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0화 〉 320. 뱀파이어 형사
320. 뱀파이어 형사
검은색 고급 리무진이 서울의 도로를 달렸다.
“앗…. 앗응!”
나는 리무진의 넓은 뒷자리에 앉았고, 내 위에서 스커트를 올리고 팬티를 옆으로 젖힌 김비서가 내 어깨를 양손으로 짚고서 엉덩이를 아래위로 움직였다.
찌걱찌걱.
음란한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그녀의 보지 안에 좆기둥이 들락거릴 때마다 애액이 묻어 나와 거품으로 변했다.
김비서가 생명의 구슬을 먹었기 때문일까. 그녀의 보지는 매우 쫀득했다. 좆기둥에 질벽이 달라붙어서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아, 하아, 하악…!”
열려 있는 블라우스 틈으로 뽀얀 젖가슴이 흔들렸다. 나는 왼손을 그녀의 블라우스 속에 집어넣어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오른손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확인했다.
지금 이 세계는 현실보다 20년 이상 발전한 세계다. [코드: XTK] 세계 정도는 아니지만 도시 거리에서 로봇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참고로 한국에 있는 로봇들 대부분이 대천 그룹에서 만들었다.
‘기술을 해킹으로 훔치고, 경쟁 기업에 테러를 하거나, 중요 인물을 암살했지.’
그렇게 마구잡이로 대천 기업을 성장시켰다. 도중에 몇 번 위기가 있긴 했지만 나는 이 세계에 없는 현실의 물건들도 적절히 이용했다.
“응? 한 달 전에 일본 총리가 바뀌었군.”
“네, 네엣. 민자당 소속입니다… 하앙.”
“근데 나한테 인사하러 안 와?”
“…읏. 내, 내일 입국하라고 연락하겠습니다.”
“아니. 됐어. 얼굴이 마음에 안 드니 직접 찾아가서 죽여버려야겠어. 얼마 전에 도쿄 타워를 무너뜨려줬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군.”
“그건 2년 전의 일입니다. …으응.”
“……그랬나.”
찔꺽찔꺽.
요즘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기 싸움으로 시끄러웠다. 미국이 먼저 관세를 건드렸고, 그에 중국도 미국에 경제 보복을 하고 있다. 아직 무력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좀 많이 살벌하게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이러다 3차 세계 대전도 일어날 수 있겠군.’
그러다 문득 생각난다.
“김비서. 최신형 핵배낭은 구했나?”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던 김비서가 몸을 멈췄다.
“…읏. 죄, 죄송합니다. 아직 구하지 못했습니다. 무기상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미국의 FBI가 방해하고 있어 조만간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 계속해.”
찰싹.
내가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엉덩이를 움직였다. 아까보다 엉덩이의 움직임이 더 격렬하다.
찌걱찌걱찌걱!
핵배낭은 나중에 직접 움직여서 가져가기로 정했다.
나는 해킹을 이용해 핵배낭의 위치를 알아내는 등 미국의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거기다 신의 아틀란티스에서 1,000만 AP를 모조리 투자해 구매한 공간 이동 주문서도 있지.’
공간 이동 주문서의 경우 160장 밖에 구매하지 못했다. 내가 대량으로 구입하자 공간 이동 주문서의 시세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한국에 몇 개 좌표를 설정하고…. 아, 여기서 설정하면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나…?’
리무진이 도로의 코너를 돌때였다.
끼이이이이이익!
커다란 화물 트럭 하나가 이쪽을 향해 달려들어 리무진에 처박은 것이다.
“꺄아아아악!”
리무진이 크게 흔들렸다. 허나 리무진이 박살나거나 찌그러진 않았다. 진보한 기술로 리무진을 특수 개조했기 때문이다.
김비서는 옆자리에 쓰러졌고, 나는 혀를 차며 리무진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회장님! 여기 검입니다!”
김비서가 의자 바닥에 숨겨두었던 검집을 내게 던졌다. 검을 잡은 나는 정면을 쳐다봤다.
화물 트럭의 운전석과 짐칸에서 우루루 내려와 나를 포위했다.
그들은 모두 검은색 전투 슈트를 입고 있었다. 헬멧도 끼고 있어서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 SF세계에서 볼법한 외형이었다. 강화외골격이라고 하던가.
‘뭐하는 놈들인지 모르겠지만… 봐줄 이유는 없지.’
파지지지지직!
손아귀에 일으킨 뇌전을 놈들에게 내던졌다.
중간에 있는 놈과 뇌전이 부딪혔다. 뇌전이 크게 방전하며 사방으로 뻗어나갔다가 사라졌다. 놈들 중 누구 하나 쓰러지지 않았다.
“……절연체?”
“대천의 회장! 우리가 네놈의 능력을 모를 줄 알았나?! 사격 개시!”
찰나.
쏘아지는 총알을 피해 옆으로 뛰면서 다른 스킬을 발동했다.
‘해킹.’
놈들의 슈트를 해킹할 생각이었다.
[해킹에 실패했습니다. 해킹 가능한 대상이 아닙니다.]
‘……뭐?’
슈트의 해킹이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저 슈트는 첨단이 아니라 풀 플레이트 아머같은 갑옷일 확률이 크다.
‘저 정도면 중량이 엄청날 텐데…. 근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총구가 다시 나를 겨눈다.
나는 다시 찰나를 사용해 쏘아지는 총탄을 지그재그로 피하며 검을 들어올렸다. 검날에 푸른 검기가 맺힌다.
검을 휘두른다. 강철보다 단단해 보이는 슈트가 잘려나가며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당황하지마라! 모두 각오하고 왔지 않나! 우리는 여기서 놈과 함께 지옥으로 갈 것이다!”
탕탕탕탕탕탕탕탕탕!
영천류(影天流) 벽계(碧溪).
사방에서 쏟아지는 탄환은 나를 맞추지 못했다. 나는 때로는 시체를 방패삼아 그들 사이를 유유적적하게 오가며 검을 휘둘렀다.
옛날의 나였으면 지금 상황이 위험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게는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남자의 헬멧을 가르고 팔 다리를 잘랐다. 일부러 죽이지 않았다. 그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성유진 회장…!”
“어떻게 그걸 입고 편하게 움직이나 했더니 뱀파이어였군.”
일반인보다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는 뱀파이어라면 무거운 갑옷을 걸쳐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의문이 생겼다.
“…한국의 뱀파이어는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을 텐데 어떻게 들어온 거지? 그 갑옷이나 무기, 화물 트럭을 보면… 배후에 누군가 있나.”
이놈들은 해킹과 뇌전에 대한 방비를 했다. 다시 말해 내 정보를 알고 정확히 나를 노렸다는 것이다. 다만 이걸로 범인을 특정할 수는 없다. 내 능력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웬만한 권력자들은 쉽게 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까.
“성유진….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건 시작일 뿐이다.”
“시작?”
“대한민국은 민주 국가다…. 대한민국엔 왕은 필요 없다. 보다 늦기 전에 너라는 암 덩어리를 이 나라에서 없애 버릴 것이다….”
“너 혹시 어렸을 때 머리 세게 맞은 적 있냐?”
“대한민국 만세!”
[해킹에 성공했습니다.]
화물 트럭. 정확하게는 화물 트럭 내부에 있는 폭탄을 해킹했다.
대화중에 놈의 시선이 화물 트럭에 향하는 것을 보고 눈치 챈 것이다.
“회장님! 무사하십니까?!”
“김비서. 화물 트럭에 폭탄이 있다. 그리고 이 새끼는 끌고 가서….”
“회장님!”
펑!
놈의 머리가 터졌다.
보아하니 머릿속에 작은 폭탄을 설치해둔 모양이다. 나는 인상을 쓰며 몸에 묻은 피와 살덩이를 털어냈다.
“회장님! 괜찮으신가요?!”
“……일단 집으로 돌아가지. 몸이 찝찝하군. 샤워를 해야겠어.”
나는 이놈들에 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이놈이 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에서 나는 왕이나 다름없다. 경비 레벨을 올리고, 조사를 해보면 범인이 나올 것이다.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건 아니야. 유럽, 중국, 미국 중 하나가 뒤에 있겠지.’
자동 진행을 하면 알아서 아바타가 처리해놓을 것이다. 설마 내 아바타인데 무능할까.
“경찰과 정부에 연락해 화물 트럭을 처리하고 이자들의 신원을 알아내겠습니다. 오늘 스케줄은 전부 취소….”
“아니. 샤워하고 난 뒤에 문지혁을 보러 갈 거야.”
“……네. 알겠습니다.”
???
나는 문지혁 가족과 한강 공원에서 마주쳤다.
우연히 마주친 건 아니고 김비서의 솜씨였다. 갑자기 느닷없이 문지혁의 집으로 찾아가는 건 내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작을 부리는 건 쉬웠다. 문지혁의 아내, 양정민은 내 명령에 절대적으로 따르는 성노예이기 때문이다.
“……!”
문지혁은 나를 보자마자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요동치는 두 눈동자는 그가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지 알려줬다.
이해한다. 나는 25년 전의 얼굴과 지금의 얼굴이 똑같았으니까.
반면 문지혁은 늙어 있었다. 지금 나이가 50대를 넘었을 것이다.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하고, 건장한 체격은 줄어들었다. 머리에는 흰머리가 제법 있었다. 본판이 잘생긴 남자여서 그런지 늙어서도 제법 잘생겼다.
이렇듯 뱀파이어도 늙는다. 수명도 인간이랑 비슷하다. 다만 진조의 경우엔 잘 늙지 않고 수명도 길다.
“저, 적광…!”
나는 힐끗 그의 목에 있는 은색 전자 목걸이를 봤다.
대한민국에 거주 하는 뱀파이어는 의무적으로 전자목걸이를 차야한다. 또한 지정된 장소에서 벗어날 경우 가까운 경찰 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전자 목걸이에는 위치 추적 기능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뱀파이어를 즉사시킬 수 있는 극독까지 목걸이에 내장되어 있다.
“…아. 이제 보니 문지혁이잖아. 못 본 사이에 많이 변했어.”
나는 문지혁의 옆과 뒤쪽을 쳐다봤다.
분명 정숙하게 긴 치마와 외투를 입고 있는데도 묘한 색기를 흘리고 있는 양민정이 있었다. 그녀는 문지혁과 비슷한 나이지만 30대 초중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그 뒤쪽에는 양정민과 닮은 아담한 체격의 젊은 미녀들이 있었다.
나는 당연히 그녀들을 알고 있었다.
문지혁과 양정민의 딸들이다. 언니인 문아영은 엄마를 닮아 A컵의 가슴이지만 동생인 문지혜는 가슴이 D컵으로 큰 편이었다.
‘…크큭. 진실을 말하자면 문지혁이 아닌 나와 양정민 사이의 자식들이지.’
그리고 그 진실은 나와 김비서, 양정민은 당연히 알고, 문아영과 문지혜도 안다.
‘그녀들은 문지혁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 문지혁은 돈도 별로 없는데다가 사람들의 혐오를 받는 뱀파이어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문아영과 문지혜가 내 자식이라는 실감은 나지 않는다. 아바타와 다르게 나는 그녀들을 본 횟수로 따지면 5번도 되지 않는다.
문지혁은 가족을 내게서 지키듯이 앞으로 나섰다.
“무, 무슨 일로 온 거냐…! 성유진…!”
“우연이야. 우연. 한강 공원을 산책하다가 널 만난 것뿐이야. 설마 내가 널 만나려고 한강 공원에 찾아 온건 줄 알아?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어?”
“…가, 가족은 건들지 마라… 제발…! 우리 일은 그때 끝났지 않나!”
“나 대천 그룹 회장이야. 뭐하러 너 같은 걸 건들겠냐.”
문지혁의 뒤쪽에 있는 양정민이 나를 향해 몰래 손을 흔들었다. 그 뒤쪽에 있는 문아영은 나를 향해 치마를 위로 올리고 하얀 팬티를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슬쩍 팬티를 젖혔는데 털을 전부 민 분홍색 빽보지를 보여주었다.
그 곁에 있는 문지혜는 블라우스를 풀더니 브래지어에 감싸인 D컵 가슴을 손으로 꺼내 잡고 흔든다. 그녀들은 명백하게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문지혁이 뒤를 돌아보려고 할 때, 내가 문지혁의 어깨를 잡았다.
“크윽?!”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문지혁. 설마해서 묻는데 형사 같은 쓸데없는 짓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니지?”
“……나는 지금 형사 일을 하고 있지 않다.”
나는 뱀파이어인 그가 법이 개정되면서 형사 일을 못하게 됐다는 것을 알면서 일부러 물었다. 문지혁은 야간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뱀파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고, 아이 둘을 키울 정도의 돈을 벌려면 뱀파이어의 뛰어난 신체 능력을 살려 일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잘 안가지만, 옛날엔 자주 양정민을 따먹으러 갔지. 크크큭.’
나는 문지혁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고는 지나쳤다.
“수고해라.”
나는 문지혁이 15년 전에 친자 검사를 신청한 걸 알고 있다. 결과는 당연히 불일치였지만, 내가 나서서 검사 결과를 조작했다. 당시에도 그 정도 권력은 있었다.
덕분에 문지혁은 지금까지도 문아영과 문지혜가 자신의 딸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다.
???
문지혁과 마주하고 몇 시간 후.
“회장님. 아가씨들이 오셨습니다.
김비서의 말과 함께 문이 열리며 문아영과 문지혜가 내 집안으로 들어왔다.
“파파~.”
“보고 싶었어요~.”
나는 양팔을 벌렸고 문아영과 문지혜가 내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내 손은 자연스레 그녀들의 옷 속으로 들어갔다. 문아영의 탱탱한 엉덩이와 문지혜의 말랑한 가슴을 만지면서 물었다.
“나도 보고 싶었어. 이게 몇 달 만이야. 뭐, 용돈 필요해?”
“필요해~ 사고 싶은 가방이 있는데~.”
“저도요. 전 이번에 아예 독립하려고요. 그래서 돈이 좀 많이 필요한데…. 부탁해도 되죠, 파파?”
“물론이지. 김비서 얘들 용돈 좀 넉넉하게 줘버려. 지혜는 집구하는 것도 도와주고.”
“네. 회장님.”
“자, 그럼 너희들은… 오랜만에 만났으니 놀아볼까.”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에 현실로 돌아갔다.
[유희를 종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