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4화 〉 264. 인형 놀이
264. 인형 놀이
섹스킹의 일상은 항상 같았다.
섹스. 섹스. 섹스.
오로지 섹스 뿐이다.
섹스킹은 잠도 자지 않고, 음식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가끔 색다른 섹스를 한다.
-오늘은 진흙 섹스를 하겠다!
섹스킹은 최소 1만 명 이상의 분신을 항상 유지했다. 그 분신들은 항상 섹스를 했고, 분신이 느끼는 성교의 쾌락은 섹스킹에게 전해졌다.
-세나여! 오늘밤도 안아 주겠다!
섹스킹은 유독 세나만 특별대우를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세나와 잠자리를 가졌다. 그것도 분신이 아니라 항상 본체로.
섹스킹 다음 가는 권력자는 세나였다.
-꼴 좋구나. 데보라.
데보라는 노예로서 매일 일을 했다. 수면 시간, 잠자는 시간도 없었다. 데보라는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인피니티 파워로 인해 불사의 몸이 되었다.
총으로 머리를 쏴도 총알이 튕겨져 나가고, 독약을 먹어도 아무 증상 없이 멀쩡하다. 100M가 넘는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도 몸은 상처하나 입지 않고, 깊은 바다 속에 빠져 호흡을 하지 못해도 죽지 않는다.
결국 데보라는 포기하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 들였다. 그 방법 밖에 없었다.
“데보라는 인과응보지. 매일 똑같으니 재미가 없네. 좀 더 뒤로 돌려볼까.”
나는 영상재생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그러자 눈 깜짝 할 사이에 30년이 넘게 지나 있었다. 섹스킹은 멀쩡했고, 그가 총애하는 세나도 전혀 늙지 않았다.
섹스킹의 일상은 언제나와 같다. 그렇게 생각한 어느 날. 궁전의 문이 벌컥 열리며 여자들이 나타났다. 30명의 여자들은 모두 미녀들이었는데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
-아버지! 더 이상 아버지의 폭정은 참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인피니티 파워를 손에 넣어 다른 남자들이 태어나도록 만들 것입니다!
-오. 이름 모를 딸아. 너희가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저희들을 얕보지 마십시오!
나는 영상을 지켜보다가 깜짝 놀랐다. 여자들이 인피티니 파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여자들…. 그런가. 섹스킹이 분신이 아닌 직접 움직여 임신 시켜 태어난 여자들이구나.’
인피니티 파워 일부가 유전된 것이다.
물론 섹스킹이 가진 인피니티 파워에 비하면 미약하기 짝이 없는 힘이었다. 또한 여자들에겐 인피니티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반란은 손쉽게 제압되었고, 섹스킹에게 범해지며 임신했다.
-이, 이럴 수는 없어…! 하아아앙!
섹스킹은 반란을 용서했다. 여자들이 자신의 딸이어서? 아니다. 예뻤기 때문이다. 섹스킹은 예쁜 여자에게 한없이 관대했다.
“부러운 새끼.”
나는 더욱더 빠르게 영상을 넘겼다. 섹스킹은 내 아바타다. 나와 똑같은 얼굴과 몸을 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 있으면 무척이나 부러워진다. 배알이 꼴린다.
‘언제까지 잘 나가나 한 번 보자.’
섹스킹은 끝까지 잘나갔다.
500년이 지났을 때. 세나가 자신의 죽음을 선택했다. 오랫동안 부족함 없이 살아온 그녀는 정신적 한계에 도달했다. 섹스킹은 슬퍼하면서도 세나의 죽음을 허락했다.
세나가 죽은 날, 섹스킹은 처음으로 섹스를 하지 않았다. 물론 다음날에는 섹스를 했다.
2,000년이 지났다.
섹스킹의 딸 20만 명이 섹스킹을 죽이기 위해 궁전으로 쳐들어왔다.
섹스킹은 반란을 제압하고 모두 직접 임신시켰다.
20,000년이 지났다.
섹스킹은 섹스에 지겨움을 느꼈다. 그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섹스킹은 몇 년 동안 고민하다가 세상에 선언했다.
-이 세상에는 새로운 즐거움과 새로운 아름다움이 없다. 고로 새로운 꼴림을 찾기 위해 우주로 나갈 것이다!
-섹스킹이시여! 안 됩니다! 섹스킹 께서 떠나시면 인류를 멸망할 것입니다!
섹스킹의 여자들이 반대했다. 이 세상에서 여자들을 임신시킬 수 잇는 유일한 남자가 섹스킹이었다. 섹스킹이 사라지면 인류는 멸망할 것이다.
-걱정마라! 나는 너희들과 함께 떠날 것이니!
섹스킹은 인피니티 파워로 행성을 움직였다. 행성이 우주를 떠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섹스킹은 우주의 다른 종족과 마주했다.
-징그럽게 생긴 놈들! 너희는 관상용으로 딱 100마리만 살려둘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종족은 동물원용으로 딱 100마리만 남기고 몰살당했다.
-오, 오오…. 가슴이 4개라니…. 옛날의 나였다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좀 꼴리는 구나!
-허억! 보지가 5개라니! 이건 혁명이다!
-너는 펠라를 잘 하는 종족이구나!
마음에 드는 종족은 지배했다.
그렇게 몇 만 년이 더 지났을 때. 섹스킹은 우주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리고 섹스킹은 우주의 끝에 있는 거대한 여자를 발견한다.
그 여자는 별로 이루어진 몸을 가지고 있었고, 지구보다 33,000 배 이상 컸다.
-모든 여자는 내게 따먹혀야 한다!
섹스킹은 인피니티 파워를 이용해 몸을 키웠다. 그리고 우주 거인 여자와 떡을 쳤다.
-오오옷! 나, 나는 깨달았다!
섹스킹은 우주가 되었다. 우주의 미녀들은 우주와 섹스를 했고 아이를 낳았다. 못생긴 여자들은 여전히 피지배 계급이었다. 데보라는 몇 십만년이 지나서도 노예였다.
“?????”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갑자기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는데.
영상은 어느 순간부터 멈췄다. 재생이 되지 않는다. 섹스킹의 이야기가 이대로 끝난 것이리라.
내가 어이 없어하고 있을 때였다. 뒤쪽에서 사부작거리는 인기척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뒤로 돌리자 낮에 보았던 양아치의 여자친구가 있었다. G컵 폭유 금발 태닝 갸루다.
그녀는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칙칙.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긴 보라색 손톱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귀, 목, 팔찌, 손가락 할 것없이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했다.
나는 그녀의 몸을 살펴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바위에 앉은 내 시선에 검은색 끈 팬티가 전부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 검은색 브라가 보일 정도로 얇은 하얀 셔츠. 낮에 봤던 것보다 훨씬 더 대담한 옷이었다.
“후우.”
담배 연기를 뿜어낸 그녀는 나를 째릿 쳐다봤다.
“뭘 봐.”
“가슴 보는데.”
“하?”
어이가 없다는 듯 내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나는 그녀가 헌터임을 알았다. 걸음걸이가 무술을 배운 티가 났고, 분위기가 헌터의 것과 비슷했다.
“완전 짜증나는데? 별거도 아닌 남자 주제에.”
“별거도 아니긴. 내가 네 남친 보다 대단해.”
나는 그리 말하며 마나를 일으켰다. 내가 마나를 일으키자 그녀의 몸이 움찔 떨렸다. 이내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마나 거둬. 여기서 소란을 피웠다간 무녀들이 난리 칠 거야.”
나는 그녀의 몸에서 느껴지는 마나는 느꼈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이 여자, 양아치보다 더 강하다. 만약 나와 싸운다면 승리를 확신하기 힘들 정도다.
그녀는 나를 지나쳐 연못 가까이 다가갔다. 담뱃재가 연못에 떨어졌다.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쳐다봤다. 치마가 워낙 짧아서 전부 보였다. 끈팬티는 면적까지 작아서 구릿빛 엉덩이가 훤히 보였다. 크고 탱탱한 엉덩이는 내 손을 부르고 있다.
“퉷.”
연못에 담배 꽁초를 내다버린 그녀가 나를 돌아봤다.
“꼴에 남자라고…. 아까부터 너무 보잖아.”
“그렇게 보고 있는데 어떻게 안 볼 수가 있어. 너 일부러 남자를 유혹하는 거지?”
“이 옷은 그 녀석의 취향이야.”
그 녀석?
양아치 놈을 말하는 모양이다. 양아치 주제에 좋은 취향을 가지고 있군.
그녀는 내 시선을 내려 내 사타구니를 쳐다봤다. 내 사타구니 텐트를 치고 있었다.
“흐음. 평균 이상은 되는 것 같네?”
“장담하는데 네 남친보다 클걸?”
“그 녀석 자지 꽤 큰데. 자신 있으면 한 번 벗어봐.”
나는 바로 바지를 벗었다. 여자 앞에 자지를 드러내는데 부끄러움 따윈 느끼지 않는다.
“엇….”
내 자지를 본 그녀의 두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 반응으로 알 수 있었다. 양아치 새끼의 거시기는 내 것보다 작다.
“크, 크긴 하네.”
“네 것도 좀 보여줘 봐.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 재밌네. 뭐, 보여주는 것 정도야.”
그녀는 담담하게 팬티를 옆으로 젖혔다. 털 없는 빽보지가 드러났다. 보지도 꼼꼼하게 태닝했는 지 구릿빛이다. 소음순도 어두운 갈색이지만 클리토리스는 분홍색이었다. 아마도 음순에 가려져 있는 보지 속살도 분홍색이리라.
“뭐야. 더 커졌잖아?!”
보지를 보고 풀발기한 자지였다.
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굵은 자지가 흔들렸다.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그녀는 몸을 옆으로 돌려 내 손을 피했다. 그리고 옅게 웃었다.
“여기까지야. 내가 이렇긴 하지만 몸을 함부로 굴리는 걸레는 아니거든?”
“아니. 걸레 맞잖아.”
“아니야 멍청아. 음. 그래도 네가 1억 정도 가지고 오면… 한 번 하게 해줄 수도 있어.”
“1억이면 돼? 줄게. 하자.”
1억. 여긴 일본이니 1억 엔을 말할 것이다. 한화로 대충 11억 정도다.
11억으로 여자를 따먹는데 쓴다? 병신도 이런 병신도 없다. 그러나 나는 헌터다. E급 헌터지만 실력만큼은 C급에 버금가는 헌터. 더군다나 내겐 유희 생활 어플이 있으니 11억 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11억으로 C급 이상의 여자 헌터를 따먹을 수 있다면 개이득이지!’
내가 그녀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이번에도 매정하게 내 손을 피했다.
“거짓말이야. 너랑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그 녀석이 알면 뭐라 할 게 분명하거든. 가서 잠이나 자.”
그녀는 나를 지나쳤다. 나는 입맛을 다시며 그녀에게 물었다.
“이름이 뭐야? 난 성유진.”
“요시카와 미사.”
짧게 말한 그녀가 사라졌다.
“미사. 미사….”
나는 바위에 털썩 주저앉아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어떻게 해야 미사를 따먹을 수 있을까. 머리를 굴려보지만 마땅한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다.
‘사흘 뒤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따먹을 방법이 마땅히 없잖아. 그냥 덮칠 수도 없고….’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뭔가 일같은 게 터지면 좋겠는데…. 풍향제다 보니 저쪽도 사리는 모양이고….’
그때. 땅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걸 느꼈다. 일반인이라면 느끼지 못할 진동.
‘지진인가?’
연못 쪽을 쳐다본다. 잠잠하던 연못의 물결이 흔들리고 있었다.
‘지진도 참 자주 일어나는군. 일본이라 그런가.’
나는 내일 있을 대련과 요시카와 미사를 따먹을 방법을 생각하다가 방으로 돌아갔다.
???
“갑작스런 대련이라니…!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 후카 신사측에 항의하겠습니다!”
점심 무렵에 신지오가 화를 내며 말했다. 둘째 날 대련 상대가 영천류로 바뀌었음을 어딘가에서 들은 모양이다.
“괜찮아요. 신지오 씨. 이미 영천류는 받아들였어요. 그 마음은 감사합니다만, 이건 영천류의 일이에요. 신지오 씨가 항의한다면 영천류의 체면만 구겨질 뿐이에요.”
“이건 부당한 일이 아닙니까?! 분명 일본의 목적은…!”
“신지오 씨.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저희 영천류의 일이에요.”
“…….”
진세영이 단호하게 말하자 신지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 뒤에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주제넘었습니다. 그래도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고 말씀해주십시오.”
신지오가 떠났다.
이후 몇 시간 뒤에 시게루가 분노한 표정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진세영 씨! 대련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진세영이 아닌 내가 대련에 나간다는 걸 들은 모양이다. 진세영은 준비해두었던 변명을 했다.
“제가 직접 대련에 나가고 싶습니다만, 현재 제 몸은 정상인 상태가 아닙니다.”
“어제는 그런 말이 없지 않았습니까!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의원께서는 영천류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도 엄연한 영천류입니다.”
이후에도 시게루는 진세영을 설득하며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우리의 반응은 변함이 없었다.
시게루가 이를 꽉 깨물었다.
“영천류는 절 실망시키는군요!”
그는 나와 진세영을 노려보더니 몸을 획 돌려 나가버렸다.
앞으로 2시간 뒤에 대련이 시작된다. 지금 와서 대련 상대를 바꾸는 것은 시게루라도 힘들었다.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적절한 대련 상대를 찾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리고 2시간 뒤.
나는 대련장에서 아마츠카 코요리와 마주섰다.
“후카 신사의 무녀, 아마츠카 코요리입니다.”
“영천류의 제자, 성유진입니다.”
짤랑.
대련의 시작을 알리는 방울 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