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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6화 〉 366. 싸움개

366. 싸움개

“미, 미안! 내가 잘못 했어!”

홍해찬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 그러나 양아치들이 사과를 받았다고 물러날리 없었다.

“미안하다고 하면 세상 문제가 다 풀릴 것 같냐? 어?”

“미친 새끼가. 박선아한테 고백은 왜 해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박선아가 2학년 짱인 정석이 형의 여자인거 모르냐? 어?”

“모, 몰랐어! 정말이야! 몰랐다고!”

사실이다. 홍해찬은 박선아의 외모와 약간의 친절함에 반해서 홧김에 고백했을 뿐이다. 그러나 고백은 차였고, 남은 건 양아치들의 응징이다.

“네가 알든 모르든 애초에 박선아를 건들지 말았어야지!”

양아치들이 주먹을 휘둘러 홍해찬을 패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는 학생들은 모두 지켜만 봤다. 무관심하거나, 흥미진지하게 보고 있다. 선생님을 불러올 생각을 하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선생님을 불러오는 순간 자신이 양아치들의 타겟이 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퍽! 퍼억! 퍽!

“씨발! 너 때문에 우리가 정석이 형한테 까이게 생겼다고!”

“정석이 형한테 까이면 네가 책임질래? 어?!”

“아악!”

피가 바닥에 튀었다. 홍해찬이 흘린 코피였다.

나는 지루함을 느꼈다. 양아치들의 실력은 내 눈에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헌터가 없는 세상이라 그런가. 현실의 양아치들은 그래도 나름 괜찮게 주먹을 휘두르던데.’

양아치의 돌려차기를 맞은 홍해찬이 내 책상위로 쓰러졌다.

“아씨. 넌 또 뭐야. 왜 가만히 앉아 있냐. 안 꺼져?”

“…나?

“그래. 너 말이야. 새끼야. 너도 이 새끼처럼 맞고 싶냐?”

사람을 패느라 흥분한 양아치가 나를 향해 다가와 씩씩 거렸다.

나는 피식 웃었다. 두 눈에 힘을 빡주는게 웃겼기 때문이다.

“이 새끼가… 웃어?”

녀석이 내게 주먹을 휘둘렀다.

너무 느려서 하품이 나올 정도였다.

가볍게 고개를 옆으로 움직여 주먹을 피하고 녀석의 후두부를 잡은 뒤 근처의 책상에 내려찍었다.

콰앙!

큰 소리와 함께 놈을 부들부들 떨었다. 손에서 힘을 빼자 코뼈가 박살나고, 앞니가 4개가 부서진 놈이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교실에 정적이 찾아왔다.

보고 있떤 학생들은 물론이고 맞고 있던 홍해찬과 때리고 있던 다른 양아치도 경악해서 기절한 녀석을 쳐다봤다.

“…아, 이놈의 성질…. 계획은 이게 아니었는데.”

나는 양아치 놈에게 다가갔다. 흠칫 놀란 놈은 뒤로 물러서다가 의자를 들고 내게 달려들었다.

몸을 비스듬히 움직여 의자를 피하고 놈의 배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커억!”

놈이 바닥에 주저앉아 양팔로 배를 감쌌다.

‘힘 조절은 성공이네. 아무리 여기가 학교폭력물 만화 속 세계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죽이면 경찰이 움직이겠지.’

사람을 죽이는 건 최대한 피해야 한다. 아니면 아무도 모르게 사람을 죽이거나.

나는 한 차례 주위를 둘러봤다. 학생들은 모두 내 눈을 피했다. 감히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홍해찬.”

“…네, 네, 넷…!”

“같은 반 친구끼리 존댓말은. 저 기절한 놈 들어.”

“네. 아니, 알았어.”

잔뜩 긴장한 홍해찬은 내 명령에 의문도 가지지 않고 몸을 비틀거리며 기절한 양아치에게 다가가 팔과 어깨를 붙잡아 일으켰다.

‘호오. 쉽게 들잖아?’

홍해찬은 내 생각보다 더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용력을 타고났다는 말이다.

‘역시 만화 속 주인공 답게 특별한 점이 있군.’

나는 여전히 무릎꿇고 괴로워하고 있는 양아치놈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홍해찬. 그 놈 데리고 따라와.”

???

내가 향한 곳은 옥상이다. 날 따라오려는 학생들은 내가 엄포를 놓자 감히 따라오지 못했다.

현실의 학교에선 옥상은 항상 닫혀있고 접근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만화 속 세계는 달랐다.

“저, 저… 유진아. 옥상은 왜…?”

“옥상이 딱 좋거든. 선생들도 안 오고. 무엇보다 휘어잡기 딱 좋지.”

끼이익.

옥상문을 열었다.

옥상에는 20명이 넘는 불량 학생들이 있었다. 죄다 남자였는데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향한다.

나는 옥상에 발을 내딛으며 양아치 놈을 적당히 옆에 던져두었다.

“너희는… 가만. 저 새끼 선아한테 고백한 놈이잖아? 쟤들은 왜… 한 놈은 기절했네?”

옥상 중심에 있는 놈중 하나가 말했다. 비쩍 마른 놈이었는데 코와 입술, 귀에 피어싱을 했다.

내 시선은 피어싱의 옆에 소파에 앉아 있는 놈에게 향했다. 교복 상의를 벗고 오른 팔뚝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문신을 자랑하며 무게를 잔뜩 잡고 있다.

만화를 봤기에 놈의 정체를 안다.

기정석.

홍해찬이 고백했다가 차인 박선아의 남자친구다.

나는 홍해찬이 옥상안으로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홍해찬에게 낮게 읊조리며 말했다.

“문. 제대로 지켜라.”

“어, 응.”

홍해찬이 어벙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 믿음이 안 갔지만 무사히 옥상 밖으로 빠져나가는 놈은 없을 것이다.

“정석아. 문 앞에 있는 쟤가 걔다. 선아한테 고백한 놈. 이름이 아마 홍해찬? 이랬나.”

“그럼 저 새끼는 뭔데?”

“나도 몰라. 아마 친구겠지. 어쩔까?”

“어쩌긴. 데려와서 무릎 꿇려.”

“정석이 말 들었지! 뭐해!”

피어싱이 소리치자 내 주위에 있던 놈들이 터벅터벅 걸어왔다.

“아, 씨발. 귀찮게. 적당히 쳐맞고… 컥!”

나는 가장 앞에 있는 놈의 목을 낚아채듯이 잡아 집어 던졌다. 근처에 있는 놈들이 놀라더니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 새끼가!”

힘 조절에 각별히 신경 쓰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내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양아치 놈들이 쓰러졌다. 일단 급소는 최대한 피했다.

놈들의 주먹이나 발차기를 피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내겐 너무 느리게 보였으니까.

피어싱의 대가리를 후려쳐 쓰러뜨린 나는 기정석의 앞으로 다가갔다. 기정석은 부릅뜬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담배 안 끄냐?”

“너, 너 뭐냐! 너 같은 놈이 이 학원에 있다는 말은 못 들었다! 어디 출신이냐?!”

“담배 끄라니까.”

나는 기정석의 턱에 어퍼컷을 날렸다. 기정석은 피하지도 못하고 정통으로 처맞아 뒤로 넘어갔다. 기절할 정도로 강하게 치진 않았던 지라 곧바로 내게 주먹을 휘두르며 반격한다.

‘이놈도 홍해찬처럼 평범한 놈은 아니네.’

주먹을 왼손으로 붙잡아 잡아당기면서 오른 주먹을 복부에 찔러 넣었다.

“커억!”

기정석이 괴로워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기정석을 구타했다.

“너희는 운이 좋아. 내가 죽일 생각 까진 없거든.”

???

소파에 앉은 나는 음료수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봤다.

주위에 알몸이 된 양아치들이 무릎 꿇고 바닥에 앉아 있다. 3명은 구석에 기절한체로 쓰러져 있었는데 나한테 반항했다가 본보기로 쳐맞은 놈들이다.

그리고 내 정면.

두 명의 남자가 무릎 꿇고 앉아 있다.

한 명은 피어싱이고, 다른 한 명은 기정석이다. 기정석의 왼손을 쳐다봤다.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이 전부 부러져 있었다. 말을 안 듣기에 부러뜨렸다. 효과는 뛰어났다. 기정석은 이제 내 눈도 마주치지 못한다.

내 옆에는 홍해찬이 서있었다. 홍해찬은 긴장한 채로 두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피어싱.”

“네, 네!”

군기가 잔뜩 들어간 피어싱이 대답했다. 나는 놈에게 반지를 던지며 말했다.

“3분 준다. 박선아 데려와. 늦으면 손가락 작살낸다.”

“네!”

큰소리로 대답한 피어싱을 서둘러 바지를 갈아입고 뛰어갔다. 선생님을 부르거나 신고하진 못할 것이다. 이 학원의 선생님이 얼마나 무능한지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테니까.

“홍해찬. 이 새끼 때려.”

“……어, 응?”

“얼 타지 말고 이 새끼 때리라고.”

나는 손가락으로 기정석을 가리켰다. 홍해찬은 흠칫 놀랐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식은땀이 흐른다.

“넌 내 친구잖아. 떄려.”

“하, 하지만….”

“내 친구하기 싫냐?”

내가 홍해찬을 빤히 쳐다봤다. 홍해찬은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여기서 가장 강한 건 나고, 가장 자비심이 없는 것도 나다.

홍해찬이 몸을 떨었다. 내 친구가 아니게 되었을 때를 상상했을 것이다.

“때려.”

내가 다시 말하자 홍해찬이 고개를 끄덕이고 기정석의 어깨에 주먹을 휘둘렀다.

툭.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주먹.

“더 세게 때려. 얼마나 세게 때려야 하는지 네 몸에 가르쳐줄까?”

“아, 알았어…!”

홍해찬이 이를 악물고 다시 기정석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퍽. 아까보다 힘이 들어갔다.

“자세가 엉망이잖냐. 하체에 단단히 힘주고 때려.”

“…….”

“때릴 때 눈 제대로 떠라. 그리고 이번엔 왼손으로 때려.”

내 목적은 홍해찬을 이 학원의 짱으로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선 첫 번째로 홍해찬을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건 쉽다. 홍해찬은 용력이 뛰어난 편이니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시키고, 헌터의 기초 전투법을 가르쳐주면 된다.

‘중요한 건 정신이지. 사람을 때릴 때 주저함이 없어야지. 다행히 홍해찬은 정신력이 강한편은 아니야. 아직 초반 부분이니 쉽게 물들겠지.’

나는 적당히 홍해찬의 방향성만 잡아 놓고 자동진행을 사용할 생각이다. 그럼 몇 시간 정도면 퀘스트를 끝낼 수 있으리라.

“오, 해찬이 소질 있는데.”

“하아…. 하아…. 하아.”

홍해찬은 주먹을 몇 번 휘두르지 않았음에도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체력이 절망적으로 없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을 때리는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죄, 죄송합니다.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기정석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렸다.

홍해찬이 주먹질을 멈췄다.

“해찬아. 때려.”

“죄송합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한 번만….”

“…….”

“해찬아. 기정석을 안 떄리면 네가 기정석이 되는 거야. 때려.”

홍해찬은 기정석을 쳐다봤다.

알몸에 무릎을 꿇고 있다. 게다가 아까 사진까지 찍혔다. 그리고 부러진 손가락. 흐르는 눈물과 피. 멍이든 얼굴과 몸.

홍해찬은 눈에 힘을 주고 주먹을 쥐었다.

“…알았어.”

퍽! 퍽!

옥상에 구타소리가 울린다. 나는 홍해찬의 자세를 교정해주면서 얼굴을 살폈다. 아까 벌벌 떨던 얼굴보다 훨씬 낫다.

나는 홍해찬을 지켜보면서 간간히 자세를 교정해주었다. 그리고 기정석이 죽지 않게 살펴봤다. 맷집이 좋은 놈이다. 당분간은 계속 맞아도 안 죽을 거다.

‘죽을 것 같으면 포션쓰지 뭐.’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옥상문이 열리며 피어싱이 돌아왔다. 나는 피어싱의 뒤에 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갈색 단발머리의 여자였다. 얼굴은 꽤 선해보인다. 가슴은 B컵 정도다. 확실히 미인이긴 한데 내 기준으로 좀 애매했다.

박선아. 기정석의 여자친구. 착한 척을 하지만 그 속내는 치졸하다. 기정석과 사귀는 것도 기정석이 2학년 짱이기 때문이지 그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데려왔습니다!”

피어싱이 고개를 푹 숙였다.

박선아는 긴장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봤다. 무릎 꿇고 있는 알몸의 남자들. 그리고 홍해찬에게 맞고 있는 기정석.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박선아는 곧장 몸을 돌렸다.

나는 라이터를 던졌다. 라이터는 박선아의 옆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벽에 부딪혔다. 라이터가 부서져 바닥에 떨어졌다. 박선아가 돌처럼 굳어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박선아에게 다가갔다.

“오, 오지마.”

“넌 불합격이다.”

“꺄아아아아악!”

강제로 박선아의 옷을 벗긴다. 박선아가 버둥거리며 저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블라우스와 치마를 벗기고 브래지어와 팬티도 한 번에 벗겨 알몸으로 만들었다.

“꺄아아아악! 하지 마! 하지 말라고! 아아아악! 정석 오빠! 도와줘요!”

기정석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꼴에 남자라고 자기 여자가 범해지는 걸 참을 수 없는지 나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

허나 내가 무심하게 쳐다보자 기정석은 못 박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홍해찬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바지를 벗고 성감 고조를 사용해 박선아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연갈색의 젖꼭지가 딱딱하게 발기하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꺄아아아아악!”

있는 힘껏 비명을 지르지만 그녀를 도와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 나는 검은 수풀 아래에 있는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붉은 액체가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흘려 내린다.

“오? 처녀였냐? 뭐, 그래도 불합격이지만.”

“아아아아아악!”

박선아를 바닥에 눕히고 허벅지를 붙잡아 벌리게 한 뒤 허리를 흔들었다.

박선아는 어느 순간부터 저항을 멈추고 인형처럼 가만히 있었다. 조금 시시해졌지만 즐길 수는 있었다.

나는 보지에 정액을 싸지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위에 있던 남자들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사타구니를 보면 딱딱하게 발기해 있었다. 물론 나를 향해 달려드는 간 큰놈은 없었다.

기정석은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뺨을 타고 눈물을 흐르고 있었지만 거시기는 솔직했다.

홍해찬은 나를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다. 박선아가 그의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빤히 쳐다보자 퍼뜩 정신을 차린 듯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홍해찬. 이리와.”

내가 부르자 홍해찬이 몸을 떨면서 내게 다가왔다. 내게 맞는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홍해찬을 때릴 생각이 없었다.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박선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도 해. 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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