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2화 〉 372. 싸움개
372. 싸움개
차를 멈추고 일본 도쿄 도시 외곽에 내려섰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천명회의 야쿠자 6,000 명이 나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들 전원 칼, 권총, 망치, 손도끼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아주 흉흉한 눈빛이다. 그들이 내뿜는 살기가 오직 나 한명에게 집중된다.
나는 칼 한 자루를 손에 쥐고 그들을 비웃었다. 하지만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무리 나라도 수 천 명을 상대해야 하니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생각 보다 훨씬 많이 모였어.”
지금 이곳에 수 천 명의 야쿠자들이 모인 것은 함정이 아니라, 내가 신오강을 이용해 수작을 부렸기 때문이다. 신오강을 협박해 야쿠자들을 최대한 많이 이곳에 모이게 만들었다.
고개를 들었다. 건물 내부나, 옥상에서 카메라 등으로 이쪽을 찍고 있는 게 보였다. 야쿠자 육 천 명이 모인 대사건인데 언론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뭐, 실제로 사진이나 영상을 퍼트릴지는 확신할 수 없다만.
야쿠자들의 뒤편에는 무장한 경찰들이 긴장한 상태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인지 상황 파악을 아직 못하고 있었다.
수 천 명의 야쿠자가 오직 나 하나 죽이기 위해 모였다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을 것이다.
‘천명회가 일본 최고의 야쿠자 중 하나라더니…. 일본 정부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게 틀림 없겠군.’
본래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일본에서 야쿠자가 대놓고 활동한다고 해도, 지금 상황은 그 경우가 다르다. 야쿠자의 체면이 땅에 떨어질 것은 틀림 없다.
그러나 천면회는 내 요구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네놈! 잘도 나왔구나! 아키코는 어디에 있느냐!”
일본도를 손에 든 늙은 야쿠자가 외쳤다. 천명회의 두목이다.
아키코.
천명회의 두목의 아끼는 딸이자, 신오강의 어머니. 천명회의 야쿠자들을 움직이기 위해선 신오강만으로는 부족했기에 아키코를 납치 했다.
“아키코? 여기에 있지.”
트렁크를 열었다.
알몸의 아키코가 재갈을 물고 팔과 다리가 묶인 채로 누워 있었다. 정숙한 타입의 곱게 자란 미녀였다. 좀 늙긴 했지만 미모 관리를 꾸준히 해왔는지 30대 중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외모다.
“읍! 으으읍!”
아키코의 뒷덜미를 잡고 트렁크에서 꺼냈다. 주먹만한 젖가슴 끝에는 흑갈색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되어 있고, 사타구니는 짙은 음모로 은밀한 곳을 가리고 있다.
나를 노려보는 야쿠자들의 살기가 한층 더 흉흉해진다. 나는 재갈과 밧줄을 제거했다.
“아, 아버지…!”
아키코가 울부짖었다. 속박이 풀렸지만 내게서 도망 갈 수는 없었다. 내 칼은 그녀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이놈!! 아키코를 이리로 보내라! 네놈이 원하는 대로 조직원들을 끌고 왔지 않느냐! 아키코를 돌려준다면 살려 보내 주겠다! 이후로도 절대 널 건들지 않겠다고 약속 하마!!”
지금 당장은 살려 보낼 줄 것이다. 보는 눈이 많으니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켜야 체면이 설 테니까. 하지만 뒤로는 날 죽이려고 온갖 짓거리를 하겠지.
‘아마 빌딩 위에 저격수가 있겠지. …오. 저기에 있군.’
나는 아키코를 잡아 차의 보닛 위에 올렸다.
“꺄아아악!”
쿵!
상체를 보닛 위에 올리고, 엉덩이를 이쪽으로 내민 자세가 되었다.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바지를 벗었다.
“네노오오오오옴!!”
천명회 두목의 성난 목소리가 울린다. 내가 무엇을 하려는 지 눈치 챈 것이다.
야쿠자들이 움직이려 한다. 나는 칼날로 아키코의 목을 겨누며 외쳤다.
“움직이지 마! 지금부터 한 명이라도 움직이면 이 목을 자르겠다!”
야쿠자들이 멈췄다. 그들은 두목을 눈치를 봤다. 두목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를 노려보다가 실핏줄이라도 터진 모양이다.
난 그를 무시하고 내 할 일을 했다. 팬티를 벗고 딱딱하게 발기된 자지를 아키코의 보지에 가져갔다. 늙은 만큼이나 보지가 변색이 되어 있고, 털도 많았기에 겉모습은 깨끗해 보이지 않았다.
“그, 그만… 그만해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이렇게 많은 관중이 지켜보고 있는데 멈출 수 있을 리가 있겠나.”
나는 보지 안에 자지를 쑤셔 넣었다.
“아…. 아아아아아아!”
아키코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 비명을 들으면서 주위를 둘러봤다. 나를 죽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수 천 명이었다. 살기로 인해 몸이 찌릿 거린다.
거기에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상상하자 자지에 더욱더 힘이 들어갔다.
“아아악! 악… 아악!”
허리를 흔들다가 멈췄다. 그리고 아키코에게 말했다.
“10분주지. 10분 안에 날 싸게 만들어. 만약 10분 안에 날 싸게 만들지 못하면… 네 호위를 죽였던 방식으로 널 죽여주지. 팔 달린 채로 벌레처럼 죽고 싶지 않지?”
“아. 하윽….”
아키코가 눈물을 흘리며 두려움에 떨었다.
내 협박은 제대로 통했다. 아키코는 어떻게든 나를 싸게 만들기 위해 괄약근에 힘을 주고 있다. 보지를 좀 더 조이려고 하는 것이다.
효과는 미미하지만 있긴 했다.
7분.
내가 아키코의 보지에 질내사정하기 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원래 라면 그 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지금 이 상황이 날 흥분하게 만들었다.
“…….”
아키코는 무기력하게 보닛 위에 뻗었다. 보지에선 새하얀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바지를 올려 입은 나는 약속대로 아키코를 죽이지 않았다.
천명회의 두목이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현실에선 자주 헌터가 최대 몇 명의 일반인을 상대할 수 있을지 예상하지.’
단, 헌터든 일반인이든 냉병기를 사용하고, 헌터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육체 능력만을 이용해서 일반인을 상대하는 걸 가정한다.
이 주제는 꽤 논란이 많다. 헌터마다 전투 능력은 다른 법이고, 그 외의 변수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충 알려진 대로 말하면 F등급 헌터는 최소 10명의 일반인을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고 하지.’
E등급의 경우 최소 30명. D등급의 경우 80명. C등급의 경우 최소 300명을 상대할 수 있다고 한다. 숫자가 갑자기 확 늘어난 건, C등급부터 대부분이 마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론 적으로 말했을 뿐이다.
‘일반인을 상대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한 번 시험해보자.’
나는 야쿠자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도발은 이미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했다. 야쿠자들은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물러날 수 없다.
“죽여라!!!”
천명회의 두목이 외쳤다.
“이야아아아아아아!”
수 천 명의 야쿠자들이 나를 향해 달려든다. 몸이 긴장으로 떨린다. 어쩌면 여기서 죽을지 모른다. 아니, 높은 확률로 여기서 죽을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물러설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어 마시고 야쿠자들을 향해 달렸다.
“아아악!”
“죽여버려!”
“그 자식은 어디 있는 거야?!”
“천명회를 무시한 놈이다! 죽여라!”
“천명회의 힘을 알려줘라!”
거친 음성이 뒤섞였다. 나는 밀려오는 야쿠자들을 죽였다. 그저 보이는 대로 죽였다. 화련비도를 휘둘러 계속해서 죽였다.
‘할만하다. 이 새끼들 완전히 흥분해서 그냥 달려들고 있어. 저격수는 명령이라도 받았는지 그냥 보고만 있고.’
권총을 든 야쿠자들이 있긴 했으나, 주위에 있는 건 아군 야쿠자들 뿐이니 함부로 총을 쏘지 못했다.
“머리를 박살내주마!”
손도끼를 든 놈에게 칼을 휘둘러 그 목을 베고 머리를 날렸다. 피가 흩뿌려지자 야쿠자들은 더욱더 흥분해서 나를 죽이려 들었다.
나는 가속을 사용한 상태로 정신없이 칼을 휘둘렀다.
뇌전이나 검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건 체력과 정신력, 마나를 너무 잡아먹는다. 어차피 상대는 야쿠자, 내 입장에선 일반인이라 할 수 있다. 저들을 상대로 강력한 공격은 필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힘의 배분이다. 전투를 이어가는 능력이다. 나는 마나를 근육의 지구력을 높이는데 사용했다.
“아아아아아!”
소리를 내지르며 칼을 들고 회전했다. 근처에 있는 야쿠자들의 칼에 베여 쓰러졌다. 온몸이 피로 가득하다.
‘몇 명을 죽였지?’
모르겠다.
죽인 사람을 하나, 하나 세고 있을 틈은 없었다.
유리아는 내게 생각하면서 칼을 휘두르라고 했지만, 수없이 밀려오는 적들을 상대로 일일이 생각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내 정신은 도리어 멀어졌다.
“……!!!”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늦었다.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마나도 전혀 없었다.
푹.
날카로운 칼이 내 복부를 관통했다. 망치가 내 어깨를 두들기고 손도끼가 허벅지에 박혔으며 일본도가 내 목을 찔렀다.
[죽음 저항이 발동했습니다. 앞으로 15초간 죽지 않습니다.]
나는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칼을 휘둘러 주위에 있던 야쿠자들을 베어냈다.
‘완전 회복!’
피로에 찌든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치명상을 입은 육체가 회복된다. 체력은 한숨 편하게 자고 일어난 것처럼 멀쩡했고, 마나를 온몸을 가득채우고 있다.
“자. 다시 한 번 해보자!”
검을 역수로 쥔다. 이번에는 전투 속도를 좀 더 높일 생각이었다.
주위에 있던 야쿠자들이 움찔거렸다. 내게 쏟아지던 살기가 없었다. 그들은 두려움에 가득찬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괴, 괴물이다…!”
“요괴다! 요괴다 저건!”
“죽여도 죽지 않는데 어떻게 죽이라는 거냐…!”
나의 부활 쇼가 적잖게 충격적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전투가 이어지면 광기가 그들을 다시 집어 삼킬 것이니까.
“니들이 안 오면 내가 간다.”
허나 전투는 이어지지 않았다.
보기만 하고 있던 경찰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야쿠자들을 체포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처에 있던 야쿠자들이 깜짝 놀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수 천 명의 야쿠자가 도망치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천명회의 두목은 어딨…. 아, 맞다. 중간에 내가 죽였지.’
탕!
저격수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총알이 내 머리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쳤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인벤토리에서 미리 준비해둔 공간이동 주문서를 꺼내 찢었다.
???
야쿠자와의 전투는 내가 원했던 것이지만,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신오강을 잡았을 때 충동적으로 저질렀을 뿐이다.
진짜 내가 마지막에 화려고 했던 것은 전투가 아니었다.
JNK.
일본 지상파 방송국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방송국.
나는 이 건물 안에 와있었다. 그리고 마침 뉴스가 특보를 방송하고 있다. 수 천 명이 모인 야쿠자들에 대한 방송이다. 물론, 내가 800명가량의 학살 장면에 대해선 아직 다루지 않고 있었다.
나는 화장실에서 가볍게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뉴스 스튜디오로 향해 움직였다.
도중에 방송국 직원과 부딪혔다.
“다, 당신 뭐야?!”
“그거 총…?!”
탕! 탕!
보이는 대로 족족 죽였다. 남자는 망설이지도 않았고, 여자의 경우 내 기준에 부합하는 미녀 외에는 전부 쏴죽였다.
그리고 마침내 뉴스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남자 아나운서와 여자 아나운서가 각각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잠깐! 당신 누구야?!”
“어이! 무시하는 거냐?! 경찰을 부르기 전에 당장 나가!”
“젠장, 경비원은 뭐하고 있는 거야. 어이! 저 자식 밖으로 끌고 나가!”
방송 스태프들은 죄다 무시하고 스튜디오로 걸어갔다. 사태가 사태인 만큼 생방송인 모양이다.
“당신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당장 스튜디오에서 나가십시오! 방송중입니다!”
남자 아나운서가 내게 말했다. 아나운서답게 발음이 좋았다.
“나한테 명령하지 마라. 남자 새끼가.”
탕!
남자 아나운서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줬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여자 아나운서가 비명을 내지른다. 나는 아랑곳않고 타서 권총을 난사해 방송 스태프들을 모조리 죽였다. 그리고 총을 버린 뒤, 여자 아나운서에게 다가갔다.
내가 이 방송국을 택한 것은 이 여자 때문이었다. 이름은 아야코. 수영복 모델까지 한 아나운서다.
“이리와. 내가 섹스가 뭔지 너희 일본인에게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니까. 크흐흐.”
나는 도망치려는 아야코를 붙잡았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강제로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방송국의 제어권을 전부 손에 넣은 것은 아니기에, 방송을 강제로 끊을 수도 있으므로 해킹을 사용했다.
[해킹에 성공했습니다.]
이런저런 조작을 해놓으면 최소 30분은 방송이 강제로 끊길 걱정이 없다. 아니. 방송국 인원이 무능하다면 그 시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빨간 속옷이라…. 의외로 대담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