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9화 〉 259. 게이킹을 죽여라
259. 게이킹을 죽여라
<축하합니다! 게이킹(???????)을 죽였습니다!>
<게이 말살 시스템은 당신을 인정합니다!>
<당신은 인피니티 파워의 진정한 주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인피니티 파워를 취하십시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24시간 뒤에 강제로 유희가 종료됩니다.]
[퀘스트 보상은 유희 종료 뒤에 지급됩니다.]
[유희가 종료되면 ‘게이를 죽여라’ 세계에 두 번 다시 들어올 수 없습니다.]
[지금 바로 유희를 종료하시겠습니까?]
알림창을 확인하는 내 눈동자가 흔들렸다.
‘두 번 다시 들어올 수 없다고?’
혹시 모른다고 생각하긴 했다. ‘게이를 죽여라’는 정식으로 내가 유희를 선택해서 들어온게 아니라, 퀘스트 때문에 들어온 세계니까.
막상 두 눈으로 확인하자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그 동안 GK를 죽인다고 이런저런 고생을 했던 것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그냥 현실로 돌아가라고?
‘남은 24시간만이라도 최대한 즐겨야 돼…!’
나는 알림창에서 시선을 뗐다. 인피티니 파워의 매개체는 게이킹의 왕관. 그걸 취해야 인피니티 파워를 얻을 수 있다.
그때. 내앞에 폭탄이 하나 날아와 터졌다.
퍼엉!
팔을 들어 폭발로부터 얼굴을 보호한 나는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몸이 좀 욱씬거리긴 한데 크게 다친 곳은 없다.
나는 게이 슬레이어를 옆면으로 휘둘렀다. 바람이 일어나 폭발 연기를 걷어낸다.
언제 허공에서 내려온 것인지 모를 데보라가 게이킹의 시체로 헐레벌떡 뛰어가고 있었다.
예상했던 배신임에도 짜증과 분노가 치솟았다.
“데보라!”
자신을 부르는 고함소리에도 데보라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텔레포트를 쓸려다가 멈췄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탕!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세나가 데보라를 향해 총을 쐈으니까. 평범한 총이 아니다. 박사가 만든 특수한 총이다.
“커윽!”
총알은 데보라의 어깨를 관통했다.
데보라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세나를 쳐다봤다.
“세, 세나…! 네가 어떻게 내게…! 이건 어제 이야기했던 것과 다르지 않느냐!”
세나의 몸이 덜덜 떨렸다. 허나 그녀는 곧 입술을 씹으며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미안해요. 데보라.”
“세, 세나…! 네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은혜를 잊은 거냐?!”
데보라가 분노를 토하면서 몸을 일으키고 있다. 나는 그녀가 게이킹의 왕관을 힐끗 거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분노한 척 하는 연기로군. 데보라는 냉정하게 왕관을 낚아챌 기회를 노리고 있어.’
내가 나설까 하다가 멈췄다. 지금 상황이 제법 흥미로웠다.
“데보라가 절 재워주고, 먹여준 은혜는 이미 갚았다고 생각해요. 전 10년 전부터 회장의 명령에 따라 온갖 더러운 일을 해왔어요. 그 정도면 이제 충분하잖아요?”
“세나! 다시 한 번 잘 생각 해 보거라! 우리는 하나 밖에 없는 가족이야!”
“피가 이어지지 않은 가족…. 네. 저도 얼마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데보라…. 저희가 가족이었다고 해도 동등하진 않았어요. 데보라는 주인이었고, 전 애완동물이었죠.”
세나의 총구가 살짝 움직였다. 데보라는 깜짝 놀랐다. 자신의 어깨가 아니라 머리를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아니다, 세나!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이구나! 대화를 해서 오해를 풀자꾸나. 넌 저 남자에게 속고 있는 게 틀림없다!”
“데보라. 전 유진과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데보라에게서 느끼지 못한… 처음 느껴보는 행복이었어요.”
“네가 속고 있는 거다. 저 놈은 언젠간 널 배신 할 거야! 내가 남자를 믿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느냐!”
“데보라…. 데보라가 어리고 젊었을 적에 남자들에게 배신 당한 건… 데보라가 못났기 때문이에요.”
“뭐?”
“데보라는 얼굴도 몸매도 못났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못났어요. 남자를 종처럼 생각하고 부리는데 어떤 남자가 데보라를 좋아하겠어요? 그거 알아요, 데보라? 데보라의 남편…, 반은 데보라를 사랑해서 결혼하게 아니라 데보라를 동정해서 결혼한 거에요.”
짝짝짝!
존나 완벽한 말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데보라가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다시 세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세나! 다시 한 번 생각하거라! 나는 너의 하나뿐인 가족이야!”
“아니에요. 데보라. 제 가족은….”
세나가 나를 쳐다보다가 자신의 배를 쳐다봤다.
그 시선의 의미를 깨달은 데보라가 경악했다.
“세, 세나! 설마 임신한 것이냐!”
“네.”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다. 박사의 말로는 임신 2주차라고 한다.
나는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별로 놀라지 않았다. 피임은 신경도 쓰지 않고 매일 섹스를 해댔는데 임신을 하지 않으면 이상하다. 오히려 임신이 늦었다고 생각한다.
“전 데보라가 원하는 세상을 지지할 수 없어요. 전 이 아이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이이익! 이럴 순 없다!”
데보라가 게이킹의 시체를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세나가 방아쇠를 당겼다.
팅!
나는 게이 슬레이어를 들어 세나가 쏜 총알을 튕겨냈다.
“유진?!”
세나가 당황해서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괜찮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 주고 데보라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데보라는 게이킹의 왕관을 떼내어 곧장 자신의 머리 위에 썼다.
“내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데보라가 환희에 차올라 외쳤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데보라가 당황하다가 나를 향해 집게손가락을 겨누었다.
“죽어라! 나의 세상에 너는 필요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큭.”
내가 웃음을 흘렸다. 데보라는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깨달았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죽어라! 죽어!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냐!”
“그야 네년에겐 자격이 없기 때문이지.”
<축하합니다! 게이킹(???????)을 죽였습니다!>
<게이 말살 시스템은 당신을 인정합니다!>
<당신은 인피니티 파워의 진정한 주인이 될 자격이 있습니다!>
<인피니티 파워를 취하십시오!>
게이킹을 죽였을 때 뜬 알림창이다.
처음에는 그냥 의미 없는 그럴싸한 말인가 싶었다. 하지만 게이킹을 죽였다는 흥분이 식자 좀 더 다르게 생각되었다.
‘만약 박사의 말대로 시스템은 인피니티 파워를 제어하는 힘이라면….’
게이킹은 인피니티 파워를 사용했으나 제어하지는 못했다. 인피니티 파워가 폭주해 모든 남성들을 게이로 만들고 만 것이다. 게이킹의 입장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정말 좆같은 상상이지만, 만약 내가 게이킹이라면 게이가 아닌 일반인을 따먹고 싶을 것이다.
‘나는 진정한 주인이 될 자격이 있다. 그 말은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주인이 될 수 없다는 거지.’
척!
데보라를 향해 손을 뻗었다. 데보라가 깜짝 놀라 나를 경계한다.
“뭐, 뭐냐…!”
“그건 네년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다.”
그녀의 머리 위에 있는 왕관이 허공에 두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나를 향해 날아온다.
“아, 안 돼!!”
데보라가 날아가는 왕관을 붙잡았다. 허나 왕관이 그녀의 손을 뿌려쳤다.
퍽!
게이 슬레이어를 바닥에 쑤셔 박은 내가 양손으로 왕관을 잡았다.
“나는 왕이 될 것이다!”
근엄하게 선언하며 양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내 머리 위에 씌웠다.
왕관이 하얗게 빛났다. 그 빛은 이윽고 내 몸을 감싼다.
엄청난 힘이 내 몸을 감싸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이 힘을 이용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것이… 인피니티 파워…!”
하얀 빛이 사라졌다.
나는 알몸이 되어 있었고 어깨에 붉은 망토가 있었다. 여기서 지팡이를 들고 있으면 게이킹과 똑같이 된다.
“지팡이는 필요 없다. 내게는 지팡이 보다 뛰어난 무기가 있으니…!”
사타구니에 달린 위대한 물건이 서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 근엄함과 묵직함!
나는 감동을 느꼈다. 내 거시기는 앞으로 두 번 다시 늘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힘이 넘쳐나는 게 느껴진다! 100년 동안 계속 섹스를 해도 지치지 않을 테지!’
<게이 말살 시스템이 목적을 달성하며 본래의 시스템으로 변화합니다.>
<인피니티 시스템!>
<인피니티 시스템은 당신을 주인으로 인정합니다!>
<인피니티 시스템을 통해 인피티니 파워를 보다 확실하게 통제, 관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인피니티 시스템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내가 손을 허공에 휘젓자. 수 억 개의 반투명한 화면이 나타났다. 모두 궁전 밖의 세상을 알려주는 화면들이다.
‘인피니티 파워가 전능(全能)이라면 인피니티 시스템은 전지(全知)다.’
내가 원하면 과거와 현재, 미래 그 전부를 볼 수 있다.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 지, 안 하는 지도 알 수 있다.
반투명한 화면을 쳐다봤다. 궁전 밖의 남자들은 모두 게이에서 일반인으로 돌아왔다.
-뭐, 뭐지?!
-내가 왜 이런 복장을 하고 있는 거야?!
-젠장! 이 미친놈아 왜 내 거시기를 빨고 있는 거야!
-우우우우우웩
원래대로 돌아온 남자들은 게이였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뭐, 지금 내겐 그딴건 아무래도 좋은 사실이었다.
“안녕하신가!”
내가 말했다.
내 목소리는 세상 곳곳에 울러 퍼지고 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내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설령 지하 가장 깊은 곳에 있다 하더라도.
또한 모든 사람들은 내 모습을 보고 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힘을 사용했으니까.
-저, 저 미친 변태 놈은 뭐야!
-경찰! 경찰에 신고해!
-우웨에에에에엑
그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나는 섹스킹! 이 세계의 지배자다! 남자들이여! 너희들에게 전할 소식이 있다. 이 세계에 너희들은 필요 없다는 안타까운 소식들이지! 이 세상의 남자는 나 홀로 충분하다! 인류는 나로 인해 영원불멸의 문명을 구축할 것이니…! 안심하고 죽도록 하라!”
쿠르르르르릉!
하늘에 번개를 품은 먹구름이 몰려왔다. 먹구름은 이 행성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내가! 섹스킹이다! 하하하하하하하!”
마치 폭우가 내리는 것처럼 번개가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평범한 번개가 아니었다. 건물이나 강철을 그냥 통과하며 오직 남자에게만 떨어졌다. 대상이 바다에 있든, 산에 있든, 지하에 있든 상관없었다. 이 세상에 있는 남자는 번개를 피할 수가 없었다.
-끄아아아아악!
번개를 맞은 남자는 비명을 내지르며 먼지가 되었다.
이 세상 모든 남자가 사라지기 전까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하하하하하하하!”
나는 흡족하게 웃으며 데보라를 쳐다봤다.
데보라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부질없는 저항이다.
“사실 너같은 버러지는 그냥 죽여버릴까 싶었다만…. 남자가 멸종하면서 발생한 문제가 있으니… 너라도 살려 둬야겠다!”
“뭐, 뭘 하려는 거냐…?!”
데보라를 향해 손가락을 내밀었다. 손가락에서 빛이 뿜어져 나와 데보라에게 스며들었다.
“너는 늙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다. 이 우주가 끝날 때까지, 내가 죽음을 허락할 때까지 영원토록 사회에 봉사하라! 그것이 네게 주어진 벌이다!”
“아, 안 돼!!”
데보라의 얼굴에 절망이 가득했다. 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아는 것이다.
탕!
총성과 함께 총알이 날아왔다. 총알은 내 어깨를 맞고 튕겨져 나갔다.
나는 총알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짓이냐, 세나.”
세나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유진…. 이, 이건 아니야…! 이건 아니라고…! 내게 말했잖아! 게이킹을 죽이고 행복한 세상을 되찾자고! 이건 우리가 원한 행복한 세상이 아니야!”
“아니. 행복한 세상이 맞다.”
인피니티 파워를 사용한다.
그러자 알몸의 세나가 내 앞으로 이동되었다. 양손으로 그녀의 몸을 잡아 들어올렸다.
“너도 곧 행복하게 될 거다. 내게 총을 쏘려 했던 것은… 용서하지. 너는 예쁘니까.”
“이거 놔! 유진!”
“행복해져라!”
세나의 보지에 내 자지를 삽입했다.
“꺄아아아… 아아앙!”
세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슬픔에 빠진 얼굴에서 천국에 닿아 황홀함을 맛본 칠칠치 못한 얼굴로!
“어때, 행복하지 않나?”
“해, 행복해여어….”
후두두둑! 후두둑! 보지에서 애액이 폭포수 마냥 떨어졌다. 나는 만족 스럽게 웃으며 그녀의 보지에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흐아아아아아앙!”
“미미(美味)! 언제 맛봐도 맛좋은 보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