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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되었던 마검사가 사실 파티의 기둥(물리)이었기 때문에 용사의 히로인들이 뒤늦게 매달려옵니다-493화 (493/506)

〈 493화 〉 소녀와 납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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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던 여자아이를 달래면서 걸어나가다 보면,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골목길에 있는 작고 낡은 가게이다.

안쪽에서 풍겨오는 살짝 달콤한 냄새에, 갈라테아는 자신도 모르게 목구멍이 울리는 것을 느꼈다.

"여기야!"

그리고, 둘과 손을 잡고 온 여자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가리키면, 갈라테아는 칼리번을 돌아본다.

"결국 경단 떨어트린 걸 사주겠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칼리번, 동방국 돈 있어?"

"성검이 돈을 가지고 다닐 리 없잖아요~ 갈라테아는요?"

"아니, 나도..."

그러면 두 사람은 잠시 입을 다물고 여자아이를 돌아본다.

두 눈을 깜빡거리며 빨리 들어가자는 듯이 기다리고 있는 그녀에게 여기까지 와서 '돈이 없어서 사주질 못한다'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자, 잠깐만 기다려 봐."

갈라테아는 그녀에게 이렇게 이야기한 뒤, 칼리번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속삭인다.

"어떻게 하지... 사정을 말하고 외상으로 해달라고 할까? 그 상회의 여주인 이름을 팔면 되지 않을까?"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이름을 팔려고 하는 갈라테아를 바라보며 칼리번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두 사람이 사이가 좋더라도 그건 좀... 너무 멋대로인 일 아닐까요~?"

"그러면 어떻게 해. 이대로 돌려보내면 또 울 텐데...!"

"차라리 여기서는 클레온을 부르는 게...?"

그렇게 말하면서 서로 쑥덕대던 찰나.

"어이, 여기가 맞냐?"

"마, 맞습니다 형님."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굵은 남성들의 목소리에, 칼리번과 갈라테아는 슬쩍 몸을 일으키더니 그쪽을 바라본다.

그러면, 그곳에는 거구의 험악한 남성과, 그 뒤로 몇 명의 껄렁한 인상의 남자들이 굽실대면서 자신들이 들어가려고 했던 가게의 앞에 나타난 것이 보였다.

그들은 카페에서 조금 떨어져 있던 곳에 있는 갈라테아와 칼리번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카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굵은 근육질의 팔을 드러낸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가게를 위에서 아래로 쭈욱 훑어보고는 코웃음을 쳤다.

"흥. 이런 망해가는 카페가 암룡 상회와 연관이 있을 리 없잖냐."

"그, 그렇죠 형님!?"

형님이라고 불리는 그 남성은, 길거리에 '퉤'하고 침을 뱉더니 가게로 걸어간다.

"...뭐야 저 녀석?"

"글쎄요~"

갈라테아도 칼리번도 갑자기 나타난 그들을 바라보면서 눈을 찌푸리지만, 이내 그 남자가 가게 앞에서 갈라테아와 칼리번을 기다리고 있던 소녀의 바로 앞까지 도달하면.

"뭐야 이 꼬맹인?"

"그, 글쎼요...? 이 다방 주인의 아이라던가?"

자신에게 다가온 어른에게, 소녀가 눈을 깜빡이며 그를 올려다보면,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여자아이의 몸통 정도는 되어 보이는 굵기의 팔을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그녀를 내리치려 하면.

부웅! 하고 팔이 휘둘러지면서, '저리 비켜!'라고 큰 소리가 울려 퍼지지만­

콰직!

다음 순간, 그의 팔이 무언가에 잡혔다고 생각하면, 그의 부하들도 거한도 놀란 얼굴을 감출 수가 없었다.

키는 확실히 크다지만, 아무리 봐도 가녀린 여성처럼 보이는 칼리번이, 그대로 그 거한의 팔을 붙잡고 있었으니까.

"뭐, 뭐야 너는?"

"어이가 없어서 몸이 먼저 움직여 버렸네요~ 가만히 있는 아이를 때리려고 했죠?"

평소와 같이 입에도 눈에도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어딘가 차가운 분위기의 그녀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등에서 자라나 있는 빛의 날개가 펄럭이면서, 역으로 남자의 팔을 밀어낸다.

그와 동시에, 신성 마력이 가지고 있는 힘일까, 칼리번의 몸에서 흩뿌려진 빛 무리가 뒤에 있던 소녀에게 닿으면, 소녀는 마음이 진정됨과 동시에 잠이 오는 것인지, 그대로 다방의 문에 기대듯이 눈을 감는 것이었다.

마치, 잠이 든 듯이.

"큭, 무슨 힘이..."

"혀, 형님? 여자라고 봐주실 필요 없습니다!"

아무래도, 남자가 칼리번을 봐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이 부하들이 외치지만, 남자는 그런 부하들의 기대에도 자존심이 팍 상했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외쳤다.

"알고 있다고 이 자식들아!"

그리고, 남아있는 다른 손으로 이번엔 칼리번을 후려칠 생각이었던 듯하지만.

다음 순간­

"마나 쇼크!"

검은 번개가 스파크를 발생시키며 일직선으로 날아가, 그대로 남자의 등에 꽂혔다.

그러자, 남자의 몸 전신에 검은 마력이 퍼져 나가면서 그대로 남자는 '끄악!'하고 비명을 내지르며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꼈다가­

"...어라? 그렇게까지 아프진 않잖아."

의외로 자신의 몸이 멀쩡하다는 것을 느끼고 손을 내려다본 뒤, 자신을 노린 뒷 쪽­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킨 채 당황하고 있는 갈라테아를 바라본다.

"어, 어라. 마력이 정상이 아니라서 마법도 그런 건가...?"

작아진 몸에서 사용하는 마법 역시, 위력이 약해진 듯했다.

남자는 이마에 핏줄이 돋아나더니, 그대로 갈라테아에게 이야기한다.

"너냐 이방인 꼬맹이? 보아하니 이 여자랑 한 패인가 본데... 어이! 너희가 그 꼬맹이를 손봐줘라!"

"네, 네! 형님!"

"큭큭... 나는 이쪽의 여자를..."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는 자신의 배에 깊숙이 무언가가 꽂히는 것을 느끼며, 격통에 순간 몸이 떠올랐다.

"──!?"

바로 자신을 붙잡고 있던 여자가, 무릎을 들어 올려 남자의 배를 쳐올렸다.

"저를 어떻게 하실만한 실력이 안되시는 것 같은데요~"

여유로운 목소리로 남자를 피지컬로 제압한 칼리번은, 그대로 붙잡고 있던 남자의 팔을 꺾어서, 어깨를 탈골 시켜 버리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약하네요~"

그리고 그대로 쓰러진 남자가 고통으로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으면, 그 등을 발로 밀어버린다.

"갈라테아 괜찮나요?"

"응. 괜찮아."

그리고 여유롭게 갈라테아 쪽을 돌아보면, 그곳에는 갈라테아가 똘마니들 전원을 마비시켜 놓은 상태로 손을 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까 그건 적을 방심시키려고 한 연기였나요~?"

바로 직전에 마법을 써서 통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면, 갈라테아는 어깨를 으쓱한다.

"약한 마법이어도, 몸에 직접 대고 제로 거리에서 쏘아 넣으면 아프단 거지."

손 끝에 남아있는 마력의 잔향이 검은색의 스파크를 튀기면 손을 흔들어 그것을 털어낸다.

"애는 재운거야? 잘했네. 이런 폭력적인 장면, 어린 인간이 보면 인격 형성에 도움이 안될 테니까."

"이러니저러니 해도 걱정하는군요?"

"그야, 아무나 미워하는 건 아니라고."

마비된 남자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갈라테아와 칼리번이 고민하면서 잠시 이야기하고 있으면.

터벅, 터벅 걷는 소리와 함께 조금 전 칼리번이 쓰러트렸던 거한보다도 덩치가 머리 하나는 더 큰, 수염의 남성이 양손에 가방을 든 채로 두 사람이 서 있는 곳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뭐지? 재료가 다 떨어져서 잠깐 가게를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 있던 거야?"

001

딸그락, 하는 소리가 울리면서 책상의 위에 찻잔이 올려진다.

따뜻하면서 살짝 씁쓸한 맛이 입안에 진정되는 향을 가득 채우면, '후우'하고 따뜻한 입김을 내뱉으며 칼리번은 미소를 지었다.

"죄송하네요~ 저희까지 대접받고~"

"아니. 괜찮다. 가게에 나쁜 짓을 하려 한 녀석을 혼내줬고... 무엇보다."

가게의 주인, 리오넬은 웃으면서 경단을 입에 물고 있는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를 쓰다듬었다.

"이 아이도 위험할 뻔했으니까 말이다."

"뭐, 그 정도의 허접들이라면 우리들 상대는 안 되지."

갈라테아 역시, 소녀가 입에 물고 있는 것과 같은 경단을 입에 집어넣으면서, 그 달콤하면서도 쫀득한 맛을 한껏 즐긴다.

가게를 잠시 비웠던 리오넬이 없던 틈을 노렸던 불한당들.

하지만 운 좋게도 칼리번과 갈라테아가 그들을 제압했고 덕분에 가게도 무사할 수 있었다.

사정을 파악한 리오넬은 관군에게 연락해서 쓰러졌던 불한당들을 붙잡아 가게 했고.

협객전 대신, 차와 과자를 대접하기로 한 것이었다.

"너도, 너무 바깥을 돌아다니면 안 된다. 경단을 들려준 것도, 일레누에게 돌아가라고 한 건데..."

"일레누, 아직 자고 있어요."

소녀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자신의 경단을 바라본다.

"뭐. 밤 동안 일하는 거니까, 낮에 자두는 게 맞긴 하지. 너는 어린애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알겠지?"

"네­."

마치 할아버지와 손녀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을 잠시 바라보다가, 칼리번은 고개를 갸웃한다.

"일레누... 일레누라면, 어제 클레온이 이야기했던 사람 아닌가요?"

"맞아..."

갈라테아 역시 그 이름에 인상이 팍 구겨지면서, 소녀를 바라본다.

"그렇다면 이 아이가..."

"뭐냐, 너희들 그 녀석이랑 아는 사이­ 아아, 그렇군. 녀석의 동료인 건가."

리오넬은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이렇게 만나게 되어 버리네."

갈라테아는 '운명'이라는 것에 질렸다는 듯이 발을 쭈욱 내뻗으면서 입을 내민다.

"보아하니 만난 것은 우연인 것 같고... 어제 녀석이 이 아이... 엠마를 맡아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 그건 이미 들은 건가?"

"네 맞아요~! 이 아이가 엠마였던 거군요! 정말로 운명 같네요~!"

칼리번은 오히려 그런 운명이 재밌다는 듯이 손을 마주하면서 웃어 보인다.

"뭐. 이야기됐다면 나중에라도 일레누에게 말해주면 되겠지. 그 아이도 티는 안내지만 엠마를 숙소에 두고 다니는 것을 걱정하는 것 같았고 말이다."

리오넬은 다행이라는 듯이 웃어 보이면서, 엠마에게 이야기한다.

"너도 잘됐구나."

"?"

하지만 엠마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할 뿐이다.

그리고 그때.

딸랑! 하는 벨소리가 들리면서 가게의 문이 열리고, 지친 기색의 은발의 여성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하아... 하아...!"

뛰어온 것일까, 거칠게 숨을 내몰아 쉬면서 벽에 손을 올린 채로 잠시 뜸을 들이다가­

"저, 점장님... 엠마, 여기... 있나요...!"

"오, 일레누. 그래 여기 있다."

리오넬은 자신을 찾아온 일레누를 슬쩍 돌아보더니 자리를 일으켜 카운터로 걸어가, 차가운 물을 따라 일레누에게 건네준다.

"자."

"가, 감사합니다..."

일레누는 그대로 리오넬이 건네준 물을 들이켜고는 엠마를 향해 걸어오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그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리듯이 쓰다듬었다.

"엠마~! 내가 멋대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지!"

"미, 미안 일레누..."

한껏 엠마의 머리를 괴롭혀 준 뒤, 일레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갈라테아와 칼리번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레누와 갈라테아의 시선이 마주치더니, 일레누는 무언가를 눈치챈 듯 흠칫 놀란 얼굴이 된다.

"너, 클레온의...?"

"뭐야. 바로 알아보네. 역시 클레온의 마력은 기억에 남나 봐."

갈라테아는 어깨를 으쓱하고, 그녀의 말에 얼굴을 살짝 붉힌다.

기억에 남는 이유라고 한다면, 그녀도 예상되는 것이 있으니까.

"그 녀석들이 엠마를 도와서 여기까지 데리고 온 거다. 감사 인사 정도는 해 둬."

"그, 그렇구나... 고마워."

일레누는 리오넬의 말에 순순히 머리를 숙이고, 갈라테아는 그런 일레누를 심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어제 클레온에게서 들었겠지만, 그 녀석은 그 꼬맹이의 육아방치를 해결해주겠다는 심산인 것 같아. 네가 거절했다지만 말이야."

"그, 그건. 어디까지나 그 녀석이 멋대로 혼자 정하려고 했던 것 같으니까..."

갈라테아의 말에 일레누는 이쪽에도 이쪽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숙인다.

"저희들도 괜찮다고 했으니까요! 엠마 같은 아이라면 얼마든지 맡아줄 수 있어요! 그렇죠 갈라테아?"

"나를 끌어들이지 마. 나는 여전히 반대니까. 흡혈귀의 저주를 달고 있는 아이라니, 그 저주에 이끌려서 또 흡혈귀가 나타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그땐... 내가 책임지고 사냥할 테니까."

여전히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일레누를 바라보는 갈라테아, 그러면 칼리번이 자자 하면서 두 사람을 중재하듯이 들어왔다.

"두 사람 모두 솔직하지 못한 게 흠이라니까요~"

"나는 솔직하거든!"

"나도... 딱히 누굴 속일 생각은 없어."

갈라테아와 일레누, 프라이드 높은 두 여자가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칼리번과 리오넬은 한숨을 내쉬면서 바라보는 것이다.

"큿... 어쨌든. 엠마를 맡아주는 건 고마운 일이야. 솔직히, 일하는 동안 내버려두고, 낮에는 내가 쉬느라 제대로 얼굴도 보지 못하니까..."

결국 일레누도 엠마를 생각하면 여기서는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갈라테아는 그런 일레누를 바라보며 고개를 휙 돌려버리지만, 칼리번은 그런 일레누의 손을 붙잡으며 이야기한다.

"이 기회에 일레누 씨도 저희 숙소에서 머무는 건 어떨까요? 듣자하니 엠마의 치료비를 벌어야 한다고 하던데..."

칼리번의 적극적인 모습에, 갈라테아는 어이가 없어 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일레누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칼리번.

"아, 아니. 그건 조금... 엠마를 맡아주는 것도 큰 도움이고... 벌어야 하는 건 엠마의 치료비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이 개인적으로 써야 하는 여행비용도 함께니까..."

거기까지 도움을 받는 것은 염치가 없는 것이라는 듯, 일레누가 식은땀을 흘리며 거절하면, 칼리번은 조금 쓴웃음을 짓는다.

"그것도 그렇네요. 하지만 무언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클레온과 동료였다면, 저희와도 동료니까요."

"아, 알겠으니까 이거 놔 줘... 뭐, 뭔가 저릿저릿하니까."

성검인 칼리번의 힘에 일레누의 흡혈귀로서의 피가 반응하고 있는 것일까.

칼리번의 손에 닿은 부분이 따갑게 느껴지는 것을 이야기 하면 칼리번은 손을 떼어낸다.

"하아... 일단 엠마. 그거 다 먹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짐을 좀 싸서 너희들이 묵고 있는 숙소로 찾아갈게."

"그거라면 같이 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사람 손이 많은 편이 짐을 옮기기도 편할 테고."

칼리번의 말에, 갈라테아가 '귀찮아...'같은 것을 중얼 거리면, 칼리번은­

"갈라테아도 괜찮데요!"

"어디가!? 혹시 말의 의미를 정반대로 알아듣고 있는 거 아니야!?"

같은 목소리를 내며 화를 낸다.

리오넬은 그것을 한숨을 내쉬면서 바라보다가, 문득, 가게에 달린 창문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 그쪽으로 날카로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어떤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002

"휴, 휴우... 진짜로 들킬 뻔 했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창문 밑으로 내려온 것은, 검은 고양이의 머리 형태의 봉제인형.

호문클루스 슈뢰딩거.

아침 일찍 두 사람이 숙소를 빠져나가는 것을 보았기에 그 뒤를 쫓아온 것이었는데, 언제 클레온에게 알려야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곳까지 쫓아와 버리고 만 것이다.

"뭐. 저 둘이 무사하다면 괜찮나.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서 형씨에게 둘은 무사하다고 전달해야지."

그렇게 말하며,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오르려 한 순간­

덥썩! 하고 그 몸이 무언가에 잡혀버리고 말았다.

"어라? 뭐지 이 녀석..."

그것을 붙잡은 것은, 머리에 붉은 뿔이 자라난 여성이다.

연녹색 머리를 경단 형태로 묶어, 위를 향해서 솟아오른 세 줄기가 특징적인 여성.

그것이 이전에 보았던 남성과 같은 '귀인'의 특징이라는 것을, 슈뢰딩거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귀, 귀인?'

"인형...?"

차라리 인형이라고 생각되면, 그대로 놓아줄 것 같아서 일부러 움직이지 않고 있는 슈뢰딩거를, 여성은 요리조리 살펴본다.

"누님! 뭐하고 계십니까!?"

"응? 아아. 청소하고 있었는데 뭔가 움직여서 잡았더니 인형이었어."

"인형이 움직일 리 없지 않습니까~ 여기가 끝나면 다음 구역도 많이 남아있으니까 얼른 하자고요~"

그녀는 자신을 누님이라고 부르는 두 남자의 목소리를 듣더니, 그대로 그 인형을 자신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흐흥­"

귀여우니까 챙겨가야지. 하고 주머니에 넣은 채 꽉 붙들고 있는 그 힘에, 슈뢰딩거는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로 있었다.

'자 잠깐. 나를 어디로 데려갈 생각인 거야!? 게다가 이 여자, 힘이 너무 세잖아...!'

더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듯이 인형인 척하는 것을 포기하고 주머니에서 발버둥쳐서 움직이려고 하면­

"뭐야 이거, 역시 움직이는데?"

그녀는 그것을 집어들더니­

그대로 수도를 내리쳐, 슈뢰딩거를 그대로 기절시켜 버린다.

"응, 이걸로 진정했네."

"아이샤 누님. 괜찮으십니까? 아무리 귀여운 걸 좋아한다지만, 그런 인형을 보고 중얼거리는 건..."

"뭔 헛소리야! 청소할 테니까 빗자루나 달라고!"

부하의 헛소리에 화를 버럭 내며, 빗자루를 붙잡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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