벅 걸어가, 그의 멱살을 잡은 다음 몸을 끌어올린다.

"기, 기다려. 나를, 저 너머로 보내버리려는 거냐? 그건, 추방 교단이 하는 짓과 똑같잖나! 네 적인 추방 교단 말이다!"

라플라스의 말에 클레온의 눈썹이 움찔, 하고 떨렸다.

"그럴지도 모르지. ...네게는, 탈출의 기회 같은 것은 주어지지 않지만 말이다."

"뭐, 뭐라고?"

"내가 이차원의 틈의 통로를 열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어. 절계 구역으로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고, 어디까지나 얕은 부분이다. 그리고 그 얕은 부분에는, 호시탐탐 먹이를 노리고 돌아다니는 존재들이 있지."

예를 들어­ 신사의 모습으로 위장한 거대한 뱀.

그렇게 클레온이 말한 순간, 틈의 너머에서 붉게 빛나는 눈이 보인 것만 같았다.

그리고­ 클레온의 마법이 라플라스의 몸을 관통한다.

마력을 마비시키는 마나 쇼크.

하지만 적어도 하루 정도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기에는 충분한 위력으로 강화된 마법이 작렬하면, 라플라스는 몸이 마비되어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을 감지도 못하게 된다.

그에게 허락된 것은, 그저 모든 감각을 최대한으로 또렷하게 느끼는 채로.

클레온의 손에 의해서, 이차원의 틈으로 던져지는 것이었다.

라플라스는, 비명을 내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붙어있는 입에는 더이상 그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열어젖혀 져 있던 틈이 닫힘과 동시에.

무언가 거대한 입이 그것을 삼키는 것을 보았다.

"어디까지 간 거야! 그 할아버지... 아! 파파!"

그리고 너머에서 이니스가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면서 뛰어오는 것이었다.

"파파. 혹시 이상한 할아버지 못 봤어? 마스터가 놓치지 말라고 했는데..."

"모두 무사한 모양이라 다행이야. 그 녀석이라면 걱정하지 마. 내가 처리했으니까."

"그렇구나! 역시 파파야!"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품에 달려드는 이니스를 클레온은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대답하는 것이었다.

"...자. 지상으로 돌아가자. 오는 도중에 조수들을 만났거든. 다들 무사히 돌아갔어. 아티스도 안쪽에 있는 것 같던데..."

안쪽으로 나아가는 두 사람이 그 자리를 벗어나면, 그곳에는 잘려나간 남성의 손만이 남아있다가­

이내. 서서히 녹아내려 사라지는 것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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