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8화 〉 438. 레벨업 시스템
438. 레벨업 시스템
“마술이 아니라 초능력이지. 내가 어제 너한테 최면 걸었잖아. 생각 안 나? 그리고 상식적으로 포션같은 약물이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당신은 정체가 뭐죠?”
그녀는 공포에 질린 얼굴이었다.
“중요한 건 내 정체가 아니지.”
파직.
손바닥에서 뇌전이 꿈틀거렸다가 사라졌다. 내겐 쥐꼬리보다 작은 마나가 있었다. 이 마나로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이 세상에는 마나가 없으니 마나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뇌전의 경우 마나뿐만이 아니라 활력도 소모된다. 활력. 다시 말해 생명력이자 정력.
‘효율이 씹창이지만.’
유재경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다.
“총으로 날 죽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어?”
“아… 아아….”
유재경이 내 위로 힘없이 주저앉았다. 꿈도 희망도 없는 현실을 깨달은 듯 했다.
나는 그녀의 팔과 허리를 잡고 내 쪽으로 끌어안았다. 내 자지가 그녀의 탱글한 엉덩이를 콕콕 찌르고, 내 가슴을 통해 풍만한 여체가 느껴진다.
숨이 닿는 거리에서 악마가 되어 유혹하듯 그녀에게 말했다.
“아직 내 제안은 끝나지 않았어. 내 여자가 돼. 내 여자가 된다면 인생이 변할 거야. 포션? 그 딴 거 얼마든지 내줄 수 있어.”
“만약에… 제가 거절한다면….”
“…….”
나는 말없이 웃었다. 유재경은 내가 가진 최면 능력을 안다. 내가 원한다면 그녀가 저항할 수 없다.
똑똑한 그녀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지 알았다.
“……당신의 여자가 될 게요.”
“현명한 선택이야. 하지만 말만으로 믿을 수 없지. 행동을 보여봐.”
“행동이요?”
“맹세의 키스 같은거 말이야.”
“…….”
유재경은 머웃거리더니 곧 눈을 감고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나는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유재경이 어색하게 혀를 움직였다.
한 차례 깊은 키스가 끝난 뒤, 유채경은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이, 이제 됐죠? 포션을 주세요.”
“자.”
“이게 있으면 엄마를….”
유재경이 놓치지 않겠다는 듯 포션을 양손으로 꽉 쥐었다.
연락하는 친척도 없는 그녀에게 혼수상태에 빠진 어머니는 유일한 가족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다. 그 어머니를 구해낼 수 있는 게 저 포션이다. 나한테 강간 당했음에도 내 여자가 되겠다는 선택을 할 정도로 포션을 귀할 것이다.
“…….”
돌연 유재경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왜 그래?”
“…포션을 쓴다면 병원측이 납득할까요? 분명 이유를 알아내려고 할 텐데….”
생각해보니 그렇다.
혼수상태에 빠진 중환자가 하루아침에 멀쩡해졌다? 화상까지 깔끔히 사라지고? 단순히 기적으로 치부하고 넘어갈리 없었다. 원인은 규명하려 들 것이다.
“어, 어머니가 붙잡혀서 해부될지도 몰라요!”
“에이 그 정도는 아니지. 해결 방법은… 최면으로 극복하기엔 지금 내 최면이 너무 약한데. 나중에 회복시키거나?”
“어머니를 고통 속에 내버려 둘 수 없어요!”
“혼수 상태 잖아. 고통도 모를 걸. 아니면 포션에 물을 섞어서 효과를 낮춰 천천히 회복 시키든가.”
“천천히….”
유재경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병원에 찾아가 포션을 사용하고 싶겠지만, 이후의 일을 생각하면 그건 멍청한 짓이란 걸 알고 있다.
“……천천히 회복시킬게요.”
신중하게 나가기로 한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며 탱탱한 둔부에 손을 얹었다.
“읏…. 저…, 학교에 가야 하는데….”
“그깟 대학교 하루 빠져도 상관없어. 그리고 내가 있는데 졸업할 필요도 없지. 넌 내 여자라는 걸 잊지 마.”
내 손은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음부로 향했다. 예쁜 보지를 벌리고 손가락을 넣었다.
찌거억.
“힉! …전 대학교를 다니고 싶어요.”
“그러든가.”
“……제가 당신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유재경이 내 손가락 하나에 몸을 뒤틀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오빠라 불러.”
“……네. 오빠.”
그녀가 약간 망설이다 말했다. 나는 이불위로 그녀를 눕혔다.
열락의 시간이 도래했다.
???
오후 1시 무렵.
유재경이 바쁘게 움직였다.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성실한 그녀는 그 와중에도 방안을 청소하고 이불을 세탁기에 넣었다.
마루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옆에서 집 주인 할머니가 내 옆으로 왔다.
“재경이 남자친구여?”
“네.”
“뭐라고?”
귀를 보니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다. 새벽에 유재경이 내지른 교성이 할머니에겐 안 들렸을 것이다.
“맞다고요.”
적당히 대답해주자 할머니는 내게 경고를 날리고 떠났다.
“재경이 불쌍한 아이여! 눈물 흘리게 만들면 내 손에 혼날줄 알어!”
“걱정마세요.”
이미 한참 울게 만들었다만.
맞은편 방의 문이 열렸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남색 작업복을 입고 나왔다. 가까이 다가오니 기름 냄새가 확 풍겼다. 그 남자는 나를 노려보며 다가왔다.
“거기 사는 여자의 남자친구? 아까 보니 시끄럽던데. 좀 조용히 해라. 여기에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짜증나 죽겠군.”
나는 피식 웃었다. 아까 섹스 도중에 저 놈이 몰래 문을 열고 방안을 훔쳐본 걸 알고 있었다.
이렇게 시비 거는 이유는 뻔하다. 남자는 유재경을 노리고 있었겠지.
“일도 안 나가는데 작업복은 왜 입은 거야?”
“조금 있다 갈 거다. 경고하는데 이 집에서 시끄럽게 굴지마라.”
그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제 딴에는 위협하는 모양이지만 내게는 같잖을 뿐이었다.
“별 시덥잖은 놈이 집주인 행세를 하는군. 지금 나는 꽤 기분이 좋은 편이니 그냥 짜져 있어라.”
“이 새끼… 말본새 봐라. 내 성질 같아선 당장….”
뒤쪽의 문이 열리며 유재경이 나타났다.
“준비 끝났어요. ……우찬 씨?”
유재경은 남자를 경계했다. 보아하니 친하지 않은 모양이다. 다리가 길어서 어울리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하얀색 나팔바지라니.
“재경 씨. 아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던데…. 혼자 사시는 곳도 아니니 좀 조용히 해주십시오.”
“…아, 네. 앞으로 주의할게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유재경이 말했다. 우찬을 유재경을 보고 나를 한 번 노려본 뒤 터덜터덜 걸어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나는 유재경을 내 옆으로 끌어안았다.
“앗, 오빠! 흐웁….”
키스를 했다. 방안으로 들어가던 우찬이 우리를 보고 눈에 힘을 줬다. 잔뜩 화가 난 그가 이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온다.
“혼자 사는 집도 아니고 여기서 무슨 짓이야!”
“수겔라!”
<최면에 성공합니다. 허나 대상이 부분적으로 저항합니다. 최면 유지 시간은 1분 47초입니다.>
최면은 성공했지만 우찬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아직 내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속으로 멈추라고 명령하자 우뚝 자리에서 멈췄다.
“최면이에요?”
“어.”
“구,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숙련도 쌓아야 돼. 그리고 죽이지 않은 게 어디야.”
난 유재경의 방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 세트장에 들어온 기분이다. 조만간 거처를 바꾸겠지만, 그때까지 큰 사고를 일으킬 생각은 없다. 여기서 우찬을 죽여 버리면 경찰이 들이닥칠게 불 보듯 뻔하다.
“무릎 꿇어.”
“네.”
우찬이 대답하며 바닥에 꿇었다.
짝!
손바닥으로 놈의 얼굴을 갈겼다. 눈살이 찌푸려졌다. 얼굴 가죽이 얼마나 두꺼운지 때린 내 손이 더 아팠다.
“오빠! 우리 그냥 가요.”
유재경은 안절부절 못했다. 할머니의 집을 힐끔 거렸는데 일이 크게 벌어지지 않나 당황하고 있다.
“재경아. 이놈이 널 더러운 눈으로 쳐다봤어. 내 여자인 널 그렇게 봤다고.”
“기분 탓이에요. 빨리 병원으로 가요.”
“이 새끼가 얼마나 음흉한 놈인지 알려줄게.”
최면에 걸린 우찬에게 질문을 던졌다.
“야. 재경이 범하는 상상했지?”
“……네.”
유재경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이건 당연한 일이다. 눈앞에 뛰어난 미모를 가진 젊은 여자가 있다. 뿐만이 아니라 그 여자가 맞은편에 산다면 자연스레 그 여자를 가지고 망상을 하기 마련이다. 나도 지나가는 미녀를 보면 우선 범하는 상상을 하고 실천에 옮긴다.
“어떻게 범하는 상상이야?”
“……재경 씨의 집으로 쳐들어가서 입을 막고 옷을 찢은 뒤에 범하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사진을 찍고……. 항문 섹스도 하고……. 내 똥오줌을 먹이는 상상입니다.”
더러운 상상이었다.
유재경은 음식물 쓰레기를 보듯 경멸에 찬 시선으로 우찬을 봤다.
‘나도 재경이를 강간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똥오줌을 먹이는 건 아니지. 이 더러운 새끼.’
곧 유재경이 부들부들 떨었다. 눈동자에 눈물이 맺힌다. 두려움, 분노, 서러움 등등 여러 감정이 복받치는 모양이다.
“윽…? 재, 재경 씨….”
최면이 풀렸다.
“수웰라!”
다시 최면을 걸었다.
<최면에 성공합니다. 허나 대상이 부분적으로 저항합니다. 최면 유지 시간은 2분 15초입니다.>
“재경아. 이 새끼 짜증나지? 때려.”
“하, 하지만….”
“최면에 걸렸던 기억은 없애면 돼.”
“…….”
“너한테 똥오줌을 먹이고 싶다던데?”
“윽!”
유재경이 오른손을 번쩍 들어 놈의 뺨을 갈겼다.
짜아악!
우찬의 턱이 돌아가고 상체가 휘청거렸다. 최면은 풀리지 않았다.
‘레벨이 낮으니 물리적 충격에 최면이 풀릴 수도 있는데…. 뺨 정도는 괜찮은가 보군.’
흥분한 유재경이 숨을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흔들리는 눈을 보니 충동적으로 우찬의 뺨을 때린 걸 후회하는 모양이다.
“재경아. 반대쪽도 때려.”
“아니면 이놈을 총으로 죽여 버릴까?”
“…내가 때릴게요.”
짜악!
찰진 소리를 들으며 확신했다. 유재경은 이 상황을 마냥 싫어하지 않고 있다는 걸.
나는 계속해서 뺨을 때릴 것을 요구했다. 유재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망설임 없이 우찬의 뺨을 때렸다. 우찬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려 나왔다.
“하아. 하아. 여, 여기까지 해요. 오빠.”
유재경이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으며 내게 말했다.
<최면이 흔들립니다. 최면이 풀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 야, 일어나. 그리고 방으로 돌아가. 최면에 걸린 건 잊어.”
우찬이 방으로 돌아간 걸 확인하고 유재경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유재경은 빨갛게 변한 자신의 손바닥을 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크크…. 이거 재밌네.’
???
경찰은 강찬동 총기 사건을 조폭간의 전쟁이라며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총기 사건이다 보니 급한 대로 조폭을 엮어 발표한 모양이다.
‘진짜 범인인 나에 대해선 감도 못잡고 있군.’
???
4일째.
집주인 할머니가 없는 사이 마당에서 퍽퍽! 하고 가죽 터지는 소리가 울렸다.
나는 평상에 앉아 참외나 깎아 먹고 있었다. 지금 울리는 소리는 유재경이 최면에 걸려 바닥에 엎드려 있는 우찬의 허벅지를 야구 방망이로 패는 소리였다.
“하아, 하아…. 오빠, 이 정도면 될까요?”
구슬땀을 흘리며 내게 다가왔다. 엎드린 우찬은 팬티 한 장만 걸치고 있었는데 온몸이 멍투성이였다. 모두 유재경이 만든 흔적들이다.
“어, 수고 했어.”
“오빠. 저도 참외 먹어도 되죠?”
“당연하지.”
평상위에 앉은 유재경이 야구 방망이를 던졌다. 퍽! 방망이가 우찬의 오른쪽 어깨를 떄리고 바닥에 굴렀다.
<최면
레벨: 2
대상에게 간단한 암시를 넣을 수 있습니다. 암시는 15분 동안 유지됩니다.
숙련도: 9%>
나는 그동안 우찬에게 계속해서 최면을 걸어 레벨을 올렸다. 10번이 넘게 최면에 걸렸으니 이제는 어지간한 구타에는 최면이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늘 있었던 일 잊고 돌아가.”
“네.”
우찬이 방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최면 유지 시간이 끝난 뒤, 제정신을 차린 우찬은 벌벌 떨 것이다. 자신이 귀신에게 들려 온몸에 상처가 생겼다고 생각하는 우찬은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나는 유재경의 몸을 끌어안았다. 내 손은 자연스럽게 셔츠 안으로 들어가 브래지어에 감싸여 있는 가슴을 주무른다.
“오빠. 여긴 밖이에요. 하려면 안에서 해요.”
“밖에서 해도 되잖아.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데.”
“조금 있으면 최면 풀리잖아요. 그리고 전 안에서 하는 게 좋아요.”
“……일단 자지 한 번 빨아주라. 그 정돈 괜찮지?”
“빨아줄테니 진짜는 방안에서 하는 거에요.”
유재경이 내 바지를 내리고 자지를 입에 물었다. 일련의 행동에 거침이 없었다. 내 자지를 빠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을 때였다.
<띠링!>
<퀘스트가 발생했습니다!>
기다리던 알림창이 나타났다.