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0화 〉 370. 싸움개
370. 싸움개
최석이 총을 맞고 쓰러졌다.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
조세윤의 패거리들은 경악서린 눈으로 나와 최석을 쳐다봤다. 나와 두 눈이 마주치자 덜덜 떨면서 뒷걸음질 쳤다.
조세윤의 경우 냉정한 척 하고 있지만 두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으며, 손은 진동 모터를 단 것 같다.
“경찰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 알 것 같냐?”
“경찰을… 죽인 건가.”
“아니. 협박 좀 세게 했거든. 오, 쌀 것 같다.”
최혜정이 여전히 내 다리 사이의 물건을 빨고 있었다.
“…미친 살인자 새끼! 넌 방금 사람을 죽였어! 사람을 죽였다고!”
“아. 그래서.”
나는 갑자기 귀찮아졌다. 조세윤을 만화에서 봤을 때 냉철한 놈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흥분해서 소리칠 줄은 몰랐다.
“그래서가 아니다! 조폭이라고 해서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이지 않는다! 넌 사람 목숨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글쎄.”
나는 잠깐 생각해봤다.
여기가 현실이라면 나도 막장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사람이 죽이는 일이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니 웬만해선 사람을 죽이는 일을 피하려고 한다. 물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망설임 없이 사람을 죽일 것이다. 실제로 나는 던전에서 마주친 범죄자 3명을 제외하면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긴 유희 세계다.
뱀파이어 형사나 백작가에 환생한 매화검수 같은 꽤 신경 쓰고 있는 유희 세계도 아니다.
자동 진행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빠르게 끝낼 세계. 내가 이 세계를 계속 원하더라도 결국은 끝날 세계다. 집착이 영 생기지 않는다.
‘최혜정이나 고희애는 마음에 드는 좆집이긴 한데…. 그 외에는 애착도 뭐고 안 느껴진단 말이지.’
최석을 망설임 없이 죽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남자였기 때문이다. 평범한 외모의 여자라면 죽일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했을 것이고, 평균 이상의 외모를 가진 여자였다면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 목숨을 벌레로 보는 네놈의 밑으로 내가 들어갈 것 같냐!”
“아니야.”
“이제 와서 그렇게 말해봤자 네놈은….”
“벌레가 아니라 NPC로 보여.”
“……NPC?”
“컴퓨터 게임은 한 번 쯤 해봤을 거 아니야. 거기에 나오는 캐릭터 말이야.”
“……너와 말을 섞은 내가 멍청이로군. 정신병자와 말을 섞어 봤자 얻을 수 있는 답은 뻔하지.”
“이 세계는 게임이야.”
자유도 높은 게임이다. 퀘스트가 있고 엔딩까지 존재한다. 한 번 밖에 할 수 없는 게임이지만 애착이 전혀 생기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다. 퀘스트 내용이 당장 민간인 수 천 명을 학살하라는 내용이었어도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예쁜 여자는 안 죽이겠지만.’
이 세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무수히 많은 유희 세계 중 하나일 뿐이다.
나는 총구를 조세윤에게 겨눴다.
“쓸데없는 질문 말고 선택해. 여기서 뒈질지. 아니면 성교파에 들어올지.”
“…….”
조세윤이 숨을 삼켰다.
조세윤은 내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안다. 눈앞에 사람이 죽었는데 거짓으로 받아들일 리가 없다.
“…성교파에 들어가겠다. 보스라고 부르면 되나?”
“환영한다. 조세윤!”
진일 학원 장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
나는 고희애의 치마를 들추고 머리를 집어넣었다. 약간의 답답함과 동시에 미약한 보지 냄새가 났다. 탱탱한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문지르면서 코끝으로 팬티 중심부를 부비적거렸다.
“하응…. 빨, 빨 거면 빨리 해…!”
보지에서 뜨거운 습기가 느껴졌다. 팬티의 중심부위가 급속도로 젖어가는 것이다. 나는 코끝으로 보지를 한껏 애무한 뒤에 치마 속에서 다시 머리를 빼냈다.
바로 옆에 고희애의 아버지인 고우식이 있었다. 처음 봤을 때보다 얼굴이 야위었다. 내 계획대로 그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다. 그는 헤로인을 원하지만, 헤로인은 주지 않고 있다. 헤로인은 중독성이 너무 심하다.
“접촉 해봤어?”
“예. 이번에 대량으로 팔고 20억을 받았습니다.”
“거기 반응은 어때? 연예인들은?”
“좋습니다. 우리를 배신할 것 같지 않습니다.”
나는 고우식을 어느 유명 연예인이 세운 클럽에 보냈다. 연예인뿐만이 아니라 재벌들도 자주 모이는 클럽에 마약을 유통한 것이다.
‘돈과 권력이 얽혀 있으니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을 테고…. 연예인도 따먹을 수 있겠지.’
나는 고희애를 끌어안았다.
“아아앙….”
품안에 안긴 고희애가 몸을 흔들며 잠깐 앙탈을 부렸으나, 이내 내 뺨에 입을 맞추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삼 개월.
내가 처음 시작한 날로부터 흐른 시간이었다. 다만 이 중 내가 직접 겪고 움직인 건 5일도 되지 않는다. 자동 진행으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불량 서클인 ‘카일록’을 정리하고 성교파에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학원을 장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내가 얼마나 막장인지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과 선생들 전원 알고 알아서 기고 있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에 신고한 놈들을 세워놓고 총을 쏴 처형한 게 효과적이었다.
그들은 성교파의 힘을 두려워하고 있다.
“나 진일 학원으로 전학가고 싶은데… 그래도 돼?”
옷을 전부 벗은 고희애가 내 자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물어왔다.
“당연히 되지. 네가 오면 오히려 내가 더 좋지.”
나는 그녀를 엎드리게 만들고 골반을 양손으로 잡았다. 자지가 보지와 항문 사이를 왔다갔다 거린다.
“아응…. 오늘은 똥구멍으로 할 거야?”
자동 진행 중에 애널 섹스도 한 모양이다.
“어느 쪽이 좋아?”
“보지가 좋아. 보지에 넣어줘.”
나도 보지가 좋다. 가끔씩 항문에 넣긴 하는데 보지에 넣는 편이 더 느낌이 좋고, 여자들이 더 잘 느낀다.
푸욱.
“하아아아아앙! 들어왔어! 자지가 들어왔어!”
고희애가 호들갑을 떨면서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였다.
퍽! 퍽퍽!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탱탱한 엉덩이를 보면 과연 운동하는 여자다웠다. 트월킹이 장난 아니다.
찌걱퍽!
보지에 들어갔다 나온 자지는 애액 범벅이었다. 그리고 보지는 쉴 시간을 주지 않고 빠르게 보지를 삼킨다. 보지가 빠져나갈 때 질벽이 문어 빨판처럼 자지에 달라붙을 정도로 조임이 뛰어났다.
“하앗…. 앙! 하아악! 흣….”
계속해서 엉덩이가 움직인다. 애액이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저…. 유진 님.”
옆에 있던 고우식이 나를 불렀다.
“뭐야.”
“약속했던 약은 언제 주실는지…….”
“약? 아, 그랬지. 기다려. 지금 네 딸이랑 섹스하고 있잖아.”
“넵.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뒤. 나는 고희애에 질내에 사정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학원 장악은 끝났다. 계획은 순조롭다.
‘일단 세력을 만들어 학원을 장악하고, 홍해찬을 2인자로 만든다. 홍해찬이 모두가 인정하는 2인자가 되었을 때, 내가 물러나면 홍해찬이 학원짱이 되는 거지.’
현재 홍해찬을 2인자로 만드는 작업 중이다. 지금 당장 물러나도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조직 내에서 진정으로 홍해찬을 2인자로 인정하지 않으면 퀘스트를 완료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에 한 번 해보고 싶은게 있거든. 크흐흐.’
???
신오강.
진일 학원의 이사장이자 진일 그룹 재벌가 출신인 중년 남자였다. 정장을 입은 그는 비서실장이 건네준 보고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 학원을 비워났더니 꼬라지가 말이 아니군. 강간은 기본이고 살인…. 그리고 마약? 허…. 여기가 한국인지 아니면 남미 국가인지 모르겠군.”
곁에 있던 비서실장은 조용히 서있었다. 괜히 입을 열었다간 화를 입을 것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성교파? 이름은 왜 이따위야. 오 비서. 경찰은 왜 이 새끼들을 안 잡는 거지?”
“뇌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뇌물? 대체 얼마나 받아 쳐먹었길래 살인과 마약을 봐주고 있는 거야?”
“……경찰뿐만이 아니라 재벌가와 정치가, 그리고 검찰 쪽에도 뇌물이 들어가 있고 관계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 연예계 쪽으로도 마약이 흘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못 잡는다? 웃기는 소리하지 마. 뭐가 더 있지?”
“성교파가 총기와 폭탄을 가지고 있는게 확인되었습니다. 성교파를 조금이라도 건들면 가족까지 찾아내 죽여 보복하기로 유명합니다. 경찰도 함부로 건들기 꺼려합니다.”
“그 미친놈이 지금 내 학원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거잖아. 치울 방법은?”
신오강은 기분이 더러웠다. 자신의 학원이 빼앗긴 느낌이었다.
오 비서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했다.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싸웠다간 오히려 우리쪽이 막심한 손해를 볼가능성이 높습니다. 놈들은 마약에 쩔어 있으니 제정신이 아닌데 총기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차라리 성교파 놈들은 결국 졸업해서 사회로 나갈 것입니다. 기다리는 게 최선입니다.”
신오강의 얼굴이 와그작 구겨졌다.
“지금 나보고 참으라고?”
신오강은 아버지가 재벌 2세고, 어머니가 일본의 유명 야쿠자인 천명회(天命會) 두목의 딸이다. 신오강 본인도 천명회에서 적지 않은 지위에 올라 있다. 그가 진심으로 명령을 내리면 최소 천 명 이상의 야쿠자가 움직일 것이다.
“죄송합니다. 실언이었습니다.”
오 비서는 바로 사과했다.
“그래.?오 비서. 조심해. 다른 방법은?”
“……돈으로 해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할 수 있더라도 너무 많은 돈이 필요할겁니다. 차라리 성교파를 싫어하는 조폭들이 많으니, 조폭들을 이용하심이 어떨지.”
“조폭을 이용한다? 좋네. 근데 성교파는 총기를 가지고 있다며?”
“네. 그러나 조폭들에게 은밀히 총을 지원하면 됩니다. 그리고 성교파의 구조를 보면 아시다시피 보스인 성유진이 중심으로 되어 있습니다. 성유진의 뒷배가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성유진을 없애면 성교파도 자연히 해체 될 것입니다.”
“성유진. 이 새끼의 뒷배가 어딘지 정말 몰라?”
“남미 쪽의 갱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정확한 증거와 정보가 없습니다.”
“…뭐, 건들다 보면 알 수 있겠지. 실행해.”
신오강은 뒷배에 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설령 남미의 유명한 갱단이 뒷배라 하더라도 여긴 한국이고, 자신은 재벌가 일원이며 야쿠자의 힘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전혀 두렵지 않다.
“네.”
오 비서가 담담히 대답했다.
???
진일 학원의 강당에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남녀 200명이 나체로 술과 마약을 마시며 원하는 대로 섹스를 한다. 보기에 난잡한 이 파티의 주최자는 나였다.
나는 강단의 단상위에 침대를 올려놓고 고희애와 최혜정과 뒹굴며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홍해찬의 경우 내게서 좀 떨어진 곳에서 여자 5명을 품에 끼고 섹스를 하고 있다. 여자들의 경우 평균 이상의 미모지만, 내 기준으로 불합격을 받은 여자들이다. 참고로 저 여자들의 처녀는 전부 내가 따먹었다.
‘많이 변했군.’
처음 봤을 때의 찌질이였던 홍해찬은 이제 없다. 살인 2~3번을 하더니 사람이 아예 바뀌어서 욕망대로 살아가는 미친놈 홍해찬이 되었다.
“자, 자, 주목!”
내가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한창 대마초와 섹스를 즐기던 성교파의 일원들이 나를 쳐다봤다.
“지금부터 서열전을 시작한다. 중앙에 자리 만들어.”
내 말에 따라 사람들이 모두 벽 쪽으로 달라붙어 중간 자리를 만들었다.
성교파의 조직원들은 서열을 갖는다. 서열이 높을수록 가지는 권력이 높다.
서열전.
남자 서열, 여자 서열이 있다. 여자 서열은 내가 정해준다. 그 기준은 미모다. 남자들은 자신의 서열에 맞는 여자들을 안을 수 있다. 높은 서열의 여자도 안을 수 있긴 한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서열전은 남자들의 서열을 정하는 전투다. 한 달마다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자들은 자신보다 바로 위에 있는 서열에 도전할 수 있다. 이기면 올라가고, 패배하면 30만원을 지불해야하며, 여자 또한 당분간 빼앗긴다.
서열전을 도입한 건 홍해찬을 보다 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이건 뭐… 현대가 아니라 중세시대구만. 크흐흐.’
서열 1위인 내게 도전할 수 있지만, 2위인 홍해찬은 내게 절대로 도전하지 않는다. 홍해찬은 내 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와아아아아아!”
서열전은 계속 이어졌고 마침내 마지막 서열전이 준비되었다.
“저, 서열 3위인 서준구가 서열 2위인 홍해찬 형님께 도전합니다.”
서준구.
불량 서클 ‘카일록’의 리더였던 놈이다. 그리고 이 학원의 짱이었다. 물론 지금은 내가 이 학원을 장악하고 있다만.‘
“쓰읍. 날 지목해? 어지간히도 날 얕보고 있는 모양이야.”
“포기하시려는 겁니까?”
“포기한다고는 안 했다.”
홍해찬이 껄렁거리며 강당 중심으로 향했다.
나는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홍해찬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