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8화 〉 298. 신의 아틀란티스
298. 신의 아틀란티스
「제 8,111 구역, 낙일의 산의 지배권을 얻었습니다.」
「구역의 출입구를 따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파라오’ 칭호가 주어집니다.」
「근력, 체력, 마나 능력치가 1 상승 합니다.」
「30,000 AP를 획득합니다.」
「낙일의 산의 지배자로서 30일 마다 13,000 AP를 획득합니다.
「히든 구역 공략 완료 특전이 주어집니다.」
「특전 1. 랜덤 능력치 2 상승.」
「특전 2. 모래의 피리.」
「특전 3. A 랭크 상승권 2개.」
「원하는 특전을 선택해주십시오.」
‘이건 원작대로네.’
원작의 강명진은 2번째 특전을 선택했다. 랜덤 능력치는 너무 도박성이 강했고, 강명진은 능력치만 올려선 한계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모래의 피리
피리를 부는 것으로 3일에 한 번씩 10분 동안 모래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랭크: A」
대규모 전투에서 환영받는 능력을 가진 물건이었다. 강명진이 이걸 선택한 이유도 대규모 전투 때문이기도 했다.
3번째 특전은 아예 논외였다. 왜냐하면 공략 당시의 강명진은 A랭크 이하의 스킬과 특성이 없었으니까.
‘난 3번째 특전을 선택한다.’
나는 망설임 없이 랭크 상승권을 선택했다.
「A랭크 상승권.
A랭크 이하의 특성과 스킬에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면 특성과 스킬의 랭크가 한 단계 상승한다.
랭크: A」
내 손안에 A랭크 상승권 두 장이 들어왔다.
‘음?’
척. 척척척!
특전 보상을 수령했을 때, 도적들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보상에 눈이 팔려서 도적들이 있다는 것을 망각했다.
‘이 새끼들은 언제든지 죽일 수 있어서 잊고 있었어. 지금 다 죽일까.’
아마드를 포함해 4명의 도적들이었다. 부두목과 도적 2명은 아까 공간에서 죽은 모양이다.
“오빠!!”
알몸의 카샤가 경악하며 내 옆에 섰다. 하복부에 새겨진 자궁 문신에 자꾸만 눈이 갔다.
아마드와 도적들은 심각하게 굳은 표정들이었다. 도적들의 경우 몸을 덜덜 떨고 있다. 그들은 아누비스와 싸운 내 힘을 정면으로 목격했기 때문이다.
“비켜라, 카샤! 놈은 우리 흙손 도적단의 원수다!”
“오빠! 미쳤어?! 우리 자기가 얼마나 강한지 두 눈으로 확인했잖아!”
“…….”
아마드가 이를 악물었다. 카샤의 말에 틀린 점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위신을 죽였다. 그것은 도적 따위가 쉽게 볼 수 있는 업적이 결코 아니다. 그걸 아마드도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마드는 알고 있다. 설령 자신이 항복하고 도망치더라도 결국엔 내 손에 죽을 것이라는 걸. 그럴 바엔 차라리 싸우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나는 아마드를 보며 생각했다.
‘당장 죽여 버리고 싶지만…. 얜 카샤의 친오빠란 말이지.’
죽이면 카샤와의 관계가 파탄난다.
물론 카샤는 날 해칠 수 없다. 종속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직접적이다. 카샤를 항상 내 옆에 둘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니 원한 관계가 되는 건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떠올릴 수 있는 해결 방법은 하나 밖에 없다.
“나는 딱히 너희들한테 원한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흙손 도적단을 노리는 건 일이니까 그런 거지.”
“……도적단을 해체하겠다. 그걸로 우리를 살려 보내줄 수 있나?”
“자기야. 한 번만 봐주라. 응?”
카샤가 내 팔을 껴안으며 교태를 부렸다. 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만지면서 아마드에게 말했다.
“음. 내 사랑스러운 좆집인 카샤의 부탁이니 어쩔 수 없지. 아마드 나크비. 내 부하가 돼라.”
털썩!
아마드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바닥에 무릎 꿇었다.
“저 아마드 나크비! 천마님을 따르겠습니다!”
신속한 움직임이었다. 잔뜩 무게 잡고 있지만 그도 결국은 도적이었다. 살기 위해 자존심을 내다 버리는 것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내게 무기를 겨누고 있던 도적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더니 결국 바닥에 무릎 꿇었다.
나는 도적들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오직 아마드를 보며 말했다.
“부하는 하나면 충분해.”
“…네.”
아마드가 움직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검기로 번뜩이는 검을 도적들에게 휘둘렀다.
“아아아아악! 두목!!”
“이게 무슨 짓입니까!”
“두목!!!”
도적들은 아마드에게서 도망치지도 못하고 비통한 비명을 내지르며 죽었다. 아마드는 피가 묻은 시미터를 흔들며 다시 내 앞에 무릎 꿇었다.
“뜻대로 했습니다.”
“오빠는 이제 우리 자기의 부하네? 잘 됐어.”
카샤는 만족스런 얼굴이었다. 부하 도적들이 죽었는데도 신경도 쓰지 않는다. 아마도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아마드 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아마드의 이마에 손을 뻗었다.
“나는 널 믿지 않는다. 그러니 카샤에게 그랬던 것처럼 널 종속하겠다. 귀찮게 거부하지 마라.”
“…네.”
나는 인상을 쓰고 있었다. 종속은 여자들에게만 쓰기로 했었는데 설마 남자에게 쓰게 될 줄이야.
그러고보니 종속(A)는 종속 시킬 수 있는 대상이 2명이 전부로 알고 있다. 그걸 생각하니 굉장히 아까워졌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카샤가 불보지가 마음에 들어버렸으니까.
‘역시 인생은 마음대로 되는 게 별로 없어.’
「종속(A)을 발동합니다.」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를 새깁니다.」
「대상의 당신에게 굴복했습니다.」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가 성공적으로 새겨집니다.」
「종속(A)을 성공합니다.」
아마드의 이마에 ‘부하’라는 붉은색 문자가 새겨진다. 종속의 증표다.
카샤처럼 하복부에 분홍색 하트 모양 자궁 문신을 새길 생각은 전혀 없으므로 대충 증표를 새겼다.
「제약: 타인에게 나에 대해 발설하지마라.」
“네게 거는 제약이다. 어기지 마라.”
“네.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아마드가 말했다. 하지만 영 불안했다. 카샤는 작렬환(SS)으로 마음을 샀지만, 아마다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날 증오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 마디로 믿을 수 없다.
‘제약은 완벽한 게 아니야. 제약을 무시하려고 하면 고통을 받겠지만 무시할 수 있어.’
제약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종속(A)의 랭크를 올리는 거지.’
나는 A랭크 상승권을 사용했다.
「A랭크 상승권을 사용해 종속(A)의 랭크를 상승시킵니다.」
「종속(A)의 랭크가 상승해 S랭크가 되었습니다.」
「종속.
대상을 스킬 주인에게 종속시킵니다. 단, 대상의 몸에 종속의 증표를 남겨야 합니다. 대상의 힘과 정신력이 뛰어날 경우 종속 시도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대상을 완전히 굴복 시키면 종속은 100% 성공합니다.
주인에게 종속 된 대상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종속된 대상은 주인에게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주인은 종속된 대상에게 2 개의 제약을 걸 수 있습니다. 종속된 대상은 반드시 제약을 지켜야 합니다.
현재 종속 가능한 인원 2/3.
종류: 스킬
랭크: S」
“흐읏….”
카샤가 갑자기 몸을 움찔거렸다. 나는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했다.
‘현재 카샤의 제약은 보지가 민감해지는 것. 스킬의 랭크가 상승하면서 민감도가 더 강해진 거지.’
종속 가능한 인원이 늘어났고, 한 사람에게 2개의 제약을 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바로 아마드의 제약을 추가했다.
「제약: 내 명령을 따른다.」
“제게 내릴 명령이 있으십니까?”
아마드가 내게 물었다. 아마드도 자신에게 내려진 제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말했을 텐데. 흙손 도적단의 해체라고.”
“…알겠습니다. 전부 죽이겠습니다.”
“멍청하고 쓸모없는 놈들은 죽이고 괜찮은 놈들은 살려서 여기로 데려와. 이 8,111 구역. 여기를 아지트로 사용할 거니까.”
“혹시 주인님은 도적단을 만드실 생각이십니까?”
“주인님이라 부르지 마라. 죽여 버린다.”
남자 새끼가 날 주인님이라 부르는 건 용서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그럼 어떻게 불러야 합니까?”
“천마.”
“알겠습니다. 천마님.”
“그리고 도적단 말인데…. 도적단이라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비슷한 건 만들 생각이야. 지금은 쓸모없지만 나중엔 쓸모해지겠지. 이름은… 마풍단(魔風團). 아마드. 네가 단주다.”
“천마님의 뜻대로 움직이겠습니다.”
그때, 카샤가 내 목을 끌어안았다. 내 뺨에 입을 맞추면서 교태 섞인 목소리로 물어온다.
“자기야. 그럼 나는?”
“넌 언제나 내 좆집이지.”
“나도 그럴싸한 직함같은 거 갖고 싶어.”
“그럼 기….”
기쁨조의 조장이나 하라고 할까 하다가 좀 아닌 것 같았다.
“백화단(百花團)의 단주. 어때?”
“좋아! 근데 난 뭘 해야 돼?”
“백화단은 여자들의 단체야. 예쁘고 강한 여자들을 모아.”
“……잠깐. 자기가 호색한건 알겠는데 나로는 부족해?”
“너 혼자서 날 감당할 수 있겠어?”
“…….”
카샤는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녀는 내 무지막지한 정력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진심으로 섹스를 하면 1시간도 버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카샤는 혼자서 날 감당할 수 없다.
“하아…. 어절 수 없네. 알았어.”
카샤는 생각보다 쉽게 납득했다. 아틀란티스는 힘을 가진 남자가 여러명의 여자를 거느리는 일은 흔하기 때문이다.
“천마님. 아지트를 이곳으로 사용한다고 하셨지만…. 이곳은 은밀성은 괜찮으나 피라미드 내의 함정, 몬스터, 출구의 문제로 아지트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 구역의 지배자야. 피라미드 내의 함정은 꺼버리면 되고…. 몬스터나 위신이 있는 방은 지금은 내버려두고 나중에 처리하면 돼. 그리고 출입구를 내가 따로 지정할 수 있어.”
그 외에도 밖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도 있다.
“뛰어난 아지트가 되겠군요. 그런데 천마님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목적? 일단 세력부터 키워. 최소한의 힘이 있어야 목적을 갖든지 말든지 하지.”
나는 아마드에게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 세력을 만드는 건 원래 계획에 없던 일이었고, 아마드가 만드는 세력이라 해봐야 결국은 도적단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뭐, 나중에 버림패로 쓸 수 있겠지. 고기 방패라던가.’
나는 A랭크 상승권을 꺼냈다. 남은 한 장은 광명승천도로 강화해본 뒤에 사용할 생각이다.
“천마님에 대해선 부하들에게도 발설하면 안 됩니까? 부하들의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도 천마님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괜찮겠지.”
충성심은 중요하다. 버림패가 필요해질 때 정작 부하들이 내 명령을 듣지 않는 사태가 발생하면 내가 곤란해진다.
「제약: 내가 허락하지 않은 정보를 발설하지마라.」
‘그리고 좆집단… 아니, 백화단은 내 명령에 절대 복종해야해. 내가 보지를 벌리라고 하면 벌려야지.’
나는 이후에도 아마드, 카샤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아마드는 도적단의 두목이라 그런지 꽤 머리가 돌아갔다. 하긴 멍청하고 힘만 세서는 단체를 만들고 이끄는 건 불가능 할 것이다.
반면에 카샤는 멍청했다. 전투에 대한 재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걸 제외하면 예쁘다는 장점 밖에 없다.
‘그 예쁘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지만 말이야.’
예쁘지 않았다면 아마드와 카샤는 일찌감치 내 손에 죽었을 것이다.
???
나는 제 8,111 구역의 숨겨진 지하 동굴로 내려왔다.
동굴 속에는 커다란 지하 호수가 있었다. 차갑고 깨끗한 물로 가득 찬 호수다.
나는 옷을 벗고 호수 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물이 시원하고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 지하 호수에는 물고기같은 생물이 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고기가 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너무 깨끗하기 때문이다.
‘어디보자…. 저기에 있군.’
잠수해서 호수 바닥으로 향했다. 바닥에 내 주먹만 한 파란색 보석 구슬이 있었다.
이게 바로 강명진이 내게 가져와달라고 부탁한 물건이다.
「정화의 보옥
물속에 넣어두면 물을 정화한다.
물의 양, 더러움 정도에 따라 정화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랭크: A」
누군가는 겨우 이딴 게 A랭크라고 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와 강명진은 A랭크도 무척이나 적다고 생각한다. 이것의 능력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염된 물…. 그게 설령 신의 저주로 오염된 물이라고 할지라도 정화해버리지. 시간은 좀 많이 걸리지만.’
다만 오염된 물에 대한 범위가 크다보니 잘 사용해야 한다. 흙탕물, 독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포션도 오염된 물로 취급해버리기 때문이다.
‘이건 SS 랭크를 받아도 돼. 광명승천도로 강화시키면 강명진이 의심하려나.’
나는 정화의 보옥을 가지고 호수 위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