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9화 〉 319. 뱀파이어 형사
319. 뱀파이어 형사
“그래. 긴급 지원은 주어지는 실적 점수가 평소보다 최소 5배 이상이야. 이번에 B급 헌터로 도약하도고 남을 정도의 실적 점수를 얻을 수 있고, 훈장도 받을 수 있어. 이건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기회야.”
“오…!”
나는 현재 E급 헌터다.
실력 면에서 C급 헌터 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적 점수를 쌓지 못해 E등급에 머물고 있었다.
꾸준히 던전에 나가 실적 점수를 쌓고 있긴 한데, 이대로면 D등급을 넘어 C등급이 되기까지 최소 1~2년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이용하면 단숨에 C급 헌터가 될 가능성이 열린다.
“좋은 기회네요. 근데 중국에 가서 목숨 걸고 몬스터 사냥하는 건 좀 부담스러운데.”
던전에선 정해진 몬스터만 나온다. E급 던전에 들어가면 E급 몬스터가 나온다. 하지만 수 십 개의 던전이 터진 상황이라면 몬스터가 섞여 있을 것이다. E급 몬스터와 B급 몬스터가 함께 있을 수도 있고, A급과 B급 몬스터가 함께 있을 수도 있다.
던전에서 사냥하는 것보다 위험성이 배는 증가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은 몬스터 사냥이 아니야.”
그녀가 노트북으로 어느 한 홈페이지를 가리켰다.
긴급 지원은 총 3부류로 나뉜다. 후방 지원, 피난 지원, 전투 지원.
전투 지원은 B~A급 헌터만 지원가능하다. 이름 그대로 몬스터와 전투를 벌이는 지원이다.
후방 지원은 F~D급의 헌터들이다. 아직 무너지지 않은 중국의 도시에서 경계를 서며 헌터와 군대를 지원하는 일이다.
피난 지원은 D~C급의 헌터들이다. 몬스터와의 전투는 최대한 피하고 미처 피하지 못한 중국인들이나, 부상 입은 헌터 등의 피난을 돕는 일을 한다.
“선배는 피난 지원이겠네요. 전 선배랑 같이 행동하고 싶은데….”
“네 실력은 C급 헌터 이상이니 헌터 협회와 대화해보면 어떻게든 될 거야.”
그럴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래보여도 한국 헌터계에서 제법 유명하다. 던전 서바이벌의 우승과 일본 풍향제의 대련 영상이 인터넷에 게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조금 시들해지긴 했지만 이전에는 밖을 나가면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사인을 요청해오는 일이 있었다.
“내일 협회에 가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지금은….”
나는 한하린의 뒤로 이동했다. 그리고 백허그를 하듯이 그녀를 끌어안았다. 내 손은 그녀의 거대한 가슴에 향한다. 아래에서 위로 가슴을 움켜쥐자 가슴의 묵직함이 여실히 느껴졌다.
“하읏….”
“우린 하던 거 계속해야죠.”
“아아아앙!”
???
다음날.
나는 한하린과 함께 한국 헌터 협회 본부에 찾아가 중국 긴급 지원을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헌터 협회와 대화를 한 끝에 임시 C급 헌터증을 발급 받을 수 있었다. 내 실력이 C급 이상이라고 헌터 협회가 공식으로 인정한 것이다.
우리는 일주일 뒤, 중국 협회 소속의 A급 텔레포터와 함께 중국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일주일이란 여유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한하린은 훈련에 집중했고, 나는 평소와 같은 일상을 보냈다.
영천검관의 관장대리이자 나의 섹스프렌드인 진세영은 A급 헌터가 되고 던전을 공략하느라 바빠서 최근엔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도 던전 속에 들어가 있는 그녀는 현재 중국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모를 것이다.
‘일본에 있는 갸루 육변기를 부를까? 아니야. 저번 주에 불렀잖아. 섹스돌을 가지고 노는 것도 좀 질리고…. 이참에 뱀파이어 형사 세계에서 물건이나 가져와야겠어. 저번에 교도소에 폭동을 일으키느라 폭탄과 총을 썼으니 보충해야겠지.’
[유희를 시작합니다.]
???
뱀파이어 형사 세계에 들어온 나는 주위를 살펴봤다.
넓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내 주위에는 미녀들이 가득했다. 총 7명에 달하는 여인들이었는데 모두 국적과 인종이 달랐다. 백인, 흑인, 라틴계, 황인족, 동남인, 중동인 등등 세계의 미녀들이 알몸으로 침대에 뻗어 있었다.
그녀들의 얼굴, 가슴, 사타구니에는 하얀 액체가 묻어 있었다. 그 정체는 당연히 내가 싸지른 정액이다.
나는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왔다.
“음.”
찰칵찰칵.
기념 사진 몇 장을 찍은 뒤에 침실 밖으로 나갔다.
대학 강의실보다 몇 배나 더 넓은 거실이었다. 거실 의자에 앉아 있던 젊은 여자가 나를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셨습니까. 회장님.”
“그래. 김비서. 목이 마르군.”
“물을 가져오겠습니다.”
명품 정장을 차려입은 김비서가 빠른 걸음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하이힐을 신은 다리가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긴 흑발이 흔들리고, 타이트한 스커트에 감싸인 엉덩이가 실룩거렸다.
나는 김비서의 뒷태를 감상하다가 거실 유리벽으로 쪽으로 향했다. 유리벽을 통해 서울이 내려다보였다.
지금은 오후 2시고 내가 있는 곳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곳이었다.
밝은 서울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내 눈이 향한 곳은 서울의 어느 곳도 아니라,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었다.
‘그때랑 똑같군.’
내가 처음 뱀파이어 형사 세계에 들어왔을 때부터 대충 25년이 지났지만 내 모습은 처음 그 모습 그대로다. 아바타가 내가 없는 사이에 생명의 구슬을 먹었기 때문이다. 생명의 구슬은 인간이 먹으면 늙지 않게 되며 신체 능력이 초인적으로 변한다.
유리벽에 미친 내 모습을 보며 뒤늦게 생각했다.
‘…오리지널을 광명승천도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생명의 구슬에 사용하고 현실에서 먹었다면 늙지 않게 되었을 지도 모르겠네.’
나는 25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전부 살아온 건 아니다.
‘도중에 자동 진행을 멈추는 걸 깜빡 잊고 잠이 든 적이 있었지. 그렇게 15년이 훌쩍 지나버렸어. 나머지 10년도 자동 진행을 하다 보니 빠르게 흘렸고’
김비서가 다가왔다.
“회장님. 여기 물입니다.”
“고마워. 김비서.”
나는 김비서가 건네는 시원한 물컵을 받았다. 그러면서 김비서의 몸을 핥듯이 쳐다봤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김비서에 대해 잘 모른다. 자동 진행을 하다 보니 어느새 내 옆에 김비서가 항상 붙어 다니기 시작했다.
‘아바타의 행동방식이 나랑 비슷하다면 그 이유는 뻔하지….’
김비서는 하얀 피부에 청순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차가운 도시 여자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가슴은 E컵으로 풍만하고 허리를 잘록했다. 거기에 엉덩이까지 탐스럽다.
‘김비서는 딱 내가 좋아할만한 스타일이야.’
그녀는 해외의 유명한 명문 대학 출신이라고 한다. 어디 대학이었는지 기억 안 난다.
김비서가 내 곁에 계쏙 붙어 있는 걸 보면 아마도 처녀였을 것이다. 아바타가 자동 진행 중에 그녀를 따먹었을 테지.
“옷이 답답해 보이는군. 벗는 게 어때.”
“네. 좀 답답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비서가 당당하게 옷을 벗었다. 정장 재킷을 벗고, 블라우스의 단추를 푸는 것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속옷 까지 전부 벗어 알몸이 되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물방울 모양의 젖가슴 끝에는 연갈색의 유두가 서있고, 사타구니에는 거뭇한 털들이 손질되어 있었다.
불끈.
자지에 힘이 들어갔다.
“김비서. 내 귀여운 자식이 성이 난 것 같군.”
“네. 회장님. 제가 한 번 달래보겠습니다.”
김비서가 내 앞에 다가와 쪼그려 앉았다. 그녀는 흘려 내리는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서 능숙하게 자지를 삼켰다.
“쭙! 쮸르르릅!!”
나는 자지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미소 지으며 입에 컵을 가져다댔다. 냉수의 차가움이 뼈 속까지 스며든다.
‘성공한 인생이야.’
[뱀파이어 형사] 세계의 나는 24년 전쯤에 한 여자와 결혼했다.
천지민.
대한민국의 재계 서열 5위 안에 드는 기업 그룹인 대천의 장녀. 그 정체는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
뱀파이어 천지민의 보지는 제법 쫄깃했다.
‘결혼하고 대천 그룹을 집어 삼켰지. 뭐, 경영은 다른 놈들이 했지만.’
나라고 해서 회장이란 직함을 달고 놀기만 한건 아니다. 대천 그룹을 성장시키기 위해 온갖 짓을 했다.
해킹을 이용해 다른 기업의 기밀 정보를 빼돌리거나, 정치인의 약점을 잡아 노예로 만들기도 했다. 정 안 된다 싶으면 폭탄 테러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
그 결과 대천 그룹은 한국 최고의 그룹이 되어 있었다. 한국의 특수부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초인인 내겐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보다 더 쉽게 그들을 죽일 수 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해외를 상대로 인정사정없이 움직였다.
‘도중에 자동진행을 하다가 깜빡 잠드는 바람에 15년을 날려버렸지….’
근데 그게 결과적으로 잘 된 일이었다.
대천 그룹은 어느새 세계에 손꼽히는 기업이 되어 있었고, 나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
대통령도 내 눈치를 봐야했다. 폭발에 휘말려 몸이 산산조각 나거나 마른 하늘에 벼락을 맞고 죽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김비서.”
“쭈웁. 네, 회장님.”
“김비서의 거기가 쓸쓸해 보이는군.”
그녀의 사타구니를 쳐다봤다. 정리된 수풀 아래의 분홍색 보지에서 투명한 애액이 떨어져 작은 웅덩이를 형성하고 있었다. 잠깐 자지를 빠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까지 반응한다는 건… 아바타가 그녀를 완벽하게 조교해 놓았다는 뜻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허벅지를 양옆으로 살짝 벌리고 보지를 내밀었다. 보지 구멍이 군침을 흘리며 벌렁거린다.
“회장님의 말씀대로 보지가 쓸쓸합니다. 보지는 이렇게나 회장님의 자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비서의 보지를 이 이상 쓸쓸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찔꺽!
“하아앙! 아아아아! 회장님의 뜨겁고 단단한 자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앗…! 앙!”
???
김비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에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내가 일전에 주문해놓은 총기와 폭탄, 비상식량으로 가득했다. 나는 이것들을 인벤토리로 빠짐없이 챙겼다.
‘권력이 이래서 좋아. 뭔가를 갖고 싶으면 아랫놈들을 시키면 된다 말이지.’
전차나 헬기같은 것도 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구하지 못하더라도 해외로 가서 구하면 된다. 내게는 그만한 돈과 권력이 있었다.
“회장님. 이전에 말씀하셨던 생명의 구슬입니다.”
김비서는 유리통에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는 생명의 구슬을 건넸다.
“4개 군. 원래 5개 아니었나?”
“회장님의 명령대로 제가 하나 먹었습니다만….”
“아, 그랬지.”
아바타는 김비서가 상당히 마음에 든 모양이다. 나는 생명의 구슬을 인벤토리에 넣었다. 이걸로 지금까지 내가 모은 생명의 구슬은 총 9개다. 내가 먹어봤자 소용없기에 진세영, 한하린에게 주고 남은 것들은 [백환] 세계의 재능 있는 메이드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다.
우우우웅.
김비서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김비서는 우아하게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회장님. 둘째 도련님이 또 사고를 친 모양입니다.”
“사고?”
“여배우와 호텔에서 나오는 사진을 파파라치에게 찍혔습니다. 박지웅 비서실장이 기사를 막긴 했습니다만….”
“별일 아니네.”
“……그 여배우가 회장님의 2,141번째 좆집입니다.”
난 단숨에 얼굴을 찌푸렸다.
2,141번째 좆집이 누군지 모른다. 하지만 내 것이 다른 남자의 손에 닿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기분을 나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2,141번째 좆집이랬나? 버릴 때가 온 것 같군. 태워버려.”
“네. 회장님. 새로운 좆집 후보를 마련하겠습니다. 둘째 도련님의 경우는 일단 근신 처리를….”
“그 새끼도 같이 태워.”
“……네?”
“못 들었어? 그 새끼도 같이 태우라니까.”
“…둘째 도련님은 회장님의 친자식입니다. 그리고 올해 서울대에 입학하기로 했으며 휘장님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계자….”
김비서가 내 얼굴을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내 얼굴은 스스로가 알 수 있을 만큼 차가웠다. 자식에 대한 사랑? 부정애? 그딴 건 전혀 없다.
나는 둘째 도련님이란 놈의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른다.
그저 내 걸 건드렸다는 사실이 짜증날 뿐이다.
“산채로 태워. 그리고 영상으로 찍어서 자식 새끼들 한테 돌려. 이참에 내 걸 멋대로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알려줘야겠어.”
“네. 회장님.”
아바타가 자신의 자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내겐 타인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아마 지금의 선택은 아바타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아바타는 자신의 자식을 타인으로 볼 것이다.
“김비서.”
“네.”
“차 준비해. 오랜만에 문지혁이 보고 싶군.”
[뱀파이어 형사]의 주인공인 문지혁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