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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0 - 400. 신의 아틀란티스 (180/2,000)

〈 400화 〉 400. 신의 아틀란티스

400. 신의 아틀란티스

나는 마을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았다.

날이 저물었을 때는 미녀들을 끼고 살았지만 낮에는 근처에 있는 다른 부족들을 정복하러 떠났다.

부족을 하나, 하나 정복하는 건 재밌었다.

정복에 성공할 때마다 부하들이 늘어났고, 내 전용 미녀들까지 늘어났다. 작은 부족이라 할지라도 못해도 최소 2명 이상의 미녀는 존재했다.

“오늘도 성공적이군.”

가시 전갈 부족의 집으로 돌아온 나는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을 벗었다. 가면 밑에는 광대 가면이 또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천마님. 벌써 7개의 부족을 정복하셨군요.”

에나스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

부족을 정복하면서 알게 된 건데 주술사의 존재는 희귀했다. 7개의 부족 중 그녀를 제외하면 다른 주술사는 1명밖에 없었다. 거기다 그 늙은 주술사는 사막에 남은 발자국을 지우는 주술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시원한 물을 욕조에 담아놓았군. 네가 준비해놓았나.”

“네. 천마님. 목욕을 돕겠습니다.”

나는 욕조에 몸을 넣었다. 차가운 물에 머리가 쭈뼛거렸다. 에나스는 알몸으로 목욕 시중을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끼는 건데 에나스는 유능했다. 에나스는 주술을 제외하고도 사람을 다룰 줄 알았다. 인근에 있는 부족들 중에서 가시 전갈 부족이 가장 큰 이유도 그녀의 존재 때문일 것이다.

“천마님의 거기는 볼 때마다 놀랍니다.”

에나스가 욕조 속에 있는 내 자지를 주무르며 마사지했다.

“나도 볼때마다 놀라. 부족에 문제는 없나?”

“늘어난 부족원들은 임시로 천막을 만들어 주거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다만… 식량의 소모가 너무 빠릅니다.”

“식량은 문제없어. 아직 많이 있거든.”

‘뱀파이어 형사’ 유희 세계에서 가져오면 된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부족원이 2,000명에 가까워졌습니다.”

“많이 늘었군. 내 좆집들은 그 중의 몇 명이더라?”

“저를 포함해 15명입니다. 부족원들은 도시를 원하고 있습니다.”

“도시라….”

1,500명을 천막에 계속해서 머물게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직 나에 대한 충성심이 깊지 않다. 불만을 가진 놈들이 반란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근처에 도시가 있나?”

“있습니다. 오아시스를 가지고 있는 도시, 렐티아. 이곳에서 이틀거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오아시스를 가졌다고? 그런 도시인데 왜 부족원들은 렐티아로 가지 않는 거지?”

“렐티아에서 살기 위해선 많은 재산이 필요합니다.”

“아. 과연. 알겠군. 인구수는 어느 정도 되지? 한 4,000명 정도 모은 뒤에 쳐들어가면 정복할 수 있나?”

“렐티아의 인구수는 약 7,000 명입니다. 못해도 3,000명은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만….”

나는 에나스의 보지를 만졌다. 차가운 손이 중요한 곳에 닿아서 그런지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계속 말해.”

“……렐티아가 그때까지 가만히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들이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쩌려고. 이제 됐으니 이로 들어와라.”

“네. 천마님.”

첨벙첨벙.

욕조 안의 물이 요동쳤다. 차가웠던 물은 몇 분 지나지 않아 미지근해졌다.

???

다음날 렐티아에서 내게 사절단을 보냈다. 에나스의 말대로 렐티아에서 가만히 있지 않은 것이다. 내가 계속해서 주변 부족들을 정복하고 있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 틀림 없다.

사막 늑대를 탄 사막 전사 10명이었다. 온몸이 근육질 덩어리에 중요 부위만 가리는 금속 방어구를 걸친 그들은 당당하게 내 앞으로 다가왔다.

“네가 요즘 소문이 자자한 천마인가. 들었던 대로 이상한 황금 가면을 쓰고 있군.”

“말이 좀 많이 짧군. 죽고 싶은 거냐?”

“우리는 렐티아의 지배자이자, 사막의 대전사인 카푸마 님의 말을 대신한다! 예의를 갖추어라!”

“예의는 너희들이 갖춰야지. 아니, 예의가 없는 것 같으니 내가 예의가 뭔지 알려주지.”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비조(天魔飛爪)

오른 손가락 5개를 갈고리처럼 오므려 휘둘렀다. 검기가 날아가며 내게 목소리를 높인 사막 전사를 갈가리 찢었다.

“……!!”

그의 주변에 있던 사절단들이 깜짝 놀라며 두 눈을 부릅떴다. 그들이 허리춤에 장비한 칼자루에 손을 얹었다. 내 주위에 있던 마풍단원들이 일제히 살기를 내뿜었다.

수 십명의 살기로 압박당한 그들은 칼을 함부로 뽑지 못했다.

“옆에 있는 너. 네가 말해봐라. 카푸마가 내게 뭐라고 전하라 했지?”

내게 지목당한 사막 전사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카, 카푸마 님은 너의 정복 활동을 여기서 멈추기를 원하신다. 또한 전갈 사막을 어지럽힌 죄로 3억 페니의 배상금을 원하신다!”

“너도 예의가 없군.”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비조(天魔飛爪).

“크아아아악!”

카푸마의 사막 전사가 죽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우리는 카푸마 님의 말을 전하러 왔을 뿐이다!”

“천마! 너는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자다! 전사의 자격이 없다! 명예도 모르는 것!”

나는 피식 웃었다.

“죽여라.”

내 명령이 떨어지자 마풍단원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사절단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날카로운 검은 바람이 그들을 찢어발겼다.

“전원 전투를 준비해라. 카푸마를 죽이고 내가 렐티아의 새로운 주인이 될 것이다.”

“천마님! 안 됩니다!”

나는 에나스를 쳐다봤다.

“왜?”

“아직 우리의 전력이 부족합니다! 지금은 힘을 좀 더 모아야 할 때입니다!”

“시끄럽다. 렐티아 정도는 나 혼자서도 함락시킬 수 있다. 에나스. 부족민들 전운에게 말해라. 짐을 싸라고. 3시간 뒤에 렐티아로 출발 할 것이다.”

“천마님! 다시 한 번 재고를! 렐티아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닙니다! 특히나 카푸마는 전갈 사막 제일의 대전사입니다!”

“에나스. 넌 날 너무 모르는군. 마지막 경고다. 시키는 대로 해라.”

“……네.”

???

흑랑을 타고 렐티아로 향했다. 내 뒤에는 사막 늑대를 탄 마풍단원들과 내게 충성을 맹세한 사막 전사들, 그리고 부족민들까지 합해서 총 2,000명의 인간이 나를 따랐다.

나는 카푸마가 도시의 문을 걸어 잠그고 수성을 벌일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카푸마는 3,000명이 넘는 병사들을 이끌고 도시 앞으로 나와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카푸마는 거구의 대머리 남자였다. 얼굴은 물론이고 전신에 검은 문양을 새겨 놓았다. 그의 등허리에는 손도끼 두 개가 걸려 있었다. 피부는 구릿빛이고 두 눈은 형형하게 빛났다.

놈은 나를 육안으로 보자마자 외쳤다.

“천마! 나, 카푸마가 너에게 사트를 신청한다! 네가 한 세력의 지배자라면! 사막의 전사라면! 거부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사트.

아틀란티스 서쪽에 존재하는 개념으로 그 뜻은 결투와 비슷하다. 다만 사트를 모든 것을 걸고 싸우고,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패자의 목숨까지도 말이다.

이 사트의 무서운 점은 입회자가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카푸마가 당신에게 사트를 신청했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까?」

오직 아틀란티스의 서쪽의 사막 구역에서만 통용되는 특별한 룰로 승자는 운이 좋으면 랜덤하게 능력치가 오르는 보상을 얻을 수 있다.

허나 사막 전사라고 해서 사트를 쉽게 신청하지 않는다. 쉽게 받지도 않는다.

‘근데 내가 여기서 사트를 거부한다면…. 마풍단원들은 둘째 치고 사막 전사와 부족민들이 날 무시하겠지.’

천마는 카푸마의 사트를 거절한 겁쟁이라는 소문이 사막 전체에 퍼질 것이다.

‘뭐, 거절 할 생각도 없었어.’

나는 흑랑에게서 내리고 카푸마를 향해 다가갔다. 반대로 카푸마는 내 쪽으로 걸어왔다.

“받아들이지. 내가 이기면 렐티아는 내가 지배할 것이다.”

“내가 이기면 너의 마풍단을 가질 것이다.”

“마풍단이 탐나서 사트를 걸었나.”

“유명하더군. 검은 바람이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고.”

“덕분에 렐티아를 편하게 얻게 됐어.”

“넌 여기서 죽을 것이며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카푸마가 양손에 도끼를 들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도끼에는 붉은 검기가 걸려 있었다. 나 또한 천마기를 양손에 끌어내며 사막 모래를 박차고 그를 향해 뛰었다.

천마신공(天魔神功) 천마비조(天魔飛爪).

손을 휘둘렀다. 5개의 검은 검기가 모래를 가르며 카푸마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푸마가 두 개의 도끼를 동시에 휘둘러 천마비조를 상쇄했다.

붉고 검은 기운들이 난무한다.

도끼가 휘둘러질 때마다 모래 바닥이 패이고, 주먹이 뻗어지면 모래바람이 불었다.

부서지는 날카로운 기운들이 나와 카푸마의 몸을 갉아 먹었다.

“어중이떠중이인 줄 알았는데… 제법 싸울 줄 아는군!”

“그쪽이야말로.”

도끼날이 내 왼쪽 허벅지를 스쳤다. 하마터면 기동력을 잃을 뻔 했다.

“천마. 항복하고 내 밑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나? 대우는 잘 해주지.”

“지금 사트 중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사트다. 승자는 당연히 패자의 목숨까지 가질 수 있지.”

“난 이기면 망설임 없이 널 죽여 버릴 거다. 눈을 보면 알아. 넌 나한테 충성을 맹세하지 않을 테니까.”

“크크. 잘 봤다. 난 누구의 밑으로 들어갈 바에는 차라리 싸우다 죽을 거다! 말이 너무 길었군! 이제 끝내자!”

카푸마가 두 개의 도끼를 높이 치켜들었다. 도끼를 쥔 양팔의 근육이 부풀어 오르며 혈관이 터질 듯이 불끈거린다.

천마신공(天魔神功) 금강마룡(金剛魔龍).

천마기를 몸에 둘러 일시적으로 육체의 내구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콰앙! 쾅! 쾅!

카푸마의 도끼가 내 몸을 드럼을 연주하는 것 마냥 두들겼다.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버텼다. 고통은 절감되지만 사라지지 않는다. 도끼를 받아낼 때마다 몸에 얕은 상처가 나며 핏방울이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나도 계속 맞고 있을 생각은 없다. 그리고 준비는 이제 끝났다. 찰나.”

천마신공(天魔神功) 금강마룡(金剛魔龍) 반(反).

모든 것이 느려진 사이에서 내 오른쪽 어깨에 금강마룡이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이 단단한 금강으로 이루어진 금강마룡은 내 팔뚝을 타고 오른 주먹으로 향했다.

금강마룡의 특성은 축적된 데미지만큼 위력이 커지는 것이다.

카푸마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카푸마는 놀랍게도 내 주먹에 반응했다. 도끼를 겹쳐서 내 주먹을 막은 것이다. 허나 내 주먹을 막기에는 카푸마의 도끼와 힘이 약했다.

내 주먹은 검기가 일렁이는 카푸마의 도끼를 박살내며 그의 몸을 터트렸다. 피와 내장조각들이 모래에 후두둑 떨어졌다.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나는 습관적으로 오른 주먹을 털었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오른 주먹은 박살나 있었다.

「사트에서 승리했습니다. 근력과 체력이 1 상승합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마풍단 진영의 사람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반대로 렐티아 도시 진영측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나는 렐티아 쪽으로 다가갔다.

사트에서 이겼으니 렐티아는 이제 내 것이다.

“…칼을 뽑아라. 사막 밖에서 온 외부인에게 렐티아를 넘길 수 없다!”

카푸마 다음으로 권력이 있어 보이는 화려한 칼을 가진 흑색장발이 사내가 외쳤다. 렐티아 측의 전사들이 일제히 칼을 뽑았다.

“네놈은 뭐냐! 나는 카푸마를 죽이고 사트에서 승리했다! 렐티아의 정당한 지배자는 바로 나다! 경고한다! 당장 칼을 버리고 내게 머리를 조아려라!”

“천마! 네겐 렐티아를 다스릴 자격이 없다! 설령 카푸마를 쓰러뜨렸더라도 우리가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혀를 찼다.

시스템이 사트에 입회했지만, 따로 챙겨주지 않는다. 시스템이 챙겨주면 개나 소나 다 사트를 이용하려고 했겠지.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날 화나게 만든 건 네놈들이다.”

완전회복을 사용해 몸을 회복한 나는 곧장 인벤토리에서 혹시 몰라 준비해둔 무기를 꺼냈다.

“로켓 런쳐!”

콰쾅!

“재블린 미사일!”

콰쾅!

“현궁!”

콰쾅!

전장을 초토화시켰다.

수 백명이 넘는 인원이 순식간에 죽어나가자 나를 향해 달려들던 렐티아 측의 전사들은 무기를 바닥에 버렸다.

“항복합니다! 항복합니다!”

“저희는 천마님을 렐티아의 정당한 지배자로 인정합니다!”

“천마 만세!”

“천마는 위대하시다!”

마풍단운들이 또 다시 함성을 내질렀다.

“후. 씨발. 진즉에 그럴 것이지.”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순간 확 열이 올라서 현대 무기들을 꺼내고 말았다.

「천공의 주인의 입이 벌어집니다.」

「떨어진 별이 즐거워합니다.」

「시스템이 당신을 의심합니다.」

「시스템이 당신을 조사합니다.」

「조사 결과 원래 본인이 소유하고 있던 능력으로 추정. 제재 할 수 없습니다.」

「시스템이 한숨을 내쉽니다.」

나는 성공적으로 렐티아를 정복했고, 현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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