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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5 - 295. 신의 아틀란티스 (75/2,000)

〈 295화 〉 295. 신의 아틀란티스

“진짜…. 진짜 나 주는 거 맞지?”

카샤가 되물었다. 그녀는 내가 내미는 팔찌를 탐욕스럽게 쳐다본다.

“그렇다니까.”

“고마워!”

카샤가 냉큼 팔찌를 받아갔다. 그리고 내가 뭐라하기도 전에 자신의 왼쪽 손목에 팔찌를 착용했다.

“아…. 아아….”

카샤의 눈동자가 몽롱해졌다. 황홀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본다.

무엇을 보는지는 쉽게 예측된다.

‘팔찌를 착용하는 순간 알림창이 주르륵 떠올랐겠지.’

현재 나와 카샤는 알몸으로 서로 껴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성기는 당연히 연결되어 있다.

꽈악. 꽉.

보지의 질벽이 강하게 수축한다. 능력치가 올라간 것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카샤의 감정이 고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원해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행운을 손에 쥐었다. 흥분되지 않는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아. 아앙, 자기야….”

카샤가 내 목을 팔로 감싸며 입을 맞추었다. 뿐만이 아니라 내 몸을 휘감은 다리에 더욱더 힘이 들어간다.

“으응…. 쪽.”

그녀는 내 혀를 빨아 당기며 적극적으로 키스한다. 그 키스 방식은 내가 하는 것과 닮아 있었다.

나는 그녀의 등허리와 엉덩이를 양손으로 받쳤다.

‘오… 질벽이 꿈틀거리고 있잖아.’

팔찌의 정보 중에 속성이 화염으로 고정된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그 때문인지 카샤의 몸이 아까보다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였기에 기꺼웠다.

‘크으~ 이게 불보지지!’

나는 천천히 앞으로 넘어졌다. 카샤의 등이 바닥에 닿았다. 카샤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 채고는 미소를 지으며 다리를 활짝 벌렸다.

“아아앙!”

찌걱찌걱.

???

피라미드의 정상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는 커다란 두 개의 석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석문에는 의미 모를 문자와 도형, 그림같은게 그려진 작은 종이들이 붙여져 음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 석문은 억지로 열려하거나 파괴하려고 시도하며 저주에 걸리게 된다. 피라미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고 서서히 몸이 말라비틀어져 미라가 되는 저주다.

‘방법은 두 가지. 석문의 저주를 풀거나, 스핑크스를 죽이고 얻은 황금 열쇠로 잠긴 석문을 열거나.’

저주를 푼다. 이건 현재 인간의 수준으로선 거의 불가능하다.

‘평범한 저주가 아니라 고대의 저주라고 했던가. 원작에서는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저주 해제 술사가 몇 달은 연구해야 된다고 하지.’

원작의 강명진은 황금 열쇠를 사용해 석문을 열었다. 시간이 아깝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나도 여기서 황금 열쇠를 쓸 생각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저주 해제 술사를 구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지. 또 몇 달 동안 여길 신경쓰고 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워.’

황금 열쇠가 대단한 물건이긴 하지만 너무 아낄 필요는 없다. 아끼면 똥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자기야 뭐해. 안 들어가?”

내 옆에서 알몸의 카샤가 내게 물었다.

“조금 있다가 들어가려고. 그리고 좀 지나면 흙손 도적단도 쫓아오겠지.”

나는 석문 앞에 있는 계단 끝에 털썩 주저앉았다. 카샤도 나를 따라 바로 옆에 앉았다.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손바닥을 펼치더니 시뻘건 불꽃을 일으켰다.

내가 준 팔찌를 착용하며 얻은 화염(S) 특성을 사용한 것이다. 현재 그녀는 점혈이 풀린 상태다. 내가 풀어준 것이다.

“아까부터 불장난을 하던데, 그게 그리 신기해?”

“내 뜻대로 불꽃이 일어나는데 안 신기하면 이상하지. 마나만 높으면 더 강력한 불꽃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 내 좆집이면 좆집의 역할을 수행 해야지.”

카샤의 하복부로 손을 뻗었다. 핑크색 하트 모양 자궁 문신을 만질 때 마다 기분이 좋다. 종속의 증표. 즉, 카샤가 내 것이라는 증거다.

“또 하자고? 아까 까지 계속하고 있었잖아.”

카샤가 질린 듯 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부족해. 내 좆을 봐. 아직 팔팔하잖아.”

“짐승 새끼. 한 시간을 못 버티네.”

카샤는 혀를 차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바닥 위의 불꽃을 없애고 내 허벅지에 정면으로 걸터앉았다.

내 자지가 그녀의 붉은 수풀을 꾸욱 압박했다. 그녀가 허리를 더 높이 들어 올렸다.

찌거억!

“아아앙!”

???

5번의 연속된 정사에 기진맥진해진 카샤가 내 품에서 쉬고 있을 때, 흙손 도적단이 도착했다.

그들의 숫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었다.

7명.

도적단의 두목인 아마드를 포함해서 7명이다.

‘추적 능력으로 내 뒤를 쫓는 건 예상하고 있었는데… 7명이 남을 정도로 위험했나? 스핑크스와 암무트는 내가 처리했잖아. 내가 도적놈들을 너무 과대평가 한 건가.’

공략법을 알고 있던 나는 위신을 상대할 때를 제외하면 여기까지 오면서 위험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카샤!!!”

아마드가 외쳤다. 알몸으로 내 품에 안겨 지쳐서 잠들어 있던 카샤가 눈을 떴다.

“응…? 오빠?”

눈을 비비적거리던 아마드를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아. 오빠. 왔어?”

“……카샤?”

아마드가 당혹스러워했다. 카샤의 분위기는 평소와 같았다. 납치당해 범해진 여자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거기에 내 손이 카샤의 뺨과 가슴을 만지고 있음에도 카샤는 전혀 거부하지 않고 있다.

“오빠. 우리 사귀기로 했어.”

사귀기로 했던가? 카샤가 내 좆집이 되기로 한게 아니었나.

그녀의 착각을 바로잡아 줄까하다가 재밌어 보여서 내버려두기로 했다. 어차피 여긴 현실이 아니다. 일부다처제? 충분히 가능하다.

“사, 사귀다니…! 카샤! 혹시 세뇌라도 당한 거냐?!”

“세뇌는 무슨. 내가 선택 한 거야. 알고 보니 우리 자기가 내게 홀딱 반해서 충동적으로 그런 일을 벌인 거더라.”

카샤가 팔을 뻗어 사랑스럽다는 듯이 내 목을 끌어안아 목을 젖혔다. 나는 그녀와 입술을 맞대고 진한 키스를 했다.

“하아…. 오빠. 우리 자기가 흙손 도적단을 없애야 된다고 하더라구. 그러니 이 참에 도적단도 해체하자. 솔직히 뒷골목을 벗어나고 독립하는 건 오버였던 것 같아. 앙.”

카샤가 은근슬쩍 보지와 가슴을 가리려 하는 것을 손으로 제지하고, 내 손으로 보지와 가슴을 만졌다. 얼굴이 붉어져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의 앞이라 부끄러움을 느끼는 모양이다. 더군다나 도적들 대부분이 카샤의 몸을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있다.

“부끄러워하지 마.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행동해.”

“내가 자기 같은 변태인줄 알아? 하윽…! 가, 갑자기 넣지 말라고!”

“아, 역시 카샤. 나의 좆집이야. 뜨겁고 질척거리잖아.”

힐끗 아마드를 쳐다봤다. 그는 우리를 보며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이렇게 됐으니 너도 내 밑으로 들어와라. 카샤의 오빠인 만큼 기본 적인 대우는 해주마.”

“오빠 후회하지 않을 거야. 내가 장담할게. 하아아아응!”

그때. 도적들 중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턱에 지저분한 수염이 있는 남자였다. 카샤는 보는 눈이 무뚝뚝하고, 주위의 도적들이 그를 어려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도적단의 부두목이군.’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가 아마드 다음가는 권력자인 걸.

“그러니까 댁의 말은…. 우리가 네놈의 부하가 되라?”

“그렇지.”

“이 새끼가 장난하나…. 네 새끼 쳐죽이려고 여기까지 쫓아왔다가 죽은 동료들만 20명이 넘는다. 근데 지금 와서 부하가 되라고? 그럴 수 있을 것 같냐!”

부두목이 고함이 꽥 질렸다. 그에 나와 섹스를 하고 있는 카샤의 알몸을 뚫여져라 쳐다보던 도적들도 자세를 되잡는다. 분위기가 날카로워진다.

“카샤! 정신 차리고 당장 이쪽으로 와라! 너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잃은 동료들이 20명이 넘는다! 이대로 우리를 배신할 생각은 아니겠지?!”

“아…. 오빠와 부두목에겐 미안하지만 난 우리 자기의 좆집이야. 그리고 말이야. 도적질도 질렸어. 날 구하러 와준건 고마워. 그 와중에 죽은 녀석들에겐 미안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우리 자기랑 싸워봤자 결국 죽기만 할 뿐이야. 오빠도, 부두목도 우리 자기는 이기지 못해.”

부두목은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고개를 획 돌려 아마드에게 말했다.

“두목! 어떻게 할 걸요?!”

“……카샤는 세뇌 당한 게 틀림없다. 천마를 죽이고 카샤를 구한다!”

아마드가 죽일 듯이 나를 노려보며 시미터에 검기를 일으켰다.

“아씨! 그냥 포기하라고! 싸우면 너희들만 죽는다고!”

카샤가 소리쳤다.

허나 도적들 중 누구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녀가 내게 세뇌당한다고 믿고 있는 모양이다.

“카샤! 거기서 비켜라!”

“씨발! 오빠! 싸우면 오빠가 진다고!”

“내가 저 놈에게 질 리가 없다. 카샤…. 단단히 세뇌된 모양이구나.”

“아놔!”

카샤가 답답함을 느낄 때, 나는 담담하게 황금 열쇠를 꺼냈다.

도적단과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건 예상했다. 흙손 도적단의 일원이 수 십명이 죽었다. 이미 대화를 해결 할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다.

‘카샤를 봐서 기회를 한 번 줬을 뿐이지.’

기회를 차버렸으니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차례다.

손에 쥔 황금 열쇠에서 황금빛이 흘려 나와 석문으로 스며들었다.

「황금 열쇠를 사용합니다.」

「황금 열쇠의 사용 횟수가 2번 남았습니다.」

덜컹!

저주의 석문이 할짝 열렸다.

나를 죽이기 위해 달려오던 도적들이 멈칫거렸다. 내 뒤쪽의 석문으로부터 차갑고도 사악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당장 나와 뒤엉켜 있는 카샤도 사악한 기운을 느꼈는지 얼굴이 창백해졌다.

사악한 기운은 우리들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공간에 있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들어섰습니다.」

「삶과 죽음의 순환(僞)은 불청객을 싫어합니다.」

하늘에는 붉은 구름이 가득했고, 땅바닥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옆에는 강이 흘렸다.

크고 검은 강이었다. 생명력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저 멀리 공포와 사악함, 죽음을 형성화한 것 같은 피라미드가 있었다. 입구가 없는 피라미드였다. 대신 피라미드의 위에는 한 남자가 지팡이를 들고 서있었다.

그 남자는 검은 자칼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상체는 드러내고 하체는 하얀색 천옷으로 가렸다.

위신(僞神), 삶과 죽음의 순환이다.

그 진명은 아누비스.

「삶과 죽음의 순환이 당신을 쳐다봅니다.」

카샤를 옆으로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난 내가 알림창을 쳐다봤다. 뜻밖이었다.

‘…위신이 아니라 신좌인 아누비스가 날 보고 있다고? 원작에서는 별 신경도 쓰지 않던 놈이?’

원작과 다르다. 신경 쓰이지만 납득 할 수 있다.

‘나는 강명진이 아니니까. 원작의 강명진과 똑같이 행동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상황이 나쁘지 않게 흘러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은 내 바람과는 정반대로 흘려가기 시작했다.

「삶과 죽음의 순환이 힘을 사용합니다.」

「삶과 죽음의 순환(僞)의 힘이 강해집니다.」

아누비스가 신좌인 본체로부터 힘을 받았다. 그로인해 아누비스의 육체가 점점 커지는 것이 보였다.

‘커진 몸이 문제가 아니야. 진짜는 보이지 않는 힘이야. 아누비스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점점 올라가고 있어….’

이건 명백한 반칙이 아닌가. 시스템은 뭘 하고 있는 거지.

‘아니, 시스템이라면 알아서 제 일을 하고 있겠지. 삶과 죽음의 순환은 시스템의 제재를 감수하면서도 힘을 쓰고 있는 거야.’

「삶과 죽음의 순환이 힘을 사용합니다.」

「천공의 주인이 눈살을 찌푸립니다.」

「마천의 왕이 재밌어 합니다.」

“미, 미라가 뭐저리 많아?!”

카샤가 경악하며 외쳤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옆에 있는 검은 강에서 최소 3만은 될 것 같은 미라들이 이쪽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아누비스의 힘이 강해지면서 미라도 훨씬 많아졌군.’

뿐만이 아니었다.

반대쪽의 황폐한 땅속에서 미라들이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라들의 목적은 물론 우리들이다.

가만히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준비해둔 상자를 꺼냈다. 상자 속에는 옷과 폭탄이 있었다. 빠르게 준비를 끝마친 내가 달리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여기에 있어라.”

“자기? 야, 야! 왜 강 쪽으로 가?! 미쳤냐?!”

강으로 달리는 내가 미친놈으로 보이는 건 당연하다. 미라들은 강에서부터 끊임없이 밀려오고 있었으니까.

‘강으로 가는 게 정답이야.’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살아 있는 사람이 나를 제외하고도 8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모든 미라들이 나만 노리지 않는다.

나는 눈앞의 미라들을 향해 권기로 일렁이는 주먹을 들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용권(竜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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