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화 〉 415. 미스터 S
415. 미스터 S
제나와 일주일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헤빌이 있는 은신처로 돌아왔다.
헤빌은 죽어가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헤빌을 까먹고 전혀 신경 쓰지 못한 탓에 그는 물 한 방울 먹지 못했다.
“반성 좀 했나?”
“…….”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반항심이 어느 정도 있었던 눈빛은 귀여워 보일 정도로 고분고분해졌다.
“…네 목적이 뭔지 이해를 못하겠다. 나에 대한 복수라면 보다 효과적으로 고문을 했을 터…. 대체 내게 원하는 게 뭐냐.”
“네가 만든 식물 성장 촉진제. 그거에 대해 말해.”
“……예상 중 하나가 들어맞았군. 개조 인간 아니면 촉진제에 대한 정보를 원할 거라 생각했지.”
헤빌이 낮은 목소리로 음울하게 웃기 시작했다. 죽어가던 그의 눈동자가 살아난다.
“촉진제…. 이 세계에선 기적 같은 물건이긴 하지. 한 방울만 뿌려도 식물이 순식간에 자라고 열매를 맺으니 이게 기적이 아니면 뭐겠나.”
“쓸데없는 말이 많은데.”
“크흐흐…. 좀 들어봐. 난 여기에 아무것도 못하고 오랫동안 갇혀 있었다. 난 네놈이 내 앞에 있는 것조차 즐거울 지경이다.”
“일주일 밖에 안 지났어. 촉진제애 대해서 말해. 내 인내심만 시험하지 말고.”
내가 무미건조하게 말하자 헤빌이 몸을 흠칫 떨었다. 그는 내 눈을 보더니 곧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제대로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상관없어.”
현재 내가 모아둔 촉진제는 약 2,000 개다. 이 정도면 펑펑 쓰지 않는 이상 부족할 일이 없을 것이다. 촉진제는 한 방울 만으로도 10 제곱미터의 내의 식물들에게 영향을 미치니까.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쯤은 너도 알고 있겠지. 촉진제는 내 피를 이용해 만들었다.”
헤빌은 ‘페긴’이라는 다른 세계의 존재였다. 그는 어쩌다보니 이 세계에 표류되었다. 돌아갈 방법은 없었고, 보다 문명화된 세계 출신의 헤빌은 지구가 우습게 보였을 것이다.
“내 피를 뽑아 증류하고, 증류한 피에 물과 화학물질을 넣어 만들었다.”
“그 화학물질들은 뭐지?”
그는 내가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을 내뱉었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일단 제조법을 녹음해두긴 했는데 쓸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직접 하는 건 귀찮았고, 나는 슬슬 퀘스트를 완료할 생각이었다.
“요컨대. 네가 원하는 촉진제를 만들기 위해선 내 피가 필수다. 이제 내게서 피를 빼가려 하겠군. 크크.”
“뭐가 그리 우습지?”
“네가 내 수발을 들 거라 생각하니 즐겁군. 내 종족은 인간에 비해 신체 능력은 뛰어나지만 회복력만큼은 인간보다 뒤떨어진다. 그리고 촉진제를 만들기 위해선 질좋은 피가 있어야 하는데 내가 받는 스트레스에 따라 피의 질이 달라진다. 네가 내게서 질좋은 피를 구하려면 내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할 거다.”
“귀찮은 놈이군.”
“크크. 애완동물이라 생각해라. 뭣하면 주인님이라 불러줄까? 주인님. 햄버거가 먹고 싶으니 가져와… 커헉!?”
주머니 속에 있던 나이프를 헤빌을 향해 내던졌다. 나이프는 정확히 헤빌의 가슴 중심에 박혔다.
“아, 너무 역겨워서 나도 모르게 나이프를 던졌군. 기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죽어라.”
“후, 후회하게 될 거다. 내가 죽으면 촉진제는 영영 만들지 못할 거다.”
나는 대답하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렸다. 헤빌은 뭔가를 지껄이며 죽어갔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법’의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오플의 요원]의 엔딩을 확인했다.
나는 오플에서 최고의 요원으로서 10년을 활동하다가 제나와 결혼하면서 은퇴했다. 임무를 수행하며 쌓아둔 돈은 억만장자라 부르기에 충분했고, 제나와의 관계도 좋았다. 부부 싸움을 하더라도 섹스를 하면 다시 관계가 좋아졌다.
4명의 자식을 낳고 늙어 죽을때까지 평화롭게 살다 죽었다.
“오. 이건 좀 신선한데. 설마 내가 바람을 한 번도 안 피다니.”
[오플의 요원]에서 나는 여자를 탐하지 않았다. 제나를 제외한 다른 미녀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기에 자동 진행을 자주 사용했다.
유희 세계 내에서는 몇 주가 흘렸지만 실제로 내가 직접 유희 세계에 들어가서 움직인 시간은 이주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마저도 절반은 제나와 섹스하는 시간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제나를 일편단심으로 사랑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렇기에 엔딩은 어찌 보면 시시해 보이는 결말을 맞이했다.
‘이번 퀘스트 보상은 헤빌의 촉진제 1개와 700포인트.’
보상으로 받은 헤빌의 촉진제는 효과가 약해지지 않은 원본의 촉진제다. 다른 세계에서 효과가 어느 정도 약해지는 건지 몰라도 내게는 [오플의 요원]세계에서 구해놓은 헤빌의 촉진제 약 2,000개가 있다.
[성유진
레벨: 58
근력: 51 체력: 51 민첩: 51 지능: 33 정력: 54 마나: 50]
[사용가능 포인트: 714]
‘포인트는 모으자. 300 포인트 정도만 더 모으면 정신 내성을 다음 단계로 올릴 수 있으니까.’
내 시선을 끄는 건 레벨이었다.
레벨 20 마다 유희 세계를 선택할 수 있는 슬롯이 추가된다. 다시 말해 레벨 2만 올리면 다른 유희 세계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느 게 좋을까.’
후보는 몇 개 정해놓았다. 그러나 막상 선택할 때가 되면 마음이 바뀔지도 모른다. 나도 내 마음을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으려고 했으나, 포인트가 많으니 괜히 사용하고 싶어졌다.
‘짜투리처럼 남아 있는 14 포인트…. 이것만 쓰자. 이것만.’
사용할 곳은 당연히 랜덤 뽑기.
허나 오늘은 운이 없었던 것일까. 13번을 연속으로 뽑았는데 나오는 것이라곤 슬리퍼, 정령옥, 모기향, 딸기 시럽 같은 것들 뿐이다.
‘이제 마지막 1포인트…! 제발!’
「0.00001mm 콘돔
착용한 듯 착용하지 않은 듯한 콘돔
가격: 1 포인트.」
‘개쓰레기가 나왔군.’
스마트폰을 소파에 신경질적으로 내던졌다.
???
영천검관에 찾아왔다.
진세영이 사용하는 개인 훈련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진세영은 훈련실 중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기를 이용해 운기를 하는게 아닌 평범한 명상이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묶은 머리. 입고 있는 옷은 복근이 노출된 하얀 스포츠 탱크탑과 하체에 딱 달라붙는 검은색 레깅스다.
꼿꼿이 세워진 허리 덕분에 C컵의 탄력적인 가슴이 보다 부각되어보였다. 엉덩이 또한 찌그러짐 없이 완벽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역시 뛰어난 몸매야.’
그녀는 A등급 헌터가 되고 난 뒤부터 명상을 하는 시간이 늘었다. 명상은 명상만의 매력이 있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오늘은 훈련실에 있네.’
진세영이 A등급이 되고서 그녀를 보기 힘들었다. A등급이 되면서 그녀는 부쩍 던전으로 가는 일이 많아졌다.
나는 명상하고 있는 그녀를 보다가 조용히 옷을 벗었다. 팬티까지 전부 벗어 알몸이 된 내가 기척을 죽이고 살금살금 그녀에게 다가갔다.
내 자지가 그녀의 얼굴에 닿으려는 순간, 진세영이 두 눈을 번쩍 뜨고는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가 반응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내 목을 낚아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끄으윽….”
신음을 흘리고 있자니 그녀가 내 배위에 올라탔다.
“유진아. 기척을 숨기는 게 많이 어설퍼. 보법을 많이 연습해야 겠는 걸.”
“…세영이 누나?”
오랜만에 만난 진세영은 평소와 달랐다.
평소에는 다부진 얼굴로 수련이 우선이라며 잔소리를 해대는데, 지금은 얼굴이 상기되어 야릇한 분위기를 풍긴다.
진세영이 은근슬쩍 허리를 흔들었다. 그녀의 고간과 자지가 문질러진다. 스윽스윽. 매끄러운 레깅스 감촉에 잠들어 있던 자지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레깅스 너머로 말랑 푹신한 보짓살이 느껴졌다. 팬티는 입고 있지 않았다. 점점 보지에 열이 올라가며 그녀의 음부에서 끈적한 소리가 났다.
“미안. 오늘 따라 참기 힘들어서 그래. 이해하지?”
“이해해. 나도 가끔 그런 날이 있으니까.”
“너라면 이해해줄 줄 알았어.”
진세영이 여전히 고간을 비비면서 양손을 들어 올려 묶은 머리를 풀었다. 두 개의 겨드랑이가 드러났다. 주름 하나 없는 겨드랑이는 완벽한 제모 상태로 깔끔하기 짝이 없었다.
풀어진 머리카락이 찰랑거렸다. 진세영은 이어서 하얀 탱크탑도 벗었다. 유방은 조금의 처짐도 없이 봉긋했고, 그 끝에 달린 옅은 분홍색 유두는 딱딱하게 발기했다.
진세영은 멈추지 않았다. 이어서 레깅스로 손을 뻗었다.
나는 그녀가 레깅스를 벗을거라 예상했으나, 그녀는 손으로 레깅스의 중심 부분을 찢었다. 레깅스에 억압당하던 역삼각형 모양의 보지털들이 우수수 일어났다. 보지털 끝에는 투명한 애액이 묻어 있었다.
털아래의 보지는 잔뜩 발정이 나있었다. 소음순 사이로 구멍이 꼼실거리며 애액을 흘려내리고 있었다.
“하아아….”
진세영이 몸을 들썩이며 내 자지를 보지에 넣었다.
탐욕스러운 보지는 자지가 들어오자마자 물어 당기기 시작했다. 꾸욱, 꾸욱. 질벽이 자지를 씹는 것 같았다.
“아아앙…. 이거야. 이걸 원했어!”
진세영이 허공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녀가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내 가슴에 손을 얹었다. 가슴은 쓰다듬던 손은 이윽고 내 젖꼭지를 문지른다.
“아응…. 유진아, 누나 안 보고 싶었어?”
진세영이 달콤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연히 보고 싶었지. 누나는 갑자기 왜 이래? 오늘 좀 낯설다.”
“하악…. 쌓여 있어서 그래.”
철퍽철퍽. 진세영의 엉덩이가 계속해서 움직였다. 어느새 내 사타구니는 그녀의 애액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진세영은 오르가즘을 느끼면서도 섹스를 멈추지 않았다.
“던전에서 몬스터를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너무 쌓였어. 네 생각이 정말 간절하더라. 하아앙!”
“아, 그런건가.”
진세영의 지금 상황을 이해했다. 그녀는 현재 스트레스로 인한 발정과 흥분 상태다.
‘나도 전투의 흥분이 성욕으로 이어지는 걸 많이 느꼈지.’
헌터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다.
목숨을 걸고 몬스터와 싸우는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던전에 들어가면 조심해야 할 건 몬스터뿐만이 아니다. 사람, 식물, 공기, 물 등등 온갖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F~E급 헌터들이 생활을 견디다 못해 헌터를 관두거나 협회에 들어가 직원이 된다.
“하아아아아앙!”
30분이 넘도록 엉덩이를 흔들던 그녀가 보름달을 본 늑대처럼 교성을 지르다 픽 하고 내 몸위로 쓰러졌다. 그녀의 몸은 땀투성이였다.
우리의 음부는 여전히 이어져 있었고, 사타구니는 정액과 애액으로 인해 엉망진찬이었다. 특히나 그녀의 보지 주위엔 하얀 거품이 가득 묻어있었다.
“…유진아.”
“응?”
나는 손으로 그녀의 겨드랑이와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땀에 젖어있어서 피부가 기분 좋게 미끄러웠다.
“급하지 않다면 당분간은 던전에 들어가지마. 던전에 가더라도 낮은 등급의 던전에 들어가고.”
“왜?”
“던전에서 이상현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이번 달 헌터의 사망자 수가 저번 달 보다 40%나 높을 정도야.”
“40%면 거의 절반이나 오른 거잖아.”
“그래. 그러니까 던전에 들어가지 말고 나랑 수련이나 하자. 어때?”
진세영이 내 목에 입을 맞추었다. 오므린 입술로 내 목을 빨면서 천천히 애무했다.
“누나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러지 뭐.”
“정말이지? 나중에 두 말 하기 없기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대답했다. 어차피 나는 현재 C급이다. 다른 또래 헌터들의 비해 터무니없이 빠른 속도다. 여기서 잠깐 던전에 나가지 않고 쉬더라도 문제없다. 돈은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있다.
그리고 매일 던전에 나간다고 해서 실력이 눈에 띄게 강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실전은 다른 유희 세계에서도 할 수 있어.’
진세영이 내 몸을 끌어안았다. 그녀의 보지가 또 다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한다.
남자의 자존심이 있지. 계속해서 그녀의 아래에 깔려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그녀를 옆으로 밀고 상체를 일으켰다.
“꺄응. 네가 움직이게?”
진세영은 기대하는 표정으로 장난스럽게 다리를 까딱거렸다. 내 손이 그녀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만족시켜 줄게. 먼저 기절하지나 마.”
훈련실은 후끈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