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9화 〉 249. 게이킹을 죽여라
249. 게이킹을 죽여라
띠띠띠띠띠! 철컥!
현관문이 열렸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말없이 집안으로 들어왔다. 제법 훈남처럼 생긴 그는 귀찮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구두를 벗다가 나와 두 눈이 마주쳤다.
‘이 여자의 남편인가!’
신발을 신고 집안에 들어온 나와 가슴과 보지가 드러난 아내. 누가 보더라도 집안을 침입한 남자가 아내를 범하려는 모습이다.
남편이라면 당장 소리부터 지르고 달려들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정상이 아니었다.
남자는 아내를 힐끗 본 뒤에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남자가 화들짝 놀랐다.
“처, 천연숫청년…!”
그 말을 듣자마자 입에서 욕지거리부터 튀어나왔다.
“이런 씨발! 왜 하필 그딴 별명이 붙어가지고…!”
나는 남자를 향해 몸을 돌렸다. 남자가 도망쳐서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제압할 생각이다. 죽일 생각은 없다. 나를 기분 나쁘게 한 벌로서 두 눈앞에서 아내를 범할 것이다.
그러나 남자는 이번에도 내 예상과 다르게 행동했다.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 것이다.
“…뭐하냐?”
“천연숫청년…! 게이킹님도 원하는 남자…. 1,000억의 현상금? 필요 없어! 넌 내가 먼저 따먹고 말테다!”
얼굴을 와락 구긴 나는 곧잘 남자에게 달려가 대가리를 후려쳤다.
퍽!
남자가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남자가 벗은 옷으로 남자를 단단히 구속했다.
“구, 구속 플레이?! 설마 내가 박히는 건가! 그것도 좋아! 하악!”
남자의 사타구니 쪽에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지랄하네.”
남자의 얼굴을 구타해 피떡으로 만들었다. 코에선 쌍코피가 줄줄 흐르고, 오른쪽 앞니가 깨졌으며 왼쪽 눈에는 피멍이 들었다. 이 정도면 아프다고 비명을 내지르거나,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구걸을 해야 정상이다.
“으. 으으…. 아프지만… 천연숫청년에게 맞는 거라면…!”
부풀어진 남자의 사타구니는 꺼질 줄 몰랐다. 역시 정상이 아니었다.
“지금부터 네 여자를 범할 생각이다. 잠자코 지켜보고 있어라.”
“아, 아내를 범한다니! 나를 범해줘…! 나를 범해주세요! 제발!”
남자를 무시하고 여자에게 다가갔다. 여자는 여전히 기대감 서린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여자를 소파로 밀쳤다.
“꺄아악!”
여자가 비명을 내지르며 소파에 앉았다.
“죽기 싫으면 다리 벌려.”
“흐, 흑흑… 살려주세요.”
여자가 울먹거리며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다리를 벌렸다. 내가 무서워서? 아니다. 이 여자는 내가 자신을 범해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아직 만지지도 않은 그녀의 보지가 젖은 상태로 벌렁거리고 있었다.
‘애무를 할 필요도 없겠네. …뭔가 찜찜한데.’
미녀의 보지를 앞에 두고 물러날 수는 없었기에 바지를 벗고 물건을 꺼냈다. 알몸의 여자가 앞에 있으니 자지는 곧바로 딱딱해진다.
“허억!”
숨을 삼킨 것은 여자가 아니라 구속된 남자였다. 그는 내 물건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기분이 더러워진 나는 서둘러 보지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보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좁았다. 이건 몇 달을 섹스하지 않은 게 아니라, 최소 몇 년은 사용하지 않은 보지 같았다.
“아아아아!”
여자가 교성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단지 넣은 것만으로 가벼운 절정을 느낀 모양이다.
“후. 보지맛이 꽤 괜찮은데?”
힐끗 남자의 얼굴을 본다. 분한 얼굴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지 않았다.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다.
“병신 새끼. 이런 보지가 바로 옆에 있는데 게이 짓거리나 하다니….”
나는 소파를 잡고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 아앙! 하윽! 앗!”
철퍽! 찌걱!
격렬하게 움직일수록 보지는 점점 축축해졌다. 여자는 이미 자기 좋을 대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이, 이런 망할 년! 감히 더러운 보지로 천연숫청년님을 유혹하다니!”
버둥거리던 남자가 바닥에 떨어졌다. 팔과 다리가 구속되어 쓸 수 없음에도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며 나를 향해 다가온다. 마치 애벌레처럼.
“천연숫청년님! 제게! 제게 박아주십시오! 저 더러운 년보다 제가 더 잘 조일 수 있습니다!”
무심코 상상해버렸다.
“웩.”
헛구역질을 한 나는 테이블 위에 놓인 리모컨을 남자에게 전력을 다해 던졌다.
“흐억!”
관자놀이에 정통으로 맞은 남자가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원래는 섹스가 끝날 때까지 살려둘 생각이었지만, 내버려두면 내 기분만 나빠질 것이 분명하기에 좀 일찍 죽였다.
“여, 여보!”
“닥치고 섹스에나 집중해.”
“아아! 아아악!”
여자가 저항한다. 나는 그녀의 양팔을 잡아 저항을 멈추게 하고 억지로 범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곧 저항을 포기했다. 아무리 용을 써도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여자는 달콤한 목소리로 헐떡거렸다.
“하아으. 아앙! 조, 좋아…! 기분 좋아앙!”
여자는 남편이 죽은 지 15분도 지나지 않아 나와의 섹스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이토록 빠르게 타락한다고?’
이건 이상한 일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자지를 박는 것 말고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성감 고조? 이 세계에선 사용이 불가능하다. 이건 내가 아니라 그녀의 문제다.
‘애초에 부부간의 애정이 없었던 것 같고…. 이 여자는 남편이 죽는 걸 바래왔나?’
의문은 지웠다. 지금은 섹스에 집중할 때다.
“소파는 불편해서 안 되겠다. 침실로 가자.”
나는 그녀를 들고 박으면서 침실로 향했다.
???
다음날 정오.
나는 침대에서 눈을 떴다. 내 품안에는 오늘 새벽까지 섹스를 한 여자가 있었다. 알몸의 그녀는 내가 몸을 일으키려하자 내 품안으로 더욱더 파고들었다.
“으으응.”
입술로 내 가슴팍을 문지르고, 양팔로 내 목을 껴안았다.
남편을 죽인 살인범에게 교태를 부리고 있다. 비록 그게 잠결이라고 해도 이해 할 수 없다.
나는 그녀를 밀쳐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이 세계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어.’
꼬르르륵.
‘…우선 배부터 채우고.’
부엌에서 씨리얼과 우유로 식욕을 해소한 뒤에 집안을 여기저기 살펴봤다. 방은 3개였다. 커다란 침실과 작은 침실. 그리고 서재실.
‘애도 없는데 침실이 2개라…. 각방을 썼나. 집안을 둘러보니 결혼사진 같은 것도 하나도 없고… 사이가 최악이었나 보군.’
이 세계의 남자들은 모두 게이라는 걸 상기하면 이해하지 못할 건 아니다.
다만 왜 그토록 사이가 좋지 않은데 왜 헤어지지 않고 한 지붕 아래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럴 땐 인터넷이지.’
서재에 있는 컴퓨터를 켰다.
어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들어갔지만 인터넷 기사만 조사했을 뿐이라 이 세계에 대해선 잘 모른다.
‘검색은 뭐라고 해야…. 아니, 생각해보면 하나뿐이지. 게이킹.’
이 세상의 남성들이 원래부터 게이였던 것을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이 세계는 이미 옛적에 멸망했을 것이다.
‘찾았다!’
인터넷에 떠도는 게이킹의 사진은 항상 똑 같았다. 그는 알몸에 붉은 망토를 걸치고, 머리카락 하나 없는 머리에 금관을 썼으며 황금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다.
이 세상의 인터넷 규제는 어떻게 되먹은 것인지 모자이크가 전혀 없었다.
게이킹은 잘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못생긴 편에 속했다. 몸은 비쩍 말랐지만 성기 만큼은 나에 버금갈 정도로 실했다.
‘게이킹은 5년 전에 대통령의 연설에 모습을 드러내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가들을 모두 게이로 만들어버렸다. 그가 손짓하자 정치가들은 앞다투어 바지를 벗고 똥꼬를 벌렸다. 게이킹은 정치가들 후장을 따먹은 뒤에 외쳤다.
-나는 게이킹! 이 세계의 지배자다!
당시의 영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보면 토할 것 같아서 차마 재생하지 못하고 글만 읽었다.
‘이 새끼… 이거 진짜 개또라이 새끼네.’
이날.
이 세상의 남자들은 게이가 되었다.
밥을 먹다가, 볼일을 보다가, 잠을 자다가, 일을 하다가, 공부를 하다가, 자위를 하다가, 섹스를 하다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게이가 된 것이다. 이날, 여자들의 인권은 바닥에… 아니, 지하에 떨어졌다.
남자들은 여자들을 쓰레기 보듯이 행동했다. 부부는 이혼하고, 커플은 헤어졌다. 직장, 학교, 공원, 거리 할 것 없이 여자들은 멸시 받았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얼마 뒤에 여자들은 분노해 일어났다. 게이킹을 끌어내리기 위해 100만이 넘는 여성들이 뭉쳤다.
허나 게이킹은 100만의 여자들을 모두 학살했다. 게이 파워라는 이상한 힘을 가진 게이들이 나타나 여자들을 죽인 것이다. 100만 여성의 시체는 서쪽 바다에 아무렇게나 버려졌다.
‘미쳤네. 이 새끼.’
저 100만 명 죽에는 연예인으로 활동하던 끝내주게 예쁜 여자들이 끼여 있었다.
-모든 것은 게이를 위하여!
게이킹은 반항하는 여자가 있다면 망설임 없이 처형했다. 하루에도 수 천 명의 여자들이 처형당했다.
여자들은 결국 게이킹의 지배를 받아들였다. 어쩔 수 없었다. 게이 파워라는 이상한 힘을 가진 게이킹에겐 대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으니까.
‘그래도 저항세력은 있군.’
여성인권보장회.
게이킹과 싸우다가 결국 패배하고 사라졌다.
기사들을 살펴보면 아예 사라진건 아니고 모습을 숨기고 음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게이킹은 언론 통제를 안 하는군.’
이 세상 모든 여자를 죽일 힘을 가지고 있는데 언론 통제를 할 이유가 없었다.
게이킹이 여자들을 말살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노예.
부려먹기 위해서다. 하기 싫은 일들을 모두 여자에게 시키는 것이다. 지금 이 사회는 여자가 떠받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들이 전부 사라지면 남자들이 불편함을 겪을 것이다.
‘여자들이 이용하는 사이트가… 있군.’
사이트에 들어가자 자동으로 로그인 되었다. 이 집의 여자가 이 사이트에서 활동했던 모양이다.
사이트에는 대부분 신세를 한탄하는 우울한 글들이었다.
-오늘 아빠한테 이유 없이 맞았어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내 친구 학교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남자애들은 땅이 더러워졌다고 욕한다….
-지금 큰 삼촌이랑 작은 삼촌이 거실에서 섹스하고 있음.
-회식 때 술 마시고 남자 동료 손 잡았는데 성폭행으로 고소한단다. 못해도 수 백 만원 줘야할 것 같은데… 방법 없음?
“와….”
나는 감탄사만 내뱉었다. 이 세계는 진짜 미쳐 있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이혼을 하지 않거나, 딸자식을 버리지 않는 건 게이킹이 정한 법과 재산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여자는 노동력으로서 돈을 벌어올 수 있으니 말이다.
‘게이 새끼들이 도를 넘었구나. 빨리 퀘스트를 깨고 현실로 나가자.’
사이트를 나가려다가 내 흥미를 끄는 한 게시글을 발견했다.
-300만원으로 남자랑 섹스 했다!
어제 옆집 돼지남이랑 섹스함. 그 돼지 새끼 매일 클럽가더니 돈 떨어져서 짜증내고 있기에 내가 말 걸어 봄.
내가 성욕이 많아서 그때는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음.
먼저 50만원 제안했는데… 그 돼지 새끼가 300만원 아니면 안하다고 해서 모아둔 돈 줘버리고 섹스 함. 그나마 노콘 섹스였음.
솔직히 이런 기회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잖아. 난 처녀로 늙어 죽기 싫었음.
진짜 시발 좆도 작고 냄새도 났는데… 엄청 흥분됨. 딜도로 보지 쑤시는 거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음. 말로하면 못 믿을 테니 여기 인증사진 올림. 사진 찍으려고 추가로 100만원 냄ㅠㅠ.
근데 이 돼지새끼 섹스하고 난 뒤에 화장실로 달려가서 토함. 그리고 나보고 꺼지라고 소리쳐서 도망갔음.
익명(18d731) : 돼지 새끼ㅋㅋ 존나 소추넼ㅋ 근데 지금 상황에선 감지덕지. 일단 아다 떼면 상위 0.01% ㅇㅈ.
익명(Ar89215) : 하. 시발… 5년 전에는 남자들이 내 보지 한번 빨아보려고 명품 가방도 바쳤는데….
익명(8902f4) : 그 남자 어디사나요? 저도 아다떼고 싶어요. 저 이제 곧 서른이라고요.
익명(q189sd) : 노콘 300? 존나 싸네.
익명(891er45) : 바로 도망간건 잘했다. 그때 가만히 있으면 얻어맞거나, 경찰에 신고 당했을 거다.
‘이럴 수가….’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
사진 속에 있는 여자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몸매 만큼은 내 기준으로 최상급에 속해 있다. 커다란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그리고 D컵을 될 것 같은 물방울 모양의 젖가슴.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임산부마냥 배가 부풀어오른 남자가 있었다. 거시기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작았다.
이런 돼지새끼랑 저런 최고의 몸매를 가진 여자가 섹스를 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작인가 싶었지만 그녀의 보지 속에서 찔끔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하얀 액체를 보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서, 설마 이 세계의 여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