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2화 〉 가출과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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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폰이 태어난 다음 날.
아침식사가 끝나고 나면, 클레온과 마검, 성검을 제외한 동료는 거실에 모여서 그리폰에게 무엇을 먹이고, 또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사자도 독수리도 육식성이니까, 역시 고기를 먹이는 게 좋겠지. 이야기로는, 그리폰은 말고기를 좋아한대."
책을 뒤적이면서, 역시 그리폰 정도 되면 평범한 고기를 먹지 않는구나... 라는 듯이 이야기한다.
"말고기... 가격은 어느 정도 할까요?"
사샤 역시 말고기를 먹이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것인지 조금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고.
"제가 알기로도, 말고기는 일반적인 고기보다는 조금 높을 거에요."
아멜리아는 왕국에서의 사정이라지만, 오렐리아에게서 들었던 것을 떠올리면서 대답한다.
쿠온을 제외한 세 사람이 그리폰의 먹이의 가격에 대해 상담하고 있으면, 그녀가 가계부를 보며 머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클레온가의 가계사정이라고 해야 할까, 파티 내의 자금 환경에 대한 부분은 쿠온이 언제나 머리를 굴리면서 담당하고 있었다.
라일라를 제외하면 파티 내에 그렇게까지 큰돈을 쓰는 사람들도 없었기에 꽤 저축이 모여있는 상태였지만.
요 몇 달 동안, 제대로 된 의뢰를 수행하지 못했던 것, 아카데미에서의 일시적인 학비, 그리고 라일라의 연구비.
이런 저런 비용은 늘어나는 데에 비해, 수입은 떨어진 채.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의뢰를 받아서 모험했던 것이 언제지...'
역시, 자신도 무언가 수입원을 찾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오늘은 우선 다른 일을 우선시하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완전히 삐져서 자기 방에 틀어박혀 버린 갈라테아를 꺼내는 것이었다.
어젯 밤에도 잠들기 전에 방을 찾아가보고, 마음속으로 불러보기도 했지만
도저히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다.
클레온은 칼리번의 방에 틀어박혀 있는 갈라테아를 찾아, 방문을 두드린다.
"갈라테아."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 안쪽에서는 어떤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다.
안에는 칼리번도 함께 있기 때문에, 클레온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칼리번이 움직일 것도 같지만, 어째서인지 칼리번의 인기척도 나지 않으면
클레온은 잠시 눈을 감더니 문 위에 손을 대서 마력을 흘려보내 그 안을 훑어본다.
그리고 이내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잠겨져 있지 않은 문을 열어젖히면
열려있는 창문으로 커튼이 펄럭이면서, 방 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다.
"이런..."
그리고, 침대 위에는 누가 그렸는지 바로 알 수 있는 '클레온 바보!'와, 메롱을 하고 있는 것을 형상화한 그림이 그려진 종이가 놓여있는 것이었다.
001
"괜찮을까요~? 클레온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오더라도~."
정반대의 인상을 가진 두 사람이, 아스테리스의 거리를 걷는다.
한쪽은, 흰색의 긴 기장을 가진 원피스로 전신을 감싼, 금발의 여성.
속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것인지, 걸을 때마다 가슴 부분이 흔들거리면서, 주변의 남성들이 시선을 모으게 된다.
다만 그녀의 등 뒤에 자라나 있는 빛의 날개 덕분에 그녀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는 것인지, 그들 중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서 흥하고 콧김을 내뿜으며 볼을 부풀리고 있는 소녀.
녹색의 머리에, 갈색의 피부. 그리고, 커다란 보라색 보석 같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이다.
그녀는 검은색의 몸에 딱 달라붙는 바지에, 상의도 가슴 부분을 가리는 천.
그리고 그 위에, 검은색의 가죽점퍼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한층 어른스러운 복장이지만, 키가 140cm도 되지 않으니, 그저 어린애가 어른 같은 복장을 무리해서 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머리카락은 라일라를 따라 한듯한 트윈테일, 더더욱 어려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흥이다. 클레온이 나빠. 한 번만 더 불러주면 용서해 주려고 했는데, 어젯 밤에도 포기하고 오늘 아침에도 세 번 밖에 안 보러 왔잖아."
'그 정도면 충분히 왔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칼리번도 일단은 갈라테아가 삐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는 책임감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인가.
오늘 하루, 갈라테아의 일탈에 어울려 주겠다는 듯이 함께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저택을 나선 것이다.
클레온으로부터 마력통신을 위한 마력이 계속해서 날아들어 오지만, 일단은 차단.
갈라테아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되면 안심해서 찾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어디로 갈 건가요?"
"일단은 그 대장간이야. 클레온이 그 고릴라의 검을 맡겨놓은 곳 말이야. 거기에 가서, 클레온에게는 '나 외의 검'은 필요 없다는 것을 전할 거니까."
갈라테아가 그렇게 말하면, 칼리번은 고개를 갸웃한다.
"어라~ 그럼 저는요?"
"... ... 그럼. 나랑 너 외의 검이란 걸로 해."
칼리번이 놀리듯이 이야기한 것에, 뾰로통하게 답하는 갈라테아.
그런 갈라테아의 틱틱대는 것을 본 칼리번은 곧바로 갈라테아를 뒤쪽에서 번쩍 들어올리는 것이다.
"으응! 역시 갈라테아는 어려져서 성격이 어려진 지금이 귀여워요~"
"이, 이거 놔! 귀엽다고 하지 말고! 내가 선배고 내가 니 어머니야!"
그런 발언에 옆에서 수군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으르렁대는 갈라테아가 째려보자 하나같이 시선을 피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대장간이었죠? 일하는 것을 방해하면 안 돼요 갈라테아~"
"내가 애냐고! 그런 건 알고 있어! ... ... 아니지! 지금부터 방해하러 가는 거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칼리번의 손안에서 날뛰는 갈라테아.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투닥대면서도 거리를 나아가는 모습을 사람들의 그림자에 숨어 조용히 지켜보는 이가 있던 것이었다.
002
"여기가 그 대장장이의 공방이네!"
겨우 칼리번에게서 내려져서 자기 발로 걸어 대장간에 도착한 갈라테아.
양쪽 허리 위에 손을 올리며 간판을 살펴보더니, 검지를 까딱이며 칼리번에게 '들어가자'라는 신호를 보낸 뒤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실례할게!"
"실례하겠습니다~"
높고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조금 낮고 온화한 목소리가 연속으로 들려오면, 대장간 안에서 일하고 있던 이들이 한꺼번에 멈춰서 그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젊은 직원들은 웅성대면서 칼리번에게서 시선을 떼어내지 못하고, 그것이 못마땅한지, 갈라테아는 발끝으로 탁탁하고 대장간 바닥을 두드리면서 팔짱을 낀다.
"여기서 가장 늙은 대장장이... 이름이 뭐였더라..."
"다타."
칼리번이 작게 속삭이자, 갈라테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한다.
"아 맞아. 다타. 다타라는 대장장이를 찾아왔는데!"
갈라테아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든 것인가, 제자로 보이는 직원 중 한 명이 두 사람에게 다가오면서 둘을 번갈아 보더니 이야기한다.
"죄송합니다. 스승님께서는 안쪽에서 작업을 하고 계셔서... 실례지만, 두 분은?"
"하아? 너는 뭔데 나한테 갑자기 말을"
갈라테아가 그런 식으로 화를 내면서 이야기하려고 하자, 칼리번은 황급히 그녀를 붙잡아서 입을 틀어막으면서 이야기한다.
"어제 이곳에 검을 맡기고 간 '클레온'이라는 사람의 동료인데요~ 작업이 어느 정도 됐는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아아! 헤르티 님과 함께 오셨던 그 모험가분의! 어쩐지, 평범하신 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만... 그렇다면 스승님께도 이야기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그는 조금 머뭇거리면서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야기하는 것이다.
"스승님께서는 작업을 도중에 방해받는 것을 싫어하셔서. 어쩌면, 나와주지 않으실 수도 있으십니다. 작업의 진척을 확인해 드릴 테니, 잠시 이곳에서 기다려주세요."
그런 그의 대답을 듣고 '지가 뭔데~!'하고 발버둥치는 갈라테아를 칼리번이 힘으로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어요~"
그러면 제자가 조심스럽게 대장간의 안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잠깐이지만, 그 안에서 들려오는 '깡!' '깡!' 하는 소리에 움찔하고 몸이 반응한다.
역시, 검인 만큼, 검이 만들어지는 소리에는 민감한 것일까.
그러나 잠시 후...
"아직 안됐으니까 나중에 오라고 해라. 날 방해하지 말고!"
안쪽에서 들려오는 노성에, 직원들은 '아아'하고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마치, 그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그리고 제자는 죄송하다는 얼굴을 미리 준비한 채로 공방 안에서 걸어 나와 두 사람에게 돌아와, 깊게 머리를 숙인다.
"죄송합니다. 아직 완성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신다는 것 같으셔서..."
"그렇군요... 그건 어쩔 수가 없네요~"
하고, 칼리번이 슬쩍, 갈라테아를 잡고 있는 손에서 힘을 풀자, 갈라테아는 '푸하!'하고 그녀의 손에서 벗어나더니 손가락으로 제자를 가리키며 달려들었다.
"아니, 얼마나 남았는지도 안알려줬잖아!"
"그, 그건..."
"내가 직접 가서 봐야겠어. 그리고, 그 검을 만드는 건 당장 그만두라고 하는거야."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곧장 단걸음에 다타가 있는 공방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당연하게도 제자는 그런 그녀를 막으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붙잡았어야 할 그녀의 팔이 신기루처럼 흩어진다.
"어, 어엇!? 잠깐만요 손님!"
그리고, 갈라테아가 공방문을 활짝 열고 안쪽으로 발걸음을 내디디면
뜨거운 용광로와, 달궈진 모루가 만들어낸 사우나와 같은 공간. 그리고 울리는 망치 소리에 귀가 먹먹해진다.
"저기!"
모루의 앞에서 금속을 내리치고 있는 노인을 향해, 갈라테아가 목소리를 높이면, 다타는 갈라테아를 매섭게 돌아본다.
"──"
하지만 갈라테아와 눈을 마주치더니 잠시 눈쌀을 찌푸리고 망치질을 멈춘다.
"뭐냐 너는. 마검인가?"
"흐응, 보자마자 아는 거구나. 실력은 있는 대장장이 같네."
대장장인 그는, 갈라테아를 보자마자 그녀가 인간이 아닌 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마검'의 부류라고.
"그 녀석의 마검인가."
"그래 맞아. 나는 그 검을 주문한 클레온의 파트너야."
다타의 말에 갈라테아가 고갤 끄덕이면, 스승의 노성이 들리지 않는 것에 궁금해하는 듯한 그의 제자가 가까이 온다.
"죄, 죄송합니다 스승님. 손님께서 멋대로..."
"아니 됐다. 뒤에 있는 그녀도 이쪽으로 오라고 해라. 이 둘이라면 괜찮다."
제자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되어 스승을 보지만, 스승의 눈빛이 다시 날카로워지면,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서둘러서 칼리번을 데리고 오는 것이다.
"실례합니다~"
웃으면서 공방의 안으로 들어오는 칼리번을 보며, 다타는 역시 그녀도 '검'이라는 것을 눈치챈다.
"그쪽은 성검이로군. 뭐지? 그 녀석은 용사인 건가?"
"비슷하죠~"
"비슷하지 않아! 클레온은 마검사라고!"
적당한 이야기를 하는 칼리번에게 갈라테아가 태클을 걸고, 칼리번은 싱긋하고 웃고 있을 뿐이다.
"...둘 다 훌륭한 검이로군."
"감사합니다~"
다타의 진심 어린 칭찬에 칼리번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면, 갈라테아는 흥, 하고 다시 한 번 코웃음을 치는 것이다.
"뭐, 뭐어. 보는 눈은 있는 것 같네. 하지만 말이야, 그래서 더더욱 용서할 수가 없다구."
갈라테아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며, 다타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의자에 앉은 채 이마에 맺은 땀을 닦아내었다.
"그래서? 마검과 성검이 무슨 일이지? 그 애송이가 함께이지 않은 것을 보니, 그 녀석에게 부탁받아 온 것 같지는 않군."
"맞아. 우리가 온 이유는 간단해. 네가 만들고 있는 클레온의 새로운 검. 그 검을 만드는 것을 그만두는 거야."
갈라테아의 막무가내의 말에, 다타는 두 눈을 깜빡인다.
그것이 놀란 것인지, 아니면 어이가 없어서 그러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느 쪽이든, 제자들은 스승이 큰소리를 칠 것에 대비하여 귀를 막으려 한 다음 순간.
"검은 이미 완성했다."
다타는 덤덤하게 이야기하며, 작업대의 위에 천이 덮인 채 놓여있는 검을 가르키는 것이었다.
그러면 갈라테아는 당황하여 표정이 풀리고, 그 이야기엔 칼리번도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다.
"뭐? 하, 하지만. 아까는 안 됐다고..."
"아아. 검집이 아직이니까 말이다. 다 된 것은 아니지. 뭐, 직접 볼테냐?"
다타는 그러면 늙은 몸을 일으키더니 터벅, 터벅 걸어가서 작업대에 걸쳐 두었던 천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그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투박한 롱소드였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정해진 틀에 의해서 만들어진, 규격화되어있는 검.
그 검신에, 붉은색의 선이 '핏줄'처럼 흐르고 있는 것을 제외한다면, 크기도 모양도 주변에 널려있는 다른 검들과 비교하면 조금 수수하게 느껴질 정도의 검이었다.
"... ..."
하지만 갈라테아도, 칼리번도 그것을 보고 입을 다물고 조용해졌다.
"스, 스승님. 이것이 그... '검성 탈체크의 검'을 녹여서 만든, 아다만타이트 소드 인 겁니까?"
반대로 제자는 놀란듯이 눈을 크게 뜨며 떨리는 목소리로 스승에게 질문한다.
"그래. 최대한으로 아다만타이트의 순도를 높여보았지만, 이 '붉은 혈관'같은 특징은 없어지지가 않더군."
타다는 그렇게 말하며, 그 낡고 지문이 다 달았을 것 같은 손으로 검신을 만진다.
수많은 것들의 피를, 잔해를, 그리고 원념을 머금었던 탈체크의 검.
그것을 녹여서 넣었으니, 그 모든 것들이 이 검에도 '계승'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검신 부분을 제외하면 너무 평범한 것이 아닌지...?"
제자 본인, 미염공이 쓰는 날에 음각으로 '용'이 새겨져 있는 언월도와 같은 것을 기대하고 있던 것이었지만.
정작 나온 것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롱소드이니, 조금 실망한 것처럼 보였다.
"이런 멍청한 놈. 이걸 주문한 녀석은 어쨌든 '벨 수 있는 검'이면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하지만, 다타는 그런 제자를 노려보면서 이야기한다.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단단하고, 잘 휘두를 수 있고, 익숙하면서, 그리고 무엇이든지 베어낼 수 있는 검이다. 마력이 없더라도, 날이 무뎌지지 않으면 사용자의 실력에 따라 무엇이든지 베어낼 수 있어."
검성 탈체크가 그리했으니까 말이다.
라고 다타는 이야기하면서 두 사람을 돌아본다.
"이 녀석은, 너희들을 지키기 위한 그 녀석의 검이다."
칼리번과 갈라테아는 검이다.
성검과 마검이라는 상극되는 존재이지만, 두 사람 모두 클레온의 힘이 되기 위해, 그와 함께 싸운다.
마검사이자 성검사용자인 클레온에게 있어서, 두 사람은 파트너이자 동료, 그리고 소중한 무기이지만.
동시에, 지켜내야 할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실제로, 칼리번도 갈라테아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마력에 관한 문제가 발생하면 지금의 갈라테아처럼 무력화될 경우도 있다.
그것은 그녀들이 강력하면서도 독립된 특별한 검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
만약, 두 사람이 모두 그렇게 되었을 때, 클레온은 두 사람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검을 들고 싸우는 것이다.
그것이 클레온에게 허락된 싸움이자, 그의 방식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클레온의 검은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한 검.
마법도 마력도, 선도 악도, 흑도 백도 관계없이.
모든 것을 평등하게 갈라낼 수 있는, '사람'의 검이다.
"너희들 같은 검이라면, 이 검에 새겨진 녀석의 마음이라는 것이 더욱 잘 보이겠지."
다타는 그렇게 이야기하더니, 이내 그것을 천으로 덮는 것이었다.
"칼집은 내일이면 완성된다. 내일 찾으러 오라고 녀석에게 전해다오."
"─흥..."
갈라테아는 팔짱을 낀 채로 몸을 휙 하고 돌려 공방에서 나간다.
그런 그녀를 칼리번은 눈으로 좇다가 허리를 굽히면서 다타에게 인사를 한다.
"감사합니다. 동방국의 대장장이분. 분명, 그 검은 클레온에게 큰 힘이 되겠네요~ 클레온에게도 확실하게 전해둘게요~"
"그러냐..."
그러고는 한발 먼저 대장간을 나선 갈라테아를 따라서 바깥으로 나가면.
갈라테아는 대장간의 벽에 등을 기댄 채, 쭈그리고 앉아서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듯이 하고 있었다.
"후후~ 클레온이 저희를 지키고 싶어서 만든 검이래요~"
"알아."
"그건 즉, 클레온이 저희를 정말로 생각해 주고 있다는 거네요~?"
"안다니까."
칼리번은 그렇게 말하면서 갈라테아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클레온이 갈라테아를 신경 쓰지 않을 리 없잖아요."
"알. 아."
칼리번에게는 틱틱대며 짜증을 내지만, 입을 가리고 있는 갈라테아의 손.
그러면 칼리번은 살며시 그녀의 손을 치워보고
그곳에는, 헤실 거리며 웃고 있는 갈라테아의 입이 보인 것이다.
이내, 얼굴을 붉히면서 변명하듯이 소리친다.
"어, 어쩔 수가 없잖아! 그 검을 본 순간 클레온의 마음 같은 게 전부 전달되어 와서... 기, 뻤는걸..."
"저도에요~ 게다가, 그 검. 분명히 아다만타이트와 철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했는데... 이미 '깃들어 있었죠'~."
"...응. 그렇게 되어버린 이상. 만들지 말라고 할 수는 없고... 어쩔 수 없네, 이번만큼은, 내가 꺾여주는 걸로."
갈라테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크게 내쉰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클레온에게 연락을 하고 돌아가도록 할까요~?"
"그렇게 하는 게 좋으려나"
짧았던 일탈을 끝내기 위해, 갈라테아와 칼리번은 대장간에서 벗어나, 큰 도로로 나아가려 할 때
쿵! 하고, 갈라테아와 누군가와 부딪혀서 넘어질 뻔 하는 것이다.
"으엑!"
입에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주저앉기 직전, 칼리번이 그녀를 붙잡아 땅에 넘어지지 않게 하면
"으, 아아앙!"
오히려, 반대쪽에서 울음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아 갈라테아가 울려버렸어요."
"아, 아니. 이건 내 잘못이야?"
잘 보니,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것 같은 경단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것이었다.
억울하단 표정이 되어, 땅바닥에 주저앉은 6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를 바라보는 갈라테아.
검은 머리에 호박색 눈을 가진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울고 있는 것이었다.
"...어라, 이 아이, 어디선가..."
"어쨌든. 이대로 울고 있게 두면 안 될 것 같아요. 저기~ 죄송해요~ 갈라테아도 사과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언제! 라고 말하려다가 이내 한번 참고, 갈라테아는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이야기한다.
"그, 그래. 미안하다구. 앞을 제대로 안 보고 있어서. 경단이라면 다시 사줄 테니까 말이야."
"정말...?"
"그래~ 그러니까 가자~"
갈라테아는 그런 소녀를 억지로 일으키고, 굳은 웃음을 지으면서 칼리번과 함께 길거리를 나아가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기에는 조금 시간이 이른 듯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