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7화 〉 367. 싸움개
367. 싸움개
“홍해찬. 이리와.”
내가 부르자 홍해찬이 몸을 떨면서 내게 다가왔다. 내게 맞는다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홍해찬을 때릴 생각이 없었다.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박선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도 해. 지금 당장.”
“……!”
홍해찬이 두 눈을 부릅떴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보다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박선아를 쳐다봤다.
홍해찬이 첫눈에 반한 여자. B컵의 말랑한 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희고 둥근 엉덩이. 거뭇한 보지털 아래의 음부에선 내 정액이 울컥거리며 나오고 있다.
“하, 하라니 뭘….”
“당연히 섹스지. 이 여자가 네 첫사랑이었다며? 아니면 뭐야. 내가 먼저 따먹어서 관심 없어졌냐?”
홍해찬이 박선아의 얼굴을 쳐다봤다. 깔끔하던 단발머리는 흐트러져 있고 뺨에는 아직까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선아는 조용히 흐느끼며 홍해찬을 올려다보고 있다. 남자의 동정심뿐만이 아니라 가학심을 자극한다.
“아, 안 돼. 이건 범죄야! 가, 강간이라니…!”
“야.”
내가 나지막하게 홍해찬을 불렀다. 홍해찬의 어깨를 강하게 쥐었다.
“……!”
나와 두 눈이 마주친 홍해찬이 몸을 덜덜 떨었다. 나는 미약하게 살기를 흘리고 있었다.
“난 네가 이년을 좋아하는 걸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해주는 거야. 왜? 네가 내 친구니까. 넌 내 친구지. 그렇지?”
“…….”
딱딱딱.
홍해찬이 이빨을 딱딱 거린다. 그의 눈동자가 사방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내 시선을 감히 마주치지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홍해찬을 도울 수 있는 인물은 한 사람도 없다.
“대답해.”
살기를 듬뿍 담아 말하자 홍해찬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 맞아…. 우린 친구야.”
“그래. 우리 친구지. 그러니까 내 성의를 무시하지 말라고. 우리의 우정이 끝나는 줄 알았잖아.”
나는 씨익 웃으며 홍해찬의 어개를 툭툭 두들겼다.
그리고 발을 이용해 박선아의 허벅지를 강제로 벌리게 한다. 선홍색의 보지는 내 정액이 가득 차있다.
“유, 유진아…. 네 성의는 마음만 고맙게 받을게. 난 괜찮으니까….”
“쫑알거리지 말고 박아. 거시기도 세워놓고 왜 빼고 있는 거야.”
“이, 이건….”
홍해찬의 사타구니를 가리켰다. 바지가 우뚝 솟아 있다. 재빨리 손으로 가리지만 누가봐도 발기해 있는 상태다.
“진짜 귀찮게 하네. 네가 안 하면 박선아는 기정석 꼴이 될 거다. 온몸을 때리고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저 새끼들한테 돌릴 거다.”
난 주위에 있는 양아치들을 가리켰다. 알몸으로 무릎 꿇고 있는 이놈들은 거시기를 세우고 있었다. 내가 허락만 하면 곧장 박선아를 따먹을 것이다.
“…알았어.”
홍해찬은 벨트를 풀고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근데 유진아. 부탁이 있어. 선아는 이후로 건들지 말아줘. 여기 있는 다른 사람한테서도.”
“안 건드려. 원래 이년은 불합격이야. 너한테 주려고 했어.”
“나한테 준다니? 선아는….”
“네 전용 보지로 써먹어. 따먹고 싶을 때 따먹으라고.”
“그, 그건….”
“닥치고 이제 해라.”
홍해찬의 어깨를 아래로 내렸다. 홍해찬은 버티지 못하고 박선아의 다리 사이에 무릎 꿇었다. 여자의 냄새를 맡았기 때문일까. 홍해찬은 박선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빨리해라.”
“…….”
홍해찬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거기를 잡고 박선아의 보지에 가져다댔다. 홍해찬의 거시기는 제법 실했다. 나 정도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평균은 가볍게 뛰어넘는다.
‘만화 주인공이라 버프 제대로 받았네.’
동정답게 구멍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잠깐 헤맸지만 곧 보지에 삽입했다.
순간 홍해찬의 얼굴이 변한다. 두 눈이 커다래지고 입이 벌어졌다. 홍해찬은 잔뜩 흥분한 듯 거친 숨을 내쉬면서 박선아의 B컵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호오….’
홍해찬의 자세는 아까 내가 박선아를 범하던 자세와 닮아 있었다. 놈은 점점 섹스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는 소파에 앉아 카메라를 이용해 그 장면을 고스란히 찍었다. 이 영상은 협박용이다.
홍해찬은 2분도 지나지 않아 몸을 떨며 질내에 사정했다.
“허억! 헉! 허억!”
거친 숨을 내쉬는 홍해찬이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야. 아직 서있잖아. 계속해.”
“…알았어.”
홍해찬은 아까보다 고분고분해졌다. 홍해찬은 내심 내 명령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잠깐 ‘싸움개’에 나오는 홍해찬에 대해 생각했다. 주인공인 홍해찬은 천성이 착한 인물이 아니다. 단지 초반에 싸움을 잘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왔기에 찌질했을 뿐이다. 그러나 동네 체육관에서 싸우는 법을 배우고, 동시에 주먹을 멋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정신교육도 받았다.
‘만화 주인공을 보면 대부분 착하고 정의심을 가지고 있지. 그래야 인기를 얻기 쉬울 테니까.’
하지만 자세히 보면 웃기는 일이다.
만화 주인공인 홍해찬은 결국 주먹으로 양아치를 쓰러뜨리고 학원짱이 된다. 그 과정에서 양아치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것이 그 시작점이다. 복수에 복수가 이어진다. 한 놈을 쓰러뜨리면 다른 한 놈이 복수를 하겠다고 싸움을 건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놈이 실력을 보겠다며 싸움을 건다.
그 과정에서 어느새 홍해찬은 친구들과 함께 세력을 구축하고, 빼도박도 못하는 일진이 된다. 그러나 만화에선 홍해찬은 여전히 착하고 좋은 놈으로 표현된다.
‘만화의 포장을 치우면 결국 양아치 일뿐이지.’
홍해찬은 연속으로 4번을 사정했다. 혈기왕성 할 때라 그런지 몰라도 정력이 뛰어났다.
도중에 점시시간이 끝났지만 신경쓸 필요는 없었다. 이 학원에서 땡땡이는 일상이고 선생님들은 이미 학생을 포기했다.
“해찬아. 더 하고 싶으면 더 해도 돼. 어차피 저년은 이제 네 꺼니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다시 성욕을 느낀 홍해찬에게 말했다. 홍해찬은 2번 정도 거부하다가 다시 박선아를 범했다.
홍해찬은 결국 해가 지기 시작할 때까지 총 9번을 박선아에게 질내사정 했다.
“피어싱.”
“네, 넵!”
“네가 애들 관리해라.”
“제, 제가 말입니까?”
내가 이 새끼들을 일일이 관리하기에는 너무 귀찮았다. 그렇다고 풀어뒀다가는 경찰에 신고해서 내 뒤통수를 치려 할 수 있다.
“그래. 내가 했던 말 잘 기억하지? 잘 하리라 믿는다. 잘 하면 상도 줄게.”
“네, 넵! 잘하겠습니다!”
피어싱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대답했다. 나는 힐끗 기정석을 쳐다봤다. 홍해찬에게 잔뜩 처맞아서 피떡이 되어 있었다.
“내일 기대하마.”
“넵!”
“가자. 해찬아! 박선아. 뒤지기 싫으면 옷 입고 따라와라.”
“어? 어!”
“…….”
박선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내 명령에 따랐다.
나는 당분간 홍해찬의 집에서 지낼 생각이다. 어차피 홍해찬은 몇 달 전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어서 눈치 볼 사람도 없다. 박선아를 데려가는 이유는 홍해찬 때문이다. 홍해찬에게 여자의 맛을 알게 해줄 생각이니까.
‘그럼 어디. 히로인을 만나러 가볼까.’
???
우식 체육관.
만화 ‘싸움개’에서 나오는 체육관 이름이다. 이 낡은 체육관이 주인공을 변하게 만드는 곳이다.
나는 족히 30년은 되었을 법한 체육관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은 별로 없지만 운동 기구는 모두 갖추고 있는 체육관이다. 특히 중심에는 링이 하나 있다. 모두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다.
“응? 학생이잖아. 뭐야, 체육관에 가입하려고 왔냐?”
마침 운동기구를 정리하고 있던 중년 남자와 마주쳤다. 중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이름은 고우식이다.
원작 만화에서 홍해찬을 단련시켜주고 싸움법을 가르쳐주는 남자다.
“아뇨. 희애 보려왔는데요?”
“……희애를?”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뀐다. 흔히 볼 수 있던 아저씨가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되었다. 참고로 고우식은 전직 한국 특수 부대 대원이다.
“희애를 어떻게 알고 있지? 희애에게 너같은 친구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다만.”
“희애 없어요?”
“대답해라. 희애랑 무슨 관계냐.”
고우식이 나를 노려봤다. 경계심이 보통이 아니다.
‘만화에선 이 정도의 팔불출은 아닌 걸로 아는데…. 내게서 뭔가 본능적으로 느꼈나. 감이 좋다고 해야 하나. 뭐, 그래봤자지만.’
한손에 메고 있던 가방을 앞으로 가져와 지퍼를 열었다.
“대답하라고 했을텐데… 갑자기 뭐하는 짓이냐?”
“제 대답은… 이겁니다!”
나는 가방에서 권총을 꺼내 고우식을 겨눴다. MK 23. 45구경 자동권총이다.
고우식은 깜짝 놀랐으나 냉정함을 유지했다.
“장난이 도가 지나치군. 그런 장난감 총으로 뭘 어쩔 셈이지? 강도라도 할 생각이었다면 잘못 생각 한 거다. 여긴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고우식이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온다. 하긴 교복을 입은 내가 권총을 꺼냈으니 진짜라고 생각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나 한국의 경우 총기규제가 병적일 정도로 엄격한 편이니까.
“후회할 텐데.”
“후회? 후회는 네가 하는 거다! 넌 장난이 너무 지나쳤어! 내가 그냥 넘어갈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네 녀석의 버릇을 내가 확실하게 고쳐주마!”
나는 피식 웃었다.
“체육관 근처에 사람사는 집이 없어서 좋더라.”
탕!
발사된 총알이 고우식의 왼쪽 허벅지를 스치고 지나갔다. 말이 스쳤다지 허벅지에서 피가 철철 흘려 나온다.
“……흐읍!!”
비명을 참은 고우식은 몸을 비틀거리며 허벅지를 붙잡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지… 진짜 총이라고…?!”
“못 믿나?”
한 번 더 방아쇠를 당겨주었다. 이번엔 고우식의 왼쪽 허벅지를 스쳐지나갔다.
고우식의 얼굴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굳어졌다. 그는 나의 뛰어난 사격 실력과 총에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을 알았다.
“……누가 날 죽이라고 시킨 거냐?”
“청부업자 같은 거 아니야.”
“…그럼 내게 뭘 원하는 거냐? 돈이라면 가진 현금이 없다. 고작해야 15만 원 정도다. 그걸 원한다면 주겠다. 신고도 하지 않을 테니 이대로 물러나 다오.”
“거참. 시끄럽네.”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엔 고우식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
권총으로 여전히 그를 겨누면서 가방에서 주사기를 꺼냈다. 나는 권총과 주사기를 쥐고 그를 향해 다가갔다.
“…약물을 이용해 날 죽일 생각이냐? 아니면 정보를 빼내기 위한 자백제?”
“아니. 헤로인.”
“……마약을 왜 나한테 쓰려는 거지?”
“죽이기에는 그 능력이 아깝고, 그냥 부려먹기에는 내 뒤통수를 칠 것 같고. 차라리 마약 중독자로 만들어서 길들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웃기지 마라!”
고우식이 내게 달려들었다. 허나 내 눈에는 너무 느리게 보였다. 가볍게 그의 태클을 피하고 목덜미에 주사기를 꽂았다. 정맥에 헤로인이 들어간다.
“으아아아아아아!”
고우식이 발버둥 쳤다. 헛된 저항이었다. 나는 순식간에 그를 제압해 쇠사슬로 묶어 바닥에 넘어뜨렸다. 고우식이 몸이 덜덜 떨었다. 초점이 맞지 않은 눈동자로 나를 보며 소리친다. 뭐라하는 지 모르겠지만 입가가 찢어져 있으니 행복해 보인다.
1시간이 지났다.
고우식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로 행복함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체육관의 문이 열리며 한 여자가 들어왔다.
검은 생머리에 청순하면서도 도도해 보이는 얼굴의 여자였다. 가슴은 C컵이고 허리를 잘록하고 엉덩이와 허벅지도 잘 빠졌다.
고희애. 원작의 히로인이다. 만화로 봤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상상이상이다.
“합격.”
고희애는 쇠사슬에 묶여 바닥에 쓰러져 있는 고우식과 나를 번갈아 본 뒤 입술을 깨물었다.
“…너 뭐야. 아빠를 어떻게 한 거야?!”
“좀 행복해지라고 헤로인을 놔줬지.”
“헤로인…?”
고희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헤로인이 뭔지 모르는 빡대가리인 모양이다. 하긴 한국에서 곱게 자라왔을 테니 모를 만도 하다.
나는 고희애가 보다 쉽게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권총으로 고우식의 머리를 겨누었다.
“네 아버지의 머리에 총알 구멍이 생기는 걸 원하지 않으면 당장 옷 벗어.”
“…….”
고희애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커다란 총소리와 함께 총알이 체육관 벽에 박혔다. 탄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총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 고희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딱 10초 준다. 벗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