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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 223.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3/2,000)

〈 223화 〉 223.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223.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골드웨이 아카데미의 모든 교수가 회의실에 소집되었다.

학장을 비롯한 40명이 넘는 교수들은 모두 플로이를 주시하고 있다.

“……그 괴물이 정말 악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악마가 아니더라도 그 괴물은 위험합니다. 저는 그 괴물에게 제대로 된 반격도 하지 못했습니다. 코발트 국왕 전하께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해야 합니다.”

플로이가 교수들을 향해 말했다.

교수들은 모두 저마다 생각에 잠겼고, 하비스 학장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져 있다.

이곳에서 교수가 아닌 인물은 나와 학생회장인 멜리사뿐이다.

나는 관계자로서 회의에 참석했으며, 멜리사는 학생들의 대표였다. 또한 멜리사는 아르헨 공작가의 장녀다. 그녀가 가문의 힘을 이용한다면 학장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아카데미에 발휘할 수 있다.

“……플로이 교수. 그 괴물은 악마가 아닐 수가 있소. 어떤 흑마법사가 마범 생물을 만들어 그 동굴에 방치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소? 그 생물을 악마라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부족하오.”

하비스 학장은 악마의 존재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인자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탐욕이 그득한 인물이다.

내가 그에게 기부 형식으로 돈을 주고 골드웨이 아카데미에 다닐 수 있게 된것만 봐도 그렇다.

그가 청렴결백한 인물이었다면 나는 아카데미를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악마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도시는 바로 혼란에 빠지겠지. 시민들은 패닉 할 것이고, 아카데미를 다니던 학생들은 빠르게 도시를 벗어나려고 하겠지.’

최악의 경우 아카데미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생각 할 것이다. 또 숨어버린 악마를 수색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소모 될지 알 수 없다.

학장의 입장에선 자신의 경력과 돈, 권력을 위해서 악마를 부정할 것이다.

‘겉으로는 그렇지. 뒤에서는 악마를 찾을 거야. 내버려두기엔 너무 큰 위험요소니까.’

교수들 몇몇도 학장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우리 골드웨이 아카데미는 코발트 왕국 사람들의… 아니, 대륙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난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과 의견이 다른 교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말 악마라면 어떻게 합니까? 악마는 도적의 피로 마법진을 그렸습니다. 우리는 그 악마가 그린 마법진도 아직 완벽히 해석하지 못했습니다.”

그 교수는 회의실의 벽 한 쪽을 가리켰다.

거기엔 커다란 종이에 검은색 잉크로 그려져 있는 2개의 마법진이 있다. 하나는 동굴 벽에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천장에 그려져 있던 마법진을 종이에 옮겨 그린 것이다.

“조사를 위해 동굴로 들어간 마리엘 교수는 마법적 반응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저 마법진들은 그럴싸한 낙서 일지도 모릅니다.”

“낙서라니…. 당신은 마법 학과의 교수가 맞습니까? 저런 정교한 마법진을 낙서 취급을 하다니요. 우린 그저 저 마법진에 대해 모를 뿐입니다. 마법진을 해석하는게 우리들의 일이고, 세상을 위해서라도 악마는 찾아야 합니다.”

“학장님이 말했듯이 아직 악마라는 판단은 이릅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악마가 아닐 가능성도 제법 큽니다.”

교수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 받는다. 교수마다 제각각 의견은 달랐지만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악마라고 생각하는 자와 악마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자. 그리고 섣불리 입을 떼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자들.

“잠깐. 교수 여러분! 조용히 하시오! 그것이 악마인지, 괴생물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는 없소. 플로이 교수는 검사 학과의 교수이고 악마에 대한 지식을 없지 않소? 또 유진 학생 또한 마찬가지로 악마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소. 그들의 의견만으로 악마라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너무 부족하오.”

“……,”

플로이의 오른쪽 눈이 꿈틀거렸다. 허나 그녀는 아무말 하지 못했다. 학장의 말대로 그녀는 악마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게 검술 학과 교수들의 현실이지.’

의견을 말하고 있는 건 대부분 마법 학과 교수 쪽이다. 검술 학과 교수들은 대부분 침묵하고 있다. 여기서 괜히 입만 열어봤자 마법 학과 교수들에게 쪽만 당할테니까.

“학장님. 학장님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나는 우선 저 마법진에 대해서 밝혀내야 한다고 보오. 혹시 저 마법진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이가 없소?”

“…….”

교수들이 입을 다물었다.

아크메이지인 하비스 학장도 모르는 마법진을 그들이라고 알 리가 없었다.

‘악마에 관한 지식. 그중에서도 악마의 마법과 관련된 지식은 매우 희귀하고 금지된 지식이니까.’

마법진은 유리아가 그렸다.

유리아는 과거에 역병의 악마와 계약한 벨라 휴트리스로부터 한 책을 받았고, 저 마법진들은 그 책에 적혀 있던 지식이다.

“프리실라 교수.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모두의 시선이 프리실라에게 향했다. 프리실라는 팔짱을 끼고 조용히 의자에 앉아 있었다.

“……왜 그걸 나한테 묻지?”

학장에게 거침없이 반말을 한다.

나는 주위를 살폈다. 나야 그녀가 드래곤인걸 알고 있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했던 것보다 교수들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프리실라가 대외적으로 아크메이지로서 활동하고 있어서 그런가?’

나는 학장의 반응을 살폈다.

“프리실라 교수는 마법진에 대한 지식이 뛰어나지 않소?”

학장은 조심히 프리실라를 대하고 있다. 다른 교수들을 상대할 때보다 말수가 조금 더 부드럽다.

그는 프실라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이리라. 프리실라가 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는 걸 보면 그들 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

“…….”

의자에서 일어난 프리실라는 마법진이 그려진 종이가 붙어 있는 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오른쪽의 마법진을 가리켰다. 동굴 지하 천장에 그려져 있던 마법진이다.

“제물 의식 마법진이다. 생물의 생명력을 마력으로 바꾸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과연 드래곤이다. 유리아가 말했던 효과와 일치한다.

“대단하십니다. 프리실라 교수님. 그런 사악한 마법진이라면 역시 악마가 그린 마법진이겠군요.”

한 교수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러나 프리실라는 고개를 저었다.

“확신할 수는 없다.”

“네?”

“이 마법진은 악마뿐만이 아니라 흑마법사들도 자주 사용하는 마법진이다. 사악한 마법이라 해서 악마만 쓴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

프리실라는 이어서 옆에 있는 마법진을 가리켰다.

“이 마법진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두 가지라 하신다면?”

이번엔 학장이 물었다. 그를 비롯해 마법사들의 눈이 새로운 지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하나는 소환진. 이건 마왕을 소환하기 위한 마법진이다.”

프리실라의 말에 주위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이런 미친! 마왕이라니!”

“정말 악마란 말인가?!”

“조용. 조용히 하시오. 아직 프리실라 교수의 설명은 끝나지 않았소.”

학장의 말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프리실라를 주목했다. 프리실라는 한심하다는 듯 주위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호들갑을 떠는 이유를 모르겠군. 이런 마법진 하나만으로 마왕을 소환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나. 단순히 인간을 제물로 마왕을 소환하려면 최소 왕국 단위의 제물이 필요할 거다.”

“……이 마법진의 다른 의미는 무엇이오?”

“숭배다.”

“숭배…?”

“이 마법진은 마왕의 상징이기도 하지. 하급 악마들은 이 마법진을 그려놓고 마왕을 숭배한다.”

“프리실라 교수의 말대로라면… 동굴에 있던 그것은 악마라는 것이오?”

“모른다.”

“……방금 교수가 말하지 않았소. 하급 악마들이 마법진을 통해 마왕을 숭배한다고.”

“뛰어난 지식을 가진 악마 숭배자들은 이 마법진을 모두 알고 있다. 이 두 가지의 마법진을 그렸다고 해서 악마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 동굴에 있는 것들은 단순하게 인간의 피로 마법진은 그렸을 뿐이지 않나.”

“……악마가 아니라 인간이 범인 일수도 있다는 말이구려.”

마법진에 대해서 알아냈지만 일은 더욱더 오리무중 속으로 빠져들었다.

회의는 계속되었다.

프리실라는 도중에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프리실라 교수. 어딜 가는 것이오?”

“이런 회의보다 내 연구가 더 급하다.”

“…….”

학장은 그녀의 무례한 태도에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젠 확신할 수 있다. 그는 프리실라의 정체를 알고 있다.

회의는 결국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끝났다.

“동굴에 있던 그것이 악마인지, 악마숭배자인지는 알 수 없소. 사안이 사안인 만큼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오. 악마라 판단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없는 이상 플로이 교수가 보았다는 그 생물에 대한 판단은 미루겠소. 모두 평소대로 일해 주시오. 단, 이번 회의와 관련된 내용은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되오. 아카데미와 도시를 위해서요. 모두 협조해주시리라 믿겠소.”

“설마 학장님은 이대로 일을 묻으시려는 것입니까?”

“그럴 리가. 이 일의 위험성은 나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소. 악마 전문가를 아카데미에 부를 것이고, 몇몇 교수들은 나와 함께 은밀히 악마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오.”

결과적으로 지금 당장 대대적으로 악마를 수색한다는 건 아니었다.

‘유리아의 의도대로네.’

내겐 좋은 일이었다. 나는 아직 아카데미를 생활을 즐기고 싶으니까. 아직 따먹지 못한 여자들도 있고 말이다.

나는 힐끗 교수들 중 한 여자를 쳐다봤다. 그 여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입술끝을 비틀며 색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저번에 햄버거가게 앞에서 만난 변태년…. 또 보자고 했던 게 이런 의미였나.’

햄버거 가게 앞에 줄서다가 거리에서 나와 섹스를 한 여자다. 당시의 나는 아카데미 교복을 입고 있었다. 내 신분을 알고서도 섹스를 했다는 것이다.

‘음란한 년. 나중에 찾아가봐야지.’

???

“하아. 학장은 제대로 조사할 생각이 없다. 시간을 끌면서 그 악마가 도시에서 도망치기를 원하고 있겠지.”

플로이가 어두컴컴한 복도 창문에 몸을 건네며 한탄했다.

내 생각도 그녀와 같다. 학장은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다. 그게 학장의 입장에서 편하니까.

“플로이 교수님은 학장님에게 실망하셨나 봅니다.”

“실망했다. 나는 학장이라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줄 알았다.”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시민들에게 알리진 않더라도 교수들 전원이 나서서 악마를 찾아내… 읏. 뭐, 뭐하는 거냐.”

나는 양손을 뻗어 플로이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졌다. 한 손은 블라우스 속으로 파고들어 풍만한 가슴을 주무르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속으로 들어가 보지를 문지른다.

“뭐하긴. 보는 대로 애무하고 있다만.”

“주, 주군…. 여긴 복도입니다. 누군가가 온다면…!”

“해가 저물었는데 여기로 올까? 그리고… 보지가 젖어 있잖아.”

“이건… 아앙….”

“나의 검집이면 검집 답게 얌전히 나의 육검(肉劍)을 받아들이라고.”

“앙… 네…. 주군….”

나는 암컷 기사의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삽입했다.

???

멜리사는 학생회실에 나와 단둘이 남았을 때 내게 물었다.

“유진. 너는 저번에 악마에 대해 물었었고, 거기다 너와 플로이 교수님은 악마의 흔적을 조사하다가 동굴에서 죽을 뻔했지. 너는 이 도시에 악마가 숨어 있다는 걸 일찍이 알고 있었다. 왜 말하지 않았나?”

“……짐작일 뿐이었습니다. 플로이 교수님과 동굴을 향한 것도 증거를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증거도 없이 악마가 있다고 말한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 주겠습니까.”

“내게 사실대로 말하고 도움을 구했다면, 나는 너를 도왔을 것이다.”

멜리사의 말을 들은 내 눈빛이 빛났다. 이건 기회다.

“……정말로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나는 학생회장이다. 학생이 정당한 도움을 원한다면 거절하지 않는다.”

“이번에 의심스러운 곳이 몇 곳 있습니다. 플로이 교수님은 경합대회의 준비로 바쁘시고, 다른 교수님들은 제 말을 믿지 않으시겠죠. 회장. 저를 도와주십시오.”

“의심스럽다는 건… 악마와 관련된 일인가?”

“모르겠습니다. 그걸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도와주겠다. 뭘 확인해볼 생각이지?”

“터틀 기숙사. 그곳을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터틀 기숙사? 거긴 별 문제가 없는… 아. 그곳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지. 그러나 실제로 귀신이 본 학생은 없다. 아카데미에 있는 헛소문 중 하나라 생각한다만…. 너는 다르게 생각하나보군.”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지 않는 법이니 혹시 모릅니다.”

“아카데미 내에 악마가 숨어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만…, 알았다. 확인해보지. 나도 소문이 신경쓰이긴 했으니. 언제 갈 생각이지?”

“지금…. 아니, 오늘 밤에 가죠. 귀신은 보통 깊은 밤에 나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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