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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 304. 신의 아틀란티스 (84/2,000)

〈 304화 〉 304. 신의 아틀란티스

304. 신의 아틀란티스

나와 유서희, 주서현은 지하 계단을 막아서는 흡혈귀 3마리를 빠르게 죽이고 아래로 내려갔다.

지하 계단 아래에는 감옥을 떠올리게 하는 음산하고 육중한 강철문이 있었다.

강철문을 천천히 정보를 떠올린다.

제 601 구역, 붉은 안개 성.

인간의 피를 빨아 먹는 흡혈귀들의 구역이다.

이 구역에 있는 위신은 총 2명. 「노 라이프 킹」,「피의 백작 부인」이다.

노 라이프 킹을 쓰러뜨리면 이 지역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배한다고 해도 피의 백작 부인을 지배할 수 없다.

‘원작의 강명진은 피의 백작 부인을 기습해서 먼저 죽이고, 노 라이프 킹을 죽이지.’

그 이유는 노 라이프 킹과 전투를 할 때 피의 백작 부인이 끼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없다. 노 라이프 킹이 피의 백작 부인 보다 더 상위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원작의 강명진은 시간이 없다며 바로 순살 해버리지만…. 나는 그럴 생각이 없거든.’

철컹!

강철문이 열렸다.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간과 함께 짙은 피냄새가 맡아졌다.

“우욱.”

“…….”

주서현은 코와 입을 막으며 헛구역질을 했다. 반면에 유서희는 표정 색 하나 바꾸지 않았다. 영향을 받지 않는 듯 했다. 나는 당연히 멀쩡했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 단순히 피냄새 때문만은 아닌 것 같은데….”

주서현이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내렸다. 그녀의 안색은 영 좋지 않았다.

“일종의 저주네요. 사람의 정신을 갉아 먹는 저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저 공간 전체가 저주로 범벅이에요.”

유서희의 말이 맞다. 그리고 그녀가 저주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마도 서큐버스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정신 내성 특성이 있으니까. 거기에 능력치도 뛰어난 편이고.’

이곳의 저주는 치명적이지 않다. 정신을 피로하게 만들고 공포심을 일으키게 만든다. 물론 이 공간에 오래 있으면 안 좋은 건 당연하다.

「블러드 미스트가 몸속에 쌓입니다.」

「모든 능력치의 21%가 하락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치는 더욱더 하락합니다.」

「블러드 미스트가 당신의 몸을 침식하려 합니다.」

이딴 쓸데없는 저주보다 블러드 미스트 쪽이 더 위험하다.

“들어가자.”

나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내 손에는 준비해온 랜턴이 들려 있었다. 랜턴의 불빛으로 길을 밝힌다.

“욱…!”

주서현이 또 다시 입을 막았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욱 짙게 느껴지는 피냄새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가 보고 있는 벽에는 피가 흠뻑 칠해져 있었으니까.

“뭐야. 못 견디겠어? 밖에 나가 있어도 돼. 아니면 내가 업어줘?”

내가 주서현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말했다.

“닥쳐. …곧 있으면 익숙해 질 거야.”

“후각은 빠르게 적응한다고 하니 그렇겠지. 하지만 두통은 여기 있는 한 계속 느낄 걸?”

“……따로 해결 방법은 없어? 마나를 사용해도 머리가 아파.”

나는 거의 헐벗은 상태의 유서희를 쳐다봤다. 내 시선을 느낀 유서희가 일부러 몸을 살짝 꼬았다. 크게 부풀어 오른 젖가슴이 부드럽게 망가지고, 보지에서 정액이 바닥에 뚝, 뚝 떨어진다.

대놓고 색기를 발산하며 나는 유혹한다. 허나 나는 유서희에게 손을 뻗지 않았다. 지금 내 관심사는 피의 백작 부인이다.

“…이런 저주는 보통 원인이 되는 주물(呪物)이 있어요. 그 주물을 찾아내 없애거나, 정화 계열 스킬로 저주를 없애는 방법 정도 밖에 없어요.”

“버티라는 말이네…. 알았어. 머리가 아프긴 한데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야.”

우리는 계속해서 움직였다.

그리고 여기가 지하 감옥이란 것을 눈치 챘다. 철창에 갇혀 멍하니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것이다. 또한 어느 철창 안에는 고문 기구가 있고, 피가 가득 담겨 있는 양철통이 있다.

감옥 속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흡혈귀가 되어 있다. 지금이 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낮에 인간이 되었을 때 고문을 받는다.

감옥 속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허나 그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거나, 구원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이런 미친…! 사람들을 구해야 돼!”

“서현 씨.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않나요? 명진 씨도 우리에게 사람을 구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유서희! 저들이 불쌍하지도 않아?!”

“불쌍하네요. 하지만 서현 씨. 저희 목적을 잊지 마세요. 그렇죠, 유진 씨?”

“유서희의 말이 맞아. 우리 작전을 잊지마. 작전을 수행하지 않으면 위험해지는 건 강명진 일행이야. 그리고 저들을 구하는 건 여길 공략해고 해도 늦지 않아. 그게 더 안전하기도 하지.”

“…….”

주서현은 내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정의심을 가지고 있는 분노 서린 눈동자로 정면을 노려봤다. 이 앞에 있을 「피의 백작 부인」에 대한 살의다.

나는 원작을 통해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미리 알고 있었기에 별로 날라지 않았다.

여긴 인간을 고문하고 피를 착취하는 곳이다.

그 대상은 마을 주민들이다. 마을 주민들은 일정한 간격마다 여기에 끌려 들어와 피를 빼앗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여기가 흡혈귀의 성이기 때문이다.

고문을 할 필요는 없는데 굳이 하는 이유는 「피의 백작 부인」의 취미라서 그렇다.

‘피의 백작 부인…. 진명은 바토리 에르제베트. 처녀의 피로 목욕을 즐겼다는 인물.’

이 구역의 마을 주민들은 일종의 가축이다.

성의 흡혈귀들은 지속적으로 마을 주민들에게 음식을 준다. 하루 3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어도 남을 정도로 많이. 하지만 정작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흡혈귀가 주는 음식이 사료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저벅저벅.

최소 100M는 될 듯한 긴 지하 감옥 끝에 도착했다.

그곳은 짙은 피냄새의 근원지였다.

사람 5~6 명이 들어가도 될 커다란 욕조 안에 새하얀 여성이 있었다. 시체처럼 창백한 피부, 피에 닿지 않게 틀어 올린 하얀 머리카락, 피와 똑같은 섬뜩한 붉은색 눈동자.

피로 가득 차있는 욕조에 목을 푹 담그고 있는 그녀는 너무 새하얀 이목구비 때문에 피웅덩이에 목만 둥둥 떠 있는 귀신같았다.

기괴한 것은 욕조 근처에 어울리지 않는 수많은 고문 기구들이 있다는 점이다.

“어머.”

그녀가 우리를 확인했다. 내겐 그냥 시선만 주더니, 주서현과 유서희를 보더니 빙긋 웃었다.

「피의 백작 부인이 부채로 입가를 가리며 웃습니다.」

「피의 백작 부인(僞)이 당신들에게 흥미를 보입니다.」

“예쁜 아이들이구나. 창녀같은 냄새를 풍기는 게 조금 옥에 티이긴 하지만…. 너희 정도의 아름다운 여자라면 자비를 내리지 못할 것도 없지.”

에르제베트가 욕조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치 도자기처럼 새하얗고 매끈한 피부에 핏물이 매끈해진다.

나는 그녀의 몸을 집중해서 훑어보았다. 반구형의 커다란 가슴은 수박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크다. F컵이 확실하다. 새하얀 젖가슴 위에 얹어져 있는 유두는 연분홍색이다.

가슴 아래의 매끈한 복부에는 군살하나 없다. 복부의 중심에는 장인이 신경 써서 장식한 듯한 배꼽이 있다.

에르제베트는 팔다리가 길쭉했다. 키 자체도 170cm가 넘는 것 같았다.

이어서 내 시선이 향한 곳은 보지였다. 부끄러움도 없이 욕조에 서있는 에르제베트의 그곳은 아까 보았던 흡혈귀 여자처럼 털이 전혀 없었다.

‘마찬가지로 클리토리스와 소음순도 하얀색이군.’

「천공의 주인이 감탄합니다.」

「천공의 주인이 10,000 AP를 후원합니다.

“난 흡혈귀와 해본 적이 없다. 네가 부럽군.”」

그 제우스도 경험해보지 못한 흡혈귀 여자! 내 자지가 불끈 거리며 존재감을 내뿜기 시작했다.

에르제베트는 나를 보더니 미간을 좁혔다.

“남자는 필요 없다. …허나 너는 건강해 보이는 가축으로는 1등급이겠구나.”

에르제베트가 욕조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천장에서 여자 흡혈귀들이 내려와 에르제베트의 몸을 수건으로 닦고 새까만 드레스를 정성스럽게 입히기 시작했다.

그에 우리들은 천장을 올려다봤다. 높이 10M는 될 듯한 천장에는 20명이 넘는 여자 흡혈귀들이 박쥐처럼 매달려 있었다. 주서현이 몸서리치고, 유서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나는 담담했다.

‘원작에선 이러지 않았어. 성에서 벌어진 소란 때문에 부하들을 모은 건가.’

그보다 내 시선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에르제베트에게 향했다. 화려한 검은 드레스지만 무엇보다 아름다운 여체를 가리고 있으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 뭐하냐. 어차피 벗을 건데 드레스를 왜 입어.”

“…응? 너야 말로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너희를 상대하기에 앞서 드레스를 입으며 예의를 갖추고 있지 않느냐.”

“예의? 네가 갖춰야 하는 예의는 옷을 벗고 다리를 벌리는 거다. 보지를 벌렁거리면 더 좋지.”

나는 바지를 벗었다.

우뚝 솟은 자지를 한 손으로 잡고 갑작스런 상황에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를 가리킨다.

“네년이 받들어 모셔야 할 자지다. 당장 다리를 벌려라. 임신 섹스를 할 시간이니까.”

“…허. 너처럼 예의가 없다 못해 짐승이나 다를 바 없는 남자는 처음 보는구나. 분노가 솟다 못해 어이가 없어 신기할 지경이구나. 하지만 불경은 불경. 너는 곱게 죽지 못할 것이며, 일만이 넘는 시간동안 지금 한 발언을 후회하게 될 것이니라.”

말을 하면서 드레스를 모두 갈아입은 그녀가 흡혈귀로부터 건네받은 부채를 우아하게 펼쳐 입가를 가렸다.

에르제베트의 붉은 눈동자가 가늘어진다.

“신선한 피가 마시고 싶구나. 계집들은 상처 하나 입히지 말고 생포 하거라. 저 무례한 남자는… 죽지만 않게 하거라.”

“네. 백작 부인.”

여자 흡혈귀들이 일제히 대답하며 우리를 향해 쇄도했다.

나는 미리 꺼내둔 화련비도를 손에 쥐고 에르제베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칼날에는 푸른색 검기가 이글거린다.

6명이 넘는 흡혈귀들이 내 사방으로 달려든다.

‘방전.’

내 온몸에서 뇌전이 뿜어져 나왔다. 당황한 흡혈귀들이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쓸모없는 것들.”

푸우욱.

에르제베트는 물러선 흡혈귀 한 명의 심장을 손으로 뜯어내 움켜쥐었다.

“나의 종들아.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흡혈귀들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올랐다. 뇌전에 주춤거리던 그들은 곧 위험을 무릎 쓰고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뇌전이 살갗을 태우지만 멈추지 않는다.

흡혈귀들은 죽는 것보다 더 에르제베트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보나마나 고문 때문이겠지.

‘내게 뇌전만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리석긴.’

내 어깨를 향해 손톱을 뻗어 오는 흡혈귀의 목에 칼을 쑤셔 아래로 내리그었다. 인간과 다를 바 없는 피와 내장이 쏟아진다.

영천류(影天流) 유선(流線).

내 칼은 멈추지 않았다. 부드러운 궤도를 그리며 멈추지 않고 움직여 주위의 흡혈귀들을 베어낸다.

그리고 칼의 도착지는 여유롭게 서있는 에르제베트다.

에르제베트는 부채를 들어 내 칼을 막으려고 했으나, 푸른 검기에 덧씌워지는 붉은 뇌전을 보고는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제법 재주가 있는 놈이로구나.”

내가 그녀를 뒤좇으려는 순간, 근처에 있던 욕조에서 피웅덩이가 철렁이더니 나를 향해 피로 된 말뚝 세 개가 쏘아졌다.

‘앞으로 가면 확실하게 맞는다…!’

나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콱! 콱! 콱!

바닥에 꽂힌 말뚝이 흐물거리더니 피로 변해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피를 다루는 능력…. 어디까지 다룰 수 있지?’

나는 다시 달려드는 흡혈귀를 칼로 베면서 주서현과 유서희를 찾았다.

주서현은 어렵지 않게 버티고 있다. 이곳에 오기 전에 흡혈귀를 상대하면서 경험을 쌓은 덕분이리라.

유서희는 내 상상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었다. 전투는 어설펐지만 강력한 신체 능력으로 흡혈귀들을 압도하고 있다.

‘유서희가 가진 몽마 클래스 특성, 몽마의 육체(B)는 남자의 정기를 취할수록 능력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하지.’

나는 여기에 오기 전에 유서희와 섹스를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유서희의 보지에 사정한 횟수만 따지면 12번에 달한다.

그에 현재 유서희의 능력치는 나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 일 것이다.

‘주서현과 유서희는 걱정할 필요 없겠어.’

나는 막아서는 흡혈귀 하나를 죽이면서 에르제베트를 향해 한 발 앞으로 다가갔다.

에르제베트는 접은 부채 끝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 같은 남자는 오랜만이구나. 너는 얼마동안 버틸 수 있을까.”

「당신은 고문 대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문 대상…? 그게 뭐지?’

그 의문은 곧바로 풀어졌다.

욕조 근처에 있는 고문 기구들이 저절로 움직여 나를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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