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8화 〉 변신과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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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귀대의 세 사람이 폭탄 같은 말을 남겨둔 채 클레온과 아멜리아를 두고 떠나고 나면.
두 사람은, 또다시 망령들이 나타나 자신들을 위협하기 전에, 공동묘지를 나서기로 하는 것이다.
"제국의 잔당... 흑거성 기근의 폴투크..."
무의식적으로 그 이름을 중얼거리는 아멜리아의 머릿속에는, 이미 그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둘씩 정리되어 전개된다.
클레온이 이야기했던 대로, 그는 제국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즉, 과학자이며, 동시에 기술자. 그리고 군인이었던 존재이다.
마검 황제 카인이 제국의 과학기술 연구소의 소장을 맡아 수많은 병기, 독극물, 약물을 개발하는 데에 자신의 지식을 사용했으며.
그 중 일부는, 악마들과의 계약으로 손에 넣은 지식이라고도 전해질 정도로, 그가 남긴 모든 발명품은 세상에 크나큰 악영향을 미쳤다.
블랙 메이커, 소울 인쥬어와 같이 대전이 끝난 지 30년이 지난 후에도 그 상처는 남아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세계의 적. 대륙의 평화를 위협하는 거악이다.
그런 거악이 용사 레시아에 의해서 쓰러졌던 어둠이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다시 되살아났는가.
"아멜리아."
어떻게 하더라도 어두운 생각과 걱정만이 반복되는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애쓰던 그녀의 귀에, 클레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샌가 두 사람은 왔던 길을 되돌아와, 공동묘지의 입구 부근에까지 와 있었다.
"아, 네... 클레온."
"미안. 아스테리스를 돌아보는 것은 또 나중으로 할 수 있을까."
"그렇네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이니... 일단은 숙소로 돌아가도록 해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아멜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면, 클레온은 거기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이대로 유곽으로 가서 폴투크에 대한 조사를 해보려고 해."
"...네?"
클레온의 말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던 아멜리아는, 지금 그가 이야기한 것의 의미를 이해하고는 놀란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왕도에서의 모험... 그리고 지금까지 있던 일에서 내가 배운 것은. 기다리고 있으면 결국, 적에게 선수를 빼앗기게 된다는 거야. 적극 움직일 필요가 있어."
"과, 과연... 확실히, 그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두 사람이 동시에 묘지의 입구 결계를 지나면 휘익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하늘에서 붉은 혜성 같은 것이 안개를 가르고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눈으로 그 정체를 인식할 수 있는 거리에서 '화염구'라는 것을 알아채는 것이었다.
"우옷...!"
그것이 갑작스럽게 자신의 근처를 향해 떨어지면, 클레온은 아멜리아를 지키듯이 팔을 뻗으며 마력으로 방어벽을 만든다.
하지만, 올라왔던 먼지를 열어젖히듯이 강렬한 바람이 불어 오르면서, 떨어졌던 불꽃의 정체가 드러난다.
"찾았다... 클레온!"
"라일라? 뭐 하는 거야 마을 안에서... 그렇게 마법을 쓰면─"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이 도시 안에 회귀자의 '다윈'이 찾아와 있다고...!"
클레온의 말을 끊듯이 이야기하는 그녀의 말에, 클레온 역시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클레온의 눈앞에, 라일라의 등에 매달려있던 슈뢰딩거가 어깨너머로 올라오면서 클레온에게 날아오더니 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이야기한다.
"그, 그래. 이 누님이 말한 대로야. 내가 똑바로 봤어... 어떤 귀인 여자로부터 피를 뽑아가는걸..."
"슈뢰딩거... 아침부터 안 보인다고 생각했더니, 어딜 돌아다닌 거야... 귀인 여자라고?"
신경쓰이는 단어인 것은 맞았지만, 클레온 역시 지금은 또 다른 위협에 대해 대처할 필요가 있었다.
무언가가 뒤엉키기 시작한 것을 느낀 클레온은 턱에 손을 올린 뒤 잠시 고민하다가 라일라를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일단, 서로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교환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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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때문인지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묘지의 앞은 비밀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적합한 장소였다.
클레온과 라일라는, 서로가 슈뢰딩거와 반귀대로부터 들었던 정보를 교환하고 동시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즉. 다윈은 정체를 감추고 평범하게 이 아스테리스를 출입하고 있었다는 거로군. 게다가, '귀인의 소녀'로부터 피를 빼갔다고 했지."
"100%. 좋지 않은 실험에 쓰고 있는 거겠지. 무언가 약을 만든다거나 말이야. 어제, 클레온을 습격했다던 귀인과도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라일라 쪽에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돌린다.
그녀의 시선이 향한 방향은, 아스테리스의 유곽이었다.
"유곽에 부활한 제국의 잔당... 폴투크. 말이지. 성가시네. 이전에 책에서 읽은적이 있어. 제국이 전쟁야욕을 드러내기 전에는 아카데미에서도 강의했다는 이야기야."
"대전이 시작하기 전인가. 어떤 녀석이었지?'
"말 그대로 천재 과학자. ...그 시대의 기술력을 몇 단계나 앞당길 수 있다고 평해진 남자야. 만약, 그가 선한 의도를 품고 연구를 했더라면 그 트리스 메기스토스와 비슷한 업적을 남겼을지도 몰라."
라일라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이야기하면서도, 그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악마의 과학자'라고 불리게 되었죠."
조용히 라일라의 말을 듣고 있던 아멜리아의 대답에, 라일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녀석은 마검 황제의 절대적인 힘에 매료되어, 오직 그를 이 대륙의 주인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를 했어. 손에 닿는 모든 것을 병기로 바꾸었고, 단순히 막아내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 후유증을 남기는 것들을 잔뜩 만들었지."
"하지만, 그 덕분에 흑거성 중에서도 가장 먼저 용사 레시아의 일행에게 쓰러졌어요. 그가 만약 대전 후기까지 있었더라면, 왕국은 패배했을지도 모른다고, 책에서 읽은 적이 있어요."
아멜리아의 말에 클레온은 주먹을 쥐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녀석을 이대로 둘 순 없어. 라일라. 나는 지금부터 유곽으로 가서 폴투크를 추적할 거야. 한시라도 빨리 잡지 않으면, 이 도시에 어떤 피해가 생길지 모르니까."
"그 의견에는 찬성하지만 클레온. 유곽에 들어간 적 있어? 그 안쪽은 왕도의 뒷골목과 비슷한 곳이야. 그냥 들어가기에는 무모해. 이미 폴투크의 수하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얼굴이 팔려있는 그 모습으로 들어가는 건 더 위험하고."
라일라의 냉정한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는 아멜리아.
클레온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잠시 눈을 감고, 가슴 위에 손을 올린다.
"폴리모프."
그러자 그의 몸 전체를 마력이 감싸듯이 일렁이더니 환영 마법과 동시에 신체를 변화시키는 마법이 이루어지면서
복장은 그대로이지만, 장발의 검은 머리가 아름답게 허리까지 내려오는, 날카로운 인상의 여성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걸로 잠입하자."
"우와. 오랜만에 봤어 그 모습... 아카데미에서 내가 기억을 잃었을 때 이래인가...?"
목소리까지 여성으로 변한 클레온의 변신에 라일라는 조금 쓴 기억이 떠오른다는 듯한 표정이지만, 아멜리아는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두 눈을 깜빡인다.
"크, 클레온이 여성으로?!"
"오오, 형씨... 변신 마법도 쓸 줄 아는 건가! 어디 어디...쿠엑."
놀라하는 아멜리아와 다르게 슈뢰딩거는 신기하다는 듯이 클레온의 머리 위를 돌아다니더니, 이내 가짜 가슴 부분 위로 올라타려는 것을 클레온에게 꽈악 붙잡힌다.
"아아. 그렇지 아멜리아는 처음 보는구나."
그러면서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아멜리아를 돌아보면서 미소를 지어 보이는 클레온.
"엘레시아나 아카데미에서는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이런 모습을 할 필요가 있었거든. 왕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오랫동안 쓰지 않았지만 말이야."
"와, 왕궁 마법사들도 이렇게 뛰어난 변신 마법은 쓰지 못할 거에요..."
아멜리아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클레온에게 다가가, 그의 길어진 머리카락을 살짝 만져본다.
그러면, 제대로 손을 타고 흐르는 머리카락의 부드러운 감촉에 조금 소름이 돋았다는 듯이 손을 떨어트리는 것이었다.
"이걸로 괜찮겠지?"
클레온이 한껏 여성처럼 윙크하면서 라일라에게 질문하면, 라일라는 켁 하고 싫은 소리를 내더니 클레온의 이마에 손가락을 가져간다.
"뭐가 이걸로 괜찮겠지. 야. 안되는 게 당연하잖아. 네가 간다면 우리도 갈 거고. 그걸 위해선 준비가 필요해. 적어도. 모습이 바뀌었어도 복장이 그대로인 지금은 안 돼."
라일라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고민하는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이내 손바닥을 주먹으로 퐁, 하고 치면서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유곽이라면. 그 녀석이 잘 알고 있지 않을까? 한번 물어보자."
"...그 녀석?"
클레온과 아멜리아가 동시에 고개를 갸웃하면, 라일라는 손가락을 까딱이며 일단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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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불려 왔다는 것이로군요."
몸을 감싸는, 부드럽고 고급진 푸른색의 비단으로 이루어진 옷.
다리 부분을 조금 대담하게 내놓기는 하였지만, 손에 들고 있는 부채나, 입고 있는 옷보다는 조금 옅은 푸른 머리를 감은 비녀.
그리고, 꾸밈없이 담백하면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외모.
"그래. 부탁할 수 있을까? 리오메스."
암룡 상회의 숙소로 돌아온 라일라는, 클레온을 옆에 앉힌 채로 미염공의 장녀 리오메스를 앞에 둔 채 그렇게 질문했다.
"확실히 유곽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물론, 그런 목적으로 방문하고 있으니까요."
"그렇게까지 당당하게 할 이야기인가...?"
클레온은 그녀의 당당한 태도에 의문을 품지만, 그녀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일이라는 것을.
그는 이미 아카데미에서 성학과의 강사로 일할 때 충분히 배워서 알고 있었기에, 이내 고개를 젓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딜 봐도 '유곽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코디네이트를 해드리면 된다는 것이군요?"
"그래 맞아. 잠입이 목적이니까."
라일라가 그렇게 대답하면, 리오메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성의 모습을 취한 클레온을 그 자리에 서게 하였다.
"키가 크시고, 스타일도 좋으시니까... 응. 이 정도라면, 제 옷을 빌려 드리고... 액세서리는 헤르티 님께 빌린다면..."
"잠깐잠깐. 헤르티까지 끼어드는건가... 이 일에?"
"어머, 그러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 클레온 강사님께서 새로운 성벽을 열어젖히려고 하신다면, 저는 물론 온 힘을 다해 도울 테니까요. 헤르티 님께도 제가 잘 설명해 드릴 테니."
클레온의 말에 후후후 웃으면서 대답하는 리오메스.
"잠깐, 지금 흘려들을 수 없는 문장을 들었는데. 어째서 내가 성벽을 개발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되어 있는 거냐. 난 어디까지나, 유곽에 있는 제국의 잔당을 찾으러 가려는 것 뿐이라고."
"흐흥~"
클레온의 변명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머리속에 클레온 아니 레오나를 어떻게 꾸며야 할지 그 설계도를 그려내는 리오메스.
클레온은 그 모습을 보고 크게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이니스와 엠마가 잠들어 있어서 다행이야. 이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일이었을 테니까."
"아하하..."
클레온의 그런 말을 들으면서, 옆에서 쓴웃음을 흘리는 사샤.
"좋아요. 그럼 저는 옷을 가지러 일단 한 번 왕궁에 갔다 올 테니까, 그 사이에 사샤양과 라일라양... 그리고 아멜리아 님도 준비해 두세요."
"...뭐. 그렇지. 우리들만 이 옷으로 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유, 유곽에 잠입인가요..."
라일라는 알겠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면서 자리에서 일어서고, 사샤 역시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아멜리아는 자신이 불렸다는 사실이 내심 기쁜 것인지 양주먹을 불끈 쥐고 의욕을 불태운다.
"아, 알았어요! 주, 준비라고 하면, 뭘 준비하면 되는 거죠?"
"응 잠입을 하러 가는 거지만 일단은 전투가 일어날 것을 전제로 준비하면 되겠지? 옷은 리오메스가 가져올 테니까, 그 외에... 도구라던가 말이야."
라일라의 대답을 들은 아멜리아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방으로 뛰어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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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분 후, 옷가지를 잔뜩 가지고 돌아온 리오메스의 곁에는 손에 화려한 장식이 이루어진 상자를 든 채인 헤르티가 함께였다.
그리고, 그 뒤에는 곤란한 듯한 표정의 칼리아가 헤르티를 수행하고 있었다.
"정말로 데리고 온 건가."
"그 목소리는 클레온이로군요? 정말로 여자 목소리가..."
폴리모프한 상태의 클레온의 목소리를 들은 헤르티가 조금 놀란 얼굴을 하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해왔다.
"안녕하세요 클레온. 무언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리오메스 님께 들어서 왔답니다. 제가 앞을 보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 분하네요. 설마, 클레온이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니."
"봐도 그렇게 재미있는 건 아니야."
"엄청 재미있는데요?"
자신의 말을 곧바로 부정하면서 이야기 하는 리오메스를 잠시 흘겨보는 클레온.
"죄송합니다 클레온 님. 저는 말렸지만, 헤르티 님께서 어떻게 해서든 도와드리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아아. 칼리아가 나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어. 그보다 미안해 우리 쪽이야 말로 갑자기 무리한 부탁을 해서."
"무리라니,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동방국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셔서, 저희가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겠죠."
칼리아는 자상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클레온을 향해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듯, 허리를 숙여 보이는 것이었다.
"...최선을 다해보지. 녀석을 잡을 때까지, 동방국의 사람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말이야."
"후후. 여성의 모습이 되셨지만, 여전히 믿음직하신 분이시네요."
"...놀리지 말아줘."
어딘가 사이가 좋아보이는 클레온과 칼리아의 대화.
개성 넘치는 동료들과 상사에게 치이는 고생하는 사람끼리의 공감대일까.
"...헤르티?"
하지만, 이내 헤르티가 자신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듯한 감각에 그녀를 돌아보지만, 여전히 눈이 감겨져 있는 그녀가 자신을 보고 있을 리는 없다. 라고 생각한 클레온.
헤르티는 그런 클레온의 말에 잠시 '음'하고 고민하는 듯한 소리를 내다가, 들고왔던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더니 조심스럽게 클레온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의문을 느끼면서 잠시 그대로 있으면, 헤르티가 천천히 손을 들어 클레온의 얼굴 위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코, 볼, 턱, 입술을 문지르고 나면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후후. 정말이네요. 여자 얼굴이 되어 있어."
"...만지는 것만으로도 아는 건가?"
"물론이에요. 클레온이 잠들어 있을 때 만졌던 얼굴은, 남자다웠지만... 지금은 훌륭한 여성분의 얼굴이네요."
속삭일 정도로 작게 이야기 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클레온이 얼굴을 붉히면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라일라가 굳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를 저지한다.
"자, 잠깐. 너무 가까운 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어머, 그렇네요. 이렇게 가까우면 옷을 입는 것을 방해할 테니. 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헤르티가 그렇게 말하면서 살며시 클레온에게서 떨어지면 리오메스는 가지고 옷 중 하나를 촤악 펼친다.
"자 그러면, 여기서부터는 제가 클레온 님을 완전히 유곽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절세의 미녀로 만들어 드릴 테니까요 원판이 좋으니 저도 할 맛이 나네요~"
"...살살 부탁해."
그렇게 말하면서, 클레온은 모든 것을 포기한 듯이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어째선지 기대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주변의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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