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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5 - 235.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15/2,000)

〈 235화 〉 235.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235.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그렇게 살기를 내보이지 마. 진짜…, 숨도 쉬기도 버거울 정도니까.”

베젤은 떨리는 양손으로 자신의 팔뚝을 문질렀다. 소름이 돋은 피부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대답해.”

베젤은 힐끗 곁눈질로 지하로 뚫린 곳을 쳐다봤다. 지하에 있는 금지된 마도서를 챙기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본래 계획대로였다면 지금쯤 성공적으로 마도서를 가지고 도망갔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저 은발의 메이드와 마주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공간 이동으로 지하로 이동해 마도서를 챙기는 힘들다. 상대는 공간이동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저 어질러진 지하에서 마도서를 찾으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도서는 포기해야겠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 것도 아니니 포기하리고 했다.

“대답하지 않는다면… 대답하게 만들어주지.”

유리아가 단검을 역수로 쥐었다. 검날에 새까만 오러가 피어오르고, 발 아래의 그림자가 별개의 생물처럼 꿈틀거렸다.

위험을 느낀 베젤이 유리아를 향해 양손을 내밀며 흔들었다.

“자, 잠깐만. 진정해! 네 주인님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한 거지? 말해줄게.”

유리아의 움직임이 멈췄다. 꿈틀거리던 그림자도 정지했다.

‘그 남자가 그리 소중한가? 자지가 크다는 걸 빼면 대단한 점은 없어 보이는데?’

게다가 멍청해 보이기까지 했다.

자지가 크다는 것을 제외하면 유진은 베젤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네 주인님과 드래곤이 간곳은 몽상 세계야.”

“……몽상 세계?”

“나와 계약한 레브스의 능력이지.”

베젤의 발치에 앉아있던 레브스가 스르륵 사라지기 시작했다.

“주인님을 데려와.”

“내 힘으로는 불가능해. 나는 약해서 레브스의 힘을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없어. 레브스도 오늘은 힘을 너무 많이 썼고….”

유리아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딛었다. 베젤은 그것만으로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났다.

“지, 진정해. 네 주인님은 아직 죽지 않았으니까.”

“…….”

“그래. 우리 침착하게 행동하자구. 몽상 세계는 실체하지만, 실체가 없는 세계야. 말하자면 정신세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네 말은 정신세계에 육체를 날려 보냈다고?”

“알아. 모순 적인 일이라는 거. 하지만 레브스는 그 모순을 가능하게 만들어. 레브스는 최상급 악마니까.”

베젤은 눈치를 살피며 도망갈 준비를 했다. 그녀는 승리를 확신할 수도 없는 전투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님은?”

“네 주인님은 몽상 세계를 헤메고 있겠지. 시간의 흐름이 다르니 어쩌면 그 세계에선 이미 하루가 지났을 수도 있어.”

“말을 돌리지마. 내가 원하는 대답이 그게 아님을 알고 있을 텐데.”

베젤이 쓴웃음을 지었다.

“네 주인님이 언제 돌아올지는… 나도 몰라. 그래도 드래곤이랑 같이 갔으니 돌아올 확률은 제법 높을 거야. 드래곤이 네 주인님을 죽이거나, 버리지 않는다면 말이야.”

“…….”

더 이상의 대화를 나눌 가치를 느끼지 못한 유리아가 움직였다. 베젤 또한 그에 맞춰 레브스의 능력 중 하나인 공간이동을 사용했다.

유리아는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예리한 감각을 가진 유리아는 공간의 미약한 비틀림을 감지해 베젤이 나타날 장소를 알 수 있었다.

“어머, 너무 무섭다.”

베젤이 손을 흔들렸다. 보랏빛 마법 광선이 유리아를 향해 뻗어나간다. 유리아의 몸이 버들나무처럼 흔들렸다. 광선은 그녀의 잔상만 스치고 지나갔다.

“오러 마스터도 아니면서 대체 어떻게 된 움직임이야?”

베젤은 어이없다는 듯 말하면서도 손을 놀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유리아의 왼쪽 발목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왜곡된다. 다리는 완전히 왜곡되기 직전에 빠져나갔다.

이후에도 베젤은 공간 왜곡을 통한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깨닫지도 못하는 공간 왜곡을 보지도 않고 완전히 회피한다. 미래 예지 능력이라도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못해 먹겠네.”

얼굴을 구기며 중얼거린 베젤이 뒤쪽으로 뒷걸음질 했다. 그녀의 등 뒤에 일그러진 공간이 나타났다. 그녀는 이곳에서 도시 밖으로 도망갈 생각이었다.

“…놓치지 않아.”

베젤의 사방에서 수 십 개의 그림자 칼날이 휘둘러진다.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그림자 칼날은 베젤이 펼친 공간왜곡장에 막혔다.

유리아가 단검을 휘둘렀다. 검은 뇌전이 담긴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베젤을 향해 날아간다.

“훗. 겨우 그딴… 어?”

여유롭게 웃던 베젤이 당황하며 빠르게 뒷걸음질 속도를 높였다. 검은 뇌전이 공간왜곡장을 찢어발겼기 때문이다. 검은 오러 블레이드가 사라지는 베젤의 왼팔을 자르고 날아갔다.

“꺄아아악! 두, 두고 봐!”

베젤은 왼팔만 남기고 사라졌다.

유리아는 왼팔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도망간다는 것은 페이크고 이 근처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허나 그녀의 감각에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로 도망친 모양이다.

“콜록. 콜록.”

기침에 피가 섞여 나왔다.

유리아가 마지막에 사용한 오러 블레이드는 억지로 짜내어 사용한 기술이었다. 위력은 뛰어났지만 기혈의 일부가 뒤틀려 내상을 입었다.

피를 몇 번 게워낸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베젤의 왼팔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림자가 꿈틀거리며 베젤의 왼팔을 감쌌다. 우드득, 빠드득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베젤의 왼팔이 사라졌다.

“…….”

유리아는 유진이 사라진 장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전투 상황이다 보니 회수하지 못한 유진의 물건을 손으로 들어 조심히 그림자 속으로 집어넣었다. 유진이 손목에 끼고 있던 럭키 스케베 부적과 항상 가지고 다니던 스마트폰도 포함되었다. 옆에 있는 프리실라의 물건들도 혹시 모르니 챙겼다.

유리아는 자신의 오른쪽 손바닥을 펼쳐 빤히 쳐다봤다. 굳은살이 보였다. 지속적인 관리로 인해 숨기고는 있지만, 그 동안 해온 수련의 증거는 사라지지 않는다.

“……약해.”

꽈악. 오른손이 으스러지듯이 주먹을 쥐었다.

자신이 강해서 베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면 유진이 휘말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힘에 대한 갈망이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유리아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여기서 멍하니 유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또한 그녀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유리아는 지하로 내려갔다.

책장은 바닥에 쓰러져있고, 주위에는 책들이 어지럽혀져 있다. 책 대부분이 마도서들이다. 금지된 마법 지식을 가진 것들.

유진은 지하에 있는 금지된 마도서를 회수하면 된다고 했지만, 유리아는 이참에 도서관 내에 있는 쓸만한 책들을 모두 회수할 생각이었다.

책들을 그림자 아공간에 넣어가던 유리아는 어느 한 마도서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동물의 가죽을 잘라 만든 듯한 표지의 마도서였다. 그 마도서로부터 이상한 힘이 느껴졌다.

다른 마도서의 경우 마나같은 게 느껴지긴 했지만, 저 마도서가 풍기는 기운은 마나와는 조금 느낌이 달랐다.

‘주인님이 말씀하셨던 마도서인가.’

유리아는 조심스레 손을 뻗었다. 유진은 마도서를 펼치지 않는다면 상관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유리아의 손이 표지에 닿는 순간 마도서가 허공에 떠으로더니 강렬한 빛을 내며 유리아를 집어 삼킨 것이다.

툭.

마도서가 바닥에 떨어졌다. 유리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

“끼윽끽?!”

팔완원숭이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 옆에 검을 손에 쥐고 있는 카일은 주변을 확인했다. 팔완원숭이의 시체들이 한 가득이다. 살아 움직이는 팔완원숭이는 없었다.

“이제 좀 정리된 것 같네.”

카일과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샤르넬이 구겨진 옷자락을 정리하며 말했다.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어.”

“스승님이 저 돌을 봉인해서 더 이상 마수가 튀어나오지 않게 되었으니까 그렇지.”

카일의 시선이 상공으로 향했다. 10개의 마법진에 봉인되어 있는 검은색 돌이 보인다. 시선을 조금 내리자 상황을 수습하고 있는 학장과 교수들이 보였다.

카일은 학장을 보며 의문을 느꼈다. 왜 저 돌을 봉인한 것은 학장이 아니라 프리실라 인걸까. 애초에 학장은 별다른 활약도 하지 않았다.

“……샤르넬. 네 스승님은 혹시… 드래곤이야?”

그는 연애 외의 부분에서 눈치가 빨랐다.

학장이 묘하게 프리실라를 껴려 하는 것과 프리실라는 다른 교수에게 없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걸 눈치 챘다. 무엇보다 프리실라와 마주할 때마다 이질적인 감각을 느꼈다. 인간이 아니라 거대한 무언가를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어, 엇?!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드래곤일 리가 없잖아!”

샤르넬이 당황해 앞으로 넘어질 뻔하다가 간신히 중심을 잡고 소리 질렀다.

덕분에 카일은 확신할 수 있었다.

“프리실라 교수님은 드래곤이구나. 머리색을 보니 … 혹시 블루 드래곤?”

“……카일. 조용히 하는게 좋을 거야. 스승님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걸 좋아하시지 않으시거든.”

샤르넬이 목소리를 척 내리깔며 경고했다.

카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실라가 드래곤이라는 걸 알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었다.

“교수님들은 바쁜 것 같으니 루비와 유진에게 가보자. 대결계가 있으니 괜찮겠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니….”

그들은 다시 경기장으로 갔다. 루비가 무사한 걸 확인했지만 유진은 없었다.

“루비! 유진은 어디에 있어?!”

“중요한 볼일이 있다고 나갔어요. 만나지 못하셨나요?”

“중요한 볼일…?”

“카일 씨! 어딜 가시는 거에요?!”

“유진을 찾으러! 기숙사… 아니 도시에 갔을 거야!”

카일이 떠올린 유진의 중요한 볼일이란 메이드들이었다. 그는 교수에게 말한 뒤 도시로 달려 나가 유진을 찾았다. 다행히 도시는 평화로웠다. 도시 사람들은 아카데미가 습격을 받은 것도 모르고 있었다.

카일은 도시 내에 있는 유진의 메이드, 리젤과 켈리를 찾았다. 허나 그의 얼굴은 밝아지지 않고 더욱더 어두워졌다.

유진과 유리아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아카데미로 돌아왔다. 자신이 놓치지 않은 게 있을까 싶어서였다. 유진의 기숙사에는 아무도 없었고, 식당이나 학생회 실에도 없었다.

의심스러운 것은 반파된 도서관이었다. 격렬한 전투의 흔적이 있었는데 누가 누구와 싸운 것인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사서의 시체 몇구만이 발견되었을 뿐이다.

“어디에 있는 거야. 유진, 유리아…”

???

“아아아악!”

베젤은 비명을 지르며 숲속에 나타났다. 그녀는 잘린 왼팔을 마법으로 지혈하며 울상을 지었다.

“내 소중한 왼팔…. 레브스. 도와줘. 네 힘이면 왼팔 하나 정도는 복구 할 수 있잖아.”

야옹.

베젤의 발치에서 눈 3개 달린 검은 고양이가 나타났다.

레브스는 땅에 앉아서 가만히 베젤을 지켜보고 있다.

“……언제까지 고양이인 척 할 거야? 도와달라니까?”

야옹.

“…때려도 돼? 가끔씩 고양이에 집착하는 네가 아주 답답해. 언제까지 그럴 거야?”

야옹.

베젤은 왼팔의 고통 대신 간지러움을 느꼈다. 그녀는 시선을 내려 왼팔을 확인했다. 왼팔은 천천히 재생하고 있었다.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광경이었다.

이건 레브스의 몽상 능력이 아니다. 악마의 힘, 마력으로 육체를 재생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레브스. 고마워.”

베젤이 인사했을 때, 고양이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베젤은 숲길을 걸었다. 골드웨이 아카데미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그녀는 한번 관심을 끊은 것에는 다시 찾지 않는 성격이다.

지금 베젤이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는 것은 은발의 메이드다.

‘정확한 나이가 몇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20대 초반이겠지. 그런데 그런 경지라니…. 시간이 있으면 더 성장할거야. 나중을 생각하면 최대한 빠르게 제거해야 해.’

그러나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현재 베젤이 속해 있는 단체, 판테움은 그리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드래곤도 그렇고 그 메이드도 요주의 인물이야. 지금은 최대한 얽히지 않도록 신경 쓰며 진행해야 돼.’

???

나는?품속에 따뜻하면서도 기분 좋은 여체가 있음을 눈치 챘다. 눈을 뜨는 대신에 양손을 움직이는 걸 선택했다.

물컹한 가슴의 감촉이 손에서 느껴졌다. 한손으로 다 쥘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젖가슴이다.

나는 머리를 비비적거렸다. 어깨와 겨드랑이 부근 같은데 기분 좋은 살내음이 났다.

‘으음. F컵…!’

아직 커지지 않은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살 굴린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허리를 흔들었다. 자지에서 매끈하면서도 탄력적인 감촉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여성의 허벅지가 틀림없다.

“머리를 터트리기 전에 비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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