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8화 〉 258. 게이킹을 죽여라
258. 게이킹을 죽여라
“텔레포트.”
나는 다크 하우스의 머리 위로 이동했다.
다크 하우스의 머리 위에 올라선 나는 검은색 검, 게이 슬레이어를 머리에 찔러 넣었다. 두부를 찌르듯이 손쉽게 들어갔다.
-그아아아아앗!
다크 하우스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게이 슬레이어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크 하우스가 게이라는 것을 뜻한다. 게이 슬레이어는 게이가 아닌 자에겐 통하지 않으니까.
“이 검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험할 수 있겠군. 제노사이드!”
손에 쥔 게이슬레이어에서 검은색 빛이 뿜어져 나온다. 검은색 빛은 다크 하우스의 내부로 들어갔다.
다크 하우스의 몸에 금이 쩍쩍 가기 시작했다. 금이 간 곳으로부터 시커먼 빛이 새어 나온다.
‘크으으으…!’
정신력이 쭉쭉 빨려나간다. 머릿속의 무언가가 밖으로 빨려나가는 것 같다. 마나나 활력을 소모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썩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쿠웅. 쿵.
딛고 선 놈의 머리가 흔들린다. 아니, 놈의 몸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게이 슬레이어는 내 정신력을 빨아들이는 것을 멈추었고, 다크 하우스의 몸이 무너지며 검은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다크 하우스(??????)를 죽이셨습니다! 10,000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땅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100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탱크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000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
내가 사용한 게이 슬레이어의 기술, 제노사이드는 광역기였다.
“으아아악!”
내가 비명을 질렀다. 발판이 무너지며 균형을 잡기 어렵게 된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자 부서진 벽들이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영천류(影天流)?뇌음보(雷音步).
나는 보법을 사용해 떨어지는 벽들을 밟았다. 다른 건 몰라도 바위속에 파묻히는 건 피해야 한다. 드디어 게이킹을 죽일 최강의 무기를 손에 넣었는데 어이 없게 죽을 수는 없었다.
쿠르르릉!
나는 뇌음과 함께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바위에 파묻히지 않고 바닥에 내려올 수 있었다.
???
게이 슬레이어를 손에 넣은 뒤부터 게이를 죽여 GK를 얻는 일이 한층 편해졌다.
작전 같은 걸 짤 필요도 없었다.
적당히 게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 게이 슬레이어를 휘두르면 됐다.
“제노사이드!”
내가 휘두른 검에서부터 검은 빛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 범위는 최소 500M 이상이다.
<블루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5,000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특수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100 GK를 획득합니다!>
<특수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100 GK를 획득합니다!>
<핑크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5,000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게이를 죽이셨습니다! 2 GK를 획득합니다!>
…….
“후우. 역시 한 번 사용하고 나면 피곤하군.”
정신력이 쭉쭉 빨린다. 제노사이드는 사용한 뒤에는 몇 시간을 휴식해줘야 한다.
“흐흐. 한 번에 최소 20만 GK를 버는군.”
게이를 죽이는 게 즐거워 미칠 노릇이었다. 게이들이 사라지는 걸 보면 스트레스도 확 풀린다. 마음 같아선 매일매일 이러고 싶지만… 내게는 시간제한이 존재한다. 남은 시간은 대충 10일 정도다.
‘이제 게이킹을 죽여야지.’
준비는 거의 끝났다.
???
게이킹의 궁전을 본 내가 입을 벌렸다.
판타지 세계에서 볼법한 화려한 궁전이 도시 중심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들어가지 않고 뭐하고 있나?”
놀라고 있는데 산통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여성인권보장회의 데보라였다.
“잠시 생각 좀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말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있었다. 모두 여성인권보장회 소속으로 내가 구해준 GK 무기와 방어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은 비장했다. 오늘 게이킹을 죽이고 여자들의 인권을 찾느냐, 마느냐의 일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왜 그러나? 갑자기 두려워졌나?”
데보라의 물음에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거 아닙니다. 근데 회장이 직접 오실 필요는 없었을 텐데요.”
데보라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와 함께 행동한 적 없었다. 실전에 참가하지 않고 안전한 곳에서 명령만 내릴 뿐이었다. 물론 그걸 비난 할 생각은 없다. 그게 그녀의 일이니까.
“나는 여성인권보장회의 대표네. 이 중요한 때에 내가 빠질 수 있겠나.”
지랄이다.
데보라의 목적은 하나다. 내가 게이킹을 쓰러뜨렸을 때 누구보다 먼저 게이킹의 왕관을 손에 넣는 것.
내 뒤쪽에 있는 1,000명이 넘는 전투 인원들은 내가 게이킹을 쓰러뜨리자마자 적으로 돌변할 것이 분명했다.
“과연. 대표자의 귀감이십니다.”
데보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내가 비꼬는 것을 알아차린 모양이다.
그녀가 입을 떼며 뭐라 말하기 전에 궁전의 정문을 발로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의미 없는 실랑이로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았다.
정문을 열자 시대착오적인 판금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창을 꼬나쥐고 있었다.
<게이 파워가 느껴집니다!>
<상대는 스페셜 등급의 게이입니다!>
<문지기 게이(??)>
“여긴 게이킹께서 기거 하시는 궁전!”
“너희는 들어올 수 없다! 꺼져라!”
“단, 앞에 있는 천연숫청년은 예외다!”
“천연숫청년이여! 게이킹께서 널 원하신다!”
절도 깃든 동작으로 방진을 짠 문지기 게이들이 근엄하게 외쳤다.
“헛소리가 심하군.”
나는 피식 웃으며 게이 슬레이어를 휘둘렀다. 내 앞을 가로막던 게이 3명이 그대로 비명횡사했다.
이어서 데보라가 말했다.
“여성들이여! 놈들을 없애 버려라!”
GK 무기로 무장한 여성들이 문지기 게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수적 차이가 많이 났다. 문지기 게이들은 5분도 버티지 못하고 죽었다.
“언제봐도 엄청난 무기로군.”
데보라가 게이 슬레이러를 보며 말했다.
“동감입니다.”
데보라는 게이 슬레이어를 탐내고 있었다. 실제로 다른 요원들에게 게이 슬레이어를 쓰게 하자는 의견까지 냈다.
‘그러나 요원들은 게이 슬레이어는 쉽게 다루지 못했지.’
간단한 이유였다. 게이 슬레이어는 겉보기와 다르게 엄청나게 무거웠다.
무려 30kg가 넘는 무게!
일반 성인의 힘으로는 드는 것 조차 버거운 무게인데, 그걸 휘두른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또한 요원들은 게이 슬레이어 능력인 제노사이드를 사용할 정도의 정신력도 없었다.
게이 슬레이어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건 나뿐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 게이 슬레이어를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면, 데보라는 여기에 오기 전에 날 죽이려 했겠지.’
우리는 궁전 안을 진격했다.
궁전 안에는 전부 게이뿐이었는데 여성인권보장회는 단 한 사람도 살려주지 않고 전부 죽였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게이킹은 움직일 생각을 안 하는군.’
처음에는 게이킹이 오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냥 미친놈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알현실에 도달했다.
내가 알현실에 문을 발로차 열려고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데보라가 앞장서서 알현실의 문을 열었다.
‘자기가 대표라고 알릴 생각인가?’
뭐, 아무래도 좋았다.
알현실의 문이 열리자 보인 것은 왕좌에 앉은 게이킹과 게이킹의 품안에 안겨 있는 곱상한 얼굴의 남자였다. 물론 그들은 알몸으로 음란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
“눈이 썩는 것 같군.”
내가 한탄하며 중얼거릴 때, 데보라가 게이킹을 향해 외쳤다.
“게이킹! 너의 폭정을 끝내고 세상의 평화를 되찾겠다! 오늘부터 여성들은 인권을 되찾을 것이다! 게이킹을 죽여라!”
데보라의 명령이 떨어지자 여성들이 공격을 시작했다.
뿅뿅뿅!
게이킹 품안에 안겨 있던 남자는 사방에서 날아온 검은 광선에 맞아 죽었지만, 게이킹은 멀쩡히 몸을 일으켰다. 검은 광선, 화살, 탄알 그 모든게 통하지 않았다.
게이킹은 데보라를 보며 말했다.
“그때 남편을 버리고 도망친 버러지 년이 아니더냐? 여자들을 잔뜩 몰고오면 날 이길 줄 알았느냐? 어리석은 년….”
게이킹이 손에 쥔 지팡이를 바닥에 툭 내려 찍었다.
부아아아아아!
거대한 바람이 불었다. 나와 데보라, 여자들은 바람에 버티지 못하고 뒤로 날아갔다. 나는 여체에 파묻혔다.
‘여긴 천국인가. …아니. 이럴때가 아니지.’
나는 일부러 정신을 못 차리는 척 비틀거렸다.
나는 게이킹이 여자들을 죽여주기를 원했다. 그 여자들은 결국 내 적이 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절반 이상을 줄어들어야 보다 수월하게 게이킹의 왕관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덤으로 데보라도 죽여주면 좋겠고….’
게이킹이 허공에 손짓했다.
“이이이이이익!”
데보라가 허공에 떠올랐다. 그녀가 사지를 버둥거렸지만, 게이킹의 염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너는 가장 마지막에, 가장 비참하게 죽이겠다.”
데보라는 5M 높이에서 못박힌 듯 움직이지 못했다.
게이킹은 이어서 허공을 향해 손짓했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보이지 않는 바람의 칼날이 일어나 여자들을 향해 날아갔다. 바람의 칼날은 사정없이 여자들의 몸을 베어갈랐다.
“아아아아아악!”
“파, 팔이!!”
“살려줘!!”
피와 내장이 흩뿌려진다. 비명은 알현실 내부에 메아리치고, 피는 점점 바닥에 고이기 시작한다. 잔혹한 광경이었다.
‘세나는? 세나는 무사하겠지?!’
나는 여자들 중 딱 한 명만 신경 쓰였다. 눈동자를 굴려 보는데 세나는 보이지 않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다.
게이킹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는 몸을 돌려 나를 빤히 쳐다봤다. 두 눈이 마주쳤다.
“오, 오오! 이 향기! 천연숫청년이여…! 드디어 나를 찾아왔는가!”
게이킹이 지팡이를 휘둘렀다.
내 주위에 있던 여자들의 몸이 부웅 떠오르더니 천장에 쳐박혔다. 천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진다.
“그래. 너를 죽이기 위해 찾아왔다.”
나는 게이 슬레이어를 양손에 쥐었다. 상대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게이 슬레이어가 있다면 죽일 수 있다.
내게 손을 뻗던 게이킹은 곧 얼굴을 구겼다.
“그 무기… 위험하구나. 위험한 냄새가 난다! 당장 그 검을 버리도록 하거라! 명령이다!”
“내가 네 명령을 들을거라 생각하나.”
“너는 들을 것이다!”
쿵!
게이킹이 바닥에 지팡이를 찍었다.
보이지 않는 힘이 내 몸을 강제한다. 나는 허공을 향해 게이 슬레이어를 휘둘렀다. 그러자 보이지 않는 힘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 이럴 수가…!”
게이킹이 깜짝 놀라 뒷걸음질 쳤다.
그가 당황했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게이킹의 코앞으로 텔레포트했다.
“죽어라, 게이킹!”
“아, 안 된다!”
게이킹이 지팡이를 휘두른다. 내 몸이 날아갔다. 게이 슬레이어는 게이킹의 지팡이를 가르고, 어깨에 상처를 입혔다. 게이킹의 어깨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왜, 왜 회복 되지 않는 것이냐?!”
당황한 게이킹이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게이 파워가 잘 사용되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몸을 일으켰다.
“히이익!”
나를 보는 게이킹의 얼굴에 두려움이 서렸다. 나를 보면 물불가리지 않고 환장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게이킹은 다른 게이들과 달리 자신의 목숨을 굉장히 아낀다.
“그, 그만 되었다! 이제 죽거라! 헤븐즈 도어!”
게이킹의 몸에서 새하얀 빛이 뿜어진다. 그리고 그 뒤편, 살구색의 동그란 문이 나타났다.
“우우우욱!”
나는 구역질이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게이킹의 뒤편에 나타난 문. 그것은 항문이었기 때문이다. 주름까지 완벽히 재현한 헤븐즈 도어는 움찔움찔거리며 구멍을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고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커먼 구멍속에서 새하얀 연기가 흘려 나온다.
새하얀 연기는 인간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 명이 아니라 10명이 넘는 인원이다. 연기는 계속해서 뿜어졌으며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엄청난 게이 파워가 느껴집니다!>
<상대는 스페셜 등급의 게이입니다!>
<헤븐즈 게이(?????)>
그것은 새하얀 남자였다. 머리카락도 없고, 얼굴도 모두 통일되어 있었다.
나는 위기감을 느꼈다.
‘저거 잠깐 놔두면 수 백명으로 늘어난다! 당장 게이킹을 죽여야 돼!’
나는 주위를 확인했다. 여자 요원들은 모두 쓰러져 있고, 데보라는 허공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데보라를 걱정 할 필요는 없겠어. 죽인다!’
게이 슬레이어의 또 다른 능력. 게이살(Gay殺)을 사용한다. 시커먼 빛이 검신에 뭉친다. 제노사이드가 검은 빛을 사방으로 뿜어낸다면, 반대로 게이살은 압축한다.
“히이이이이이익!”
게이킹이 게이살의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했는지 공포에 질린 얼굴이 되었다.
나는 곧장 텔레포트를 사용해 게이킹의 바로 앞에 나타났다. 주위에 있는 새하얀 헤븐즈 게이가 나를 향해 달려든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내가 먼저 게이 슬레이어를 휘둘렀다.
“죽어라!!”
검은빛의 칼날이 헤븐즈 게이와 게이킹을 양단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검은 빛은 게이킹의 헤븐즈 도어와 궁전까지 베어 갈랐다.
헤븐즈 도어가 사라지고 두 쪽 난 게이킹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 이토록 허망하게…….”
<축하합니다! 게이킹(???????)을 죽였습니다!>
<게이 말살 시스템은 당신을 인정합니다!>
<당신은 인피니티 파워의 진정한 주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인피니티 파워를 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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