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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6 - 266. 인형 놀이 (46/2,000)

〈 266화 〉 266. 인형 놀이

266. 인형 놀이

대련이 끝나고 나는 치유능력자에게 치료를 받았다. 몸의 상처는 말끔히 사라졌지만, 육체에 있는 피로도나 후유증은 남을 수 있으니 당분간은 요양하라는 말을 들었다.

‘아까 완전회복을 써서 몸이나 정신이나 멀쩡하지만, 의심을 살 수 있으니 당분간은 병상에 누워있자.’

나는 침대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풍향제 둘째 날의 대련.

사람들은 날 욕하기는커녕 오히려 날 칭찬했다. 이유는 별거 없었다. 첫째 날의 대련보다 화려했기 때문이다.

‘첫째 날의 대련은 무술이 주를 이루었지. 검기를 제외하면 그렇게 화려한 장면은 별로 없었어.’

전투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잘은 모르겠지만 대단하다. 라고 느꼈을 것이다. 반면에 둘째 날의 대련은 CG를 쓴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화려했다. 내가 가진 뇌전과 코요리의 음양술이 일반인들에게 신기하고 재미있게 다가갔다.

-아마츠카 씨의 승리. 믿고 있었습니다. 풍신의 무녀답습니다. 아마츠카 씨가 있기에 일본의 미래는 안전합니다.

-5번이나 돌려봤지만 질리지가 않는다. 고타로 씨에겐 미안하지만 전투의 재미는 이쪽이 위다. 무뇌자(武雷子)가 한국인이라던데 자세한 정보 아는 사람?

-무뇌자는 던전 서바이벌 우승자임. 이름은 성유진. 현재 한국 나이로 21세로 믿을 수 없게도 E급 헌터임.

-22세의 나이에 그 실력…. 엄청나군요. 성유진 씨는 이후에 한국의 S급 헌터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일본의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 성유진 씨는 거품입니다. 전투 영상을 보시면 아마츠카 씨가 적당히 봐줬습니다. B급 헌터인 제가 보장합니다.

병상에 누워있기 심심해서 일본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이런 반응들이었다.

‘이 새끼들. 왜 일부만 날 무뇌자(武雷子)라고 부르는 거야? 한국인이 일본인척 하며 날 까고 있는 게 틀림없어.’

이번엔 한국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와. 성유진!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던전 서바이벌에서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벌써 이렇게 성장했다고?

-저게 E급 헌터라고? 등급 속인 거 아님?

-E급 헌터가 힘을 숨김. 뭐, 그런 거냐?

-ㄴㄴE급 헌터 맞음. 성유진 각성한지 1년도 안 됨.

-대한민국의 슈퍼 루키 성유진! 진짜 이 정도면 몇 년 뒤에 S급이 되지 않을까?

-좀 진정해라. 성유진이 재능이 있긴 한데, 재능이 끝까지 계속 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있다가도 사라지는 게 재능이다.

-ㅋㅋ 헌알못들 신났네. A급 헌터가 S급 될 확률은 0.1%도 안 되는데 성유진이라고 해서 될 것 같냐? A급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S급이 되지 못한 헌터들 부지기수다.

-근데 성유진은 왜 소속된 길드가 없냐. 대한민국 길드들 안 데려가고 뭐하냐. 저 정도면 빨리 데려가서 지원 팍팍 해줘야지.

-성유진 영천류잖아. 자운 길드랑 관계 있을 걸?

-???? 자운 길드가 갑자기 왜 나옴.

한국의 반응도 좋았다. 대련이 시시하게 끝났으면 이렇지 않았겠지만, 대련은 사람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정도로 화려했다. 또 내가 각성 1년도 지나지 않은 루키라는 것도 한몫했다.

물론 좋은 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나를 욕하며 어그로를 끄는 놈도 있고, 내가 부모라도 죽였는지 살벌하게 욕하는 놈도 있었다. 일부는 인본한테 졌기 때문에 날 욕했다.

‘나를 분석하는 놈들도 있고, 내가 대련에 나선 것에 의문을 가지는 놈들도 있군.’

다양한 것들이 있다 보니 역시 재밌었다.

‘다만 날 무뇌자라고 부르는 놈들이 몇몇 있단 말이지. 짜증나게.’

여러 놈들을 볼 수 있는 인터넷을 하고 있을 때였다.

똑똑똑.

차분히 문들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진세영은 아니다. 진세영은 1시간 전에 왔다가 몰려드는 기자들을 상대하러 밖으로 나갔다.

“아마츠카 코요리입니다.”

문밖에서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누워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 코요리. 내가 노리고 있는 여자.

“들어오세요.”

코요리가 안으로 들어왔다. 낮에 보았던 것처럼 무녀복을 입고 있었다. 대련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때는 묵직하고 엄숙했다면, 지금은 양갓집 규수처럼 고귀함과 우아함이 있었다.

의자에 앉은 그녀가 내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죄송합니다. 시게루 신주(神主)가 영천류에 억지를 부렸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습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의문을 느꼈다.

“아마츠카 씨는 대련 상대가 저임을 모르셨습니까?”

“네. 저는 대련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련 상대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그게 규칙인지라…. 처음에 성유진 님께서 나오셨을 때 많이 당황했습니다.”

차분한 목소리와 깨끗한 눈동자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마츠카 씨와 싸울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했으니 만족합니다. 그 남자는 좀 짜증나긴 하지만요.”

“시게루 신주가 이번에 저지른 일은 권한을 넘어선 독단적 행위입니다. 풍신 길드는 회의를 거쳐 그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성유진 님께 거듭 사과인사 드립니다.”

“그 남자는 일본의 정치인 아니었습니까?”

“…….”

내 말에 그녀는 대답하는 대신 미미하게 웃어보였다.

나는 일본의 풍신 길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풍신 길드가 일본 정부와 관련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 일 줄이야.’

길드가 일본 정부에 관여해도 괜찮은 거냐?

‘…뭐 어차피 남의 나라일이고. 내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

이후에 코요리는 내게 몸 상태나 불편한 점에 대해서 물었다. 나는 모두 괜찮다고 대답했다.

코요리는 이후에 품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양손 위에 올려 내게 공손히 내밀었다.

“그건…?”

“풍령(風靈)의 부적입니다.”

녹색 비단에 감싸여 있는 부적 2개였다. 크기는 손바닥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부적에는 금실로 화려한 바람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마나와는 다른 신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장담할 수 있다. 이건 평범한 물건이 아니다.

“평범한 물건이 아니군요.”

“신사에서 1년 간 의식을 통해 만드는 부적입니다. 한 번에 부적 10개가 만들어지죠.”

“그런 귀한 물건을 제게 주시는 겁니까?”

“풍향제의 대련 참가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드리는 물건입니다. 원래는 하나를 지급합니다만, 이번에는 사과의 의미로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

나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부적을 받았다. 하나는 내가 가지고, 다른 하나는 진세영에게 주면 될 것 같다. 진세영은 거절하겠지만 억지로 손에 쥐어주자.

“이 부적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부적을 몸에 지니고 계신다면 위험한 순간에 풍령의 힘을 빌릴 수 있을 겁니다.”

난 이후에도 그녀와 대화를 나눴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작업을 걸려고 했는데, 그녀는 지나치게 고지식한 면이 있었다. 친해지려고 하니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다.

“이만 가보겠습니다. 빠른 쾌유를 기원하겠습니다.”

“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요리가 떠났다.

나는 부적을 만지다가 주머니에서 천조각을 꺼냈다. 옷을 자른 천조각에는 붉은 얼룩이 있었다. 대련 중에 옷에 묻은 코요리의 피다.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원래는 좀 시간이 지난 뒤에 하려고 했지만…. 인스톨만 먼저 해둘까.’

나는 일단 문을 잠그고 인벤토리에서 [넌 나의 섹스돌]을 꺼내 침대위에 올렸다.

[넌 나의 섹스돌

대상의 피, 머리카락, 타액을 이용해 섹스돌에 인스톨 시킵니다.

섹스돌은 대상의 몸과 똑같이 변하고, 대상은 섹스돌과 감각을 공유합니다. 인스톨한 대상의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가격: 5,000 포인트

※주의

일회용입니다. 신중하게 사용하십시오.

대상의 정신력이 강하면 실패 할 수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섬뜩해지는 새하얀 인형의 가슴 부위를 꾹 눌렀다. 가슴 부위가 열리며 비어있는 공간이 나왔다.

‘꼭 싱싱한 피여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럼 망하는데.’

제발 성공하기를 바라며 공간에 코요리의 피가 묻은 천조각을 넣었다. 열린 가슴 뚜껑을 닫은 순간이었다.

인형의 몸이 새하얗게 빛났다.

깜짝 놀란 내가 인형에게서 약간 떨어졌다.

빛나는 인형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가 길어지고 몸통에 굴곡이 생긴다. 엉덩이가 커지고 가슴이 풍만해진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긴 머리카락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인스톨이 완료되었습니다.]

[대상: 아마츠카 코요리]

[유희 생활 어플과 호환됩니다.]

[현재 대상과 연결된 상태입니다.]

[어플을 통해 섹스돌의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빛이 수그러들자 아마츠카 코요리로 변한 인형이 있었다.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침대에 앉아 있는 인형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머리카락이나 새하얀 피부가 인형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했다.

‘이게… 인형이라고?’

F컵의 크고 새하얀 가슴에 달린 연갈색의 유륜과 유두.

왼쪽 옆구리 부분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손톱만한 작은 흉터가 있다.

사타구니에는 손질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검은색 보지털이 있었다. 보지털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수북했다.

킁. 킁킁.

목덜미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 냄새를 맡았다. 여자 특유의 살내음이 맡아졌다. 나는 고개를 점점 아래로 내렸다. 가슴에서 특히나 냄새가 진했다.

사타구니 쪽으로 머리를 내렸다. 보지털 앞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자 미세한 보지냄새가 느껴진다. 인형이 아니라 진짜 인간같다.

‘진짜 인간일지도 몰라. 만져… 잠깐. 알림창이 떴는데.’

유희 생활 어플을 확인한다. [섹스돌]이라는 기능이 생겼다. 호환된다는 게 이 뜻인 모양이다.

[대상 동화율: 최상]

[인형 동화율: 중]

[자세 동화율: 최하]

‘동화율 설정이라. 대상 동화율은 이미 최상 인데….’

나는 인형 동화율을 최상으로 올렸다.

[인형 동화율: 최상]

그러자 알몸이었던 인형의 몸 위에 옷이 걸쳐졌다.

“아하. 이런 거군.”

대상 동화율도 대충 짐작이 간다. 아마도 인형을 통한 감각율이 아닐까. 자세 동화율은 뭐, 이름 그대로 자세에 대한 동화율 일테고.

나는 어플을 조작해 코요리의 화면을 띄웠다. 현재 코요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신사의 긴 복도를 걷고 있었다.

“음?”

스마트폰 화면과 인형을 쳐다봤다.

자세히 보니 옷이 흔들리고 있었다.

‘인형 동화율 최상이라 그런가?’

[인형 동화율: 중]

중으로 바꾸자 인형의 몸에 걸쳐져 있던 옷이 사라지고 알몸이 되었다.

[인형 동화율: 상]

인형의 몸에 옷이 다시 걸쳐졌는데 움직이지 않는다.

‘과연. 최상은 옷의 움직임까지 동화되는군.’

[인형 동화율: 최상]

치마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치맛자락을 잡고 살짝 들어올렸다. 화면 속의 코요리의 치마가 올라간다.

코요리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걸음을 멈췄다. 나도 인형의 치마를 내렸다. 코요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치마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크큭.’

[대상 동화율: 상]

대상 동화율을 한 단계 낮추고 인형의 붉은 치마를 잡아 허벅지까지 올렸다. 그러나 코요리의 치마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상 동화율의 최상은 인형의 옷까지 동화되는 거군.’

[대상 동화율: 최상]

최상으로 다시 올려두었다.

‘크크크.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아이스께끼나 해볼까?’

짓궂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화면 속의 코요리가 화장실로 들어섰다.

코요리가 긴 붉은 치마를 들어 올리자, 인형의 치마도 저절로 올라갔다. 음부를 가리고 있는 하얀 속옷이 보였다.

나는 인형을 쳐다봤다. 팬티가 아래로 내려갔다.

화면속의 코요리가 볼일을 보기 시작하자, 인형의 보지에서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침대 시트가 젖어간다.

“안 돼! 내가 치워야 한다고!”

나는 깜짝 놀라 당황하다가 인형 동화율의 단계를 내렸다.

[인형 동화율: 상]

인형의 보지에서 오줌은 나왔지만 몇 초 뒤에 사라졌다. 이불은 젖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최상으로 하면 안 사라지더니, 상으로 내리니 오줌이 남지 않고 사라지는군.’

인형의 소변에 손을 뻗었다. 따뜻한 액체의 느낌은 느껴지지만 손은 젖지 않았다. 오줌의 냄새도 없었다.

이후 코요리는 휴지로 보지를 닦았다.

나는 씨익 웃으며 인형의 보지를 손바닥으로 한 차례 쓸었다.

-……?!

깜짝 놀란 코요리가 행동을 멈추고 자신의 보지를 내려봤다. 당연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요리가 팬티를 올려 입었지만, 인형의 팬티는 올라가지 않았다. 인형 동화율이 상이기 때문이다.

[자세 동화율: 최상]

인형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내려갔던 팬티도 어느새 올라간 상태였다. 코요리가 복도를 걷자, 인형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형은 실제로 걷는 게 아니었다. 자세히 보면 인형이 침대 위에 살짝 떠있었다.

‘크크크.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할지 알겠네.’

[대상 동화율: 최하]

[인형 동화율: 최상]

나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인형의 발목을 잡아당기며 치마를 위로 올렸다.

-꺄악?!

인형과 코요리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팬티에 감싸인 보름달 같은 엉덩이를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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